Delicate Family [Christian Family Life]

Christian Family Life!

We share the daily lives of Delicate Family.

God loves you and wonderful plan for your life!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안녕하세요 섬세한가정입니다.
오랜만에 게시판 글을 쓰네요.
어느새 900명 구독자를 앞두고 있네요.
부족한 채널이지만 구독해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수익 창출의 목표가 당연히 있었습니다.
3년이 지나는 동안 한명 한명 늘어가는 구독자를 보며 작은 꿈도 꿨습니다.
하지만 1000명 4000시간은 정말 꿈만 같은 목표처럼 보였고 꾸준하게 영상을 올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성장해 가고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해 보자는 심정으로 열심히 유튜브 운영을 했습니다.
얼마전 유튜브 정책이 바뀌면서 구독자 500명 이상, 시청 시간 3000시간을 달성하게 됐고 수익 창출 신청하라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고 신청을 했지만 '재사용된 콘텐츠'를 이유로 수익 창출이 반려됐습니다.
스페인어 찬양 콘텐츠가 시청 시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재사용된 콘텐츠로 분류됩니다.
스페인어를 한국어 번역본을 만들어 제공하지만 음원 자체를 변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될만한 모든 영상을 완전 삭제하고 다시 수익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스페인어 찬양을 소개하는 채널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항소 영상을 만들어 항소를 진행할 수 있는데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해볼 수 있는 방법이기에 영상을 만들어 올렸지만 최종 반려 됐습니다.
항소 영상을 만들며 오랜 동안 해온 유튜브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 채널을 계속 유지하며 수익 창출은 안 되지만 제가 하고 있는 선교 사역과 스페인어 찬양 소개를 위해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익 창출 문제 때문에 고민하느랴 영상을 못 올리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자주 영상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소 영상은 제가 직접 출연해 제작한 영상이라 공개하기는 부끄러워 그 때 썼던 내용을 올려 봅니다.
제 채널을 앞으로도 응원해 주시고 함께 해 주세요.
구독자님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섬세한 가정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박배관이라고 합니다.

팬데믹이 한창 시작되던 2020년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와 함께 노는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어릴적 모습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의미가 있었던 점은 유튜브라는 공간을 통해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의 교류는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줬습니다.

그렇게 오래 전부터 꿈꾸던 유튜버로서의 삶을 살며 유튜브는 제 삶의 큰 영역을 차지했습니다.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고 공부하면서 저에게도 큰 성장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유튜브에 쌓아온 아이와의 추억을 영상으로 만들어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많은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다양한 도전을 하는 콘텐츠들을 만들어 올리며 새로운 구독자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선교사로 작년 과테말라로 이주하게 되었고 지금은 중남미 과테말라에서 살고 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선교를 준비할 때 스페인어 공부가 필요했고 스페인어 콘텐츠를 기획하며 채널의 정체성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조금씩 성장해 가는 채널을 보며 더 큰 꿈을 꾸게 됐고 수익 창출의 꿈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재사용 콘텐츠로 인해 수익 창출이 거부됐다는 통보 받았습니다.

아마도 제가 그동안 만들어온 스페인어 찬양 콘텐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 채널에서 주로 올리고 있는 스페인어 찬양 콘텐츠는 유튜브에 소개된 스페인어 찬양에 한국어 가사를 첨부해 만든 영상입니다.

스페인어 찬양을 한국어 자막을 넣어 소개한 채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남미 선교사인 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어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콘텐츠이기도 해 공익적 목적에 부합된다고 생각하여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찬양 자체를 편집하거나 설명과 해석을 첨부할 수 없기 때문에 자막으로 찬양의 가사와 한국어 번역을 제공하는 콘셉트로 영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미 번역되어 있는 가사들을 참고하거나 번역이 되어 있지 않으면 스페인어 가사를 번역해 첨부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면 스페인어 찬양을 한국어 번역본 가사와 함께 첨부해 만든 영상은 제가 제일 많습니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한국인에게나 한국어에 관심 있는 스페인어권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자료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찬양들에 스페인어와 한국어 번역본을 첨부해 제작할 예정입니다.

더 많은 이들을 언어적 교류와 신앙적 교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상이 제작될 수 있도록 유튜브 측의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수익은 음원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콘텐츠들은 저희 가족의 일상을 담은 의미 있는 영상들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영상 제작의 동기부여가 더욱 될 수 있도록 검토를 부탁드립니다.

과테말라 선교사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 함께해온 추억들을 더 많이 쌓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부탁드립니다.

소중한 플랫폼을 제공해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1 year ago | [YT] | 19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섬세한 가정 채널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과테말라에서 인사 드립니다.
이곳에 온지 이제 5개월째에 접어 드네요.
적응하랴 하루하루 살아내랴 쉽지 않지만
은혜 가운데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이야기와 기도제목들을 담은
기도편지를 썼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함께 읽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큰 힘이 될 듯 합니다!

blog.naver.com/baekwan2/222893211476

3 years ago | [YT] | 16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섬세한 가정입니다.
유튜브를 시작한지 2년 반 정도 되어 가네요.
초반 시작할 때 이후로 꾸준하게 열심을 못 냈던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구독자 분들과
부족한 영상에 관심과 사랑을 갖고 찾아봐 주시고
댓글 달아 주시는 구독자 분들이 계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열심을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과테말라 온지 3개월 됐는데...
이곳에서 소식을 자주 올려 보려 생각은 했지만
역시 생활하는데 바쁜지라 열심을 못 내었네요.
크게 한 것 없는데도 오셔서 구독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민망함을 금치 못하겠네요.
어느새 600명의 구독자가 되어
새로운 열심을 내볼 동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1000명 구독자 되는 날도 오겠죠 ^^
그 때까지 열심히 도전해 보겠습니다.
늘 응원해 주시고 찾아 주시는 구독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곧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years ago | [YT] | 13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한국에서 아이들과 식당을 갈 때 실내 놀이터가 있는 곳이면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은 뭘 먹냐보다 거기 뭐가 있느냐가 중요했다.

한국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감자탕 집이 아이들을 위한 실내 놀이터가 잘 되어 있어서 자주 갔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식당뿐만 아니라 일부러 돈 주고 키즈 카페도 많이 갔다.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키즈 카페를 찾는 일은 중요했다.

여행을 갈 때는 꼭 키즈 카페 일정을 포함시킬 정도로 아이들에게는 중요했다.

다녀보면서 난 결론은 크든 작든 비싸든 싸든 애들은 큰 차이를 못 느낀다는 사실이다.



과테말라 오기 전 마지막 가족 여행으로 제주도에서 뽀로로 타요 테마파크에 하루 일정을 할애했다.

대형 테마파크였고 비용도 상당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많았고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이들이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때 알았다.

비싼 돈 들여 키즈 카페는 이제 안 가도 되겠다고...



과테말라에 와서 감사한 사실 중 하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에는 웬만하면 다 실내 놀이터가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KFC, 웬디스 같은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동네마다 있다.

피자헛, 도미노 피자, 파파존스 등 피자 브랜드들도 많다.

국산 브랜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미국 프랜차이즈들이 거의 점령을 해서 어딜 가나 가게들이 있다.

이곳들의 공통점은 아이들 실내 놀이터가 다 있다는 사실이다.



이곳은 가족단위 문화이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점에 대부분 가족끼리 간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고 실내 놀이터는 필수 시설이다.

아이들과 갈만한 음식점은 실내 놀이터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당연히 이용료는 없다.



아이들과 밖에서 식사할 때는 편하다.

어디든 가면 실내 놀이터가 있기 때문에 풀어 놓으면 식사는 편하게 할 수 있다.

키즈 카페를 그리워할 때면 일부러 가기도 한다.



어제 파파존스에 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아이들은 피자보다 놀이터가 더 관심사였다.

그리고 말은 안 통해도 만나는 아이들마다 같이 미끄럼 타고 그네 타며 친구가 된다.

과테말라에 와서 좋은 점은 역시 어딜 가나 실내 놀이터가 있다는 사실이다.

3 years ago | [YT] | 12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한국에서 내비게이션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내비게이션 말 안 듣고 고집부렸다가 혼난 적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첫 번째로 아내 말 잘 듣고 다음은 내비게이션 아가씨 말 잘 듣기로 다짐했다.

내비게이션의 정확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실시간 교통까지 반영되어 점점 그 기능은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과테말라에 와서 자동차를 사고 새로운 곳을 이동할 때는 내비게이션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데 교통 체계도 복잡해 길 한 번 잘 못 들었다가는 고생길이 훤하다.

굽은 도로나 오르막, 내리막길이 많고 트래픽도 심하고 오토바이도 사이로 많이 다니기 때문에 늘 긴장 상태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앱은 Waze와 Google Map이다.

정확도나 실시간 반영 등 꽤나 정확하고 선택의 여지없이 쓰게 된다.

다만 주소 체계가 통일이 안 되어 있어 가끔 혼란을 줄 때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비슷한 지명이 많고 정확한 주소라고 쳤지만 다른 곳으로 인도할 때가 있다.

오늘 딱 그런 케이스에 된통 뒤통수를 맞았다.



현지 간사님 가정에 초대를 받아 12시에 댁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전날 미리 받은 주소로 내비게이션 검색해 보니 넉넉잡아 트래픽을 감안하면 1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였다.

10시 반쯤 미리 나와 마트에서 휴지와 세제, 액자 등 선물을 사고 11시쯤 출발을 했다.

그때 받은 주소를 검색했는데 어제 봤던 시간과 비슷하게 검색이 되어 믿어 의심치 않고 도착지를 설정했다.



가끔 주소지가 비슷한 이름이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찍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무심코 찍고 출발을 해버렸다.

토요일 트래픽이 심한 시간이라 실시간으로 루트를 변경해 가며 내비게이션이 우리를 인도하고 있었다.

가는 길은 험난했다.

초행길인데 골목골목을 인도하며 복잡한 차선 변경과 방향은 미심쩍은 곳이 많았다.

그래도 내비게이션이 가라는 곳이니 믿고 달려갔다.



12시가 거의 다 되어 가고 내비게이션에도 도착지가 임박했다는 표시가 나왔음에도 분위기는 영 다른 곳 같았다.

이런 후미진 곳에 집이 있지 않을 텐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도착하면 그 근방 어딘가겠지? 란 안일함으로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목적지에 도착했다.



등골이 싸하며 뭔가 잘 못 됐다는 직감이 왔다.

다시 내비게이션을 검색하며 목적지를 확인해 본 결과 분명 이상한 곳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약속 시간에 늦은 것도 당황스럽지만 우리가 도착한 곳은 원래 목적지와 30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여전히 다시 가는 길도 트래픽으로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뒤에 앉아 있던 아이들도 슬슬 곡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도 못하고 나온지라 배고프다는 아우성과 함께 차 타고 1시간을 훌쩍 넘어가니 지칠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목적지로 향해 가며 내비게이션에 된통 맞은 뒤통수가 얼얼했다.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가족들의 짜증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감사하자, 훈련을 한다, 다 뜻이 있겠지? 서로를 다독이며 긴 운전을 해 나갔다.



결국 약속 시간보다 1시간 3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늦은 우리를 간사님 가정이 이해해 주었고 오랜 기다림이 무색하게 좋은 식사와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었다.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출발하며 내비게이션을 검색했다.

집으로 가는 길 남은 시간 30분...



그렇다 우린 30분 거리를 1시간 30분 동안 갔던 것이다.

3 years ago | [YT] | 9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한국에서 자정을 넘기기 전에 잠든 날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성인이 되고 늘 늦게 자는 것이 습관이 됐다.

생활 패턴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노력도 해 보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제자리로 돌아왔다.



버릇의 문제도 있겠지만 환경의 문제도 한몫했다.

해가 져도 밖은 밝았고 생기가 있었으며 나오라 손짓했다.

저녁에 산책이나 할 겸 나가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코로나로 사람 만나는 일은 줄었지만 야식의 유혹은 참을 수 없었다.

야식은 곧 늦은 잠자리를 의미했고 자정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에 눈도장을 찍어야 했다.

한국의 밤은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넘쳐 났다.



과테말라에 와서 달라진 일상 중 가장 큰 것은 수면 패턴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밤에 일찍 잘 수밖에 없다.

일단 이곳은 해가 지면 다 집에 들어간다.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고 나가서 할 것도 없다.

상점도 다 닫고 사람도 없으니 밤은 더더욱 어둡다.

밤 문화라는 것이 거의 없다.



당연하게 저녁은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으로 이해한다.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함께 대화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땅거미가 지면 하루가 마무리되었다는 사인이다.

저녁이 되면 숨 죽은 듯 조용하다.

소리 내서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사람들은 대부분 새벽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전 날 빨리 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트래픽도 심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걸리면 곤욕을 치른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더 일찍 움직인다.



밤이 조용하다.

아니 적막하다.

무거운 고요함이 좋다.

여기 살며 가장 좋은 점 중 하나이다.



오늘 밤은 유난히 시곗바늘 소리가 크다.

저 소리도 없었으면 벌써 잠들었겠지?

3 years ago | [YT] | 7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처음 과테말라에 왔을 때가 2013년이었다.

첫 단기선교로 이 땅에 올 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같은 선교 단체 소속 현지인 간사와 학생들이 있었지만 우리를 도와줄 형편이 안 되었다.

2주 동안 지낼 곳이며 다닐 차도 준비해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소문 끝에 한국 교회에 연락이 닿았고 한국 청년들을 위해 교회 성도님들이 기꺼이 섬겨 주셨다.

그 후로 9년이 지났고 매년 단기선교를 온 후로 10번째 방문만에 장기 선교사로 나오게 되었다.



과테말라를 처음 알게 되고 가게 되었을 때 멘붕 그 자체였다.

들어본 정보가 거의 없었고 그나마 커피 생산국이라는 정도만 알았다.

이 나라에 한국이 얼마나 사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보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첫 선교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바로 한국인들이 이곳에도 많이 살고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

마야 민족인 이들은 조상 대대로 손 기술이 좋았다.

실을 짜고 옷을 만들고 수공예품을 만드는데 특별한 재능이 있는 민족이다.

값싼 노동력, 미국과 인접한 지리적 위치, 좋은 날씨의 3박자는 한국 이민자들을 끌어들였다.

초기 이민자들은 대부분 방직 업종에 종사했다.

이 방직업은 크게 흥왕했고 과테말라 3대 수출품 중 하나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지금도 대부분의 한국 이민자들은 방직업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한때 방직업이 잘 될 때에는 한국인 이민자가 1만 명도 넘었다고 한다.

지금은 1세대들이 많이 떠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이 줄어 5천 명가량이 살고 있다.

이곳 대부분 한국인은 현지인에 비하면 형편이 좋은 편이다.

선교사로 온 우리도 현지인들에 비하면 잘 사는 축에 든다.

현지인들이 보기에는 부자처럼 보이는 것 같다.

그만큼 빈부격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곳 물가가 한국 못지않다.

공산품 대부분은 미국에서 수입한다.

그나마 식료품 가격은 한국에 비해 낮지만 크게 차이 나는 정도는 아니다.

특히 한국 음식을 끊지 않는 이상 지출을 줄일 수가 없다.

한국 마트에서 파는 한국 제품들은 최소 2~3배 이상 가격이다.



나름 적응하며 살다 보니 어떻게 해야 가계 지출이 줄어들지 감은 오지만 쉽지 않다.

40년 이상을 한국에서 살아온 한국인에게 소비의 기준이 높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느낀다.

덜먹고 덜 사고 덜 누리고 살면 좋겠지만 쉽게 포기 못하는 것들이 많다.

아직 한국 때가 덜 빠져서 그러겠지 싶지만 이곳에 오래 산 한국 분들도 별다를 것 없다.



한국의 위상이 그동안 참 많이 높아졌다.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인은 부유하다고 느낀다.

이곳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신분이 급상승한 것 같은 분위기다.

그만큼 부담도 책임도 느낀다.

이곳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때 지혜가 필요하다.

혹여나 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오해들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현지인들은 인건비가 한국인들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다.

그들이 보기에는 한국인들이 엄청난 지출을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한국인은 부자다.

3 years ago | [YT] | 8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한국에서 다가구 3층에 살았다.

좁은 계단을 통해 3층을 오르락내리락 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나 쓰레기가 많은 날이면 서너 번은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쓰레기 담당이었던 나에게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는 스트레스였다.



내가 살던 파주는 쓰레기 봉지 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쌌다.

일반, 음식물 쓰레기봉투 20L 한 장에 800원이었다.

분리수거는 필수였고 잘 못된 쓰레기를 버렸다가는 이내 딱지가 붙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얽힌 에피소드도 무궁무진하다.



마지막 이사를 하며 결혼 후 10년 묵은 짐을 정리했다.

쓸만한 것들은 지인들에게 나누고 막판에는 당근 마켓에 무료로 내놨다.

그럼에도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왔고 관절이 남아 나지 않았다.

출국하며 가지고 갈 4개 박스 4개 캐리어 외에 어떻게 다 없앴는지 지금도 미스터리다.



과테말라에 정착하며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왔다.

모든 것을 새로 사고 장만했기에 쓰레기와 박스가 넘쳐났다.

특히 집 주인이 정리를 부탁한 창고에는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나왔다.

대부분 쓸모없거나 오래되어 버려야 할 물품이었다.



그래도 쓰레기 버리면서 큰 고민 하나는 덜었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도 되고 내놓기만 하면 이틀에 한 번씩 다 치운다.

쓰레기 업체가 와서 모든 쓰레기를 가져간다.

음식물이든 재활용이든 구분 없이 버린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처리 비용이 한 달에 50케찰 우리 나랏돈으로 8천 원가량이다.

파주 살 때 20L 봉지 10장 값만 내면 한 달 동안 일주일에 3번 모든 쓰레기를 처리해 준다.



현지인 친구에게 한국의 분리수거와 봉지 값을 이야기했더니 기겁을 한다.

뒤 이어 미안하다고 한다.

우리는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버려서 미안하다고 한다.

내가 사과를 받아야 할 일은 아니지만 생각이 많아진다.



분리수거에서 해방되고 쓰레기 때문에 겪을 스트레스가 사라지니 삶의 질이 높아진다.

더불어 남모를죄책감과 찝찝함이 남는다.

오늘 장을 보며 쓰레기통 하나를 더 샀다.

재활용품은 따로 모아서 버리려고 한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내 마음만큼은 또 다른 짐을 내려놓고 싶어서 그렇다.



여기서 살다 보면 또 어떻게 될는지 모르지?

당신은 분리수거 없는 세상에 산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3 years ago | [YT] | 9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언어를 얼마나 배웠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용감한가?"이다.

스페인어권에서 와서 스페인어를 쓰는 것이 당연하지만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것이 걸림돌이 될 때가 있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는 영어 보험을 꺼내 들기 때문이다.

비싼 보험은 아니어도 유용할 때가 있다.

하지만 스페인어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언어의 두려움보다 지루함의 두려움이 더 크다.

길고 긴 하루를 보내는 일이 그 어떤 두려움보다 크다.

요즘 같은 방학 기간에는 하루가 48시간 같은 느낌이다.

아이들의 일상의 지루함을 달래는 일은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정착하며 매일 무언가 보러 다니고 사러 다녔다.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따분하고 재미없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프기까지 했던 지라 얼마나 고된 시간이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



그런 아이들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오고 친구들이 생겼다.

이사 온 지 얼마 지나 장보고 들어오는 날 동네 꼬마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새로운 외국 친구가 동네 이사 온 것을 알아채고 인사를 하러 왔다.

안녕하세요를 연발한다.

아는 한국어는 그게 전부다.



호기심 많은 친구들과 이내 단짝이 됐고 매일 나가 놀기 바쁘다.

물론 영어도 스페인어도 못한다.

하지만 용기만큼은 나보다 낫다.

손짓 발짓 콩글리시, 코페니시를 써가며 잘도 논다.

이미 서로의 집에 들락날락할 정도로 친해졌다.



집에 있는 과자와 음료수 각자 가져와서 돗자리 깔아놓고 나눠 먹으며 피크닉도 한다.

어제는 자기들끼리 집에 모아둔 사탕을 가지고 동네 집집마다 돌며 팔았다.

번 돈을 삼등분해서 수익금도 가져왔다.

강매를 당한 이웃들이 먹을 것도 나눠줬다.

얻어온 과자와 빵도 적지 않아 자기들끼리 뒤풀이도 했다.



분명한 사실은 나와 아내보다 용기 있는 아이들이 더 빨리 언어를 배우고 있다.

무데뽀가 필요하다.

용감한 바보는 곧 인싸될 날이 멀지 않았다.



얘들아! 아빠도 끼워줘.

3 years ago | [YT] | 14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나라 대한민국.

계절 따라 의상도 음식도 문화도 달라지는 다양한 멋이 있는 나라 대한민국.

그곳에서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손에 꼽을 만한 좋은 날씨는 몇 번이나 있었을까?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추워 좋은 날씨라 할 만한 때는 봄, 가을이었다.

햇살 가득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땀이 나지 않는데 춥지는 않은 날씨.

기억 속에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을 떠나면서 가족들의 겨울옷을 모두 처분했다.

쓸만한 것은 나눠주고 대부분은 헌 옷 가게에 팔았다.

족히 100kg이 넘었다.

미련 없이 겨울옷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온 과테말라가 365일 봄 날씨다.



내가 사는 과테말라 시티는 원래는 더워야 할 햇살이지만 해발 1500m 고산이다.

지리산 천왕봉 높이에서 살고 있다.

지금은 우기지만 세차게 비가 내리고 나면 금세 맑게 갠다.

건조한 날씨라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

땀이 잘 나지 않고 긴팔 반팔 무엇이든 괜찮다.



과테말라 뜻 자체가 "영원한 봄의 나라"라는 뜻이다.

1년 내내 큰 기온 변화가 없는 과테말라에서 인생 최고의 날씨라 할 수 있는 날이 계속된다.

하늘은 맑고 구름은 빠르게 지나간다.

사진을 찍으면 보정이 필요 없을 만큼 잘 나온다.



이곳 일상이 단순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365일 거의 같은 날씨가 계속된다.

그것도 아주 좋은 봄 날씨로...

오래 사신 분들은 한국 날씨가 그립다고들 하는데 난 아직까지는 여기가 훨씬 좋다.



한국에 연일 폭염과 장마로 긴 여름을 힘겹게 보내고 있다고 한다.

에어컨, 선풍기 없이도 봄 날씨를 만끽하고 있는 지금의 사치가 좀 더 가치롭다.

3 years ago | [Y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