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ersLee

2025년 4월 11일(금) 오후 11시 30분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상 최근에 정말 엄청 바쁩니다. 아니 바쁘다기 보다는
사람도 많이 만나고, 이런 저런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마로 아버님은 저보다 10배는 바쁘실 것 같습니다.

잠깐 바람 쐬러 현관에 나와보니 한동안 얼씬도 못하던 길냥이들이 진을 쳤네요. 검은색 새끼 냥이들 두 마리 까지 왔습니다.
역시나 자연은 빈틈을 허락하지 않네요. "적응방산" 이라는 표현을 여기에 적용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전에 "군밤이 어머님이 군밤이를 입양한 이유"라는 제목의 쇼츠를 올렸습니다. 군밤이 어머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편 죄송한 마음도 가지고 있습니다.

군밤이 입양을 위해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들었던 이야기지만, 그 이후로 괜히 아픈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아서 언급을 하진 않고 있었습니다.

본론에 들어가서 쓸데 없는 이야기를 조금 더 하면.. 제 구글 아이디는 SelfishExist입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Selfish Existence)이기 때문에 타인의 일에 관심과 간섭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제 삶의 모토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서 20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 삶의 모토를 버리고 행복이 아이들 입양에 도움을 드리기로 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추후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하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아이들 입양을 보낼 때 많은 분들의 조언과 제 경험을 토대로 내건 조건이 있었습니다. 가족의 동의, 주거 환경, 반려견 케어 경험 등등.. 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신청자 분들 중에서 최대한 선별해서 아이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군밤이 어머님은 학대 받던 3개월 삼동이를 데려와서 13년동안 함께 사셨고, 세계 어머님은 보호소에서 로지를 데려와서 키우고 계십니다. 이 분들은 행복이를 보면서 삼동이와 로지가 생각나서 안타까운 마음에 행복이를 입양하고 싶으셨습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처음에 행복이가 주인 없는 강아지로 생각하셨습니다. 하지만 곧 행복이를 입양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셨고 아이들이라도 구조(?)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입양을 결심하셨습니다. 물론 생명을 가족으로 받아 들인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너무나 큰 것을 알고 계셨고 16살 노견 별이도 있기에 많은 고민을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이 걱정에 아이 입양을 결정하셨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가 이런 저런 조건을 내걸었고, 검증을 하겠다면서 Raw Profile이 삭제되지 않은 최신 사진, 인적사항 등 여러가지를 요구했었고, 흔쾌히 제 요구를 들어 주셨습니다. 특히 군밤이&세계 두 보호자님은 기존에 함께 사는 반려견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 접종 상태 등 아이들 건강에 대한 염려를 많이 하셨지만, 그 부분도 흔쾌히 감수하고 입양을 해주셨습니다. 전 아직도 그 마음의 무게를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보낸 이후에도 보호자분들이 아이들을 케어하는 것을 지켜보고 공유한다는 핑계로-감시를 곁들인- 보호자님들과 소통을 해 왔습니다. 제가 입양자들에게 요구했던 입양 조건을 생각하면 보호자님들에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조금 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제가 작성했던 글과 영상을 다시 보면서 제가 요구했던 입양 조건이 얼마나 건방졌나 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보호자님들에게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오늘은 이 글을 쓰는데 시간이 꽤 걸리네요... 몇 번을 지우고 다시 쓰고 하는 것 같습니다. 미려하지 못한 글솜씨로 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에 아직 잠 못 들지 못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창문열고 시원한 바람을 한 번 크게 들이키고 편안히 주무시길 바라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3 weeks ago | [YT] | 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