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가 류재언변호사

아침에 차분히 주주서한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래비티벤처스는 3월 정기주총 이후 8월과 12월에 주주들에게 주주서한을 작성하고, 연말에는 주주들과 주요LP분들을 사무실에 초대하여 한해를 복기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말씀드린 이야기 중 어떤 것이 이루어졌고, 어떤 것은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우리가 세운 가설이 얼마만큼 검증되고 있는지를 주주들과 복기해보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래비티의 2025년의 10대뉴스도 정리해보는 중입니다. 투자를 이끄는 정주용대표는 투자의 관점에서 AC사업을 이끄는 김샛별대표는 AC와 기업 운영의 관점에서, CSO인 저는 팀의 성장 전략과 방향성의 관점에서 우리 팀의 한해를 복기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된 주주서한을 만들어 다음주 화요일에 주주들과 이야기나눌 생각입니다.

저희 그래비티 투자팀의 포트폴리오 기업이 올해로 60개가 됩니다. 투자를 한 주주의 입장에서는 연말에 투자팀의 한해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이 부분을 미리 헤아려 주주서한을 연말에 보내오거나 한해 복기와 내년 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팀들은 그 사실만으로도 인상적이고 시간을 할애해서 이런 노력을 드렸음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 해를 복기하는 과정과 글로 정리하는 시간 속에서 가장 큰 도움을 얻는 것은 창업자 자신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말에는 주주서한을 작성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거창한 양식일 필요는 없습니다. 한 해를 담담히 복기해보고, 올 한해의 지표들을 공유하고, 올 해 우리 팀이 배운 것과 올 한 해 우리팀이 보완해야할 점을 전달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한가지 팁은 잘한 것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아쉬웠던 점, 보완해야할 점, 도움이 필요한 점도 꼭 언급을 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그런 솔직함에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고 신뢰가 쌓입니다.

박소령 대표님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다보면, 주주들과 투자자들이 유독 어렵게 느껴져서 아래 말을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문장이 나옵니다.

되돌아보면, 나는 두 가지 문장을 말하는 데 매우 인색했다.
하나는 "무엇을 원하시나요? 저에게 무엇을 기대하시나요?"이고,
다른 하나는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 도와주세요." 이다.

그래비티벤처스는 창업자와 주주의 관계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Problem-Solver의 관계라고 정의합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 해의 복기 내용을 공유할 아주 좋은 시점이 연말입니다.

2 weeks ago | [Y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