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박사의 경제알지요TV

경제, 금융, 기업, 국제 이슈를 두 명의 박사(Ph.D)가 요약해 드리는 채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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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다시 겁먹은 이유. 왜 긴급 돈풀기에 나섰을까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지준이 거의 없었고 2019년 레포 사태 당시에도 지준은 약 1조4천억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두 배가 넘는 3조 달러입니다. 그런데도 연준은 다시 지준을 쌓는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지급준비금은 이론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유동성이 있는 돈이지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이 아닙니다. 지준은 규제 체계 안에 묶인 자산입니다. 지준을 줄이면 은행은 동시에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이 악화되고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이 나빠집니다. 그래서 은행 입장에서 지준은 건드리면 안 되는 최소 안전선입니다.

현재 지준의 상당 부분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같은 초대형 은행에 집중돼 있습니다. 반면 단기자금시장, 특히 레포 시장에서 현금이 필요한 주체는 브로커딜러, 머니마켓펀드, 중소은행입니다. 지준이 있는 곳과 지준이 필요한 곳이 다릅니다. 이 간극을 메우려면 대형은행이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써서 중개 역할을 해야 되지만 규제 때문에 지준을 써서 유동성을 공급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지준 1달러는 시장 유동성 1달러가 아닙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진행되면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이 중요해집니다. 역레포는 연준이 국채를 담보로 제공하고 시중의 현금을 흡수하는 장치입니다. 이 역레포에 쌓인 자금은 언제든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동성 풀입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QT의 충격은 역레포가 상당 부분 흡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역레포 잔고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이 완충 장치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연준이 여기에 민감한 이유는 레포 사태의 기억 때문입니다. 2019년 9월 17일 초단기 자금 조달 비용인 레포금리가 크게 급등하면서 5%대까지 치솟았고 일부 거래에서는 10%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분기 법인세 납부 기한과 국채 입찰 결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은행과 MMF에서 현금이 수십억~수백억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이 때 연준은 지준 부족이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온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연준은 문제가 생긴 뒤 개입하는 게 아니라 은행과 시장의 행동이 바뀌기 직전에 개입하는 전략으로 바꿨습니다.

이 맥락에서 RMP를 봐야 합니다. RMP는 연준이 단기국채를 영구적으로 매입해 은행 시스템의 지준을 늘리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서 ‘영구적’이라는 말은 레포처럼 며칠 뒤 회수되는 거래가 아니라 연준 대차대조표에 편입돼 지준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레포는 연준이 국채를 담보로 단기적으로 현금을 빌려주는 응급 조치입니다. RMP는 그보다 한 단계 위에서 지준의 기초 체력 자체를 보강하는 정책입니다.

RMP는 단기국채 수요를 만들어 미국 국채 시장의 흡수 능력을 높이고 레포 시장의 변동성을 낮춥니다. 이는 곧 미국 금리의 급격한 변동을 억제하고 달러 유동성의 급격한 수축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연준은 여전히 달러 유동성의 최종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2 days ago (edited) | [YT]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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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DR 상장 검토… 글로벌 리레이팅인가, 자사주 소각 피하는 꼼수인가”

최근 하이닉스가 미국 ADR 상장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현재 하이닉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전체 주식의 약 2.4%, 시가 기준으로는 약 10조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회사는 한국거래소 질의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ADR 상장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ADR은 ‘American Depositary Receipt’, 즉 미국 예탁증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이 예탁증서는 레벨 1, 레벨 2, 레벨 3으로 나뉘는데 레벨 1은 장외시장 거래, 레벨 2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같은 정식 거래소 상장, 그리고 레벨 3는 신주를 발행해 미국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하이닉스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조는 기존 자사주를 예탁해 거래만 가능하게 하는, 레벨 2에 가까운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향후 필요할 경우 레벨 3 방식, 즉 미국 시장에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를 미리 닦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왜 이 시점에서 ADR을 검토할까요? 회사에서 흘리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밸류에이션 재평가입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약 70조 내외, 마이크론은 14조원 내외의 영업이익 예상됩니다. 하이닉스의 매출액은 136조인데 비해 마이크론은 50조입니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하이닉스가 최근 급등해 400조원 수준으로 비슷합니다.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HBM 시장에서의 압도적 1위인 점, 매출과 영업이익의 압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비슷하다는 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고려하더라도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가수익비율을 봐도 하이닉스는 11배 수준인데 비해 마이크론은 30배에 육박합니다.

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ADR 상장으로 미국시장에서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직접 비교가 이뤄지면서 한국에 상장된 주식의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어 있는 겁니다. AI 반도체 기업들인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브로드컴, 그리고 TSMC라는 그룹 속에 Hynix라는 이름이 함께 등장한다면 기업의 가치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ADR 상장은 단순히 미국에서 거래만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향후 필요할 경우 미국에서 신주를 발행해 직접 자본을 조달하는 통로를 열어두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수백조 원 단위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만으로는 이런 규모의 자금 수요를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연결 통로를 미리 구축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더 생깁니다. 이 움직임이 “주주환원 확대”라는 흐름과는 배치되지 않는가 하는 겁니다. 현재 정치권은 기업들이 보유한 자사주를 일정 기간 안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을 논의 중입니다. 소각을 하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들의 주당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는 “주주환원 강화” 방향입니다.

그런데 하이닉스처럼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ADR로 전환해 미국에서 유통시킨다면 정치권과 시장 일부에서는 “소각 대신 해외 유통으로 돌린 것 아니냐”, “주주환원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하이닉스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한국에는 자사주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자사주를 경영권 유지나 전략적 파트너십에 활용해 왔던 대기업들은 하이닉스의 전략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자사주 의무소각법이 강화되기 전에 ADR이 자사주 활용의 새로운 통로로 자리 잡는다면 다른 대기업들도 이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1 week ago (edited) | [YT]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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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비둘기 등장을 월가가 우려하는 이유

왕 비둘기로 평가받는 케빈해싯이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월가가 왜 그의 등장을 우려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는 백악관 경제정책의 핵심 브레인이자 대표적인 보수 성향 경제학자입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거시경제와 재정정책, 산업정책을 연구했습니다. 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경력도 있으며 이후 보수 싱크탱크인 AEI에서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학계, 정책 연구, 정책 실행 현장을 모두 경험한 해싯은 미국 보수 경제 진영 내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999년 주가 급등을 예측한 저서 ‘다우 36,000’의 공동 저자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성장 우선주의, 다시 말해 성장이 최고의 복지라는 관점을 유지해 왔습니다. 기업의 투자와 생산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오르며 경제가 선순환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감세, 규제 완화, 산업 투자 촉진 같은 정책을 선호해 왔고 통화정책에서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금리 인하 기조에 가까운 시각을 견지해왔습니다.

해싯은 트럼프1기에 이어 2기에서도 백악관 경제정책 전반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정책 방향을 설계하고 경제 메시지를 조율하며 재정, 산업, 무역, 통화정책 논의를 총괄합니다. 해싯은 백악관 경제 철학을 가장 정확하게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 투자자들이 미 재무부에 해싯의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월가의 반응은 상당히 의외인데요. 주식이든 채권이든 금리를 낮추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월가는 해싯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겁니다. 해싯은 백악관과 매우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정치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데요. 해싯이 연준 의장이 된다면 금리를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물가가 다시 자극받게 되면 장기금리가 폭등할 수 있다는 겁니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은 재선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는 번스 의장에게 금리를 내리라고 요구했습니다. 번스는 대통령의 뜻을 따랐습니다. 저금리는 단기 경기 호황을 만들었지만 그 대가는 참혹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두 자릿수로 폭발했고 오일 쇼크로 경기 침체까지 겹칩니다. 세계 경제사에 기록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후임자 폴 볼커는 초고금리라는 극약 처방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했습니다. 아서 번스는 지금도 최악의 연준 의장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중앙은행을 흔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단기적으로는 경기 호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주가는 오르고 소비는 늘고 지지율은 높아집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다른 그림이 펼쳐집니다. 물가는 불안정해지고 통화 가치는 하락하며 외국 자금은 이탈합니다.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금융 시스템은 흔들립니다. 월가는 이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1 week ago (edited) | [YT]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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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M2 증가율을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일각에서는 한국의 M2, 즉 시중 유동성이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보다 급격히 증가한 현상을 원화가 약하게 된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책당국이 돈을 너무 많이 풀었다는 거죠.

M2는 쉽게 말해 개인과 기업이 필요할 때 비교적 빠르게 쓸 수 있는 돈의 총량입니다. 현금, 수시입출식 예금 같은 M1에 더해 정기예금, CMA, MMF 같은 단기 금융상품을 합친 개념입니다. M2는 시장의 유동성을 판단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입니다.

올해 9월 기준 한국의 M2 증가율은 전년 대비 8.5%입니다. 같은 시기 미국 4.5%, 유럽 2.5%, 일본 1.6% 증가에 비해 한국의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정부의 다양한 주주친화정책과 더불어 올해 한국 코스피가 가장 높은 상승율을 보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국만 돈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을까요? 첫째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해왔다는 겁니다.
둘째는 적자 재정입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금융기관이 인수하게 되고 그 자금이 예금이나 단기 금융상품으로 흘러가며 M2가 증가합니다.
셋째, 소비쿠폰과 전국민 지원금입니다. 올해 민생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13조 원의 재정이 단기간에 풀렸습니다.
넷째, 자금 재배치 효과입니다. 한국은행 총재가 주장했던 내용이기도 한데요. 기존에 만기 2년 이상의 장기로 묶여 있던 돈이 만기 2년 이하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옮겨가면서 M2 통계에 잡히는 효과도 큽니다.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M2를 언급하면서 미국 방식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의 M2 증가율이 8.5%가 아니라 5.5%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2가 유난히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건 착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인데요.

한국은 ETF와 펀드까지 계산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은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죠. IMF도 M2 통계에서 수익증권을 제외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비판을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통계적 착시효과를 노린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한은의 계산대로 하더라도 우리의 유동성 증가속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1.5%에서 2% 정도는 높아 원화의 유동성 과잉이 원화 약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겁니다.

환율은 성장률, 경상수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금융시장 유입,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여행,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온 달러 환전, 원유 등 원자재 구매, 기업들의 해외 투자, 국내 기관투자자와 개인들의 해외 투자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다시 말해 국내 시중 유동성의 증가가 곧 원화와 달러가 거래되는 시장으로 원화의 공급이 늘어난다고 연결시킬 수는 없습니다만 원화가 풀리면 원화의 가치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비교적 통화가 강한 해외 자산을 늘리려고 할 유인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시중 유동성을 정책당국이 좀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죠. 당국이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위험한 인식입니다. 유동성을 급하게 흡수해 M2를 인위적으로 줄이면 경기가 급랭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냉각되는 부작용이 반복됩니다.

민간의 투자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책당국이 마중물을 부어주는 건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만 정책 당국은 M2가 어디로 흘러가는가를 바르게 유도해야 합니다.

지금은 전세계 AI 패권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동성이 풍부해야 모험자본도 늘어나며 신기술 스타트업과 같은 위험한 곳으로 돈이 흘러들어갑니다. 또 다른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가 탄생할 토양이 만들어집니다.

1 week ago | [YT]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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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역전에 중국인들이 충격을 받은 이유

고성장을 자랑하던 중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저성장의 대표로 여겨지던 일본의 10년물 금리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이 한 장면은 중국이 스스로 믿어왔던 경제 모델이 흔들렸다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의견이 갈렸습니다. 일부는 “중국은 안정적인 저물가 구조를 갖춘 걸로 봐야 한다”며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중국이 일본처럼 장기저성장에 들어가는 초입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5% 성장을 유지하는 중국의 장기금리가 어떻게 1% 성장도 하지 못하는 일본에 비해 낮아졌을까요? 중국에서는 지금 소비 위축, 부동산 침체, 디플레이션 가능성,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성장은 나쁘지 않지만 금리가 오르지 못하는 경제가 돼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의 금리가 성장률이 높아져서 오른 건 아닙니다. 돈풀기가 계속되면서 임금과 소비가 살아나는 신호가 나오고 일본은행이 초저금리 시대의 종료를 언급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본의 금융 시스템을 다시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Reuters는 이 현상을 두고 “중국의 채권 수익률 폭락은 ‘일본화 위험’을 심화시킨다”고 진단했습니다. 과거 아시아 ‘성장 엔진’이자 ‘신흥국 채권 대표’였던 중국이 이제는 일본이 수십 년 겪었던 디플레·저성장 채권의 위치로 밀려날 수 있다는 냉정한 판단입니다.

Bloomberg는 “중국의 주요 채권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밑돌게 된 것은, 단순한 금리 변동이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과 투자심리의 근본적 전환을 시사하는 사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국 금리의 하락과 일본 금리의 상승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점을 들어 “두 경제가 완전히 다르게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Financial Times(FT)는 이 흐름을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채권시장 리셋”으로 해석하며, “중국과 일본의 금리 역전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세계 투자자들이 아시아 경제의 리스크에 대해 새롭게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다”고 분석합니다.

이번 역전은 아시아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글로벌 투자심리 재편의 신호탄으로 봐야 합니다.

2 weeks ago (edited) | [YT]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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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
-1년만에 다시 불거진 위기설 뒤에 숨은 4가지 진실-

최근 ‘롯데건설 회생 절차설’이 퍼지며 ‘롯데그룹 위기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시장을 흔들었던 ‘모라토리움 설’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1년 만에 데자뷔처럼 반복되는 이 상황이 더욱 심상치 않게 느껴질 것입니다. 회사 측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신동빈회장은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의 외형을 폭발적으로 키웠습니다. 그 결과 2019년 28조 원 수준이던 그룹의 순차입금은 2022년 37조 원을 거쳐 현재 40조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은 M&A의 성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과연 롯데가 진행한 M&A 중에 성공한 게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과거 롯데케미칼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책임지던 명실상부한 ‘캐시카우’였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M&A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몸집을 불려 ‘규모의 경제’로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았습니다.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인한 ‘글로벌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누구보다 고통스럽게 맞아야 했습니다. 석유화학의 가장 기초가 되는 나프타 부문은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어버렸고, 설상가상으로 원가 경쟁력이 훨씬 높은 중동까지 기초 화학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까지 나서 대산 공장을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등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롯데는 여러 온라인 채널을 통합하기 위해 ‘롯데온’에 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오프라인 DNA와 의사결정 속도는 온라인 유통 생태계의 빠른 속도감과 근본적으로 맞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장기적인 투자가 필수적인 물류와 IT 인프라를 갖추기도 전에 오너 일가의 단기적인 성과 요구에 시달린 것 또한 실패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더현대 서울’의 성공 사례는 오프라인만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지 못한 롯데에는 뼈아프게 다가오는 점입니다.

현재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그룹의 핵심이었던 부회장 4명이 동시에 퇴진하고 최근 2년간 전체 CEO의 3분의 1이 넘는 40명의 대표이사가 교체됐습니다. 조직 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수준의 변화도 있었습니다. 사실상 각 계열사가 독자적으로 생존하라는 메시지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표로 내정되며 3세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롯데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장에서는 롯데의 상황이 굉장히 심각해 자칫 그룹의 주력 사업까지 매물로 내놓아야 할지 모른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이 고통스러운 변화로 롯데가 기나긴 부진을 끊어낼 수 있을지 롯데그룹이 거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습니다.

2 weeks ago (edited) | [YT]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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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3.0과 TPU 등장에 흔들리는 엔비디아 독점 구도
— 최근 시장 변화 핵심 요약 6가지

1) 제미나이 3.0의 성능이 기대치를 넘어섰다
-배런스 등 주요 매체는 속도·정교함·추론 능력에서 GPT·그록·퍼플렉시티 대비 우위라고 평가.
-특히 검색·유튜브·지메일 등 알파벳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고성능이라는 점이 강점.

2) 엔비디아 GPU 대신 ‘TPU’로 학습·추론했다는 점이 시장을 더 흔들었다
-제미나이 3.0은 구글 자체 설계 칩인 TPU 기반.
-이는 “우수한 모델 = 비싼 엔비디아 GPU”라는 공식이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신호.

3) TPU는 무엇인가?
-구글이 만든 AI 전용 칩. GPU 대비 전력 효율이 높고 대규모 모델 학습에 최적화되어 있음. 특히, 비용 구조가 훨씬 낮음. HBM을 이용해 TSMC에서 제조하고 있음.
-단점은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지만, LLM·멀티모달 중심에서는 매우 강력한 성능을 냄.

4) TPU vs GPU 성능·비용 비교
-최신 TPU는 엔비디아 Blackwell급 성능에 근접하거나 특정 조건에서는 상회.
-구글 내부 분석 기준 동일 연산량 기준 비용 40~70% 절감, 토큰당 비용도 GPU 대비 2~4배 효율적. 성능은 비슷하거나 앞서고 비용은 훨씬 싸다.

5) 알파벳 주가는 상승, 엔비디아는 정체된 이유
구글은 모델 성능 경쟁력 확보, 자체 칩(TPU)로 비용 구조 개선, 엔비디아 의존도 축소
반대로 엔비디아는 GPU 수요 둔화 우려, CUDA 독점의 균열, 메타·구글 같은 대형 고객 이탈 리스크 등이 동시에 부각.

6) 앞으로의 판도: 엔비디아 독점 → 다중 벤더 체제로 이동
엔비디아가 무너지지는 않더라도 하이퍼 스케일러(메타·오라클 등)는 이미 알파벳 리스크(=엔비디아 의존 축소)를 현실적으로 고려하기 시작.

3 weeks ago | [YT]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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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메타(Meta)에 대해 우려하는 세 가지 포인트

최근 몇 달간 메타는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단행하며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급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메타의 핵심 경쟁력, 재무 건전성, 주주 환원 정책이라는 근본적인 요소들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1. '라마(Llama)'의 경쟁력과 비즈니스 모델 불확실성
메타가 야심 차게 개발하고 있는 거대 언어 모델인 라마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첫 번째 우려 사항입니다.

•경쟁 우위 확보 가능성: 메타의 라마가 OpenAI의 ChatGPT나 Google의 Gemini와 같은 선두 주자들에 비해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존재합니다.

•수익 모델 구축: 메타가 라마를 통해 이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명확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현재로서는 개방형(Open-source) 전략을 병행하고 있어 수익화 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경쟁 탈락 우려: 일부 비관론자들은 치열한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간의 AI 경쟁에서 메타가 가장 먼저 뒤처지거나 AI 기반 서비스 경쟁에서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가능성을 우려합니다.

2. 과도한 투자 규모와 재무 구조 악화 위험
두 번째는 최근의 대규모 투자 흐름이 회사의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입니다.
•재무 구조 변화: 과거 메타는 주로 내부 유보금을 활용하여 투자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그만큼 AI 및 메타버스(Reality Labs) 부문의 투자 규모가 기존의 수익 창출 능력을 넘어섰음을 시사합니다.

•현재 수익 구조의 지속 가능성: 메타의 주된 수익원은 여전히 광고입니다. 현재의 높은 수익 구조가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 등의 외부 요인 속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합니다.

•유동성 및 금리 위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습니다. 이미 리픽싱 비용 혹은 신규 채권 발행 시 금리 스프레드 확대 등의 조짐이 존재합니다.

3. 주주 환원 정책의 후퇴 가능성
세 번째이자 가장 민감한 우려는 주주 환원 정책의 변화입니다. 대규모 투자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기존의 주주 환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동향: 메타는 최근까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해왔습니다. 메타의 지난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합친 금액은 350억 달러에 달합니다. 올해 9월까지 262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최상위권의 주주환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33억 달러, 2분기 97억 달러, 3분기 31억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메타의 지난해 순이익은 623억 달러, 올해 9월까지의 순이익은 376억 달러 수준입니다. 순이익과 주주환원을 비교해보면 메타가 얼마나 많이 주주환원을 진행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주주 환원율 하락 우려: 주주들은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투자(성장)와 주주 환원(분배) 사이에 적절히 배분하기를 기대합니다. 회사는 최근까지의 공격적인 주주환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최근 메타의 주가 흐름은 자금이 AI 인프라 구축 등 고정 비용이 큰 분야에 집중되면서 주주환원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3 weeks ago (edited) | [YT] | 13

두 박사의 경제알지요TV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도 뉴욕시장은 왜 하락했을까

1) 엔비디아가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버블론에 대한 불식에 나섰습니다. 우리나라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연출했지만 미국 시장은 의외의 큰 폭 조정을 보였습니다. 엔비디아주가도 마찬가지고요.

2)AI가 버블인지 여부는 사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아니라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불리는 오픈AI,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직까지 그 판단을 내릴 시기는 아닌 것도 맞습니다.

3)그러면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도 시장은 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을까요. 알지요티비는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 발언은 시장이 기대하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4)이른바 M7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투자금 충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금조달 비용인 금리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하지만 데이터센터 건립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자가 되면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벌어들이는 돈으로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원래부터 돈이 없는 오픈AI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당연히 자금조달 비용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경우 이 기업들은 이자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을 겁니다.

6)투자자들의 머릿속에는 2019년의 관세 충격과 2025년 초의 급격한 조정이라는 두 가지 강렬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내년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은 이 두 시점이 겹쳐지면서 더 크게 증폭되고 있습니다.

7)지난해 연준은 9월에 첫 50bp 인하를 단행하고 11월과 12월에도 추가로 25bp씩 금리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하던 완화 사이클은 예상보다 빠르게 제동이 걸렸습니다. 나스닥은 올해 4월까지 24% 하락했고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주도주의 하락폭은 훨씬 컸습니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가 멈추는 순간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미 경험했습니다.

8)단기달러시장의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초과유동성 지표로 알려진 역레포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9)만약 상반기에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면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폭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으며 관세, 금리, 유동성, AI버블에 대한 우려가 서로 얽히는 전형적인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입니다.

4 weeks ago (edited) | [YT] | 13

두 박사의 경제알지요TV

버블은 언제 터지나 - 2

1) 버블은 다섯 단계로 전개됩니다. 가능성의 발견, 확신의 형성, 광기의 확산, 부인 국면, 그리고 붕괴입니다. 현재 AI는 확신에서 광기 초입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기술이 정말 작동한다는 사실이 검증되었고 기업과 정부와 자본은 이제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뒤처진다.” 이 말은 버블 국면에서 가장 강력한 심리적 신호입니다.

2) 지금은 자금이 말라 있는 구간이 아닙니다. 엔비디아, 구글 등은 번 돈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메타가 36조원을 목표로 발행한 회사채에는 180조원이 자금이 몰려들었습니다. 중동의 국부펀드, 한국 일본의 대기업 자본이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증설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3)그렇다면 붕괴는 언제 올까요. 붕괴는 성장률이 꺾인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되는 순간에 시작됩니다. 즉 사용은 늘고 있는데 수익이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는다는 것이 실적 지표로 드러나는 시점입니다.

4) 다음 두 신호는 특히 중요합니다. 첫째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할 때. 둘째, 엔비디아의 주문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순간입니다.

5)이때 시장은 질문합니다. “지금의 속도로 계속 투자할 필요가 있는가.” 바로 그 지점에서 비핵심기업들부터 가격 조정이 시작됩니다. 결론적으로 AI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AI는 전기나 인터넷과 같은 기반 기술입니다.

6) 공급망에서 실매출과 현금흐름을 확보한 핵심 기업들은 산업을 재편하며 살아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카피캣형 스타트업이나 서사만 있는 비핵심 기업들은 정리될 것입니다. 그 정리 과정이 우리가 말하는 버블의 붕괴입니다.

1 month ago (edited) | [Y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