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

📌노마 개인전 ‘흔적의 정원’이 곧 시작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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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세종문화회관 제 2 미술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75)
기간: 2021.10.20(수)-10.25(월) 6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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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무료 전시 입니다.
편하게 들러주시고, 즐겁게 관람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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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적의 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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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원이 있습니다.
점과 선으로, 하얀 종이 위에 피워낸 색과 물방울의 무질서한 조화로,
내 존재의 시작부터 쌓아온 흔적으로 가득한 정원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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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세상의 낯선 여행자도,
지워졌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존재도,
모두가 차곡차곡 스며들어 만들어진 작디작은 정원.
나는 그 정원을 그저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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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이들이 찾아와 이야기했습니다.
이 작은 정원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우리가 가는 길을 따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야 한다고.
그곳에 보석을 찾으면 이따위 정원은 티끌보다 하찮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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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찾아와 똑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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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그 정원을 잊겠노라 했습니다.
정원의 보드라운 흙을 떠나 사막에 몸을 뉘고
나를 간질이던 나뭇잎을 두고 가시덩굴을 헤쳐 나가면서도
그곳을 찾지 않겠노라, 돌아가지 않겠노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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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한 길 위에서
새들과 하늘을 날던 내 날개는 꺾이고
나무들과 춤추던 다리는 부러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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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눈조차 멀어 모든 게 희미해질 때,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빛을 찾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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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았노라 하며 도착한 곳은,
결코 찾지 않겠노라 했던 작은 정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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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원은 거친 비바람으로부터 나를 숨겨주었고,
상처투성이인 나를 포근하게 안아 위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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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나는 알았습니다.
오롯이 나의 흔적들로 이루어진 이 작은 정원이
그토록 찾던 보석보다 아득하게 위대하다는 것을.
이 정원에서만 온전히 내가 나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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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보석.
내가 만들었고, 나와 함께 자라온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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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의 장소.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내가 살아갈 장소.
내가 쉴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내가 가진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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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늑한 나의, ‘흔적의 정원.’

4 years ago | [YT] | 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