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읽쓰

** 쇼츠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

불과 1년 전만 해도 저는 "디지털 리터러시" 같은 주제로 학교나 도서관에서 강의할 때 "쇼츠 영상 = 죄다 쓰레기"라고 열을 올리던 강사였어요.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 네이버... 각종 숏폼 영상들이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성인들 문해력 향상과 집중력에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해악이라고 주장했죠.

고양시 어느 고등학교 강의를 마치고 제가 역설했던 것이 학생들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허탈함에, 집으로 돌아오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 나도 종종 그렇잖아... 이것이 막을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면, 욕만 하면서 뒷짐 지고 있을 게 아니라, 직접 유익하고 좋은 쇼츠를 많이 공급하여 오염을 희석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내가 좋은 것을 많이 보여주면 세상에 조금 보탬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2025년 올해 여름부터 쇼츠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어요.

작년에는 초6 아들에게 "쇼츠는 쓰레기야, 절대 보면 안 돼."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중1 아들에게 "아빠가 삼각형 성질을 설명하는 해설 영상 하나 만들었거든, 어렵겠지만 꼭 봐줘."라고 말합니다. '그거 하지 마'보다는 '이거 하자'가 더 생산적이죠. 정리 좀 하라며 팔짱 끼고 잔소리 하는 것보다는, 팔을 걷어붙이고 뭐라도 하나 치우는 게 생산적이죠.

공들여 제작한 짧은 영상들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을 느끼면서 제가 만드는 쇼츠 영상이 누군가를 더 나은 지식으로 인도하는 쉽고 편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2분에서 3분 정도밖에 안 되는 영상입니다만, 대부분 적어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관심 갖고 아주 조금씩 차근차근 누적한 콘텐츠입니다.

다루는 분야가 다양하고 넓다 보니, 영상 공개하고 나서 각 붑ㄴ야 전문가들의 호된 질책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건 아주 생산적이며 유익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아픈 사랑의 매 같은 거죠. ㅎㅎ

잘못되거나 부족한 점을 알고 나면, 업그레이드 영상을 만들고 이전 영상은 내립니다. 0.999=1 영상을 처음 올리고 나서 평생 먹었던 욕의 수백 배 악플에 시달렸는데, 비난과 비판을 자양분 삼아 더 연구한 다음 새로운 업그레이드 영상을 올리고 나서 매우 기뻤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되기에, 힘들고 어려워도 재미있게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합니다. 다루고 싶은 영상 제작 주제들은 항상 수백 개 이상 쌓여있고, 그 중에서 충분히 무르익은 것이 보이면 콘티를 짜고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래서 주제는 들쭉날쭉합니다. 하고 싶은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공부는 무궁무진하기에 매력 있고 늘 즐겁습니다.

2 weeks ago (edited) | [YT] |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