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 숄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청소년 시절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하나도 이해가 안 됐지만 매력에 흠뻑 빠졌다."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 상태에서 앞에 놓인 길은 두 가지겠죠. 호기심을 접는 것과 호기심을 계속 간직하는 것. 이 호기심 지속력이 공부에 필요한 거의 전부인 것 같아요. 며칠 만에 풀리는 호기심도 있고, 몇십 년 만에야 풀리는 호기심도 있죠.
소년 알베르트는 빛과 나란히 날아가면 빛은 정지한 것처럼 보일까? 하는 호기심을 품었고 나중에 과학자가 되어 스스로 그 답을 찾았습니다. 광속은 어느 상황에서든 불변한다는 사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이죠.
소년 앤드루는 11살 때 동네도서관에서 한 구절을 읽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와 형태는 비슷한데 300년간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가 있다... 앤드루는 그 순간 "내가 풀어야지!" 하고 생각했답니다. 그 호기심을 30년간 놓지 않았고 끝내 인류 최고의 난제들 중 하나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었습니다. 수학자 앤드루 와일스의 이야기는 수학을 좋아하는 청년 숄체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숄체는 2018년에 필즈상을 받았죠.
읽어봐도 온통 모르는 내용 투성이지만, 고등과학원에서 발간하는 웹진 <호라이즌>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고 영감이 떠오릅니다. 이해가 안 돼도 좋더군요. 과학자, 수학자들이 추구하는 진리의 세계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호기심이 일어요.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순전히 괴테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샀습니다. 괴테는 분야를 나누지 않는 통합 지식을 항상 추구했어요. 그래서 시인이라는 본캐 외에도 부캐들이 무척 많아요, 소설가, 극작가, 지질학자, 식물학자, 화학자, 광학 연구자, 해부학 연구자... 그리고 아마추어 화가였습니다. 괴테는 모든 지식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것을 항상 강조했죠.
채널 올읽쓰의 지향점도 그러하기에 '괴테'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책은 일단 사둡니다. 소설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카넷의 고전 번역서들은 웬만하면 사두는 편입니다. 맥스웰의 전자기학, 헤겔의 정신현상학, 밀의 윤리학 논고 등을 샀습니다. 대부분 1쇄 후에는 절판되기 쉬운 것들입니다. 아카넷은 그나마 종종 2쇄를 내주기도 하는데, 다른 출판사들은 1쇄 완판이 오래 걸린 책들은 2쇄를 대부분 안 찍더라고요.
<대칭과 몬스터>는 '군론'이라는 수학 분야를 다루는데요, 앞부분을 좀 읽었는데 매우 재미있습니다. '군론'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해설서들이 너무 어려워서 엄두를 못 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 자신감이 드네요. 미적분을 쉽게 해설한 책들은 많지만 군론을 쉽게 해설한 책은 드물고 귀합니다.
공간이 비좁아서 책을 많이 소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언제 펼쳐보았는지 생각도 잘 나지 않는 책들이 눈에 띄면, 노트에 중요 내용만 간략히 요약 정리한 다음 처분합니다. 책 한 권을 새로 살 때, 기존 책 중에 한 권을 골라서 버립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솎아낸 책들을 모아두었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기도 했는데, 한두 번 해보니 거기 다녀오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이제는 그냥 폐지함에 버립니다. 책 살 때도 과감하게, 책 버릴 때도 과감하게!
저자에게 누가 될까바 최근에 어떤 책들을 버렸는지는 말할 수 없고요, 최근 며칠 전에 산 책들을 소개하자면, 한자 서체 연습 교재인 <행서 천자문>(민복기)과 <왕희지 천자문>(김재근)입니다. 한 권은 행서, 한 권은 해서입니다. 둘 다 필체가 멋지고 아름다워서 매우 만족합니다.
오늘 권하는 책은 유익한 수학 교양서인 <수학의 언어>(케이스 데블린)와 <세상의 모든 수학>(에르베 레닝)입니다.
<수학의 언어>를 먼저 사서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세상의 모든 수학>을 읽었습니다. 이것도 어렵더군요, 다만 어려운 포인트가 서로 다르니까, 두 책을 번갈아 읽으면서 상호 보완하며 교양지식을 쌓으면 좋을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수학>에는 수학자들 이름 철자가 틀리거나 잘못 표기된 부분이 더러 있는데 읽는 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넘어갈게요. (출판사 편집부에는 정리하여 전달하였습니다.)
과학 이론이 어려울 때 과학의 역사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수학 이론이 어렵다면 수학사로 접근하는 것이 좋죠. 이 두 책도 기본적으로 수학사입니다.
책 내용을 다 이해해서 추천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지만, 수학의 가치와 매력을 보여주고,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들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읽자고 제안하는 거예요.
어떤 책을 읽으며 책을 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이해되는 만큼 읽고 나중에 다시 읽으면 됩니다. "한 달에 책을 몇 권 읽으세요?" 같은 건 어리석은 질문 같아요.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같은 방식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공감대도 생기죠.
책을 구입하고 나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세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1. 책장에 보관하는 책 2. 책상 책꽂이에 두는 책 3. 책상에 눕혀두는 책
좋을 것 같아 샀지만 도무지 읽지 않는 책들이 주로 1번입니다. 언젠가는 읽게 되겠죠...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질문은 "3번이 무엇인가?"와 동치입니다.
2번과 3번을 오가는 책이 자신에게 가장 유익한 것 같습니다. 이 두 책도 그런 책입니다. 몇 번 읽었다...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책상 위에 자주 펼쳐지는가 하는 게 중요하죠. 펼칠 때마다 새로운 지식과 영감을 얻습니다.
p.s. 4번 유형의 책도 있습니다. 화장실 비치 도서! 배변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재미있고 가벼운 책. 현재 비치 도서는 김상현 <수학은 상상>(EBS Books)입니다. 당연히 이 책도 추천입니다. ㅎㅎ
제게는 독특한 취미활동이 하나 있습니다. 학교나 도서관 등 공공기관에 강의를 갈 일이 많은데요, 제가 평소 대장이 과민하여 강의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다음 화장실에서 장을 비우는 일이 제겐 엄청나게 중요한 강의 준비 활동입니다. 그래서 각 기관의 화장실들과 매우 친하죠.
공공기관 화장실에는 명언/명구들이 많습니다. 대체로 출처가 엉망이거나 엉성합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이런 식이 많아요. 아인슈타인 박사님은 뭐 그렇게 다방면에 자기계발 조언을 많이 하셨는지...
저는 공공기관에서 명언/명구들을 인용할 때, 출처를 올바로 표기하는 풍토가 만들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볼일을 보면서 그 문구들을 메모하거나 촬영해두었다가, 누가 어느 책 어디에서 그 말을 했는지, 정확한 구절은 무엇인지... 찾아서 담당자나 관리자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반영이 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모 도서관에 그다음주에 재방문을 했는데 제가 일주일 전에 지적한 문구 팻말이 아예 없어져버렸더라고요. 혹시 바로잡은 새 문구를 붙이나 살짝 기대했는데 아니더군요... 그래도 계속 신고합니다.
공공기관에만 지적질을 하는 건 아니고 틀린 문구나 좀 이상한 구절이 보이면 어디든 신고를 하는 편인데요, 교보문고 앱을 보는데 도서 재고 부수를 '5개, 10개...' 이런 식으로 표시하기에 앱 관리자에게 '~권' 또는 '~부'로 고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30분 만에 반영되어 감동한 적이 있습니다.
뮤움이라는 미술 정보 제공 서비스가 있는데 "오늘은 '샤갈'가 태어난 날입니다."처럼 문구가 뜨기에, 끝나는 글자 받침 여부에 따라 은/는, 이/가가 반영되도록 고쳐달라고 DM을 보냈더니 다음날 바로 반영되어 기뻤습니다.
좋은 책인데 오탈자나 틀린 정보들, 오역들이 보이면 따로 정리하여 저자나 역자에게 직접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그러면 늘, 다음 쇄에 반영하겠다는 감사 회신이 옵니다. 그럴 때 동업자 의식도 생기고 보람을 느낍니다. 제게 보내주시는 의견이나 조언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제가 바로 늘 그런 의견을 내는 독자이기 때문입니다.
공리주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윤리 사상입니다. 피터 싱어 의견에 반대하거나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벌써 오래된 책이 되었네요.
공리주의는 공동체의 쾌락과 행복의 총량을 늘리는 게 목적인 윤리 기준인데요, J. S. 밀에 의해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긴 했지만 여전히 주창자인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기본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선한 동기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개인이나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죠.
철저한 성과주의이므로 매정해보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복잡한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 깔끔한 윤리 기준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법률은 공리주의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죠.
피터 싱어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자신의 쾌락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쾌락과 행복을 높여주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조금만 고민해보고 스스로 조절해주면 좋겠습니다....라고요. 저는 이 '우선순위 조절'이라는 유연하고 너그러운 제안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사회 어딘가에서 큰 재난이 일어났을 때, 공연이나 축제를 잠시 미루는 것도 여기에 해당하죠.
욕망에 솔직하면서도 공동체에 필요한 것들에 외면하지 않는 적당한 여유가 필요합니다. 실천하지 않는 선보다는 실천하는 위선이 더 낫다. 이런 관점과도 통합니다. 동의합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저는 "디지털 리터러시" 같은 주제로 학교나 도서관에서 강의할 때 "쇼츠 영상 = 죄다 쓰레기"라고 열을 올리던 강사였어요.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 네이버... 각종 숏폼 영상들이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성인들 문해력 향상과 집중력에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해악이라고 주장했죠.
고양시 어느 고등학교 강의를 마치고 제가 역설했던 것이 학생들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허탈함에, 집으로 돌아오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 나도 종종 그렇잖아... 이것이 막을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면, 욕만 하면서 뒷짐 지고 있을 게 아니라, 직접 유익하고 좋은 쇼츠를 많이 공급하여 오염을 희석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내가 좋은 것을 많이 보여주면 세상에 조금 보탬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2025년 올해 여름부터 쇼츠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어요.
작년에는 초6 아들에게 "쇼츠는 쓰레기야, 절대 보면 안 돼."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중1 아들에게 "아빠가 삼각형 성질을 설명하는 해설 영상 하나 만들었거든, 어렵겠지만 꼭 봐줘."라고 말합니다. '그거 하지 마'보다는 '이거 하자'가 더 생산적이죠. 정리 좀 하라며 팔짱 끼고 잔소리 하는 것보다는, 팔을 걷어붙이고 뭐라도 하나 치우는 게 생산적이죠.
공들여 제작한 짧은 영상들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을 느끼면서 제가 만드는 쇼츠 영상이 누군가를 더 나은 지식으로 인도하는 쉽고 편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2분에서 3분 정도밖에 안 되는 영상입니다만, 대부분 적어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관심 갖고 아주 조금씩 차근차근 누적한 콘텐츠입니다.
다루는 분야가 다양하고 넓다 보니, 영상 공개하고 나서 각 붑ㄴ야 전문가들의 호된 질책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건 아주 생산적이며 유익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아픈 사랑의 매 같은 거죠. ㅎㅎ
잘못되거나 부족한 점을 알고 나면, 업그레이드 영상을 만들고 이전 영상은 내립니다. 0.999=1 영상을 처음 올리고 나서 평생 먹었던 욕의 수백 배 악플에 시달렸는데, 비난과 비판을 자양분 삼아 더 연구한 다음 새로운 업그레이드 영상을 올리고 나서 매우 기뻤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되기에, 힘들고 어려워도 재미있게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합니다. 다루고 싶은 영상 제작 주제들은 항상 수백 개 이상 쌓여있고, 그 중에서 충분히 무르익은 것이 보이면 콘티를 짜고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래서 주제는 들쭉날쭉합니다. 하고 싶은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공부는 무궁무진하기에 매력 있고 늘 즐겁습니다.
질문: 둥근 그릇 모양으로 생긴 그래프가 볼록함수라고 하셨는데, 오목하게 패인 것 아닌가요?
답변:
그릇 모양으로 생각하면 '오목한데 왜 볼록이라고 하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요, 수학 용어의 정의가 일상어와 조금 달라서 그렇습니다. 뾰족한 삼각형이나 각진 사각형은 수학에서는 볼록도형인데요 일상에서 그렇게 쓰지는 않죠. 도형 내부의 두 점을 연결한 선분이 항상 도형 안에 있다면 볼록도형입니다. 그래서 한쪽 허리가 쏙 들어간 콩 모양 폐곡선은 도형 바깥으로 통과하는 선분이 생기므로 오목도형이에요.
볼록함수 정의도 일상어와 약간 다릅니다. 수학에서는 “그래프 위의 두 점을 잇는 직선이 그래프의 어느 쪽에 있는가”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선분이 그래프 위쪽에 있으면 ‘볼록’, 아래쪽에 있으면 ‘오목’입니다.
그릇 모양의 둥근 그래프를 x축 기준으로 아래위로 뒤집으면 언덕이나 종 모양으로 바뀌는데요, 그래프 위의 두 점을 선택하고 연결하여 선분을 만들 때 그 선분들이 항상 그래프 아래로 내려갑니다. 겉모양은 볼록해 보이지만 수학에서는 이를 오목하다고 분류합니다.
볼록 그래프는 최소값을 찾을 때, 오목 그래프는 최대값을 찾을 때 유용한 구조입니다. 응용 분야에서는 볼록함수의 활용도가 훨씬 높습니다. '최적화' 문제를 다룰 때도 볼록함수가 유용하게 쓰입니다.
질문: "질량은 물체가 지닌 고유한 양"이라는 설명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양이라고 하니까 크기나 부피가 떠올라서 이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고유하다는 말도 잘 모르겠습니다.
답변: ‘질량이 물질이 지닌 고유한 양’이라고 할 때, 그 ‘양’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하나하나 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성질을 측정해 숫자로 표현할 수는 있습니다. 질량은 물체를 밀거나 당길 때 **움직이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나타내는 양입니다. 달리 말하면, 움직이는 물체를 **멈추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대강 이해하면 ‘물질양이 많으면 더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 ‘양’을 모든 물체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구성물질의 개수처럼 이해하려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질량은 공통 물질을 세는 개념이 아니라, 그 물체가 힘을 받았을 때 얼마나 잘/덜 움직이는가로 정해지는 값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의 ‘양’은 그런 관성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결과값 정도로 받아들이면 자연스럽습니다. 고유하다는 것은 물체마다 그 수치가 다르다는 말입니다.
같은 힘으로 밀었을 때 잘 안 움직이면 질량이 큰 것이고, 잘 움직이면 질량이 작은 것입니다. 볼링공의 질량이 탁구공 질량보다 큽니다. 따라서 지구에서든 우주에서든 볼링공을 움직이는 것이 탁구공을 움직이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우주에서는 무게가 거의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순수하게 관성만 남아서 두 물체의 질량을 비교하기가 더 쉽습니다.
지구에서 체중계에 표시되는 60kg은 무게가 아니라 무게를 통해 추정한 질량의 근사값입니다. 체중계 안에 9.8을 나눠주는 최종 연산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구에서 만든 체중계를 달에 가져가서 몸무게를 재면 액정에 '10kg'라고 표시가 될 텐데요, 질량은 변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은 표시 오류입니다.
결국 질량은 물체 속에 얼마나 **‘움직이기 싫어하는 성질’(관성)**이 들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물리량이고,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물체가 지닌 고유한 양’입니다.
올읽쓰
** 호기심 지속력
수학자 숄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청소년 시절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하나도 이해가 안 됐지만 매력에 흠뻑 빠졌다."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 상태에서 앞에 놓인 길은 두 가지겠죠. 호기심을 접는 것과 호기심을 계속 간직하는 것. 이 호기심 지속력이 공부에 필요한 거의 전부인 것 같아요. 며칠 만에 풀리는 호기심도 있고, 몇십 년 만에야 풀리는 호기심도 있죠.
소년 알베르트는 빛과 나란히 날아가면 빛은 정지한 것처럼 보일까? 하는 호기심을 품었고 나중에 과학자가 되어 스스로 그 답을 찾았습니다. 광속은 어느 상황에서든 불변한다는 사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이죠.
소년 앤드루는 11살 때 동네도서관에서 한 구절을 읽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와 형태는 비슷한데 300년간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가 있다... 앤드루는 그 순간 "내가 풀어야지!" 하고 생각했답니다. 그 호기심을 30년간 놓지 않았고 끝내 인류 최고의 난제들 중 하나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었습니다. 수학자 앤드루 와일스의 이야기는 수학을 좋아하는 청년 숄체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숄체는 2018년에 필즈상을 받았죠.
읽어봐도 온통 모르는 내용 투성이지만, 고등과학원에서 발간하는 웹진 <호라이즌>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고 영감이 떠오릅니다. 이해가 안 돼도 좋더군요. 과학자, 수학자들이 추구하는 진리의 세계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호기심이 일어요.
horizon.kias.re.kr/
15 hours ago (edited) | [YT]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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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으로 검색하면...
유튜브에서 뭔가 검색하면 결과 목록은 매번 바뀌는데요,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으로 검색해보니 올읽쓰 영상들이 첫 화면에 여러 개 나오네요.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 방법 9가지를 올렸는데, 캡처한 아래 영상에는 1번, 2번, 5번, 6번 영상이 떠 있네요.
"피타고라스 정리"처럼 유명하고 중요한 키워드에 제가 만든 영상들이 먼저 뜬다는 게, 뭔가 이상하고 신기하기도 하면서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러네요...
2 days ago (edited) | [YT]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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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이번 주말에 산 책 몇 권
이팝 출판사에서 재미있는 책을 펴내는군요. <어린 왕자>를 각 지역 사투리로 번역한 것들입니다. 언나 왕자(강원도), 에린 왕자(전라도), 애린 왕자(갱상도)...
두린 왕자(제주도)도 사고 싶은데 임시 절판이라 구할 수가 없네요. 한라일보에서 같은 기획 기사를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www.ihalla.com/yonhap_search/searchNew.php?keyword…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순전히 괴테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샀습니다. 괴테는 분야를 나누지 않는 통합 지식을 항상 추구했어요. 그래서 시인이라는 본캐 외에도 부캐들이 무척 많아요, 소설가, 극작가, 지질학자, 식물학자, 화학자, 광학 연구자, 해부학 연구자... 그리고 아마추어 화가였습니다. 괴테는 모든 지식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것을 항상 강조했죠.
채널 올읽쓰의 지향점도 그러하기에 '괴테'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책은 일단 사둡니다. 소설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카넷의 고전 번역서들은 웬만하면 사두는 편입니다. 맥스웰의 전자기학, 헤겔의 정신현상학, 밀의 윤리학 논고 등을 샀습니다. 대부분 1쇄 후에는 절판되기 쉬운 것들입니다. 아카넷은 그나마 종종 2쇄를 내주기도 하는데, 다른 출판사들은 1쇄 완판이 오래 걸린 책들은 2쇄를 대부분 안 찍더라고요.
<대칭과 몬스터>는 '군론'이라는 수학 분야를 다루는데요, 앞부분을 좀 읽었는데 매우 재미있습니다. '군론'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해설서들이 너무 어려워서 엄두를 못 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 자신감이 드네요. 미적분을 쉽게 해설한 책들은 많지만 군론을 쉽게 해설한 책은 드물고 귀합니다.
결론: 고전 번역서는 1쇄가 다 팔리기 전에 쟁여두는 것이 좋다.
3 days ago (edited) | [YT]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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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책장의 책들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어, 몇 컷 찍어보았습니다.
공간이 비좁아서 책을 많이 소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언제 펼쳐보았는지 생각도 잘 나지 않는 책들이 눈에 띄면, 노트에 중요 내용만 간략히 요약 정리한 다음 처분합니다. 책 한 권을 새로 살 때, 기존 책 중에 한 권을 골라서 버립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솎아낸 책들을 모아두었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기도 했는데, 한두 번 해보니 거기 다녀오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이제는 그냥 폐지함에 버립니다. 책 살 때도 과감하게, 책 버릴 때도 과감하게!
저자에게 누가 될까바 최근에 어떤 책들을 버렸는지는 말할 수 없고요, 최근 며칠 전에 산 책들을 소개하자면, 한자 서체 연습 교재인 <행서 천자문>(민복기)과 <왕희지 천자문>(김재근)입니다. 한 권은 행서, 한 권은 해서입니다. 둘 다 필체가 멋지고 아름다워서 매우 만족합니다.
** 그라데이션 책 정리: youtube.com/shorts/puKFv-SWv4k
1 week ago (edited) | [YT] |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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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추천: 수학 교양서 두 권 (또는 세 권?)
오늘 권하는 책은 유익한 수학 교양서인 <수학의 언어>(케이스 데블린)와 <세상의 모든 수학>(에르베 레닝)입니다.
<수학의 언어>를 먼저 사서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세상의 모든 수학>을 읽었습니다. 이것도 어렵더군요, 다만 어려운 포인트가 서로 다르니까, 두 책을 번갈아 읽으면서 상호 보완하며 교양지식을 쌓으면 좋을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수학>에는 수학자들 이름 철자가 틀리거나 잘못 표기된 부분이 더러 있는데 읽는 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넘어갈게요. (출판사 편집부에는 정리하여 전달하였습니다.)
과학 이론이 어려울 때 과학의 역사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수학 이론이 어렵다면 수학사로 접근하는 것이 좋죠. 이 두 책도 기본적으로 수학사입니다.
책 내용을 다 이해해서 추천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지만, 수학의 가치와 매력을 보여주고,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들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읽자고 제안하는 거예요.
어떤 책을 읽으며 책을 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이해되는 만큼 읽고 나중에 다시 읽으면 됩니다. "한 달에 책을 몇 권 읽으세요?" 같은 건 어리석은 질문 같아요.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같은 방식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공감대도 생기죠.
책을 구입하고 나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세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1. 책장에 보관하는 책
2. 책상 책꽂이에 두는 책
3. 책상에 눕혀두는 책
좋을 것 같아 샀지만 도무지 읽지 않는 책들이 주로 1번입니다. 언젠가는 읽게 되겠죠...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질문은 "3번이 무엇인가?"와 동치입니다.
2번과 3번을 오가는 책이 자신에게 가장 유익한 것 같습니다. 이 두 책도 그런 책입니다. 몇 번 읽었다...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책상 위에 자주 펼쳐지는가 하는 게 중요하죠. 펼칠 때마다 새로운 지식과 영감을 얻습니다.
p.s. 4번 유형의 책도 있습니다. 화장실 비치 도서! 배변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재미있고 가벼운 책. 현재 비치 도서는 김상현 <수학은 상상>(EBS Books)입니다. 당연히 이 책도 추천입니다. ㅎㅎ
1 week ago (edited) | [YT]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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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요상한 취미생활: 지적질과 신고
제게는 독특한 취미활동이 하나 있습니다. 학교나 도서관 등 공공기관에 강의를 갈 일이 많은데요, 제가 평소 대장이 과민하여 강의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다음 화장실에서 장을 비우는 일이 제겐 엄청나게 중요한 강의 준비 활동입니다. 그래서 각 기관의 화장실들과 매우 친하죠.
공공기관 화장실에는 명언/명구들이 많습니다. 대체로 출처가 엉망이거나 엉성합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이런 식이 많아요. 아인슈타인 박사님은 뭐 그렇게 다방면에 자기계발 조언을 많이 하셨는지...
저는 공공기관에서 명언/명구들을 인용할 때, 출처를 올바로 표기하는 풍토가 만들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볼일을 보면서 그 문구들을 메모하거나 촬영해두었다가, 누가 어느 책 어디에서 그 말을 했는지, 정확한 구절은 무엇인지... 찾아서 담당자나 관리자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반영이 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모 도서관에 그다음주에 재방문을 했는데 제가 일주일 전에 지적한 문구 팻말이 아예 없어져버렸더라고요. 혹시 바로잡은 새 문구를 붙이나 살짝 기대했는데 아니더군요... 그래도 계속 신고합니다.
공공기관에만 지적질을 하는 건 아니고 틀린 문구나 좀 이상한 구절이 보이면 어디든 신고를 하는 편인데요, 교보문고 앱을 보는데 도서 재고 부수를 '5개, 10개...' 이런 식으로 표시하기에 앱 관리자에게 '~권' 또는 '~부'로 고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30분 만에 반영되어 감동한 적이 있습니다.
뮤움이라는 미술 정보 제공 서비스가 있는데 "오늘은 '샤갈'가 태어난 날입니다."처럼 문구가 뜨기에, 끝나는 글자 받침 여부에 따라 은/는, 이/가가 반영되도록 고쳐달라고 DM을 보냈더니 다음날 바로 반영되어 기뻤습니다.
좋은 책인데 오탈자나 틀린 정보들, 오역들이 보이면 따로 정리하여 저자나 역자에게 직접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그러면 늘, 다음 쇄에 반영하겠다는 감사 회신이 옵니다. 그럴 때 동업자 의식도 생기고 보람을 느낍니다. 제게 보내주시는 의견이나 조언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제가 바로 늘 그런 의견을 내는 독자이기 때문입니다.
1 week ago (edited) | [YT] |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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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추천: 피터 싱어,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시대의창)
공리주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윤리 사상입니다. 피터 싱어 의견에 반대하거나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벌써 오래된 책이 되었네요.
공리주의는 공동체의 쾌락과 행복의 총량을 늘리는 게 목적인 윤리 기준인데요, J. S. 밀에 의해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긴 했지만 여전히 주창자인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기본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선한 동기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개인이나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죠.
철저한 성과주의이므로 매정해보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복잡한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 깔끔한 윤리 기준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법률은 공리주의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죠.
피터 싱어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자신의 쾌락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쾌락과 행복을 높여주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조금만 고민해보고 스스로 조절해주면 좋겠습니다....라고요. 저는 이 '우선순위 조절'이라는 유연하고 너그러운 제안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사회 어딘가에서 큰 재난이 일어났을 때, 공연이나 축제를 잠시 미루는 것도 여기에 해당하죠.
욕망에 솔직하면서도 공동체에 필요한 것들에 외면하지 않는 적당한 여유가 필요합니다. 실천하지 않는 선보다는 실천하는 위선이 더 낫다. 이런 관점과도 통합니다. 동의합니다.
1 week ago (edited) | [YT] |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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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쇼츠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
불과 1년 전만 해도 저는 "디지털 리터러시" 같은 주제로 학교나 도서관에서 강의할 때 "쇼츠 영상 = 죄다 쓰레기"라고 열을 올리던 강사였어요.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 네이버... 각종 숏폼 영상들이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성인들 문해력 향상과 집중력에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해악이라고 주장했죠.
고양시 어느 고등학교 강의를 마치고 제가 역설했던 것이 학생들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허탈함에, 집으로 돌아오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 나도 종종 그렇잖아... 이것이 막을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면, 욕만 하면서 뒷짐 지고 있을 게 아니라, 직접 유익하고 좋은 쇼츠를 많이 공급하여 오염을 희석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내가 좋은 것을 많이 보여주면 세상에 조금 보탬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2025년 올해 여름부터 쇼츠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어요.
작년에는 초6 아들에게 "쇼츠는 쓰레기야, 절대 보면 안 돼."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중1 아들에게 "아빠가 삼각형 성질을 설명하는 해설 영상 하나 만들었거든, 어렵겠지만 꼭 봐줘."라고 말합니다. '그거 하지 마'보다는 '이거 하자'가 더 생산적이죠. 정리 좀 하라며 팔짱 끼고 잔소리 하는 것보다는, 팔을 걷어붙이고 뭐라도 하나 치우는 게 생산적이죠.
공들여 제작한 짧은 영상들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을 느끼면서 제가 만드는 쇼츠 영상이 누군가를 더 나은 지식으로 인도하는 쉽고 편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2분에서 3분 정도밖에 안 되는 영상입니다만, 대부분 적어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관심 갖고 아주 조금씩 차근차근 누적한 콘텐츠입니다.
다루는 분야가 다양하고 넓다 보니, 영상 공개하고 나서 각 붑ㄴ야 전문가들의 호된 질책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건 아주 생산적이며 유익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아픈 사랑의 매 같은 거죠. ㅎㅎ
잘못되거나 부족한 점을 알고 나면, 업그레이드 영상을 만들고 이전 영상은 내립니다. 0.999=1 영상을 처음 올리고 나서 평생 먹었던 욕의 수백 배 악플에 시달렸는데, 비난과 비판을 자양분 삼아 더 연구한 다음 새로운 업그레이드 영상을 올리고 나서 매우 기뻤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되기에, 힘들고 어려워도 재미있게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합니다. 다루고 싶은 영상 제작 주제들은 항상 수백 개 이상 쌓여있고, 그 중에서 충분히 무르익은 것이 보이면 콘티를 짜고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래서 주제는 들쭉날쭉합니다. 하고 싶은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공부는 무궁무진하기에 매력 있고 늘 즐겁습니다.
1 week ago (edited) | [YT] |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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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볼록함수 그래프
질문: 둥근 그릇 모양으로 생긴 그래프가 볼록함수라고 하셨는데, 오목하게 패인 것 아닌가요?
답변:
그릇 모양으로 생각하면 '오목한데 왜 볼록이라고 하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요, 수학 용어의 정의가 일상어와 조금 달라서 그렇습니다. 뾰족한 삼각형이나 각진 사각형은 수학에서는 볼록도형인데요 일상에서 그렇게 쓰지는 않죠. 도형 내부의 두 점을 연결한 선분이 항상 도형 안에 있다면 볼록도형입니다. 그래서 한쪽 허리가 쏙 들어간 콩 모양 폐곡선은 도형 바깥으로 통과하는 선분이 생기므로 오목도형이에요.
볼록함수 정의도 일상어와 약간 다릅니다. 수학에서는 “그래프 위의 두 점을 잇는 직선이 그래프의 어느 쪽에 있는가”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선분이 그래프 위쪽에 있으면 ‘볼록’, 아래쪽에 있으면 ‘오목’입니다.
그릇 모양의 둥근 그래프를 x축 기준으로 아래위로 뒤집으면 언덕이나 종 모양으로 바뀌는데요, 그래프 위의 두 점을 선택하고 연결하여 선분을 만들 때 그 선분들이 항상 그래프 아래로 내려갑니다. 겉모양은 볼록해 보이지만 수학에서는 이를 오목하다고 분류합니다.
볼록 그래프는 최소값을 찾을 때, 오목 그래프는 최대값을 찾을 때 유용한 구조입니다. 응용 분야에서는 볼록함수의 활용도가 훨씬 높습니다. '최적화' 문제를 다룰 때도 볼록함수가 유용하게 쓰입니다.
www.youtube.com/shorts/qy1-th...
2 weeks ago (edited) | [YT]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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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읽쓰
** 질량 개념
질문: "질량은 물체가 지닌 고유한 양"이라는 설명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양이라고 하니까 크기나 부피가 떠올라서 이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고유하다는 말도 잘 모르겠습니다.
답변: ‘질량이 물질이 지닌 고유한 양’이라고 할 때, 그 ‘양’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하나하나 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성질을 측정해 숫자로 표현할 수는 있습니다. 질량은 물체를 밀거나 당길 때 **움직이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나타내는 양입니다. 달리 말하면, 움직이는 물체를 **멈추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대강 이해하면 ‘물질양이 많으면 더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 ‘양’을 모든 물체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구성물질의 개수처럼 이해하려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질량은 공통 물질을 세는 개념이 아니라, 그 물체가 힘을 받았을 때 얼마나 잘/덜 움직이는가로 정해지는 값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의 ‘양’은 그런 관성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결과값 정도로 받아들이면 자연스럽습니다. 고유하다는 것은 물체마다 그 수치가 다르다는 말입니다.
같은 힘으로 밀었을 때 잘 안 움직이면 질량이 큰 것이고, 잘 움직이면 질량이 작은 것입니다. 볼링공의 질량이 탁구공 질량보다 큽니다. 따라서 지구에서든 우주에서든 볼링공을 움직이는 것이 탁구공을 움직이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우주에서는 무게가 거의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순수하게 관성만 남아서 두 물체의 질량을 비교하기가 더 쉽습니다.
지구에서 체중계에 표시되는 60kg은 무게가 아니라 무게를 통해 추정한 질량의 근사값입니다. 체중계 안에 9.8을 나눠주는 최종 연산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구에서 만든 체중계를 달에 가져가서 몸무게를 재면 액정에 '10kg'라고 표시가 될 텐데요, 질량은 변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은 표시 오류입니다.
결국 질량은 물체 속에 얼마나 **‘움직이기 싫어하는 성질’(관성)**이 들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물리량이고,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물체가 지닌 고유한 양’입니다.
2 weeks ago (edited) | [YT]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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