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I'm Page Graph from South Korea. I love paper and its friends. Through this channel, I'm going to share my journals and fabulous pens that I love.
페이지그라프
안녕하세요, 여러분.페이지그라프 문구점의 스마트스토어 오픈 안내드립니다.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스토어 둘러보기 및 주문이 가능합니다.소식 및 알림받기를 눌러두시면 신규 시즌 때 알림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여러분들께서 저의 배움을 감내하실 이유는 없지만뭐든 처음 시작은 어쩔수가 없어서요.. 계속 트웬티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잘 할게요!mkt.shopping.naver.com/link/6911ef338099f270a76abf…
17 hours ago | [YT]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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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전시 보러 부산입니다. 오늘은 도착해서 을숙도에 있다가 숙소로 돌아왔어요. 주말 동안 계속 부산일 예정인데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곳이 있을까요!?종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갈 만한 곳 추천해주시면 감사합니다🤩🤩페이지그라프 드림.추신.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하는 특별전시 정말 좋았어요!전시 후기는 영상으로 올라갑니다.
1 month ago | [YT]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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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페이지그라프입니다. 유튜브가 커뮤니티 게시글의 이미지 선택권을 늘려주었네요.덕분에 딱 맞게 다섯개를 골라온 저는 다섯개를 고심하여 추가했습니다. 보시면 척 아시겠지만앞의 여덟 개는 준비중인 케일페 행사의 준비 사진이고,끝의 두 개는 7월에 만든 마블지가 거의 책의 모습을 하게 되어 들고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일이 있어 학교에 갔다가 우연히 과실에 들렀다가지도교수님이 과실에 버린(?) 제 논문과 마주했습니다.잔인하게도 제가 교수님께 쓴 편지도 앞에 고대로 붙여서두셨더라고요. 저희를 두고 본인의 조각들이라 말씀하신 교수님이학과에 조각을 두셨나보다 하고 창피한 편지도 그대로 하고 나왔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교양 수업에서 마이클 커닝햄의 <디 아워스>라는 소설과 영화, 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엮어 페이퍼를 내고 교수님께 문자를 받고 졸업하고서도 한번 더 영문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도 또 정말 우연하게도 제가 거의 완성에 이른 사진 속의 책이 <디 아워스>네요. 지난 6월 다음으로 제본할 책을 고르러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만났어요. 썼는지 기억도 못하는 편지에서처럼생겨먹은 그릇대로 어떻게 살아는 가고 있는 여름입니다. 먼지 투성이의 종이는 푸른색이고,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는 못한다고기형도가 썼습니다. 그리고 10년전 대학원에 입학한 제가 10년 후에 과실에서 창피한 논문 맨 앞장에 기형도의 시를 써두어 저에게 다시금 알려줍니다.삶을 살아가는 것이 먼지가 묻는 일이라먼지 투성이가 되어도 사람의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고요. 2025년의 여름, 여러분께 제 먼지 투성이 종이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오시면 오시는대로, 못 오시면 못 오시는대로서로 다른 색깔의 여러분과 제가 여러 다른 무늬의 마블지처럼 아름다운 종이를 만드는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감사합니다.페이지그라프 드림. 추신. 제 책은 마곡에 가져가긴 할텐데, 모양새가 영.. 빈티지 스러워서 이게 바로 이번달에 작업한 책이라고? 싶으시겠지만 모른척 해주세요. 사포질을 하다보면 가끔 손이 잘못나가 책에 빈티를 더해줍니다.
3 months ago (edited) | [YT] |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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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현생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너무 여백없이 꽉꽉 들어차서 저를 담을 공간이 남지 않은 지난 5개월을 보냈습니다. 힘든 터널에서 순간으로 빛나던 한국의 모습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다가오는 6월은 3권분립도 살려내고 힘차게 다시 기록하는 저로 돌아오겠습니다. 곧 만나요! 페이지그라프 드림.
5 months ago | [YT]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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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11월의 라이브는 30일 입니다. 내일 라이브는 없습니다! 왜냐면 사연이 별로 들어오지 않았어요….다들 11월을 살아내시느라 바쁘신가보다 하여라이브는 뒤로 미루고, 저도 좀 살고 월말에 봬요! 그리고 사연 잊지마세요😉📮forms.gle/TuuTT8gTCwyP2U8n6추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내년의 스스로를 위해 예쁘게 떨어진 잎을 주워다가 다이어리나 책에 끼워보세요🍁
11 months ago | [YT] | 35
안녕하세요, 여러분.11월의 라이브 언제가 좋으세요?중순과 마지막 날 중 골라주세요.더불어 사연은 아래 링크로 받고 있습니다. 우체통 : forms.gle/Yj2KA5o2BHufqXRH811월에 만나요!
1 year ago | [YT]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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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라이브 스케쥴 설문입니다. 빠르면 10월, 여러분이 일정이 많으시다면 11월로 5G 속도의 멋진 라이브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라이브로 어느 요일과 시간이 편하신지 의견 부탁드립니다.시간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1 year ago | [YT]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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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페이지그라프 입니다.벨기에에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포스트입니다. 지난 3년 동안, 합법적으로 종이를 갈퀴로 긁어모아오던 저는 그 업보를 집을 정리하며 돌려받고 있습니다. 이미 저에게는 죽기전까지 다 쓰지 못할 종이가 있는 것 같아요. 모아둔 종이를 하나 둘, 정리하고 다른 종이에 붙이면서 한편으로는 제가 종이를 정말 사랑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포장지의 어느 한 귀퉁이를 찢어낸 조각도언제 어디서 왜 그 종이를 간직하고자 남겼는지가 기억이 다 나더라고요. 지난 토요일은 제가 다니는 제본 박물관에 작은 전시가 있었습니다. 반년의 코스를 마무리하는 말 그대로의 책걸이 전시였는데학예회 재롱잔치를 생각하고 갔던 저에게는 조금 충격이었어요. 지금까지 저는 책의 외면, 내구성, 종이 종류 같은 것에 집중했고앞으로의 이야기가 쓰여질 책을 만들었습니다. 사용자는 저고, 제 욕구가 최우선 고려순위 였어요. 그렇지만 전시의 다른 책들은 저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더군요. 안에 담긴 이야기와 바깥의 모양새가 일치해 안과밖, 모두를 고려한 책은기성품 노트와 경쟁하려 했던, 가성비를 찾았던 지난 반년의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돌아가서 지금처럼은 자유롭게 제본할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찾은 기분이었어요. 이야기를 기다리는 책 말고이야기를 말하는 책을 만들자. 3년전 장소가 바뀌어도 사람은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한국에서 종이 쪼가리를 격하게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작했고벨기에에서 역시나 같은 이유로 계속 되었던 이야기는한국에 돌아가서도 여전히 계속될 예정입니다. 사람으로는 끊임없는 연기와 유보와 같았던 시간에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라는 말이 지겹지만, 덕분에 잘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격하게 종이쪼가리를 좋아하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페이지그라프 드림.
1 year ago | [YT] | 85
안녕하세요, 여러분.페이지그라프입니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현실의 추가 무게를 잃어저라는 저울이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귓가에선 사운드 오브 뮤직이 울려퍼지는데저의 마음은 카프카의 글처럼 무겁게 내려앉아 있는이상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많은 여행에서 돌아갈 곳을 생각하면벨기에의 집이었는데이번 여행은 돌아갈 곳을 알 수 없는 미정의 여행입니다. 그래서 더욱 호수에 둥둥 뜬 부표같은 느낌인가봐요. 현실이 단단히 밑을 받쳐주어야 여행도 즐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8월에도 우울한 카프카의 일기는저의 이런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데 큰 응원이 되었습니다. 한 시간 넘게 호숫가에 앉아 그의 일기를 읽다가 저의 일기를 쓰다보면생각의 가닥이 조금은 그를 닮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성 안에 들어가고자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채 노력하는게 인생이라면카프카는 끝까지 성 안에 독자를 넣어주지 않음으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긍정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호숫가에 낀 새벽안개 같이 생각이 뿌얘질때면미정인 한국의 집에 꽂힐 선명한 책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글을 떠올려봅니다. Life's a voyage that's homeward bound.멜빌은 삶이 집으로의 여행이라 말했습니다. 이 긴 여행의 끝이 집에 닿아있다면지금은 조금 둥둥 부유하더라도 괜찮지 않을까요. 어디론가 도착하게 될겁니다. 방황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이지그라프 드림. 추신. 오늘이 고양이의 날이라면서요. 체스키에서 감사하게도 여행내내 함께해주신 고양님의 사진을 맨 마지막에 덧붙입니다.
1 year ago | [YT]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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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페이지그라프입니다. 벨기에 남쪽 국경의 작은 도시 bouillon의 풍경을 보냅니다. 자발적으로 중세의 시간에 갇힌 듯한 도시는2024년에 1100년의 이곳을 재현해 냅니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 사람의 눈과 귀를 대신하던 새들과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성. 중세 사람의 마음가짐을 장착하고십자군 전쟁을 떠나는 경험은 새로웠습니다. 보통 역사를 현재 시점에서 평가하게 되는데그 어떤 후세의 평가 없이 당시의 상황에 대해 들으니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참 바보같은 일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도시의 구석구석 작은 상점과 음식점은중세의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십자군 전쟁을 떠난 군주의 이름을 딴 선술집, 전쟁의 무기를 만들었던 대장간의 이름을 딴 음식점 등아직 진하게 남아있는 moyen âge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역 사람들의 물건을 파는 장에서 딸기 맥주를 발견! 라벨이 귀여워서 다이어리에 붙였어요. 무더운 여름, 새로운 장소의 풍경이 조금이라도 더위를 식히기를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물론 이 곳도 덥고, 에어컨이 없습니다🫠)페이지그라프 드림.
1 year ago | [YT] |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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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페이지그라프 문구점의 스마트스토어 오픈 안내드립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스토어 둘러보기 및 주문이 가능합니다.
소식 및 알림받기를 눌러두시면 신규 시즌 때 알림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의 배움을 감내하실 이유는 없지만
뭐든 처음 시작은 어쩔수가 없어서요..
계속 트웬티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잘 할게요!
mkt.shopping.naver.com/link/6911ef338099f270a76abf…
17 hours ago | [YT]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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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그라프
안녕하세요, 여러분.
전시 보러 부산입니다.
오늘은 도착해서 을숙도에 있다가 숙소로 돌아왔어요.
주말 동안 계속 부산일 예정인데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곳이 있을까요!?
종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갈 만한 곳
추천해주시면 감사합니다🤩🤩
페이지그라프 드림.
추신.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하는 특별전시 정말 좋았어요!
전시 후기는 영상으로 올라갑니다.
1 month ago | [YT]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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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그라프
안녕하세요, 여러분.
페이지그라프입니다.
유튜브가 커뮤니티 게시글의 이미지 선택권을 늘려주었네요.
덕분에 딱 맞게 다섯개를 골라온 저는
다섯개를 고심하여 추가했습니다.
보시면 척 아시겠지만
앞의 여덟 개는 준비중인 케일페 행사의 준비 사진이고,
끝의 두 개는 7월에 만든 마블지가
거의 책의 모습을 하게 되어 들고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일이 있어 학교에 갔다가 우연히 과실에 들렀다가
지도교수님이 과실에 버린(?) 제 논문과 마주했습니다.
잔인하게도 제가 교수님께 쓴 편지도 앞에 고대로 붙여서
두셨더라고요.
저희를 두고 본인의 조각들이라 말씀하신 교수님이
학과에 조각을 두셨나보다 하고
창피한 편지도 그대로 하고 나왔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교양 수업에서
마이클 커닝햄의 <디 아워스>라는 소설과 영화,
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엮어 페이퍼를 내고
교수님께 문자를 받고
졸업하고서도 한번 더 영문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도 또 정말 우연하게도
제가 거의 완성에 이른 사진 속의 책이 <디 아워스>네요.
지난 6월 다음으로 제본할 책을 고르러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만났어요.
썼는지 기억도 못하는 편지에서처럼
생겨먹은 그릇대로 어떻게 살아는 가고 있는 여름입니다.
먼지 투성이의 종이는 푸른색이고,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기형도가 썼습니다.
그리고 10년전 대학원에 입학한 제가
10년 후에 과실에서 창피한 논문 맨 앞장에
기형도의 시를 써두어 저에게 다시금 알려줍니다.
삶을 살아가는 것이 먼지가 묻는 일이라
먼지 투성이가 되어도 사람의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고요.
2025년의 여름,
여러분께 제 먼지 투성이 종이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오시면 오시는대로, 못 오시면 못 오시는대로
서로 다른 색깔의 여러분과 제가
여러 다른 무늬의 마블지처럼 아름다운 종이를 만드는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감사합니다.
페이지그라프 드림.
추신. 제 책은 마곡에 가져가긴 할텐데, 모양새가 영.. 빈티지 스러워서 이게 바로 이번달에 작업한 책이라고? 싶으시겠지만 모른척 해주세요. 사포질을 하다보면 가끔 손이 잘못나가 책에 빈티를 더해줍니다.
3 months ago (edited) | [YT] |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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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현생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너무 여백없이 꽉꽉 들어차서
저를 담을 공간이 남지 않은 지난 5개월을 보냈습니다.
힘든 터널에서
순간으로 빛나던 한국의 모습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다가오는 6월은 3권분립도 살려내고
힘차게 다시 기록하는 저로 돌아오겠습니다.
곧 만나요!
페이지그라프 드림.
5 months ago | [YT]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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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11월의 라이브는 30일 입니다.
내일 라이브는 없습니다!
왜냐면 사연이 별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다들 11월을 살아내시느라 바쁘신가보다 하여
라이브는 뒤로 미루고, 저도 좀 살고 월말에 봬요!
그리고 사연 잊지마세요😉
📮forms.gle/TuuTT8gTCwyP2U8n6
추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내년의 스스로를 위해 예쁘게 떨어진 잎을 주워다가 다이어리나 책에 끼워보세요🍁
11 months ago | [YT]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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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11월의 라이브 언제가 좋으세요?
중순과 마지막 날 중 골라주세요.
더불어 사연은 아래 링크로 받고 있습니다.
우체통 : forms.gle/Yj2KA5o2BHufqXRH8
11월에 만나요!
1 year ago | [YT]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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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라이브 스케쥴 설문입니다.
빠르면 10월, 여러분이 일정이 많으시다면 11월로
5G 속도의 멋진 라이브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라이브로 어느 요일과 시간이 편하신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시간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1 year ago | [YT]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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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페이지그라프 입니다.
벨기에에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포스트입니다.
지난 3년 동안, 합법적으로 종이를 갈퀴로 긁어모아오던 저는
그 업보를 집을 정리하며 돌려받고 있습니다.
이미 저에게는 죽기전까지 다 쓰지 못할 종이가 있는 것 같아요.
모아둔 종이를 하나 둘, 정리하고 다른 종이에 붙이면서 한편으로는
제가 종이를 정말 사랑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포장지의 어느 한 귀퉁이를 찢어낸 조각도
언제 어디서 왜 그 종이를 간직하고자 남겼는지가 기억이 다 나더라고요.
지난 토요일은 제가 다니는 제본 박물관에 작은 전시가 있었습니다.
반년의 코스를 마무리하는 말 그대로의 책걸이 전시였는데
학예회 재롱잔치를 생각하고 갔던 저에게는 조금 충격이었어요.
지금까지 저는 책의 외면, 내구성, 종이 종류 같은 것에 집중했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쓰여질 책을 만들었습니다.
사용자는 저고, 제 욕구가 최우선 고려순위 였어요.
그렇지만 전시의 다른 책들은 저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더군요.
안에 담긴 이야기와 바깥의 모양새가 일치해 안과밖, 모두를 고려한 책은
기성품 노트와 경쟁하려 했던, 가성비를 찾았던 지난 반년의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돌아가서 지금처럼은 자유롭게 제본할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찾은 기분이었어요.
이야기를 기다리는 책 말고
이야기를 말하는 책을 만들자.
3년전 장소가 바뀌어도 사람은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한국에서 종이 쪼가리를 격하게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작했고
벨기에에서 역시나 같은 이유로 계속 되었던 이야기는
한국에 돌아가서도 여전히 계속될 예정입니다.
사람으로는 끊임없는 연기와 유보와 같았던 시간에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라는 말이 지겹지만, 덕분에 잘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격하게 종이쪼가리를 좋아하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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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ago | [YT]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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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페이지그라프입니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현실의 추가 무게를 잃어
저라는 저울이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귓가에선 사운드 오브 뮤직이 울려퍼지는데
저의 마음은 카프카의 글처럼 무겁게 내려앉아 있는
이상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많은 여행에서 돌아갈 곳을 생각하면
벨기에의 집이었는데
이번 여행은 돌아갈 곳을 알 수 없는 미정의 여행입니다.
그래서 더욱 호수에 둥둥 뜬 부표같은 느낌인가봐요.
현실이 단단히 밑을 받쳐주어야
여행도 즐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8월에도 우울한 카프카의 일기는
저의 이런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데 큰 응원이 되었습니다.
한 시간 넘게 호숫가에 앉아
그의 일기를 읽다가 저의 일기를 쓰다보면
생각의 가닥이 조금은 그를 닮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성 안에 들어가고자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채 노력하는게 인생이라면
카프카는 끝까지 성 안에 독자를 넣어주지 않음으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긍정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호숫가에 낀 새벽안개 같이 생각이 뿌얘질때면
미정인 한국의 집에 꽂힐 선명한 책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글을 떠올려봅니다.
Life's a voyage that's homeward bound.
멜빌은 삶이 집으로의 여행이라 말했습니다.
이 긴 여행의 끝이 집에 닿아있다면
지금은 조금 둥둥 부유하더라도 괜찮지 않을까요.
어디론가 도착하게 될겁니다.
방황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이지그라프 드림.
추신. 오늘이 고양이의 날이라면서요. 체스키에서 감사하게도 여행내내 함께해주신 고양님의 사진을 맨 마지막에 덧붙입니다.
1 year ago | [YT]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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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페이지그라프입니다.
벨기에 남쪽 국경의 작은 도시 bouillon의 풍경을 보냅니다.
자발적으로 중세의 시간에 갇힌 듯한 도시는
2024년에 1100년의 이곳을 재현해 냅니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
사람의 눈과 귀를 대신하던 새들과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성.
중세 사람의 마음가짐을 장착하고
십자군 전쟁을 떠나는 경험은 새로웠습니다.
보통 역사를 현재 시점에서 평가하게 되는데
그 어떤 후세의 평가 없이
당시의 상황에 대해 들으니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참 바보같은 일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도시의 구석구석 작은 상점과 음식점은
중세의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십자군 전쟁을 떠난 군주의 이름을 딴 선술집,
전쟁의 무기를 만들었던 대장간의 이름을 딴 음식점 등
아직 진하게 남아있는 moyen âge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역 사람들의 물건을 파는 장에서
딸기 맥주를 발견! 라벨이 귀여워서 다이어리에 붙였어요.
무더운 여름, 새로운 장소의 풍경이
조금이라도 더위를 식히기를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물론 이 곳도 덥고, 에어컨이 없습니다🫠)
페이지그라프 드림.
1 year ago | [YT] |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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