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t KEDEM

[샤밭] 에케브 עקב Eikev 5785(2025) → 르에 ראה Re’er 5785(2025)


'르에'는 ‘보라’라는 뜻입니다. 보는 것은 단순한 시각적 행위가 아니라, 존재와 삶을 해석하는 방식이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식의 지도가 그려집니다. 같은 사건, 같은 현실도 어떤 이에게는 축복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저주로 다가옵니다.
토라포션 '르에'는 “내가 오늘 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두나니”라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이 말은 외부의 사건보다 그 사건을 담아내는 우리의 내면이 삶의 의미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결국 복과 저주의 차이는 상황이 아니라 관점의 차이에 있습니다.



관점은 단번에 형성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걸어온 길, 겪어온 관계, 그리고 우리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선택해 온 가치들의 층위 위에 세워집니다. 하지만 인간의 관점은 불완전하고, 때로는 자기 자신만의 울타리에 갇히기도 합니다. 나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모든 관점들은 우리를 한계에 갇히게 만듭니다.
영은 한계가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라고 하는 육신을 기준으로 사고하는 삶은 확장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우리는 결국 이 한계를 넘어 점차적으로 하나님의 관점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관점에 다다른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의 시선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 변모하는 것을 뜻합니다.



나를 중심으로 한 시선은 세계를 이기적으로 재단합니다. 이 시선은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모든 것을 ‘좋음’이라 부르고, 그 욕망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나쁨’이라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변화되면, 나의 관점은 전혀 다른 지평을 바라보게 됩니다. 타인의 기쁨과 아픔 속에서 나의 마음이 움직이고, 나의 선택이 타인을 살리는 방향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것이 곧 ‘복을 선택하는 눈’입니다.



우리는 종종 영적인 세계를 마치 물리적 세계와 분리된 영역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영의 성장은 육신의 삶을 통과해야만 가능합니다. 몸이 있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 우리는 선택하고 행동하며, 그 모든 과정이 영혼의 형태를 빚습니다. 물리적 세계에서의 반복적인 훈련과 작은 실천들이 영혼을 세우는 기둥이 됩니다.



르에의 메시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를 멈춰 세웁니다. “보라”는 말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그것은 단지 눈앞의 형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하나님의 뜻과 생명의 가능성을 바라보는 훈련입니다. 복과 저주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운명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형성되는 내면의 풍경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선택의 문 앞에 서 있으며, 그 선택은 관점의 전환에서 시작됩니다.



결국 ‘보라’는 명령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더 깊이, 더 넓게, 더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초대입니다. 그렇게 관점이 변화될 때, 우리의 삶 전체가 하나님의 시선과 맞닿게 되고, 그 안에서 비로소 복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르에는 저희 부부의 결혼 토라포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저희 부부의 그 관점과 인식을 바꾸기 위해 토라의 삶으로 부르신 것 같습니다. 물리적인 세계에서 내가 하는 매일의 선택이 육신이 아닌 영이기를, 받기 위함이 아니라 주기 위함이기를 오늘도 기도합니다.



샤밭샬롬.

1 month ago | [YT] |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