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한국에서 다가구 3층에 살았다. 좁은 계단을 통해 3층을 오르락내리락 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나 쓰레기가 많은 날이면 서너 번은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쓰레기 담당이었던 나에게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는 스트레스였다. 내가 살던 파주는 쓰레기 봉지 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쌌다. 일반, 음식물 쓰레기봉투 20L 한 장에 800원이었다. 분리수거는 필수였고 잘 못된 쓰레기를 버렸다가는 이내 딱지가 붙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얽힌 에피소드도 무궁무진하다. 마지막 이사를 하며 결혼 후 10년 묵은 짐을 정리했다. 쓸만한 것들은 지인들에게 나누고 막판에는 당근 마켓에 무료로 내놨다. 그럼에도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왔고 관절이 남아 나지 않았다. 출국하며 가지고 갈 4개 박스 4개 캐리어 외에 어떻게 다 없앴는지 지금도 미스터리다. 과테말라에 정착하며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왔다. 모든 것을 새로 사고 장만했기에 쓰레기와 박스가 넘쳐났다. 특히 집 주인이 정리를 부탁한 창고에는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나왔다. 대부분 쓸모없거나 오래되어 버려야 할 물품이었다. 그래도 쓰레기 버리면서 큰 고민 하나는 덜었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도 되고 내놓기만 하면 이틀에 한 번씩 다 치운다. 쓰레기 업체가 와서 모든 쓰레기를 가져간다. 음식물이든 재활용이든 구분 없이 버린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처리 비용이 한 달에 50케찰 우리 나랏돈으로 8천 원가량이다. 파주 살 때 20L 봉지 10장 값만 내면 한 달 동안 일주일에 3번 모든 쓰레기를 처리해 준다. 현지인 친구에게 한국의 분리수거와 봉지 값을 이야기했더니 기겁을 한다. 뒤 이어 미안하다고 한다. 우리는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버려서 미안하다고 한다. 내가 사과를 받아야 할 일은 아니지만 생각이 많아진다. 분리수거에서 해방되고 쓰레기 때문에 겪을 스트레스가 사라지니 삶의 질이 높아진다. 더불어 남모를죄책감과 찝찝함이 남는다. 오늘 장을 보며 쓰레기통 하나를 더 샀다. 재활용품은 따로 모아서 버리려고 한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내 마음만큼은 또 다른 짐을 내려놓고 싶어서 그렇다. 여기서 살다 보면 또 어떻게 될는지 모르지? 당신은 분리수거 없는 세상에 산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3 years ago | [YT] | 9
섬세한가정 [과테말라 미션 라이프]
한국에서 다가구 3층에 살았다.
좁은 계단을 통해 3층을 오르락내리락 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나 쓰레기가 많은 날이면 서너 번은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쓰레기 담당이었던 나에게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는 스트레스였다.
내가 살던 파주는 쓰레기 봉지 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쌌다.
일반, 음식물 쓰레기봉투 20L 한 장에 800원이었다.
분리수거는 필수였고 잘 못된 쓰레기를 버렸다가는 이내 딱지가 붙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얽힌 에피소드도 무궁무진하다.
마지막 이사를 하며 결혼 후 10년 묵은 짐을 정리했다.
쓸만한 것들은 지인들에게 나누고 막판에는 당근 마켓에 무료로 내놨다.
그럼에도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왔고 관절이 남아 나지 않았다.
출국하며 가지고 갈 4개 박스 4개 캐리어 외에 어떻게 다 없앴는지 지금도 미스터리다.
과테말라에 정착하며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왔다.
모든 것을 새로 사고 장만했기에 쓰레기와 박스가 넘쳐났다.
특히 집 주인이 정리를 부탁한 창고에는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나왔다.
대부분 쓸모없거나 오래되어 버려야 할 물품이었다.
그래도 쓰레기 버리면서 큰 고민 하나는 덜었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도 되고 내놓기만 하면 이틀에 한 번씩 다 치운다.
쓰레기 업체가 와서 모든 쓰레기를 가져간다.
음식물이든 재활용이든 구분 없이 버린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처리 비용이 한 달에 50케찰 우리 나랏돈으로 8천 원가량이다.
파주 살 때 20L 봉지 10장 값만 내면 한 달 동안 일주일에 3번 모든 쓰레기를 처리해 준다.
현지인 친구에게 한국의 분리수거와 봉지 값을 이야기했더니 기겁을 한다.
뒤 이어 미안하다고 한다.
우리는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버려서 미안하다고 한다.
내가 사과를 받아야 할 일은 아니지만 생각이 많아진다.
분리수거에서 해방되고 쓰레기 때문에 겪을 스트레스가 사라지니 삶의 질이 높아진다.
더불어 남모를죄책감과 찝찝함이 남는다.
오늘 장을 보며 쓰레기통 하나를 더 샀다.
재활용품은 따로 모아서 버리려고 한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내 마음만큼은 또 다른 짐을 내려놓고 싶어서 그렇다.
여기서 살다 보면 또 어떻게 될는지 모르지?
당신은 분리수거 없는 세상에 산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3 years ago | [Y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