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홍빠 Hong Pilot

[오늘, 제 골프 인생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오늘 미국 동부는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칼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손끝은 얼어붙어 감각이 무뎌지는 그런 날씨 속에서
뉴저지 한인골프협회 골프대회가 샷건으로 시작됐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반팔 입고 다녔는데,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내의, 솜바지, 여러 겹을 껴입고 나가니
백스윙은 굳고, 손은 떨리고, 퍼터는 미끄러지고…
연속 3펏, 거기에 양파까지.
딱 5홀 지나서 이미 9오버.
솔직히 그 순간 ‘오늘은 끝났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는 해보자.’
그 마음 하나로 이를 악물고,
클럽 두 개 길게 잡고 바람 밑으로 낮게,
퍼팅은 끊어 치며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이후 버디 6개.
차갑게 얼어붙은 바람 속에서
제가 살아 있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해준 6개의 버디였습니다.

18홀 합계 6오버로 마무리하며 당당히 3등 입상.
상품으로는 돈지갑에 LG 공기청정기까지 챙겼습니다.

오늘 느꼈습니다.
골프도, 인생도…
망했다고 포기하는 순간 진짜로 끝난다는 걸.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다시 기회는 온다는 걸.

버디 6개가 알려줬습니다.
아직 홍빠의 근성은 살아 있구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배웠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한 번은 반드시 돌아온다.

2 days ago | [YT] |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