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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나,
허수아비로 서서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들녘 어디쯤 마음까지
알알이 영글 것 같은 햇살 한가득
이고 섰다가
색깔 고운 옷 한 벌 지어드리리다

​비록 누더기 차림이나
그대 찌든 땀 씻어줄 심성 고운
바람만큼은
넉넉히 모아두었습니다 그대,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함께
싹틔웠던 추억
다발로 묶여질 때까지
양 팔 벌리고 기다리겠습니다

(글/ 박금숙​)

1 week ago | [Y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