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를 순례하다

여수‼️

아름다운 여수에서 태어나고 자라 여수의 옛모습이 가끔씩 떠오른다.

특히 독일 어학연수 때 오동도의 겨울동백과 지천의 진달래는 이른 봄마다 앓는 향수의 그리움이었다.

겨울달 속으로 조난당한 것처럼 독일은 차가운 곳이었다.

어느 허물어져 가던 어느 벽돌 담장 아래서 '달래'를 발견한 기쁨이란! 그 달래를 간장 속에 넣어 두고두고 그 향내를 맡으며 유배지 같던 이국, 영하 십도며 이십도를 가볍게 오르내리던
이른 봄, 그 차갑던 겨울 같은 날씨를 견디며 여수의 봄을 그리워했다. 견디면서...... 그랬다.

'진달래', 그 아련한 색깔이 보이지 않아, 동백의 그 붉은빛이 보이지 않아

오동도로 달려가 동백나무에 기대어 털썩 앉을 때가 있었다.

동백과 동백숲으로 고개 내밀며 드나드는 맑은 햇살과 세찬 바람과, 달빛 자맥질하는 수평선과 든든하게 섬을 지탱하는 암반들과 널바위들에게, 깎아지를 듯 작은 솔벼랑들과 동백벼랑들에게
또한 드문드문 물 위 솟아난 갯바위들과
바람, 그 해풍의 그리운 꽃! 섬동백, 붉은 물보라!

진달래를 꺾어오라며 진달래 꽃잎을 동그란 콩부침개, 감자전 위에 살짝 얹으며 무쇠솥 뚜껑이 들기름으로 환장하게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꽃이 활짝 피어났다.
엄마가 말했다.
"연등 할매 올라가기 전에 진달래 화전 만든단다", 그 후 진달래꽃은 독을 품는다며, 무쇠솥 뚜껑 거꾸로 얹어놓은 아궁이 장작불을 일구면서
하나 먹어봐라, 하시던!

그런 여수를 사랑한다는 말이 나에게 맞는 말일 것 같다.

구석구석 동산동, 국동, 종화동, 봉산동, 한재 넘어서는 고락산 몽당 골목길까지 다 휘젓고 다녔다.

여수를 시사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구체적 여수의 삶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여수의 아픈 역사를 더 사랑하고자 한다.
아시는가? 여수는 한없이 아름다운
날개짓을 하는 나비문양의 숨겨진 영토라는 것을, 모든 바다가 귀향하는 바다의 고향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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