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채널은 운영자인 원제스님이 이야기라는 방식을 통해 불교의 경전과 수행, 일상의 삶과 일들을 가볍지만 심도있게, 유쾌하지만 진지하게 다루는 채널입니다. 수행과 삶의 모든 일들을 주된 이야기로 다루게 되겠지만, 채널 운영자인 원제스님의 두 서적, [다만 나로 살 뿐]과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에 나오는 경험들을 기본 텍스트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갈 것입니다.

수행과 삶에 대한 한 수행자의 진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셨으면 합니다.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백장선원 천일결사 열린공부 모임 발표

실상산문 개산 1200주년 기념 백장선원 천일결사 준비의 일환으로 사부대중 모두가 참석하여 함께 탁마하는 ‘백장선원 천일결사 열린공부모임’으로 구산선문 최초 가람인 지리산 실상사 선재집에서 매월 1회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열린 공부 모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공부모임 : 7월 14일
ㅡ21세기 한국불교를 위한 교상판석
ㅡ조성택 교수

두번째 공부모임 : 8월 12일
ㅡ조사선의 구조와 특징
ㅡ상묵스님

그리고 이번 세 번째 공부 모임에서 저는 ‘실참 수행으로 보는 간화선’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합니다.
공부 모임 날짜와 시간은 9월 22일 오후 3시이고, 장소는 남원 실상사 선재집에서 진행합니다.

원하시는 모든 분께서 참여할 수 있는 공부 모임이니 혹시나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여하셔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법회나 강연, 이런 발표 때에도 공양을 마친 뒤에 제 강연을 찾아오신 분들과 근처 찻집에서 차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백장선원 #천일결사 #실상사 #원제스님

1 day ago | [YT] |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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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보경사 특강, 〈선(禪) 수행의 요체〉

9월 11일(목) 포항 보경사 불교대학 초청으로, 〈선(禪) 수행의 요체〉에 관한 특강을 진행하게 됩니다.
오픈 특강이기에, 강의를 들어보실 의향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모두 참여하셔도 됩니다.

시간은 오전 10시-12시이며, 법회를 마친 후 저의 새로운 책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의 싸인회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럼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날짜와 시간 : 9월 11일(목) 오전 10-12시 / 보경사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523

#보경사 #포항보경사 #원제스님 #홀연히깨어나는신심명

1 week ago | [YT]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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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무애(無垢無碍)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 범어사에 일 년 만에 갔습니다. 범어사 방장(方丈)이신 여산 정여(如山 正如) 대종사를 만나뵙기 위해서입니다.

2019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하안거를 날 적에, 저는 선원에서 방장 스님을 모시고 정진했습니다. 방장 스님께선 제가 불광에서 책을 내게 되었다는 사실을 관심있게 들으시곤, 나중에 책 한 권 보내달라고 하셨습니다. 후에 당신께서 저의 책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를 다 읽고 나신 뒤에 참 잘 썼다며 칭찬해주시고, 앞으로의 활동을 독려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저의 세계 일주 책 『다만 나로 살 뿐』과 『나, 아직 열리지 않은 선물』도 모두 읽으시고 간단한 서평도 보내주셨습니다.

어른 스님께서 이렇게 관심있게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신 인연에 이번에도 범어사를 찾아 이번에 출간된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을 직접 공양올리고 한 시간 여 소참법문을 듣는 기분으로 방장 스님과 차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방장스님은 당신께서 직접 쓰신 ‘무구무애(無垢無碍)’ 족자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정여스님 #여산정여 #선찰대본산 #범어사 #무구무애

3 weeks ago | [YT] |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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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 출간

지난 해 불교방송 BBS와 인연이 되어 『신심명(信心銘)』을 강설했습니다. 그리고 이 강설 내용을 근간으로 하여, 저의 첫 선문(禪文) 강설인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선문을 다루며 강설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책을 출간하게 될 것인데,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은 그 첫 출발이 되는 셈입니다.

그간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나 『나, 아직 열리지 않은 선물』, 『다만 나로 살 뿐』을 통해서 일상의 경험과 깨달음의 순간, 수행과 정진, 선원 수좌와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에세이라는 조금은 가벼운 방식을 통해 너무 무겁지 않게, 그러면서도 친근하게 다루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선(禪)입니다. 수좌로서 삶을 살아온 저에게 있어 제 수행과 깨달음의 본령이 되는 선(禪)을 보다 직접적으로, 그러면서도 분명하게 다루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이 바로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인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첫 선문 강설의 시작을 알림과 함께, 그 시작의 첫머리라고도 할 수 있는 머리말을 올려보도록 합니다. 절집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수행을 하게 된 20년간의 삶과 더불어, 이 전체의 삶을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진리를 틈틈이 조우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입니다.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은 현재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의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의 구매는 며칠 더 소요될 예정입니다. 진리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 세상의 많은 구도인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보문고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223912
예스24 www.yes24.com/product/goods/150566387
알라딘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93682…

다음은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의 서문 내용입니다.

◎◎◎

이와 같이 저는 보았습니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엔 두터운 흰 구름들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름들 사이에서 푸른 하늘이 언뜻언뜻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저는 가만히 누워 구름들을 지켜보았습니다. 허공에서 홀연히 생겨난 구름은 갖은 모양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다, 어느 순간 다시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이 그렇게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한 문장을 읊조리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구나… 이와 같구나….’

마치 책의 잉크를 씹어 먹는 듯한 심정으로 책에 몰두한 20대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 저는 왜 저 구름이 생겨나고 사라지는가를 물었습니다. 성현의 깨달음이 담긴 여러 고금의 기록들을 훑어보았지만, 가슴은 후련해지지 않았습니다. 정진하면 깨달을 수 있다는 말에, 하루에 6시간씩 정진에 몰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리는 마치 저와 관계없는 일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마치 정해진 숙명을 따르는 듯, 저는 해인사 일주문 안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6년의 봄이었습니다. 수도암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며 허공을 느릿느릿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법당의 목탁 소리가 ‘또록’ 하며 허공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세상이 일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러면서 허공이 끝 간 데 없이 열려버리고야 말았습니다. 그러나 허공만이 열린 게 아니었습니다. 저의 가슴도 허공처럼 환히 열리며, 세상과 한 통이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10세 무렵 돌에 앉아 쉬고 있던 저는 온 세상이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알았습니다. 내 몸의 호흡과 관계없이, 이 세상이 자기만의 고른 숨을 쉬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이후로 세상은 틈틈이 저를 멈춰 세우고, 자신만의 숨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한여름 열기로 가득한 오후 2시의 운동장을 바라볼 때였습니다. 저는 또다시 세상으로부터 5센티미터 정도 슬쩍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몇 달 동안, 마치 꿈 세상을 거니는 듯 저는 현실을 유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의 20대는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삶의 굵직한 일들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질문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실패들만 계속 벌어지는 것일까?’ ‘이토록 노력하고 애썼다면 성공해야 하는데, 왜 나는 번번이 좌절하는 것일까?’ 그땐 몰랐습니다. 그 실패며 좌절이, 진리의 세계로 들어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했던 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세상에는 ‘성공의 문’이라는 게 있습니다. 하지만 진리의 세상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실패라는 문’이었습니다. 실패가 진리로 들어오기 위한 문이었던 것입니다.

대학 졸업 후, 저는 절집에 들어와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수행은 맘 같지 않았고, 마음은 더디게 열렸습니다. 저를 제외한 모두가 수행을 잘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좌절해가던 무렵이었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움츠러들 수 없다는 생각에 차라리 도피를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세계 일주를 떠났습니다. 두루마기에 낡은 삿갓을 쓰고, 매일같이 108배를 하며, 그렇게 2년 동안 온 세계를 유영했습니다. 그런 긴 만행을 마치며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설 때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무언가를 슬며시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이전에도 한결같이 있었지만 결코 볼 수도 없었고, 얻을 수도 없었던 눈앞을 그렇게 슬며시 만난 것입니다.

이후로도 눈앞은 계속해서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산길을 걸어도 눈앞이었고, 밥을 먹어도 눈앞이었으며, 버스를 타고 가도 눈앞이었습니다. 눈앞은 항상 저와 같이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의정부 망월사에서 동안거를 나며 정진하던 때였습니다. 고요함만이 가득한 선방에서 난데없이 ‘퍽퍽’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화들짝 놀라며 저는 소리의 진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소리는 다름 아닌 제 가슴이 터져나오는 소리였던 것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저 말곤 그 누구도 이 파열음을 듣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었습니다. 저의 가슴은 크게 부서졌고, 시간이 흐르며 그 울림은 점차로 잦아들어 갔습니다. 마침내 울림이 멈추면서 저는 알게 됩니다. 가슴이 이렇게 환히 열려버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이 열려버린 가슴이 이듬해 봄, 까마귀 울음과 목탁 소리를 곧장 듣기 위한 준비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세계가 그렇게 무너진 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달라지는 바 하나 없이, 모두가 달라졌습니다. 바뀐 바 없이 모두가 바뀌어버렸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분명한 확신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더 이상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나와 작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리 아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나를 대신해 얻은 것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천하였습니다.

***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따르자면, ‘홀연(忽然)’은 우리가 본래 진리의 자리에서 벗어나 무명과 번뇌의 중생으로 변화하게 된 순간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홀연은 시원(始元)을 포착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홀연은 시간상의 개념이 아닙니다. 그리고 근원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인과의 개념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앎과 이해를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이 홀연은 우리가 왜 중생으로 살고 있는지에 대한 불친절한 설명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홀연히 무명 업식에 사로잡혀 중생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홀연이 그토록 불친절한 설명인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홀연이 시간의 개념도, 인과의 개념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홀연히 중생이 되어버린 것처럼, 우리는 다시 부처의 자리로 홀연히 들어설 수 있는 것입니다. 홀연은 우리를 중생으로 가로막는 관문만이 아닙니다. 본래 부처의 자리로 시간적 제약 없이, 아무런 이유 없이 회귀할 수 있는 기가 막힌 통로가 바로 홀연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 홀연이라는 통로를 찾기 위한 시행착오며 연습 과정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착오의 과정을 원제라는 수행자 역시, 가감 없이 일생을 통해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틈틈이 깨닫게 되는 진리의 면면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한 순간의 경험과 깨달음의 변화들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의 본질을 찾고자 했던 일반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자유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선원에 들어와 정진하게 된 한 명의 수좌로서, 이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 강설이 여러분들의 마음을 밝혀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천 수도암에서 수좌 원제 합장

#원제스님 #불광출판사 #홀연히깨어나는신심명 #진리 #깨달음 #선어록

1 month ago | [YT] | 133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8월 법회 공지

◎ 참 나를 찾아가는 선지식 초청 화암사 법회

일시 : 8월 17일(일), 오전 10시 30분
장소 : 대전광역시 서구 변동 서로 27번길 20-3 화암사 큰법당
문의 : 042-488-7209

법회 주제는 ‘앎보다 삶이다(feat. 바보 도인)’입니다. 생활 법문 형태를 띄지만, 진리와 수행 깨달음 보편의 주제를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 일요법회

일시 : 8월 24일(일) 오전 11시
장소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선잠로5길 68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
문의 : 02-3672-5945

법회 내용은 제가 2008년 동화사 금당선원에서 정진하며 겪었던 일화들과 그 당시 어른 스님에게 들었던 ‘칼수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칼수좌는 선원에서 정진하며 항상 가슴에 칼을 품고 다녔던 수좌였고,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절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이 칼수좌를 돌이켜보며 우리 존재의 근원과 집착을 다뤄볼까 합니다.

#화암사 #길상사 #법회공지 #선불교 #진리 #깨달음 #신심명

1 month ago | [YT] | 72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7월에 두 차례의 법회가 예정되어 있어 공지합니다.

7월 5일(토) 서울 조계사 법회 :
-장소는 대웅전이며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조계사 측 요청에 따라 생활 법문으로 진행하며, 법회 주제는 ‘마음 세계를 여행하는 방법’입니다.

7월 13일(일) 서울 상도동 보문선원 법회
-선원 법당에서 오전 10시 40분에 법문이 시작됩니다.
-선원에서 진행하는 법회이니만큼 선(禪) 법문이 될 것이며, 이번 법문은 벽암록(碧巖錄) 제 11칙 ‘황벽당주조한(黃蘗噇酒糟漢, 황벽의 술찌개미 먹는 놈)’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법회에 앞서 공안의 본칙과 평창 내용 일부를 같이 업로드합니다. 한번 잘 참구해보시고, 보문선원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본칙]

황벽스님이 대중에게 법문을 하였다.
“너희들은 모두 다 술찌개미나 받아먹는 놈들이다. 그렇게 행각(行腳)해서야 어느 곳에 오늘(今日)이 있겠느냐?”
“대당(大唐)나라 안에 선사(禪師)가 없다는 것을 아느냐?”
그러자 어떤 중이 나서서 물었다.
“그렇다면 제방(諸方)의 학도(學徒)를 바로잡고 대중을 영도하는 분들은 또 무엇입니까?” 황벽스님은 말했다.
“선(禪)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스승이 없다고 하였다.”

[평창]

황벽스님이 주지된 이후 기봉(機鋒)이 매우 높았다. 임제(臨濟)스님이 황벽스님의 회하에 있을 때 목주(睦州)스님이 수좌로 있었는데, 목주스님이 임제스님에게 물었다.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으면서도 왜 법을 물으러 가지 않는가?”
“제가 무슨 말을 물었으면 되었겠습니까?”
“왜 가서 ‘어떤 것이 불법의 뚜렷한 대의(大意)입니까?’하고 묻지 않는가?”
임제스님은 바로 가서 이를 물었으나, 세 차례나 두들겨 맞기만 하고 나왔다. 임제스님은 수좌를 하직하면서 말하였다.
“수좌께서 시키신 대로 세 번씩이나 가서 질문하였다가 두들겨 맞고 쫓겨나니, 아마 여기에 인연이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잠시 하산할까 합니다”
“그대가 가려면 꼭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떠나는 게 좋겠네.”
그리고 수좌는 미리 가서 황벽스님에게 말하였다.
“질문했던 상좌는 매우 얻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땅을 파서 한 그루의 나무를 길러 후인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게 하질 않으십니까?”
“나도 알고 있다.”
임제스님이 찾아와 하직을 하자, 황벽스님은 말하였다.
“그대는 다른 곳으로 가서는 안 된다. 곧바로 고안(高安) 여울가의 대우(大愚)스님을 뵙도록 하여라.”
임제스님이 대우스님에게 이르러 드디어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 말하면서 “저의 허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대우스님은 “황벽스님이 그처럼 노파심이 간절하여 그대를 위하여 사무치게 수고를 했는데도 다시 무슨 허물이 있고 없는 것을 말하느냐?”하고 말하였다.
임제스님은 홀연히 크게 깨치고 말하였다.
“황벽스님의 불법이란 참으로 핵심을 찌르는〔無多子〕것이구나.”
대우스님은 멱살을 움켜쥐고 말하였다.
“네가 아까는 허물이 있다 없다 말하더니만 이제는 도리어 불법이 단적이다라고…….”
임제스님이 대우스님의 갈비 아래를 주먹으로 세 번 치자, 대우스님이 밀리면서 말하였다.
“네 스승은 황벽스님이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하루는 황벽스님이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우두 법융(牛頭法融)스님이 자유자재하게 이리저리 말하지만 아직도 향상(向上)의 핵심을 모르고 있다.”
당시에 석두(石頭) 마조(馬祖)스님의 제자들이 너저분하게 선을 말하고 도를 말하였는데, 그는 무엇 때문에 이처럼 말하였을까? 그러므로 대중 법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가 술찌꺼기나 먹고 만족하는 놈들이다. 이처럼 행각하였다가는 사람들에게 비웃음이나 당할 것이다. 다만 팔백 명 또는 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만을 보고서 (그곳에 유명한 선사가 있는 줄 알고) 모여 있으니, 시끌 법석대는 곳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 만일 모두가 그대들처럼 이렇게 쉽게 생각한다면 어느 세월에 깨칠 날이 있겠는가?”
당나라 시대에는 사람을 꾸짖을 때 ‘술지게미나 먹고 만족하는 놈’이라는 말을 즐겨 썼다. 사람들은 흔히들 황벽스님이 사람을 꾸짖었다고 말하지만 안목을 갖춘 자는 그 핵심을 스스로 볼 것이다. 분명한 의도는 낚시를 드리워 대중들의 질문을 낚으려는 것이다. 대중 가운데에 목숨을 돌보지 않는 선객이 있어, 이처럼 대중 가운데서 나와 그에게 질문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여러 총림에서 대중을 지도하고 있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했다. 그것 참 한 차례 잘 내질렀다. 이 늙은이는 생각했던 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도리어 속셈을 드러내며 “선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선사가 없다고 했다”고 하였다. 말해보라, 그 뜻이 어디에 있는가? 그의 위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종지는 때로는 사로잡고 때로는 놓아주며, 때로는 죽이고 때로는 살리며, 때로는 놓고 때로는 거두기도 한다. 감히 여러분에게 묻노니, 무엇이 선(禪)에서 스승인가? 산승이 이처럼 말한 것도 이미 머리까지 흠뻑 빠진 것이다. 여러분의 콧구멍은 어디에 있는가?

한참 동안 잠잠히 있다가 (원오스님은) 말하였다. “코뚜레를 뚫려버렸느니라.”

#조계사 #보문선원 #선불교 #법문

2 months ago | [YT] | 131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하안거 백일 기도 공지

다음주 월요일인 5월 12일부터 을사년 하안거를 시작하고, 양력으로 8월 8일이 되어 하안거를 마치게 됩니다. 안거 기간동안 저는 공식적인 활동 이외의 외부 활동을 삼가고 수도암 관음전에서 기도를 올리며 정진할 예정입니다. 늘상 지내오던 바대로 모 수행처에서 법문 요청이 오면 법문을 하고, 여러 수행자들을 만나며 수행 상담도 하며, 매주 일요일 아침에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법문 영상을 업로드하게 될 것입니다. ​

그렇기에 이런 하안거의 시작을 알리며 관음전 백일 기도를 공지합니다. 하안거 기간 동안 저는 매일 관음전에서 사시 공양을 올리면서 신도님들의 기도문을 읽습니다. 기도를 올리신 분들의 가정의 안녕과 화목을 바라고, 또 각자의 소망과 원력들이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에 힘입기를 바라며 성취되기를 기도 올리게 됩니다. 수도암의 하안거 정진과 함께 관음전 기도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수도암 종무소로 문자로 보내 접수해주시면 됩니다. 내년 봄 제가 수도암에서의 만 20년 회향할 때까지 일년 기도도 신청받고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무더위를 암시하는 듯한 늦봄의 비를 바라보며, 그럼 오늘부터 여름내 쭉 건강하십시요.

수도암 종무소 : 010-4482-7178

4 months ago (edited) | [YT] | 106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해운대 반야선원 법회

내일 부산 해운대에 있는 범어사 포교원 반야선원에서 초청 법회가 있습니다. 이번 법회의 주제는 ‘모든 오해는 이해다’이며 법문은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법회의 기도는 10시에 시작되고 30분 정도 뒤인 10시 반에 법문이 시작됩니다. 인근에 계시는 분들께서 참여하시면 좋을 듯 해 공지 다시 남깁니다. ​

​일시 : 5월 4일(일) 10시 30분 (10시 기도 시작)
장소 : 부산 해운대구 세실로 87 영진파스타빌딩 8층 반야선원 (장산역 4번 출구)

4 months ago | [YT] | 72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번개공지] 연등회 번개 모임합니다

번개라는 말에 맞게끔 갑작스런 연등회 번개 모임을 합니다. 모임의 목적은 단순 명확합니다. 이번 26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종로와 조계사 일대에서 열리는 연등회를 구경하기 위한 것입니다.

번개 모임 후 우선 저녁 식사를 같이 합니다. 그 후에 조계사나 청계천 연등 축제를 구경하고, 저녁에 연등회 퍼레이드 행렬도 보고 난 뒤 9시 반이나 10시 즈음 해산합니다. 혹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다음의 약속 장소로 오시면 됩니다.

날짜와 시간 : 4월 26일 오후 4시 30분
장소 :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 앞

아울러 낙가암 1년 가족등 달기를 소망하시는 분과 부처님 오신 날 자원 봉사의 뜻을 가지신 분들께서는 수도암 종무소에 연락 부탁드립니다.

수도암 종무소 연락처 : 010-4482-7178

구체적인 사항은 다음 링크로...
m.blog.naver.com/monkwonje/223835249216

4 months ago (edited) | [YT] | 73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부산 반야선원 초청법회

부산 해운대에 있는 범어사 포교원 반야선원에서 초청 법회가 있습니다. 일시는 5월 4일, 부처님 오신 날 하루 전날입니다. 이번 법회의 주제는 ‘모든 오해는 이해다’이며 법문은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부산과 인근 지역에 머무르시는 분들께서는 시간내어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저는 공양을 한 뒤에 다음날 부처님 오신 날 준비를 위해 바로 수도암으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일시 : 5월 4일(일) 10시 30분
장소 : 부산 해운대구 세실로 87 영진파스타빌딩 8층 (장산역 4번 출구)

#반야선원 #선불교 #깨달음

4 months ago | [YT] |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