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튜브Metube

1-3. 요즘 막걸리 마신다.
향기나 바디감이 와인 못지 않다.
한 잔만 먹어야지 했다가 반 병을 비웠다.
소설 쓸 때는 절주를 하는데, 클라이막스를 앞두고 완전 막혔다
답답하고 덥기도 하고 내리 사흘을 쉬었다.
오늘은 해야 하는데, 그렇긴 한데 하면서 미루고 미루다가
편집장님 메일 받고 다시 맥북을 열었다.


파일럿 편성이었던 내 칼럼이 본사 반응이 좋아서 기존 계약서 쓸 때보다 편수가 더 늘어났단다.
주제 정해서 기획안 써서 올리고,
컨펌받기까지 또다시 일감이 몰아닥칠 텐데
그 생각을 하니 주말간 반드시 유의미한 분량의 소설을 써두어야 할 것이란 본능적 두려움이 밀려온다.


일근육이 다 빠진 줄 알았는데 8년차 직장인 경력이 또 되살아 난다.
스트레이트로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고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이젠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 시건방을 떨었더니, 공모전에 덜컥 합격해서 소설쓰느라 진땀을 뺀다.

이 여름에… 지긋지긋한 더위때문에 도통 뭘 할 수가 없다.


소설은 죄다 선인세. 수입이 그리 크지 않다. 그나마 운이 좋아서 n천만원 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나.
그런 와중에 차기작 집필이 미뤄졌고, 걱정도 잠시 칼럼쓰는 일이 들어와 노트북을 바꿨다.
그런데 아직도 이건 경솔한 소비였다고 생각한다(괴로워)

암튼 칼럼 쓰는 건 조중동 중 한 언론사와 함께하는 작업이라 페이도 쎄고 경력에도 좋다.
다 좋다. 다 좋은데 협업이라 거치는 사람과 과정이 많다.
메일함만 붙잡고 있기 싫어서, 예정에도 없었던 공모전에 소설을 내기로 결심한 것이 8월 초.
이 모든 일이 차기작이 미뤄지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 거다.
운명이란 게 참 신기하다.


🍀


그 소설 쓴다는 핑계로 엄청 시켜 먹는다. 피자, 치킨, 떡볶이, 초밥, 어떤 날은 디저트만 왕창 주문한다.

맥북은 화면이 커서 좋긴 한데, 진짜 너무 충동구매한듯.
마침 공모전 상금이 딱 맥북 가격이다.
완전 작은 출판사지만 내가 사랑하는 출판사라서
판돈이 적어도 무조건 go.

9월은 진짜 작업하느라 추석이 온지도 모르고 지나갈 것 같다.
이왕 일 하는 거, 결과물에 후회없이 열정을 쏟고 공모전 결과를 기다리자.

분명 붙을 것 같아서 맥북 지른 건데,
지금 꽉 막힌 구간 앞에서 후회감에 휩싸여 있다.

슬슬 기획안 올리라는 편집장의 메일이 아니었다면 슬럼프에 걸려 오도가도 못했을 텐데.

그리고 막히는 구간 내버려두고 결말부 구성부터 짜둔 것도 잘한 것 같다.
처음의 구상보다 훨씬 완성도 있다. 마음에 든다!


결론, 배상면주가 느린마을 막걸리 참 맛있습니다.
온더락으로 방울톡 반 잔 홀짝이며 낭만적인 금토일 보내시기를 👩🏻‍💻

2 weeks ago | [Y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