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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삶보다 가치있는 삶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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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맑은 날

햇빛 맑고 바람 고와서
마음 멀리 아주 멀리 떠나가
쉽사리 돌아오지 않는다

벼 벤 그루터기 새로 돋아나는
움벼를 보며
들머리밭 김장배추 청무 이파리
길을 따라서

가다가 가다가
풍의 골짜기
겨우겨우 찾아낸
감나무골
사람들 버리고 떠난 집
담장 너머 꽃을 피운 달리아
더러는 맨드라미

마음아, 너무 오래 떠돌지 말고
날 저물기 전에 서둘러
돌아오려문

(글/ 나태주)

22 hours ago | [YT]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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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트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글/ 문정희)

1 day ago | [YT]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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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참 좋다

​​환하게 웃어주는
햇살의 고마움으로
아침 창을 열면 흐릿하게
미소 짓는 바람이 있어
참 좋다

​흩어진 머리카락 쓸어 올리며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비틀거리는 하루지만
걸을 수 있다는
고마운 두 다리가 있어서
참 좋다

​땀방울 방울방울
이마에 맺혀도
열심히 살아가는 얼굴에
미소가 넘쳐서 참 좋다

​힘 들고
고달픈 삶이라지만
내 곁을 지켜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더욱 좋다

​환하게 웃어주는
햇살의 고마움으로
아침 창을 열면 흐릿하게
미소 짓는 바람이 있어
참 좋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지금이 참 좋다.

(글/ 안성란)

2 days ago | [YT]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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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띄우는 편지

​침묵했던 고요가
허물어지고
푸르게 일어나는 신새벽
건너 산등성이에서 계절
묻어온 바람 넘어듭니다

​매미의
목쉰 울음소리 잠잠해진
가을바람 산들산들
스치는 날에...

​조금 전 들었던
그대 목소리만 걸러
기다림으로
사위어가던 가슴 저안

​당신이라는 문패에
따스한 손길로 불 밝힙니다

​보고 싶은 얼굴
잎새마다 걸려
한 잎에 그대 이름 적고
또 한 잎에 내 이름 적어
무명지 아리도록
눌러쓴 사연...

​그리움
등봉하여 걸어두려니
갈잎 물들어가는 이 계절
우리 사랑도 익겠습니다

​변함없다는 말
또박또박 새기고
영원하다는 약속
지워지지 않게
잎새마다 빼곡히 적어

​내 마음의 소인도
찍어 두었으니
이제는 쓸쓸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글/ 김설하)

5 days ago | [YT]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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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볕에

보고 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참다 못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말은 없이 기다림만 쌓여서
낙엽이 되네

아아 저녁 해를 안고 누운
긴 강물이나 되고지고

보고 싶은 너
이 마음이 저물어 밤하늘 되네

(글 /김남조)

6 days ago | [YT]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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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 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글/ 용혜원)

1 week ago | [YT]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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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트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글/ 문정희)

1 week ago | [YT]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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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나,
허수아비로 서서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들녘 어디쯤 마음까지
알알이 영글 것 같은 햇살 한가득
이고 섰다가
색깔 고운 옷 한 벌 지어드리리다

​비록 누더기 차림이나
그대 찌든 땀 씻어줄 심성 고운
바람만큼은
넉넉히 모아두었습니다 그대,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함께
싹틔웠던 추억
다발로 묶여질 때까지
양 팔 벌리고 기다리겠습니다

(글/ 박금숙​)

1 week ago | [YT]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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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방이 아무도 없는 사거리 같다
뭣이 어떻게 빠져 나간 걸까
솜털같이 노니는 문살의 햇빛

조약돌 타고 흐르는 물소리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그러고 있다

세월 밖으로 내가 쫓겨난 걸까
창밖의 저만큼 보인다

칡넝쿨이 붕대같이 감아 올리자
나무 한 그루 같이 살자는 건지
숨통을 막자는 건지
사방에서 숭숭 바람이 스며든다

낙엽을 말아 올리는 스산한
거리 담뱃불 끄고 일어선
사내가 떠나간다

막바지의 몸부림인가
이별의 포한인가
생명은 생명을 먹어야 하는
원죄로 인한 결실이여
아아 가을은 풍요로우면서도
참혹한 계절이다 이별의 계절이다

(글/ 박경리)

1 week ago | [YT]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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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

길들여짐으로써 편안해지는
그래서 기대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부부가 그렇고
친한 친구가 그렇고
길들여진다는 것은
오랜 시간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

​그러므로 이해의 폭이
용서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

​눈빛 하나로도 몸짓
하나로도 알아차리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 끄덕이는 믿음이
생긴다는 것

​길들여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글/ 이윤숙)

1 week ago | [Y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