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 TV

아이러니스트(ironist) 100인 클럽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금방 괜찮아져. 그래봐야 또 힘들어지지만!” 영화 〈우리의 20세기〉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힘든 삶을 견뎌내는 사람에게 막연한 희망은 언젠가는 지금보다 덜 힘든 삶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덜 힘든 삶이 우리를 희망의 미래로 이끌기보다 지금보다 더 힘든 삶이 우리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절망하고 뜨겁게 살아가려는 삶의 원천적 의지의 끈을 놓아야 할까요?



“어금니가 빠져도 봄은 온다.” 안도현의 《그런 일》에 나오는 말입니다. 내 몸으로 겪는 치통(齒痛)이 아무리 심해도 나의 고통과 관계없이 봄은 때가 되면 찾아옵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나의 힘으로 해낼 수 없는 무수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힘든 삶을 살아내려는 노력이 아무리 힘들어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매일 매일의 삶의 전쟁과도 같습니다. 기가 막히는 일들이 비일비재(非一非再)로 벌어지고 내 맘 같지 않게 안타까운 일도 수시로 내 주변을 떠나지 않습니다. 계획대로 풀리는 일보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생각지도 못하게 발생합니다. 소통보다 불통으로 분통이 터지는 인간관계로 피곤함이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합니다.



큰 꿈을 꾸며 가슴 설레게 준비했던 일이 뜻밖의 불상사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도 전락해버립니다. 하루가 다르게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로 삶은 일상에서 영원히 멀어지는 듯 늘 우리를 괴롭히는 난제들이 산적합니다. 격전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겪어내야 하는 힘겨운 삶에 백기를 들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지 않으면 사라질 운명에 처합니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비록 현실이 고역이라고 해도 그런 삶을 끌어안고 꾸역꾸역 해내면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일입니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일, 먹고 살기 위해서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대신 해주지 않는 일,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지만 내가 여기서 생존하기 위해서 해야 되는 일은 우리가 살아있는 한 반복될 것입니다.



언젠가 나를 구원해줄 그날의 이상향을 위해 지금 힘들어도 억지로 참고 지낼수록 인생은 더 힘들어집니다. 본래 삶은 힘들고 힘들지 않으면 힘도 생기지 않습니다. 힘든 삶이기에 우리가 힘을 기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먼 훗날 누릴 행복을 위해 지금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노동을 참고 견디는 삶은 오늘 여기서 그만 두기로 합시다. 그날이 와도 고진감래(苦盡甘來)는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생 끝에 통증만 남고 아프니까 병원가야 되는 슬픈 미래가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반어(反語)로 번역되는 아이러니(irony)는 자신이 의도하는 생각과 반대되는 의미를 전달하여 숨은 의도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표현법이지요. 흔히 운명의 장난(the irony of fate)이라는 말처럼 아이러니는 어떤 일이 의도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예상에서 벗어난 결과나 모순을 의미합니다. 이런 아이러니를 의도적으로 창조하는 사람을 아이러니스트(ironist)라고 합니다.



아이러니스트는 낡은 생각을 익숙한 언어로 날조하는 삶에서 벗어나 익은 생각을 낯선 언어로 부단히 창조하는 시인의 삶을 표방합니다. 시인이 언어적 점성에서 벗어나 역발상을 시도하고 기존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발상을 즐기듯 아이러니스트는 늘 자신만의 메타포나 어휘를 사용하여 색다른 표현의 가능성을 추구합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관성적으로 움직이려는 진부함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라도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과감한 결단과 결행을 즐기는 사람은 모두가 아이러니스트입니다. 아이러니스트는 삶 자체가 불안정하고 불완전하지만 두려움에 떨며 자포자기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러니스트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이 무엇인지를 비록 좌충우돌하며 시행착오를 겪지만 어제와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 어제와 다른 삶을 추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뿐입니다.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불안한 현실의 파도를 넘어서려고 애를 쓸 뿐입니다.



지금 삶이 힘든 여정 속에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타성에 젖은 언어적 점성에서 벗어나 색다른 어휘로 어제와 다른 여정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통념에서 벗어나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삶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아이러니스트로 변신하는 탐구 여정에 초대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이 삶의 좌표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등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열두 명의 철학자와의 우연한 마주침을 통해 색다른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듯이, 이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도 남다른 깨우침의 선물로 다가가기를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내 맘 같지 않은 세상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법을 12명의 아이러니스트를 통해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오늘도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미약하나마 살아가는 지혜를 나누기 위해 아이러니스트 100인 클럽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참여 방법은 간단합니다. 1.노력하는 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2.힘든 일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3. 아이러니스트 클럽에서 어떤 활동을 기대하며 실제로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를 간략하게 대답해주시면 됩니다. 4.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주소를 남겨 주세요.



필요한 내용은 아래 구글 폼에 입력해주세요.
forms.gle/T4iJHw15g7gxTkTG9




당첨된 100분에게 신간 《아이러니스트》를 보내드리면 한 달 이내에 읽고 온라인 서점이나 SNS에 리뷰를 남겨 주시면 됩니다. 이번 이벤트는 아이러니스트적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실천하는 기쁨을 나누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책은 읽고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과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가려는 작은 배려입니다.

어쩔 수 없을 때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쩔 수 있는 대안을 함께 찾다보면 어쩔 도리가 나오지 않겠어요? 내 맘 같지 않은 세상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법, 아이러니스트의 삶을 함께 나누는 모임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4 years ago | [Y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