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그게 우리의 성공, 더 나아가서는 창업생태계와 우리나라 경제의 성공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겸손하고 유연해야 합니다. 창업자도 결국 한 사람의 인간입니다. 한 사람의 인간이 모든 것을 알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복잡하고 고도로 분업화됐기에,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주변 사람들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끌어와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을 내가 갖고 있지 못하니 도움을 달라’는 태도가 몸에 배어있어야 합니다. 설령 그 도움이 지금 당장 필요한건 아니더라도 미리 들어놓는게 나쁠 일은 전혀 없습니다. 활용할 수 있는 무기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지금 당장 쓸 일이 없더라도, 들어놓으면 나중에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아, 그때 그런게 있었지’라면서 떠올릴 수가 있습니다.
어떤 스타트업도 유니콘까지 위기없이 직선으로 성장하는 사례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한번 다운턴이 오고, 이때 부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유연해야 합니다. 그런 유연함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가 자기확신이고, 자기확신에서 교만함이 오며, 교만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 이외의 것은 들리지 않기 때문에 겸손함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겸손함과 유연함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유연한데 겸손하지 않을 수 없고, 겸손한데 유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AAA에 대해서는 업계 전문가분들과 함께 했던 OO월 OO일의 미팅에서 나왔던 우려가 같은 맥락에서 반복됐습니다.
비록 우리가 실사에 쏟았던 시간이나 투심보고서 작성에 들였던 시간이 아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듯 창업가와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발견했다는 점에서 BBB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fit이 맞지 않는 창업가와 함께 하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Drop되면 들인 시간이 아깝고 미리 주변에 설명해놓은 분들께 잠깐 부끄럽고 말 일이지만, 원칙에 맞지 않는 투자를 하게 되면 향후 몇 년이 고통스러워집니다.
그런 점에서 금번 결론은 몇 개월 지나고 생각했을 때 또 좋은 사례로 남을 것 같아, 느낀 바를 글로 정리해둡니다. (’23년 여름에 Drop됐던 M사도 유사한 사례였는데, 사례가 하나씩 축적되어감을 느낍니다. 그럴 수록 저희의 투자도 더 단단해지겠지요.)
아무쪼록 첫 B2C 소비재 투자를 함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많은 가르침을 주심에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달드립니다. -----------------------------------------------
상기 내용은 작년 12월, 저희 그래비티벤처스에서 정주용CIO와 함께 투자팀을 이끌고 있는 박세웅팀장이 투자 직전 딜을 드랍하며 투자단계에서 도움을 주신 이해관계인들에게 보낸 메일 중 일부입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을 하는 한 심사역의 업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장과 창업자를 관찰하고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 투자하지 않은 딜에서도 면밀한 복기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오늘 출근 후 다시 해당 메일을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이런 리더들과 함께 일하고 있음에 작은 자부심도 느낍니다.
시간이지나서 읽어보아도 곱씹어볼만한 문장입니다. 특히 "따라서 겸손함과 유연함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유연한데 겸손하지 않을 수 없고, 겸손한데 유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장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시간되시는 분은 1독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Son, are you a legend now?"라고 묻자, 손흥민 선수가 미소를 띄며 잠시 머뭇거리는데, 옆에 있던 토트넘의 전설 가레스 베일이 "He alreday was."라고 이야기한다.
그 순간 손흥민 선수가 "Yeah, let's say I'm a legend. Why not? 이라고 하자, 그 대답을 기다린 가레스 베일과 맨유의 전설 리오 퍼디난드가 일제히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손흥민 선수는 그 극적인 상황에서도 다시 자신을 낮추며, "Only today. Only today." 라고 언급하며 17년 무관의 팀을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장의 인터뷰를 마무리 짓는다.
어떻게 이런 선수를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포체티노와 무리뉴 등 지난 10년간 7명의 감독이 팀을 떠나고, 눈빛만 봐도 서로 안다는 케인까지 떠난 토트넘에 홀로 남아 자신의 전성기를 온전히 헌신하고 마지막 우승컵까지 들어올리고 작별을 고하는 그의 축구인생은 아름다웠다.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가. 그 덕분에 잠을 설치고 즐거워하고 환호하고 자랑스러워한 나날들이 얼마나 많은가.
상암에서 마지막 경기를 뛴 것도 뜻깊었지만 다시 런던 토트넘 핫스퍼 구장에서 수만명의 팬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으며 뜻깊은 은퇴식을 하길 바란다. 그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니. 그리고 남은 그의 축구인생의 여정 또한 즐거움과 축복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2주간의 제주도 살이를 위해 비행기표와 렌트카를 알아보다가, '이럴거면 그냥 차를 실고 가지'하는 생각이 들어 한이에게 제안했더니, 한이도 아이들도 꽤 괜찮은 반응이어서 이번엔 배를 타고 제주도에 와보았다.
진도에서 출발하는 배는 통상 2시간이면 제주에 도착하고, 5가족과 카니발까지 80만원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성수기 5가족 왕복 비행기표 120만원, 승합차 렌트비용 2주 100만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적으로는 꽤 괜찮은 선택지다.
물론 서울에서 진도까지 가는 여정이 힘이 들고, 배에서도 약간의 멀미가 있지만,그래도 김포에서 비행기로 가는 것과는 다른 여행의 맛이 있었다.
짐 싸기가 무척 편하고 (차 트렁크에 다 넣으면 되니) 진도가는 길에 정읍에 들러 이틀 정도 머물며 내장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렌트카의 불쾌한 냄새와 차 바뀜의 귀찮은 절차를 안거쳐도 되는 것도 너무 좋았다.
애월에 2주간 지낼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 집 앞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야무지게 보았다.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한참 놀다가 집에 들어와 저녁을 해먹고, 밤에는 2층 옥상에 올라가 아이들과 아내와 애월의 노을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한이와 바닷가를 달렸다. 묘하게 아침 일찍 그리고 저녁에 부는 바닷 바람에는 약간의 시원함이 묻어있다.
생각해보니 2주간 제주도를 오는 것도 처음이고, 배를 타고 제주도에 온 것도 처음이고, 제주에 우리 차를 가지고 온 것도 처음이다.
저녁에는 치킨을 시켜 한이와 맥주를 한잔하고(나는 무알콜 ㅎㅎ) 아이들은 빔프로젝트에 케데헌을 틀어 따라부르며, 우리들의 한 여름 밤을 보내는 중.
2016년에 시작되었다. BASF를 퇴사했고, 선율이는 8개월 핏덩이. 성수동 인생공간은 공사비가 모자라 신혼집을 빼고 동생 윤규네 집에 얹혀 살았고, 아내는 괜찮다고 했지만 내 마음은 괜찮지 않았던 시간. 아내와 갓난아이를 옆에 재워두고, 제대로 잠을 못이루며 고민하던 그 시기.
내가 쌓아온 백그라운드와 연결되면서도 날카롭고 뾰족한 무기가 있어야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협상. 그 협상으로 살아온지 10년.
2018년 8월 첫 협상스쿨,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5년 7월, 협상스쿨을 졸업한 소중한 인연들을 모시고 협상스쿨 홈커밍데이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2019년부터 시작한 트레바리의 멤버들도 함께 해주었구요. 트레바리도 올해 7년째이네요. 15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협상스쿨과 트레바리에서 보석같은 인연들을 수도 없이 만났습니다.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죠. 자신의 행복만 빌기에도 숨가쁜 시대에, 저 같은 사람의 운을 함께 빌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80명이 소중한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홈커밍데이 행사가 진행된 3시간 내내 마음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요. 감사하고 감사하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둔재인 저는 건물 전체에 가장 먼저 출근했습니다. 저는 꾸준히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보니 몇가지 장점들이 생겼습니다. 1. 내 안에 묘한 자신감이 생긴다는 점 2. 함께 춤을 춰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점. 3. 이전보다 점점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
혹자는 제게 물어봅니다.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하냐고. 저는 이야기 합니다. 그냥 한다고. 매 순간 ROI를 따지면 못한다고. 특별히 멈춰야할만한 결정적 이유가 있기 전까지 그냥 한다고. 그냥 날씨처럼 받아 들입니다.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비오는 날도.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지난 10년간 권순섭작가님이 찍어준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저는 웃고 있었습니다.
운이 좋아지는 방법은 한 가지이죠. 타인의 행복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가까이하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저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협상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는 제 인생의 선택지를 넓혔고 제가 만나는 사람들을 확장했습니다. 그 키워드가 10년 뒤 이렇게 많은 Dot들을 Conneting해줄지 저는 미처 상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기를 살고있는지 모릅니다. 과거에 꿈꿔왔던 미래이고, 미래에 돌이켜 보았을 때도 간절히 되돌리고싶은 현재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현재의 하루를 살아가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함께 해주신 80명의 인연들에 고마움을 전하고, 저와 함께 협상스쿨에서 트레바리에서 그리고 기업 교육 현장에서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난 10년 간의 협상스쿨 시즌 1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시즌 2로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덧. 10년을 한결같이 응원해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덧. 이번 행사를 기획해준 승민, 파라, 주현님, 세분 덕분에 이렇게 멋진 행사가 가능했습니다. 덧. 세바시 구범준 대표님,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님 감사합니다. 덧. 멋진 공간을 제공해주신 홈즈컴퍼니 이태현 대표님과 이재우이사님 감사합니다.
덧. 협상스쿨 1기부터 지난 10년을 한결 같이 함께 해준 권순섭 작가님이 선물주신 사진첩에 적힌 글귀 중 일부입니다.
이렇게 시작했던 협상스쿨이 어느덧 10년을 맞이했다. 류재언 변호사는 계속 연구하며 진화하고 있다. 점점 더 좋은 자료와 내용을 가지고 올해 봄에도 협상스쿨을 진행했고 나는 기록사진을 찍었다. 그 10년 동안 촬영했던 12,000 컷이 넘는 사진들 중에 고르고 골라 이 앨범을 만들었다. 사진을 살펴보니 네번의 장소변경을 거쳐 지금의 세바시협상스쿨에 이르렀다. 류재언변호사는 우리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을 꾸준함에 있는 것 같다 라고 한다. 언제까지 류재언 변호사가 협상스쿨을 진행할지 내가 언제까지 협상스쿨을 촬영할지, 아무도 모른다. 류재언 변호사는 협상스쿨을 진행하고 나는 사진을 촬영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것이 류재언 변호사이고 사진하는 나 권순섭이다.
내게 통영은 로컬의 디즈니랜드 같은 곳이다. 서사와 캐릭터가 가득한 디즈니랜드처럼, 이 곳 통영은 스토리와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공간으로 가득차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족여행으로 통영에 왔다. 남해바다와 산으로 둘러쌓인 통영은 천해의 자연환경이 펼쳐진 곳이다. 가는 곳마다 뇌가 시원해지는 탁 트인 바다가 우리를 반긴다. 선착장에서는 한산도, 매물도, 비도 등 인근 섬으로 가는 배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예로부터 어시장으로 유명한 중앙시장에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제철을 맞은 멸치회가 먹고싶어 줄을서서 기다린 멸치회 쌈밥집은 그야 말로 대박이었다.
아내와 나는 "이런 곳이 찐미슐랭인데..."라는 말을 나누었다. 서울에 유행처럼 번지는 신생 미슐랭들 중 지역의 가장 좋은 재료로 수십년간 한결같은 맛을 선물하는 찐미슐랭들은 몇이나 있을까.
중앙시장에서 맛집 탐험을 하고나면 뒷산에 잇는 동피랑 벽화마을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걸어보는걸 권한다. 아이들이 원한다면 루지와 케이블카도 타볼만하다. 주말 대기가 힘들긴 하지만 아이들은 액티비티를 좋아한다.
통영은 음악이 흐르는 도시이다. 통영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일생을 보낸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님을 기리기 위한 통영 국제 음악제(TMF)가 매년 3월 열리고, 통영국제음악당은 세계적인 아티스들의 공연으로 가득하다. 올해는 시기가 안맞았지만 작년에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공연과 일정이 맞아 귀가 행복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통영 출신 문인들은 또 어떤가. 통영 여행에서 놓치면 안되는 곳이 독립서점 "봄날의 책방"이다. 이 곳은 통영이 낳은 문인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곳이다. 소설<토지>의 박경리 작가, <꽃> 김춘수 시인, <깃발> 유치환 시인 등 대단한 문인들이 나고 자란 곳이 통영이다.
통영의 밤은 아름답다. 구비구비 바다로 이어지는 운하와 통영대교의 은은한 불빛을 보고 있으면 왜 사람들이 통영을 좋아하는지 저절로 이해가 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통영 반다찌집 투어. 전국 최고의 해산물 공급처인만큼 싱싱한 해산물과 회가 끊임없이 나오는 가성비 끝판왕의 이마카세 반다찌집을 찾을 때 마다, 아내는 돌고래 소리를 내며 해산물을 즐겼다. 덕분에 한동안 노력해온 절주의 시간을 잠시 정지하고, 쏘맥을 몇잔을 들이켰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통영은 보석같은 곳이다. 디즈니랜드처럼 끝도 없는 서사와 캐릭터가 등장하는 곳. 해변 힙한 까페들과 찐 맛집들로 즐비한 곳.
무엇보다 내 인생에서 만난 통영인들은 하나같이 나와 결이 잘 맞았다. 내 기억 속 그들은 성실하고 겸손했으며, 타인들을 배려하는 사람들이었다(좋은 선입견을 만들어준 김동호 회계사, 강진영 변호사에게 감사). 아마 내년에도 우리는 통영을 찾지 않을까.
덧. 3일간의 통영 여행을 마치고, 사직으로 향한다. 어린이날의 사직구장은 처음이다. 사실 어린이날까지 잘했던 롯데도 내 기억으로는 근래 몇년동안 없었던 일이다. 오늘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통영 추천 맛집과 까페, 숙소: 충무멸치쌈밥(중앙시장), 소나무반다찌(실비집 분위기에 가성비 이마카세), 미백일식(해산물 제대로 다찌집) 추천 까페: 배양장(멍게 배양장을 까페로 만든 곳인데, 갈 때 마다 너무 좋아 올해도 다시 찾아간 곳), 씨야드(까페 뒷편 바람의 언덕에서 두시간동안 바다바람멍, 거제쪽) 숙소: 에어비앤비 The BADA. 조용한 마을 언덕 끝집에서 바라보는 통영 앞바다, 그리고 옥상 히노키탕이 기가 막힌 곳.
4년 전 어느 날 물길작가가 성수동 인생공간에 놀러온 날, 아내가 좋아하는 까페에서 셋이 함께 커피를 마시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넨 적이 있다.
혹시 물길작가가 작품활동을 하는 중에 작은 틈이 난다면, 각자의 꿈을 좇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다섯 가족을 모티브로 그림을 한 점 부탁해도 되겠냐고.
하지만 물길 작가가 워낙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 알고 또 그녀의 천재성을 아는 콜렉터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에, 괜한 부담을 준 것은 아닐까 싶어 그 이후로 한 번도 먼저 다시 물어보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어느 날, 물길작가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재언오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어요.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로 시작하는 메시지를 받는 순간, 바쁜 작품활동 중에도 물길이가 마음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에 한없이 미안해졌다.
그렇게 3년 6개월을 기다려, 마침 내 물길이의 감성과 온기가 그대로 물감에 묻어 나는 작품을 맞이하게 된 날.
그녀의 아뜰리에에서 맞이한 따사롭고 신비롭고 환한 그림 속에는 세 아이들이 배를 타고 빛나는 항해를 하고 있었고, 아내와 나는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파랑새가 되어 각자의 입에 별을 하나씩 물고 아이들의 항해를 온 에너지를 다해 응원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눈물이 핑~ 하고 돌 정도로 감동적인 그림을 바라보며, 아내는 내게 '평생 우리 다섯 가족을 모티브로 이런 그림을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며 속삭였고, 우리 둘은 물길 작가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 그림을 한참이나 멍하게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천재작가 김물길 화가가 오늘부터 한남동에서 개인전을 연답니다.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과 그 사이에 흐르는 정서를 독특한 시각으로 포착하고 그녀만의 상상력을 불어 넣는 물길작가는 제가 아는 한 21세기 연금술사 같은 아티스트입니다. 시간되시는 분들은 주말에 꼭 한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김물길 작가 개인전: naver.me/GDakEIhO 김물길 작가 인스타: @sooroway 개인전 전시 기간: 4.18~5.11 (PBG 한남) 김물길 작가의 도슨트: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아래는 물길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명한 글.
[작품명] Shining journey 세 아이들이 배를 타고 빛나는 항해를 하는 모습이에요. 물론 더 환하고 빛나는 세상을 향해 여정을 떠나지만, 사실은 아이들 그 자체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무지개처럼 표현하고 싶었고, 입은 옷 색을 모아보면 무지개가 완성돼요. 저 멀리 아스라한 푸른 하늘과 달, 그리고 별들이 떠오르고 오빠와 언니가 파랑새가 되어 가장 밝은 별을 각각 하나씩 입에 물고 하늘로 향하고 있어요. 두 사람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빛나는 삶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가족 구성원 그 누구라도 빠지면 절대 완성될 수 없는 그림과 이야기예요✨
협상가 류재언변호사
우리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그게 우리의 성공, 더 나아가서는 창업생태계와 우리나라 경제의 성공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겸손하고 유연해야 합니다. 창업자도 결국 한 사람의 인간입니다. 한 사람의 인간이 모든 것을 알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복잡하고 고도로 분업화됐기에,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주변 사람들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끌어와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을 내가 갖고 있지 못하니 도움을 달라’는 태도가 몸에 배어있어야 합니다. 설령 그 도움이 지금 당장 필요한건 아니더라도 미리 들어놓는게 나쁠 일은 전혀 없습니다. 활용할 수 있는 무기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지금 당장 쓸 일이 없더라도, 들어놓으면 나중에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아, 그때 그런게 있었지’라면서 떠올릴 수가 있습니다.
어떤 스타트업도 유니콘까지 위기없이 직선으로 성장하는 사례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한번 다운턴이 오고, 이때 부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유연해야 합니다. 그런 유연함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가 자기확신이고, 자기확신에서 교만함이 오며, 교만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 이외의 것은 들리지 않기 때문에 겸손함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겸손함과 유연함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유연한데 겸손하지 않을 수 없고, 겸손한데 유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AAA에 대해서는 업계 전문가분들과 함께 했던 OO월 OO일의 미팅에서 나왔던 우려가 같은 맥락에서 반복됐습니다.
비록 우리가 실사에 쏟았던 시간이나 투심보고서 작성에 들였던 시간이 아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듯 창업가와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발견했다는 점에서 BBB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fit이 맞지 않는 창업가와 함께 하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Drop되면 들인 시간이 아깝고 미리 주변에 설명해놓은 분들께 잠깐 부끄럽고 말 일이지만, 원칙에 맞지 않는 투자를 하게 되면 향후 몇 년이 고통스러워집니다.
그런 점에서 금번 결론은 몇 개월 지나고 생각했을 때 또 좋은 사례로 남을 것 같아, 느낀 바를 글로 정리해둡니다. (’23년 여름에 Drop됐던 M사도 유사한 사례였는데, 사례가 하나씩 축적되어감을 느낍니다. 그럴 수록 저희의 투자도 더 단단해지겠지요.)
아무쪼록 첫 B2C 소비재 투자를 함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많은 가르침을 주심에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달드립니다.
-----------------------------------------------
상기 내용은 작년 12월, 저희 그래비티벤처스에서 정주용CIO와 함께 투자팀을 이끌고 있는 박세웅팀장이 투자 직전 딜을 드랍하며 투자단계에서 도움을 주신 이해관계인들에게 보낸 메일 중 일부입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을 하는 한 심사역의 업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장과 창업자를 관찰하고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 투자하지 않은 딜에서도 면밀한 복기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오늘 출근 후 다시 해당 메일을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이런 리더들과 함께 일하고 있음에 작은 자부심도 느낍니다.
시간이지나서 읽어보아도 곱씹어볼만한 문장입니다. 특히 "따라서 겸손함과 유연함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유연한데 겸손하지 않을 수 없고, 겸손한데 유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장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시간되시는 분은 1독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비오는 수요일, 벤처캐피탈 그래비티벤처스 공동창업자/CSO 류재언변호사 드림.
2 weeks ago | [YT]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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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Son, are you a legend now?"라고 묻자,
손흥민 선수가 미소를 띄며 잠시 머뭇거리는데,
옆에 있던 토트넘의 전설 가레스 베일이
"He alreday was."라고 이야기한다.
그 순간 손흥민 선수가
"Yeah, let's say I'm a legend. Why not? 이라고 하자,
그 대답을 기다린 가레스 베일과 맨유의 전설 리오 퍼디난드가 일제히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손흥민 선수는 그 극적인 상황에서도
다시 자신을 낮추며,
"Only today. Only today."
라고 언급하며 17년 무관의 팀을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장의 인터뷰를 마무리 짓는다.
어떻게 이런 선수를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포체티노와 무리뉴 등 지난 10년간 7명의 감독이 팀을 떠나고, 눈빛만 봐도 서로 안다는 케인까지 떠난 토트넘에 홀로 남아 자신의 전성기를 온전히 헌신하고 마지막 우승컵까지 들어올리고 작별을 고하는 그의 축구인생은 아름다웠다.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가. 그 덕분에 잠을 설치고 즐거워하고 환호하고 자랑스러워한 나날들이 얼마나 많은가.
상암에서 마지막 경기를 뛴 것도 뜻깊었지만 다시 런던 토트넘 핫스퍼 구장에서 수만명의 팬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으며 뜻깊은 은퇴식을 하길 바란다. 그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니.
그리고 남은 그의 축구인생의 여정 또한 즐거움과 축복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Sonny, You are a true legend.'
3 weeks ago | [YT]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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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진도에서 카니발을 배에 실고 출발해
제주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2주간의 제주도 살이를 위해 비행기표와 렌트카를 알아보다가, '이럴거면 그냥 차를 실고 가지'하는 생각이 들어 한이에게 제안했더니, 한이도 아이들도 꽤 괜찮은 반응이어서 이번엔 배를 타고 제주도에 와보았다.
진도에서 출발하는 배는 통상 2시간이면 제주에 도착하고,
5가족과 카니발까지 80만원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성수기 5가족 왕복 비행기표 120만원,
승합차 렌트비용 2주 100만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적으로는 꽤 괜찮은 선택지다.
물론 서울에서 진도까지 가는 여정이 힘이 들고,
배에서도 약간의 멀미가 있지만,그래도 김포에서 비행기로 가는 것과는 다른 여행의 맛이 있었다.
짐 싸기가 무척 편하고 (차 트렁크에 다 넣으면 되니)
진도가는 길에 정읍에 들러 이틀 정도 머물며 내장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렌트카의 불쾌한 냄새와 차 바뀜의 귀찮은 절차를 안거쳐도 되는 것도 너무 좋았다.
애월에 2주간 지낼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
집 앞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야무지게 보았다.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한참 놀다가 집에 들어와 저녁을 해먹고, 밤에는 2층 옥상에 올라가 아이들과 아내와 애월의 노을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한이와 바닷가를 달렸다.
묘하게 아침 일찍 그리고 저녁에 부는 바닷 바람에는 약간의 시원함이 묻어있다.
생각해보니 2주간 제주도를 오는 것도 처음이고,
배를 타고 제주도에 온 것도 처음이고,
제주에 우리 차를 가지고 온 것도 처음이다.
저녁에는 치킨을 시켜 한이와 맥주를 한잔하고(나는 무알콜 ㅎㅎ)
아이들은 빔프로젝트에 케데헌을 틀어 따라부르며,
우리들의 한 여름 밤을 보내는 중.
뭐 대단한 행복을 찾으러 제주에 온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벌써 행복한 여름이지 싶다.
#제주도 #삼둥이아빠 #2주살이 #배타고제주 #케데헌 #애월 #치맥 #행복이여기에
1 month ago | [YT]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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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눈물흘린 날.
2016년에 시작되었다. BASF를 퇴사했고, 선율이는 8개월 핏덩이. 성수동 인생공간은 공사비가 모자라 신혼집을 빼고 동생 윤규네 집에 얹혀 살았고, 아내는 괜찮다고 했지만 내 마음은 괜찮지 않았던 시간. 아내와 갓난아이를 옆에 재워두고, 제대로 잠을 못이루며 고민하던 그 시기.
내가 쌓아온 백그라운드와 연결되면서도 날카롭고 뾰족한 무기가 있어야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협상.
그 협상으로 살아온지 10년.
2018년 8월 첫 협상스쿨,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5년 7월, 협상스쿨을 졸업한 소중한 인연들을 모시고 협상스쿨 홈커밍데이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2019년부터 시작한 트레바리의 멤버들도 함께 해주었구요. 트레바리도 올해 7년째이네요. 15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협상스쿨과 트레바리에서 보석같은 인연들을 수도 없이 만났습니다.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죠. 자신의 행복만 빌기에도 숨가쁜 시대에, 저 같은 사람의 운을 함께 빌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80명이 소중한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홈커밍데이 행사가 진행된 3시간 내내 마음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요. 감사하고 감사하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둔재인 저는 건물 전체에 가장 먼저 출근했습니다. 저는 꾸준히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보니 몇가지 장점들이 생겼습니다.
1. 내 안에 묘한 자신감이 생긴다는 점
2. 함께 춤을 춰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점.
3. 이전보다 점점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
혹자는 제게 물어봅니다.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하냐고. 저는 이야기 합니다. 그냥 한다고. 매 순간 ROI를 따지면 못한다고. 특별히 멈춰야할만한 결정적 이유가 있기 전까지 그냥 한다고. 그냥 날씨처럼 받아 들입니다.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비오는 날도.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지난 10년간 권순섭작가님이 찍어준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저는 웃고 있었습니다.
운이 좋아지는 방법은 한 가지이죠. 타인의 행복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가까이하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저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협상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는 제 인생의 선택지를 넓혔고 제가 만나는 사람들을 확장했습니다. 그 키워드가 10년 뒤 이렇게 많은 Dot들을 Conneting해줄지 저는 미처 상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기를 살고있는지 모릅니다. 과거에 꿈꿔왔던 미래이고, 미래에 돌이켜 보았을 때도 간절히 되돌리고싶은 현재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현재의 하루를 살아가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함께 해주신 80명의 인연들에 고마움을 전하고,
저와 함께 협상스쿨에서 트레바리에서 그리고 기업 교육 현장에서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난 10년 간의 협상스쿨 시즌 1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시즌 2로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덧. 10년을 한결같이 응원해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덧. 이번 행사를 기획해준 승민, 파라, 주현님, 세분 덕분에 이렇게 멋진 행사가 가능했습니다.
덧. 세바시 구범준 대표님,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님 감사합니다.
덧. 멋진 공간을 제공해주신 홈즈컴퍼니 이태현 대표님과 이재우이사님 감사합니다.
덧. 협상스쿨 1기부터 지난 10년을 한결 같이 함께 해준 권순섭 작가님이 선물주신 사진첩에 적힌 글귀 중 일부입니다.
이렇게 시작했던 협상스쿨이 어느덧 10년을 맞이했다. 류재언 변호사는 계속 연구하며 진화하고 있다. 점점 더 좋은 자료와 내용을 가지고 올해 봄에도 협상스쿨을 진행했고 나는 기록사진을 찍었다. 그 10년 동안 촬영했던 12,000 컷이 넘는 사진들 중에 고르고 골라 이 앨범을 만들었다. 사진을 살펴보니 네번의 장소변경을 거쳐 지금의 세바시협상스쿨에 이르렀다.
류재언변호사는 우리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을 꾸준함에 있는 것 같다 라고 한다. 언제까지 류재언 변호사가 협상스쿨을 진행할지 내가 언제까지 협상스쿨을 촬영할지, 아무도 모른다. 류재언 변호사는 협상스쿨을 진행하고 나는 사진을 촬영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것이 류재언 변호사이고 사진하는 나 권순섭이다.
#협상스쿨10주년 #홈커밍데이 #마음으로눈물흘린날
1 month ago | [YT] |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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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통영여행
내게 통영은 로컬의 디즈니랜드 같은 곳이다. 서사와 캐릭터가 가득한 디즈니랜드처럼, 이 곳 통영은 스토리와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공간으로 가득차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족여행으로 통영에 왔다. 남해바다와 산으로 둘러쌓인 통영은 천해의 자연환경이 펼쳐진 곳이다. 가는 곳마다 뇌가 시원해지는 탁 트인 바다가 우리를 반긴다. 선착장에서는 한산도, 매물도, 비도 등 인근 섬으로 가는 배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예로부터 어시장으로 유명한 중앙시장에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제철을 맞은 멸치회가 먹고싶어 줄을서서 기다린 멸치회 쌈밥집은 그야 말로 대박이었다.
아내와 나는 "이런 곳이 찐미슐랭인데..."라는 말을 나누었다. 서울에 유행처럼 번지는 신생 미슐랭들 중 지역의 가장 좋은 재료로 수십년간 한결같은 맛을 선물하는 찐미슐랭들은 몇이나 있을까.
중앙시장에서 맛집 탐험을 하고나면 뒷산에 잇는 동피랑 벽화마을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걸어보는걸 권한다. 아이들이 원한다면 루지와 케이블카도 타볼만하다. 주말 대기가 힘들긴 하지만 아이들은 액티비티를 좋아한다.
통영은 음악이 흐르는 도시이다. 통영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일생을 보낸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님을 기리기 위한 통영 국제 음악제(TMF)가 매년 3월 열리고, 통영국제음악당은 세계적인 아티스들의 공연으로 가득하다. 올해는 시기가 안맞았지만 작년에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공연과 일정이 맞아 귀가 행복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통영 출신 문인들은 또 어떤가. 통영 여행에서 놓치면 안되는 곳이 독립서점 "봄날의 책방"이다. 이 곳은 통영이 낳은 문인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곳이다. 소설<토지>의 박경리 작가, <꽃> 김춘수 시인, <깃발> 유치환 시인 등 대단한 문인들이 나고 자란 곳이 통영이다.
통영의 밤은 아름답다. 구비구비 바다로 이어지는 운하와 통영대교의 은은한 불빛을 보고 있으면 왜 사람들이 통영을 좋아하는지 저절로 이해가 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통영 반다찌집 투어. 전국 최고의 해산물 공급처인만큼 싱싱한 해산물과 회가 끊임없이 나오는 가성비 끝판왕의 이마카세 반다찌집을 찾을 때 마다, 아내는 돌고래 소리를 내며 해산물을 즐겼다. 덕분에 한동안 노력해온 절주의 시간을 잠시 정지하고, 쏘맥을 몇잔을 들이켰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통영은 보석같은 곳이다. 디즈니랜드처럼 끝도 없는 서사와 캐릭터가 등장하는 곳. 해변 힙한 까페들과 찐 맛집들로 즐비한 곳.
무엇보다 내 인생에서 만난 통영인들은 하나같이 나와 결이 잘 맞았다. 내 기억 속 그들은 성실하고 겸손했으며, 타인들을 배려하는 사람들이었다(좋은 선입견을 만들어준 김동호 회계사, 강진영 변호사에게 감사). 아마 내년에도 우리는 통영을 찾지 않을까.
덧. 3일간의 통영 여행을 마치고, 사직으로 향한다. 어린이날의 사직구장은 처음이다. 사실 어린이날까지 잘했던 롯데도 내 기억으로는 근래 몇년동안 없었던 일이다. 오늘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통영 추천 맛집과 까페, 숙소:
충무멸치쌈밥(중앙시장), 소나무반다찌(실비집 분위기에 가성비 이마카세), 미백일식(해산물 제대로 다찌집)
추천 까페: 배양장(멍게 배양장을 까페로 만든 곳인데, 갈 때 마다 너무 좋아 올해도 다시 찾아간 곳), 씨야드(까페 뒷편 바람의 언덕에서 두시간동안 바다바람멍, 거제쪽)
숙소: 에어비앤비 The BADA. 조용한 마을 언덕 끝집에서 바라보는 통영 앞바다, 그리고 옥상 히노키탕이 기가 막힌 곳.
3 months ago | [YT] |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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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선배님: 그 친구가 사실 임원 동기인데, 이 골프장 대표로 발령나고 나서부터 여기가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어. 비즈니스도 더 잘 되고 매출도 많이 늘고. 그 친구는 아주 잘 하거든.
캐디분: 어머나, 지인 분이시구나. 여기서 오래 일한 캐디들이 역대 대표님들 중에 가장 좋았던 대표님을 한 분만 꼽자면 대부분 OOO대표님을 꼽을 거에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선배님: 그렇지? 그 친구는 그럴 줄 알았어. 내 편을 만들 줄 알거든. 그 친구는 가는데 마다 잘돼. 여기서 골프장 대표를 하다가, 그 뒤에는 다시 다른 계열사 대표로 갔는데, 거기서도 또 너무 잘했어.
캐디분: 그러게요, OOO대표님이 가신 뒤로 그 회사 주가가 4배 넘게 뛰었다 하더라구요. 저기 앞에 보이는 저 멋진 나무들이랑 조경도 전부 OOO대표님 계실 때 직접 선택해서 가꾸신 거에요.
선배님: 그렇지? 그 친구는 좋은 게 무엇인지 알거든. 그리고 좋은 걸 잘 가꿀 줄도 알고. 지금 생각해봐도 참 잘했어. 관계도 일도.
간만에 참 좋아하는 인생 선배들이랑 라운딩을 갔다가,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 인생의 많은 지혜와 비밀을 알 수 있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을 귀하게 잘 가꾸고, 그렇게 만난 인연들이 그에 대해서 한결같이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 분은 어떤 사람일지 몹시 궁금했다.
하지만 주위에 반대의 패턴을 보이는 분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옷깃만 스쳐도 악연을 만들고, 그렇게 만난 인연들이 그에 대해서 한결같이 안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런 레퍼런스를 들으면, 그 사람은 사실 만나기 전부터 웬만하면 피하고 싶다.
그렇게 신뢰자본을 눈덩이처럼 쌓아나가는 사람.
그렇게 신뢰를 매번 잃어버리는 사람.
아주 가까운 시간 안에 극명하게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은 "제가 운이 좋았을 뿐이지요"라고 말하며 겸손할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이번에 조금 운이 안좋았을 뿐입니다"라고 핑계를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운"이란, 결국 자기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임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어제 라운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요즘 나는 어떤 "운"을 만들고 있는지 고민해본 하루였다.
덧. 사진은 늘 주위를 살피고 배려하는 동생 L의 사려깊은 선물. 동생 덕분에 오늘 같이 비오는 날도 내겐 기분고 운 좋은 날이 되었다. L은 가까운 미래에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라고 말하게 될 사람.
#인생선배의지혜 #운이좋았다고말하는사람들
3 months ago | [YT]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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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선배님: 그 친구가 사실 임원 동기인데, 이 골프장 대표로 발령나고 나서부터 여기가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어. 비즈니스도 더 잘 되고 매출도 많이 늘고. 그 친구는 아주 잘 하거든.
캐디분: 어머나, 지인 분이시구나. 여기서 오래 일한 캐디들이 역대 대표님들 중에 가장 좋았던 대표님을 한 분만 꼽자면 대부분 OOO대표님을 꼽을 거에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선배님: 그렇지? 그 친구는 그럴 줄 알았어. 내 편을 만들 줄 알거든. 그 친구는 가는데 마다 잘돼. 여기서 골프장 대표를 하다가, 그 뒤에는 다시 다른 계열사 대표로 갔는데, 거기서도 또 너무 잘했어.
캐디분: 그러게요, OOO대표님이 가신 뒤로 그 회사 주가가 4배 넘게 뛰었다 하더라구요. 저기 앞에 보이는 저 멋진 나무들이랑 조경도 전부 OOO대표님 계실 때 직접 선택해서 가꾸신 거에요.
선배님: 그렇지? 그 친구는 좋은 게 무엇인지 알거든. 그리고 좋은 걸 잘 가꿀 줄도 알고. 지금 생각해봐도 참 잘했어. 관계도 일도.
간만에 참 좋아하는 인생 선배들이랑 라운딩을 갔다가,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 인생의 많은 지혜와 비밀을 알 수 있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을 귀하게 잘 가꾸고, 그렇게 만난 인연들이 그에 대해서 한결같이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 분은 어떤 사람일지 몹시 궁금했다.
하지만 주위에 반대의 패턴을 보이는 분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옷깃만 스쳐도 악연을 만들고, 그렇게 만난 인연들이 그에 대해서 한결같이 안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런 레퍼런스를 들으면, 그 사람은 사실 만나기 전부터 웬만하면 피하고 싶다.
그렇게 신뢰자본을 눈덩이처럼 쌓아나가는 사람.
그렇게 신뢰를 매번 잃어버리는 사람.
아주 가까운 시간 안에 극명하게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은 "제가 운이 좋았을 뿐이지요"라고 말하며 겸손할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이번에 조금 운이 안좋았을 뿐입니다"라고 핑계를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운"이란, 결국 자기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임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어제 라운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요즘 나는 어떤 "운"을 만들고 있는지 고민해본 하루였다.
덧. 사진은 늘 주위를 살피고 배려하는 동생 L의 사려깊은 선물. 동생 덕분에 오늘 같이 비오는 날도 내겐 기분고 운 좋은 날이 되었다. L은 가까운 미래에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라고 말하게 될 사람.
#인생선배의지혜 #운이좋았다고말하는사람들
3 months ago | [YT]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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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4년 전 어느 날 물길작가가 성수동 인생공간에 놀러온 날, 아내가 좋아하는 까페에서 셋이 함께 커피를 마시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넨 적이 있다.
혹시 물길작가가 작품활동을 하는 중에 작은 틈이 난다면, 각자의 꿈을 좇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다섯 가족을 모티브로 그림을 한 점 부탁해도 되겠냐고.
하지만 물길 작가가 워낙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 알고 또 그녀의 천재성을 아는 콜렉터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에, 괜한 부담을 준 것은 아닐까 싶어 그 이후로 한 번도 먼저 다시 물어보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어느 날,
물길작가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재언오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어요.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로 시작하는 메시지를 받는 순간, 바쁜 작품활동 중에도 물길이가 마음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에 한없이 미안해졌다.
그렇게 3년 6개월을 기다려, 마침 내 물길이의 감성과 온기가 그대로 물감에 묻어 나는 작품을 맞이하게 된 날.
그녀의 아뜰리에에서 맞이한 따사롭고 신비롭고 환한 그림 속에는 세 아이들이 배를 타고 빛나는 항해를 하고 있었고, 아내와 나는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파랑새가 되어 각자의 입에 별을 하나씩 물고 아이들의 항해를 온 에너지를 다해 응원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눈물이 핑~ 하고 돌 정도로 감동적인 그림을 바라보며, 아내는 내게 '평생 우리 다섯 가족을 모티브로 이런 그림을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며 속삭였고, 우리 둘은 물길 작가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 그림을 한참이나 멍하게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천재작가 김물길 화가가
오늘부터 한남동에서 개인전을 연답니다.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과 그 사이에 흐르는 정서를 독특한 시각으로 포착하고 그녀만의 상상력을 불어 넣는 물길작가는 제가 아는 한 21세기 연금술사 같은 아티스트입니다.
시간되시는 분들은 주말에 꼭 한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김물길 작가 개인전: naver.me/GDakEIhO
김물길 작가 인스타: @sooroway
개인전 전시 기간: 4.18~5.11 (PBG 한남)
김물길 작가의 도슨트: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아래는 물길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명한 글.
[작품명] Shining journey
세 아이들이 배를 타고 빛나는 항해를 하는 모습이에요. 물론 더 환하고 빛나는 세상을 향해 여정을 떠나지만, 사실은 아이들 그 자체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무지개처럼 표현하고 싶었고, 입은 옷 색을 모아보면 무지개가 완성돼요.
저 멀리 아스라한 푸른 하늘과 달, 그리고 별들이 떠오르고 오빠와 언니가 파랑새가 되어 가장 밝은 별을 각각 하나씩 입에 물고 하늘로 향하고 있어요.
두 사람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빛나는 삶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가족 구성원 그 누구라도 빠지면 절대
완성될 수 없는 그림과 이야기예요✨
#김물길 #천재화가 #연금술사 #김물길개인전 #전시회 #그림 #콜렉터 #shiningJourney #파랑새가된부부
4 months ago | [YT]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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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4월에는구례하동여행을권한다
제철 과일이 있듯이 제철 여행이 있다. 4월의 구례와 하동은 제철이다. 풍광도 바람도 음식도 벚꽃도 4월에 가장 빛나는 곳.
작년에 이어 올해도 4월 첫째주 구례와 하동을 찾았다. 작년에는 구례에 숙소를 구했고, 올해는 하동 악양에 숙소를 정했다.
박경리 토지의 배경인 악양은 사방이 지리산으로 둘러쌓인 압도적인 지리산 풍광이 펼쳐진 곳이다. 지리산 중산간에 위치한 숙소에서 탁 트인 들녘을 바라보며 별과 달과 바람을 맞으면 뇌가 저절로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다.
굳이 4월에 이 곳을 찾는 이유는 하동과 악양과 구례의 4월은 발길 닿는 모든 곳에 벚꽃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10리 벚꽃이 아니라 100리 벚꽃이 옳은 표현이다. 산과 들과 강에 벚꽃이 동시다발적으로 퍼져있어 가는 곳 마다 장관이 펼쳐진다.
음식은 말해 뭐하겠는가. 토요일에는 쌍계사의 오랜 돌솥밥 집(수석집)에서, 저녁에는 구례의 이모카세 집에서(갯마을), 일요일 아침에는 섬진강의 자부심인 재첩국 정식을 먹었는데(동흥재첩국), 가는 곳 마다 벌써 다시 가고싶을 정도로 감동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1996년도에 하동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시절 어머니가 집에서 즐겨듣던 조지윈스턴 디셈버를 들으며, 하동의 곳곳을 둘러보니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하동에 온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숨가빴던 3월 말의 주총시즌과, 4월 초 현대사의 굵직한 이벤트를 매듭 짓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에너지를 채우고 올 수 있었다.
내년 4월에도 아이들과 구례와 하동을 찾을 것이다. 산불 피해가 이 곳까지 미치지 않은 점에 고마움을, 그리고 산불 피해로 강산이 불타버렸을 지역에 깊은 위로를 전한다.
힘찬 4월 되세요.
4 months ago | [YT]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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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류재언변호사
#탄핵선고에대한생각
1. 최근 12년 사이 세 번의 탄핵 소추가 있었다. 한 번은 기각, 두 번은 인용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9년 사이 두명의 현직 대통령이 파면된 나라이다.
2. 지난번 탄핵 인용도 전원 일치로, 이번에도 헌법 재판관 전원 일치로 탄핵을 인용하였다.
3. 만일 헌법재판관 중 한명이라도 기각 의견을 내었다면, 윤석열의 계엄행위를 고도의 통치행위라 해석할 여지를 남기게 되어 미래 세대에 또 다른 계엄의 불씨를 살려둘 염려가 있었다.
4. 하지만 윤석열 본인이 임명한 정형식 재판관 마저도 탄핵 인용에 찬성했다는 것이 한 명의 헌법재판관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생각된다.
5. 내부적으로는 서로 다른 입장과 시각을 조율하느라 누구보다 고생했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게 커다란 경의를 표한다. 이번에도 드러났지만 판사는 극한의 직업이다.
6. 주문을 미괄식으로 해둔 것은 극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법리적 완결성을 위한 장치이지만 자본주의 미디어의 이해와도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만일 두괄식으로 주문을 이야기했다면 아무도 미디어를 보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래야할지는 의문이다.
7. 민주주의는 더디다. 참으로 더디다. 12월 3일 새벽 발생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믿기지 않는 행위에 대한 파면 결정을 이끄는데 이토록 오랜 진통과 분열과 고통의 시간을 인내해야만 했다.
8. 하지만 그래서 자신의 개인적 감정에 분개해 무력으로 뜻을 관철시키려는 쪽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우아함이 있다.
9. 내겐 '파면의 시각'을 명시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그 한 문장을 읽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 왔는지, 그리고 지금부터 새로운 시간이 시작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그 순간이 가장 아름다웠다.
10.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말기를. 두 번 다시는 이런 대통령이 나타나지 말기를. 이 지경이라도,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긍정해 본다.
[주문]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덧. 문형배 판사는 경남 진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동시대 진주에서 한의원을 하며 평생 모은 돈 수백억원을 기부하며 살아온 어른 김장하 선생님으로부터 아무런 조건없이 장학생으로 선발이 되어 그 장학금으로 대학생활을 한 학생이었다.
2019년 4월 문형배 헌법재판관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김장하 선생이 안 계셨더라면 판사가 못 됐을 것이다. 그분 말씀을 실천하는 것을 유일한 잣대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오늘 김장하 선생님은 오랜만에 두 다리 뻗고 편안한 단잠에 빠지시리라 생각된다. 이번 주말 시간이 되시는 분은 넷플릭스에 있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정주행하길 권해드린다.
#파면에대한단상
4 months ago | [YT] |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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