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헌마공신

소소한 일상이라도, 그 안에서 우리는
느끼고, 되묻고, 다짐하며 살아갑니다.

제가 만드는 영상은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었고,
우주, 지구, 그리고 나 사이에 있는
작지만 찬란한 존재 — 인간을 담고자 했습니다.

지금 나의 하루는 어디쯤일까요?
무거운 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다시 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번엔,
이 메시지를 전 세계의 언어로 전해보고자 합니다.
다국어 영상으로 제작하여
인류 보편의 감정과 사유가
국경과 문화를 넘어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은 영상 하나가,
언어를 넘어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되기를 바라며.

'구독'과 '좋아요'는 큰 응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제주 헌마공신

제주어의 탁월함, 그냥 탁월함이 아니다

언어의 기능은 다양하다. 표현·전달의 기능, 지령적 기능, 친교적 기능, 표출적 기능, 지식과 정보의 보존 기능, 관어적 기능, 미적 기능 등.

제주어는 언어의 기능에 비춰볼 때, 간명하고 참으로 독특하다. 탁월하다. 그냥 탁월한 게 아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다른 지방의 사투리와 견주어 살펴보자.

사례1]

표준어 : 돌아가셨습니다.
경상도 : 죽었다 아임니꺼.
전라도 : 죽어버렸어라.
충청도 : 갔슈.
제주도 : 간.

사례2]

표준어 :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경상도 : 내 좀 보이소.
전라도 : 아따 잠깐만 보더라고.
충청도 : 좀 봐유.
제주도 : 양~.

사례3]

표준어 : 정말 시원합니다.
경상도 : 억수로 시원합니더.
전라도 : 겁나게 시원해버려라.
충청도 : 엄청 션해유.
제주도 : 선선헌게.

사례4]

표준어 : 어서 오십시오.
경상도 : 퍼뜩 오이소.
전라도 : 허벌라게 와버리랑께.
충청도 : 어여 와유.
제주도 : 옵데강.

사례5]

표준어 : 괜찮습니다.
경상도 : 아니라예.
전라도 : 되써라.
충청도 : 됐슈.
제주도 : 된~.

사례6]

표준어 : 이 콩깍지가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인가?
경상도 : ?
전라도 : ?
충청도 : 깐 겨, 안깐 겨?
제주도 : 깐~,안 깐?

언어는 개방성, 추상성, 분절성, 사회성, 역사성, 기호성, 자의성, 체계성 등의 특성을 갖는다.

제주도의 생명력을 키워온 다양한 문화유산 가운데서 가장 제주적인 문화의 원형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제주어라 생각한다. 제주도가 ‘언어의 보물창고’인 셈이다. 예스런 음운과 풍부한 어휘를 지닌 제주어는 바로 제주인이 역경을 이겨냈던 삶 그 자체이자, 정신적 흐름의 줄기였던 것이다.

2 months ago (edited) | [YT] | 0

제주 헌마공신

멍 때려 천재가 되어 보실래요?
- 뻥찌기 연습

“아~, 아빠! 나 멍 때려.”
“뭐? 뭘 때린다고? 아니, 왜?”
“아빠, 뭐 때려. 때리긴. ‘뻥찌단’ 말이야 뻥.” “뻥? 뭔 뻥?”
...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6학년 딸과의 대화이다. 난 그 때 정말 ‘멍 때렸다’.
‘멍 때리다’는 정신이 나간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신조어다. 넋을 잃은 상태를 말하는 거다. ‘뻥찌다’라는 말과 비슷한 말인데, 역시 신조어다.

뻥찌다. 넋을 잃다.
나도 그럴 때가 참 많다.


사람이 가장 창의적일 때는 멍하니 있을 때다.
넋을 잃을 만큼 무엇엔가 몰두해 있다. 아무 생각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다. 이 때 생각은 아주 자유롭다.
그래서 이리저리 막 날아다닌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봄이다.
나른해진 몸으로 ‘멍’ 할 때도 많다. 특히 점심을 먹은 후에 그렇다. 그러다 보면
‘아니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할 때가 있다.


그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거슬러가면서 짚어보곤 한다. 그러다가 놀란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날아다녔던 생각의 폭과 범위를 찾아냈을 때가 그렇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아, 이게 보통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창조적인 순간이구나.’
거기에 보태어 생각한다.


이런 게 나에겐 어쩌다 겪는 ‘날아다니는 생각’이지만, 천재에게는 일상일 거란 생각.
가끔 대화를 하다보면, 생각이 마구 건너뛰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도무지 쫓아가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속으로 그를 ‘천재’ 같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듣고, 웃기에 바쁘다.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을까?


혹시, 당신께서는 천재라 생각하십니까?
어쨌건 ‘멍’을 잘 때리거나, ‘뻥찌면’ 천재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2015. 3. 30.

2 months ago (edited) | [YT] | 0

제주 헌마공신

공부ㆍ독서 하다가 소파를 이용한 스트레칭

2 months ago (edited) | [YT] | 1

제주 헌마공신

건강하게 삽시다


환절기다.
건강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알지만 쉽지 만은 않다. 그러나 쉬우면서 ‘돈 안 들이고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 방법을 소개한다. 모두들 알지만 실천이 잘 안 되는 운동. 예전에는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돈을 받았지만, 지금은 돈을 내고 땀을 흘린다. 크악~ 그만큼 세상이 바뀐 것이다.


몸은 무엇인가?
‘겉으로 보이는 마음’이다. 그럼, 마음은? ‘보이지 않는 몸’이다. 몸 가는 데 마음 가고, 마음 가는 데 몸이 간다. 몸 상태를 보면 단번에 사람의 마음 상태도 알 수 있다고 한다.


몸이란 자기가 ‘사는 집’이다.
지식도, 영혼도, 돈도 건강한 몸 안에 있을 때 가치가 있다. ‘집’이 망가지면 집은 ‘짐’이 된다. 소설가 박완서는 『호미』에서 이렇게 말했다.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돈 안 들이고 ‘공짜로’ 건강을 챙겨보자.
자~ 시작합니다.


★ 머리를 두들기라!
손가락 끝으로 약간 아플 정도로 머리 이곳저곳을 두들기라는 겁니다. 두피가 자극되어 머리도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져 학업 성적이 향상되며, 빠지던 머리카락이 새로 생겨나고 스펀지 머리(두피가 떠 있는 상태)가 치유되며 머리카락에 산소와 영양분이 원활히 공급되므로 윤기가 흐르며 아름답게 됩니다.


★ 눈알을 사방으로 자주 움직여라!
눈알을 좌우로 20번, 상하로 20번 대각선으로 20번,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여 20번, 시계 반대 방향으로 20번, 손을 비벼서 눈동자를 지그시 눌렀다가 번쩍 뜨기를 20번 하면 시력이 좋아지고 실제로 안경이 필요 없어져 버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오늘날 눈을 혹사하여 눈이 굉장히 피곤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눈을 들어 멀리 푸른 숲 등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는 휴식이 필요합니다.


★ 콧구멍을 벌려 심호흡하라!
특별히 맑은 공기를 심호흡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알렉산드 로렌박사가 조사해보니 정신 질환자의 대부분이 가슴 호흡만 하고 심호흡을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폐세포는 페록시즘이란 해독 기관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각종 유해 물질을 잘 처리합니다. 그러므로 심호흡을 하면 각종 유해 물질을 배출하여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져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게 되며 노인들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 혀를 자꾸 입안에서 굴리라!
혀를 가지고 입천장도 핥고, 입 밖으로 뺏다 넣었다, 뱅뱅 돌리고 혀 운동을 하는 겁니다. 침은 회춘 비타민입니다. 침은 옥수라 했습니다. 평소 식사 때도 충분히 꼭꼭 씹어 먹으면 충분한 침이 들어가 소화가 잘되어 건강에 좋습니다. 그러나 가래 같은 탁한 것은 버려야 합니다.


★ 잇몸을 마사지 하라!
손가락 6개로 잇몸을 눌러서 비비며 마사지 합니다. 그리고 치아를 ‘딱딱딱’ 위아래를 조금씩 두드려 주는 것이 치아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치아를 단련시키는 이것을 '고치법'이라고 합니다.


★ 즐거운 노래를 부르라!
우울하고 슬픈 일을 당했을 때도 흥겨운 노래를 여러 번 되풀이 마음으로 노래하면 기쁜 마음이 회복되고 생의 활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음의 노래는 사랑과 행복을 깨닫게 합니다.


★ 귀를 당기고 부비고 때리라!
귀를 잡고 당기고 비틀고 부비고 때리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식욕을 억제하여 비만을 예방하거나 치료해 줍니다. 그리고 깊은 수면을 취하도록 도움이 됩니다. 이것은 신장, 비뇨, 생식기 계통의 기능이 활성화 되도록 돕습니다.


★ 얼굴을 자주 두드려라!
손바닥으로 좀 아플 정도로 얼굴을 자주 두드리면 혈 관계통이 활성화 되어 혈압, 동맥경화 등의 치료를 돕게 되며, 혈색이 좋아져 아름다운 얼굴이 됩니다. 허리가 자주 아파서 못 견디는 분들은 코 바로 밑에 인중이라고 해서 홈이 파진 곳을 두 번째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고 또 자주 문지르시면 효과가 있습니다.


★ 어깨와 등을 마사지 하라!
어깨와 등은 스스로 하기 어려우니 가족이나 친구끼리 서로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 뒤쪽과 어깨는 스스로 지그시 누르고 엄지와 다른 손가락으로 움켜 잡으며 지그시 누르면 피로가 풀리며 중풍을 예방하며 우리 몸의 각 장기가 강화됩니다.


★ 배와 팔다리를 두드려라!
배와 팔다리를 약간 아플 정도로 자주 두들기면 건강에 아주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화가 잘 되며, 피곤이 풀리고, 새로운 활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쪽 무릎을 두 손으로 두들기면 관절에 아주 좋습니다.


★ “곡도”를 강화하라!
곡도라는 것은 항문을 말합니다. 대변을 본 후 한 손 끝에 비누 칠을 해서 흐르는 물로 항문을 깨끗이 합니다. 노인들 중에는 체온기를 항문에 집어넣으려고 하면 헐렁헐렁해서 빠집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은 항문에 체온기를 넣기가 어려울 정도로 항문에 힘이 있습니다. 죽을 사람들은 항문에 힘이 빠져서 열립니다. 그러므로 항문을 오므리듯이 당겨주는 풀어주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면 성적 능력도 강화됩니다.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항문의 힘으로 사는 겁니다.


★ 손바닥을 부딪쳐 박수를 치라!
소리가 나는 것이 싫으면 한쪽 손은 주먹을 쥐고 손바닥을 교대로 치면 됩니다. 손바닥을 힘 있게 치면 한 번 칠 때 마다 약 4천 개의 건강한 세포들이 생겨납니다.


★ 발을 자극하라!
요즘 발 마사지가 유행이지요? 건강에 아주 좋습니다. 발바닥을 주먹으로 치고 발가락을 전후좌우로 돌리며 비틀고, 발가락 사이를 지그시 약간 아플 정도로 눌러 마사지를 하며 발목을 돌려 운동하는 것은 심신의 피로를 풀고 활력을 주는데 좋습니다. 발바닥을 엄지손가락으로 지그시 이곳저곳을 눌러주면 숙면을 취하게 됩니다.


【예시】
남편과 마루에 마주 앉아 서로 귀를 세게, 또는 부드럽게 붙잡고 당긴다. 그리고 엉덩이에는 힘을 꽉 주면서 “곡도”를 강화한다. 동시에. 그리고 좀 신경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 때, 남편의 이마를 좀 세게 쳐 받는다. 그러면 일단은 끝.
그리고 서로 마주 보며 웃으면서 즐겁게 박수를 친다.
그러면 서로의 부부애도 증진됨은 물론이다.

2 months ago | [YT] | 1

제주 헌마공신

재밌게 살자

며칠전 초등학교 총동창회 단합행사가 있었다. 오랫만에  초딩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특히 대화 내용은 더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친구들은 급속히(?) 나이들게 보인다. 나 역시 그렇게 비칠 거다. 몸과 마음이 무너지니 인상조차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걸까?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이유는 뭘까? 삶이 재미없는 까닭이라 생각한다. 최근 덴마크의 심리학자 크리스텐은 "나이 들어 보이는 만큼 일찍 죽는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아이고~~으흐

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리  나이들게 보이지 않는 이들도 있다. 나이에 비해 젊게 보인다.

"님"은 젊어 보이니 장수하는 건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주위를 보자. 정력적으로 살던 이들이 은퇴한 뒤 갑자기 늙어버리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런 경우는 자신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사람일수록 은퇴한 뒤 더 빨리 늙는다. 이걸 보면 난 얼마나 다행인가. 아소 님하~^^~

그래서 말이다. 어떻게든 재밌고 즐거운 생각만 하려고 애쓴다. 그러면 자연스레 재밌고 즐거워진다.

그렇게 자주 노력하지 않으면 우울하거나 '허접한'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는 건 한 순간이란 생각이다.

방심하면 한 방에 '훅' 간다는 말이다. 젊게 보이는 "님"은 건강하게 아주 오래 살 거다. 그럴거다.

그런데 말이다, 난  어쩌면 안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그게 갑자기 궁금하다.
재밌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2 months ago (edited) | [YT] | 1

제주 헌마공신

‘창조’란 게 별거 아니다
김 관 철

창조란 게 별거 아니란 생각이다. 거창한 개념이 아니란 말이다. 그저 편집을 잘하는 것이 창조라고 생각한다.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그저 간단한 ‘복사’ ‘삽입’의 명령만 하면 될 때가 참 많다. 난 그때마다 늘 생각한다. 아무튼 ‘삽입’은 참 좋은 단어라고.

지식의 생성은 재밌다. 뭔가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를 하다 보면, 생각들이 꼬리를 물며 마구 떠오른다. 메모를 다시 하면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이게 지식이 생성되는 과정이란 생각이다. 일명 ‘네트워크 지식’이라고나 할까.

떠오른 생각과 생각들을 합쳐보고, 분리하며, 변용하면 드디어 내 이야기가 된다.

난 가능하면 이러한 일을 풍부하게 하려고 애쓴다. 그게 나의 ‘즐거움’이다. 단지 ‘또라이’ 소리 듣기 바로 전까지만. 이런 게 공부일지도 모른다. 굳이 공부가 아니라도 소소한 일상, 바로 그런 게 ‘행복’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내가 만든 이야기를 꼭 써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애초에 없다.
그래서 즐거운 거다. 여기에 더하여 나는 놀랄 때가 있다. 어느새 전혀 다른 차원
(예전과는 다른)의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할 때 말이다. 어떤가요? ‘일상’이란
이런 거 아닐까요?

사극을 보다가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긴 종이로 이어진 두루마리 글(책)을
읽는 조정 대신의 모습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건 중간을 건너뛰고
끝까지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끝까지 읽어야 한다?

아니, 그런데 요즘 책은 어떤가? 더 이상 두루마리가 아니다. 한 장, 한 장 종이가묶여 있다. 책은 끝까지 일을 필요도 없다. 중간을 건너뛰고 읽을 수도 있다.

책이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가 된 것은, 바로 아무 데나 펼쳐 읽기 위해서임이랴. 원하는 내용을 빨리 찾을 수도 있고, 페이지를 후딱 넘겨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골라 읽을 수도 있다. 그래서 책에 정이 가는가 보다.

나는 책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두는 걸 하나의 ‘의식’처럼 한다. 구입하는 순간부터 그 책은 나의 한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그 책의 어떤 부분은 꼭 읽을 것이라고 나는 항상 믿는다. 그래서 책은 영원한 나의 ‘벗’이자 ‘반려자’이다. 대화하며,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문득 곁에 바로 없으니, 별것 아닌 것에도 자꾸 눈물이 날 듯 할 때가 있다. 같이 보낸 아름다운 날들이 너무 그리워서 그런 건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아주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 하나도 외롭지 않으면서 풍요로운 미래를 꿈꾸는 것은, 몹시 ‘나쁜 생각’이
다.

뭔가 새로운 것을 손에 쥐려면, 지금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한다. 지금 손에 있는 것 꽉 쥔 채 새로운 것까지 손에 쥐려니, 맘이 항상 그렇게 불안한 거다.

가끔, ‘아주 가끔’ 느닷없이 의귀라는 구석까지 찾아오는 친구가 있다. 고등학
교 친구 ○○○.

선거 때만 되면 “관철이 멋져용” “대단해요” 어쩌고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연락을 싹 잘라버리는 분(?).

‘절대 용서 못 한다’고 하면서도 이미 ‘따뜻하게, 정말 흔쾌히 칭찬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이것도 생각에 대한 창조다. 창조란 게 별거 아니기 때문이다.

2018. 5. 13

2 months ago (edited) | [YT] | 1

제주 헌마공신

이 더위에 공감을 생각하며 ‘얄짤없음’을 돌아본다
(2017. 7. 26.)
김관철

공감(共感)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공감은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 정의한다. 흔히 공감을 느끼다. 공감을 얻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다 등으로 쓰인다.
‘共’은 ‘함께 공’이고, ‘感’은 ‘느낄 감’이다.

공감을 하려면, 우선, 남을 나와 ‘독립된 별개의’ 사람으로 보아야 하는 전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중요한 전제이다. 왜냐하면 ‘독립한 별개의’라는 말에는 상대방도 최소한 나만큼 소중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남의 마음을 잠시 ‘내 것처럼’ 느껴야 한다. ‘내 것처럼’은 남의 마음을 함부로 또는 쉽게 판단해버리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남의 마음을 내 것처럼 느끼기 위해서는 본인 자신도 느낌을 받아들이기 위한, 즉 자기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건강한 자아가 있어야 한다.

자아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을 말하며, 대상의 세계와 구별된 인식·행위의 주체이다. 즉 상대와는 구별되는 또 다른 독립된 느낌의 주체로서의 ‘나’가 존재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자아의 경계가 약한 사람들은 공감해야 할 순간에 상대방과 하나로 합쳐져 버린다. 그 의미에 대해서는 잠시 뒤에 말하기로 하자.

이제 현실에 눈을 돌려보자.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곤란한) 경우가 많다. 예컨대, 길을 가다가 깊은 맨홀에 빠져 비명을 지르며 도와 달라고 외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 경우에 어떻게 하겠는가?

1. 그 사람에게 위안을 주고 119에 신고한다던지,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한다든지, 긴 사다리를 구해 맨홀에 빠진 사람을 구출한다.

2. 도와 달라고 외치는 사람을 보자마자 구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구덩이 안으로 뛰어 들어, 바닥에서 그 사람을 끌어안고 우연히 누군가, 또는 구조대가 지나가거나 와서 구해주기를 바란다.

3.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이러한 경우는 비교적 쉽게 해야 할 행동을 선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급한 마음에 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1의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진작 자기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 때 어떨까?

한번 자신에게 솔직해 보자. 2번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경우는 좀 드물 것이다. 3번처럼 자신이 혹시 피해를 입게 될까 두렵거나, 이것저것 성가신 일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여 모른 척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조급하게 주위를 살피면서 말이다. 누군가 자기를 보면 비난할지도 모른다는 잠재본능이 잠재해 있다. 거기에 ‘누군가가 구해주겠지’ 하는 생각도 스친다.

여기서 해석을 해보자.
맨홀에 빠진 사람을 따라 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은 ‘동정(Sympathy)’을 상징한다. 동정은 상대방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나도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이를테면 상대방이 슬퍼할 때 나도 덩달아 같이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동정이다.

그러나 ‘공감(Empathy)’은 그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고통을 깊이 이해한 후에,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와 어떻게 하면 그를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공감이다.

하지만 앞서 본 자아의 경계가 약한 사람들은 공감해야 할 순간에 상대방과 하나로 합쳐져 버린다. ‘상대방과 합쳐져 버린다’는 말은 남의 고통에 사로잡혀 자신도 구덩이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자아의 경계가 약하다는 게 이런 의미다.

그러면 이런 사람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

그는 두려움 탓에 시련이나 아픔을 만나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좋지 못한 기분이 끓어오르는 것을 피하려고 현장을 벗어나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양심의 가책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 오히려 남의 걱정을 나눠 갖는 것보다 마음이 쉽다(편하다)고 여기는 탓이다.

이런 경우는 우리가 쉽게 경험한다.
아는 사람이 술에 취해 길거리를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면 어떻게 하는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잘잘못을 떠나 우리의 심리가 그렇다는 거다. 동정은 물론이고, ‘도망가려는 마음’ 역시 인지상정이 아니던가?

당신께서는 어떠신가?

스스로 솔직히 답을 해보자. 나는 그럴 거 같다. 우선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안전하게 구출 할 수 있을까를 좀 오래 생각할 것 같다. 119, 주위 사람, 파출소, 아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빠진 사람에게는 계속 말을 걸면서 안심시킬 것이다. 그리고 웅덩이 안을 살피면서, 혹시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나 스스로 뭐 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를 모색할 것이 틀림없다.

글쎄, 나 홀로 웅덩이로 내려가 구출하려는 용기는 없을 것 같고, 그런 담력도 내겐 없다는 것을 난 잘 안다. 방법은 잘 모색하되, 해결은 ‘스스로’ 잘 못하는 게 나의 최대의 단점이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듣는 말이 있다. 무척 기분이 상하는 말. “에이구, 말로만 뺄록!” 정말 그러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나도 나름대로 하려고 하는 데도 말이다.

서로가 그런지도 모른다.
세상이 나의 아픔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한탄할 뿐, 정작 다른 사람의 아픔에 진정으로 공감해 주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들은 공감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아는 사람이 술에 취해 길거리를 비틀거리며 걷고 있을 때, 나는 이젠 그냥 지나친다. 예전에 지나가다 아는 사람(○○○, 공무원이었다)이 추운 겨울에 남원 바닥에서 술에 취해 길거리를 비틀거리며 걷고 있기에 집에까지 태워다 준 적이 있다. 집에 다가서는 내리자마자 내차를 발로 차서 ‘맬른(찌그러뜨리다’의 제주 방언)’ 후부터는 그렇다. 이젠 나도 얄짤없다.

※ 얄짤없다 : ‘어림반푼어치도 없어’의 준 말. 봐 줄 수 없거나 하는 수 없다. 남의 일이나 사정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림도 없다는 뜻의 신조어.

2 months ago (edited) | [Y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