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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윤호] 안녕하세요? 윤호와 엄마의 검사 결과로 근황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더위가 이제는 꺾여
차가운 바람 속 가을향이 솔솔 납니다.
윤호가족의 근황을 전하고 싶어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윤호가족은 요즘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윤호는 어린이집과 재활을 열심히 다니고 있고,
엄마도 요즘 병원을 다니느라 바쁘답니다.

그와중에 윤호는 안과검진, 호흡기검진,
재할의학과 검진을 하고
엄마아빠도 건강 검진을 했고요.

숨이 찰 정도로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
힘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가는 윤호의 시계를 보면서
또 여유를 찾기도 합니다.
윤호는 26개월임에도 아직은
걷지도 서지도 못하고 아빠만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발달하고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해 한달에 하루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약을 먹던 윤호였는데,
8월달에는 하루도 약을 안먹을 정도로
건강하게 지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일상이 더 행복해졌어요.
요즘엔 비염과 약한 배탈 외에는
건강하게 지내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제가 그동안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이제는 저를 챙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건강검진도 다니고 물리치료도 다녔는데
그동안 소홀했던 탓인지 몸이 많이 망가졌더라고요.

떨어진 체력과 면역력 때문에
늘 윤호와 함께 병치레를 하기에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게 독이 되어 몸이 더 나빠졌습니다.
차라리 쉬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늘 피곤하니 식도염이 위염으로 번지고
틀어진 골반때문에 등 뿐만 아니라
발목과 무릎까지 아파졌어요.
점점 나빠지던 왼쪽 등근육이
윤호를 안다가 결국 조금 찢어지는 바람에
한동안 영상을 잘 못만들기도 했습니다.

윤호가 스스로 걷지를 못하니
무게가 늘고 있음에도 대부분 제가 안고 다닙니다.
골반이 틀어지며 약해진 왼쪽 등엔
피로가 점점 쌓여가는데 무리하게 윤호를 들다보니
근육이 찢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윤호를 주로 왼팔로 안고 오른팔로 무언갈 하니
더 심해졌던같습니다.

다행히 약을 먹고 좀 나아졌어요.
운동도 자전거나 달리기 같은 운동 말고
스트레칭 위주로 바꾸었습니다.
전엔 잘때마다 온몸이 아파 끙끙 앓고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잘 정도였는데
물리치료랑 스트레칭으로
수면제 양을 줄일만큼 좋아지고 있어요.

단유를 하고나면 1년쯤 뒤 유방검사를
하면 좋다기에 이번에 했습니다.
그런데 모양이 좋지 않은 석회가 두곳에 발견되었어요.
하필이면 매번 젖이 막혀 고생했던 부위더라고요.
혹도 양쪽에서 발견되었고요.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했는데
암 바로 직전 단계라 다 제거를 해야한다해요.
거의 3분의 1정도씩 양쪽 가슴 다 잘라내야한다고요.
많이 충격이었습니다.
이제는 애엄마라 외모에 관심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슴을 많이 잘라내야한다니
마음이 괜시리 서글퍼졌습니다.

단유를 할때 단유마사지를 받으러 갔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좀더 서서히 단유를 했으면 나았을까요.
많은 생각이 들어 속상합니다.
제 몸을 절개하는 수술은 처음이라
두렵고 무섭고 또 마음이 아픕니다.

확실히 절개해야하는게 맞는지 확인하고싶어
다른 병원에도 알아보러 다니려 합니다.
최대한 살릴 수 있으면 살리고 싶어요.
절개수술을 하면 3박 4일 정도 될 예정이라
윤호를 맡길데가 없어 하기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윤호 아빠는 3교대 근무를 하기에 3박 4일을
쉴 수가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아직은 어린 윤호에게
엄마가 며칠이나 없다는건 너무
가혹할 것 같습니다.

윤호도 많은 검사를 한 여름이었습니다.
호흡기내과, 안과, 재활의학과를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녹내장을 보기위해 수면제를 썼어야 했는데,
요즘 안약을 잘 넣다보니 협조가 잘 될것 같은 마음에
이번엔 수면제 없이 검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수면제를 자주 먹이는게 몸에 좋진 않으니까요.
그러나 집에서완 달리 얼마나 우는지
결국 안압 검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윤호에게 가장 중요한 검사가 녹내장 검사인데
엄마의 욕심에 제대로 못했어요.

그래도 그동안 안약을 잘 넣었으니 더 나빠지진
않았을거라 믿고 다음번엔 수면제를 먹여
다시 검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유없는 눈물이 갈수록 심해져
또 다른 안과 교수님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각막 상처는 많이 나아졌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른다 하시니 많이 속상합니다.

후두연화증을 보러 호흡기내과를 갔는데,
이번엔 다 나았을거라 기대한것과 달리
아직도 좀 남았다 합니다.
두돌쯤엔 다 나을거라 예상했었지만
생각보다 윤호가 성장이 느려
더 오래 걸릴것 같다고요.

그래도 요즘 사레가 덜 들리니 물먹는 양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어딘가요.
스스로 물을 먹기도 할 정도로 물과 친해졌으니
나머지는 시간싸움일 뿐이라 괜찮습니다.

재활의학과에선 윤호의 서는 자세가 많이 좋아져
12월에는 보조기를 더 가볍고 작은걸로
바꿀 수 있겠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더 가벼운 신발로 당당히 걸어다니길.

'윤호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이 생각을 머리속에서 떠나보내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니고 일상을 보내다 보면,
윤호의 또래 아이들이 얼마나 잘 뛰고 말을 잘하는지 계속 보게 되니까요.
윤호보다 더 어린 아기들이 걷고 뛰는 모습을
바닥에 앉아 올려다보기만 해야하는
윤호의 눈을 볼때면 가슴이 정말 아파옵니다.

말이 하고싶은데 말을 못하니
답답해 속상해하는 윤호를 볼때마다
엄마가 대신 말해줄 수 없어 목이 메입니다.
등원할때 윤호와 같은 반의 아이가
엄마와 대화하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혼자 유모차를 끌고 돌아오는길,
눈물이 흐르기도 합니다.

그래도 엄마를 볼때마다 늘 환하게 웃고
엄마와 노는게 제일 재밌고
엄마가 책 읽어줄때 가장 행복한 윤호를 보면
나만의 피터팬처럼 제 시간을 멈춰주는것 같습니다.

윤호와 함께하고 싶은 시간이 길기에,
윤호의 발달과 성장에 애쓰던걸 조금은 내려놓고
이제는 제 몸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윤호의 가장 큰 바램은
엄마아빠와 건강하게 오래 지내는 것일테니까요.

윤호의 유튜브를 시작한지도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그저 매일 윤호의 일상을 올린것뿐인데,
벌써 2년이나 윤호가족이 여러분들께
응원을 받아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께서 윤호를 위해
응원과 격려, 나눔과 후원도 해주셨어요.
보내주신 장난감과 옷으로
윤호가 건강히 즐겁게 지내었고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방문미술수업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방문미술수업 덕분에 윤호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줄고 고집도 덜해가는게 눈에보입니다.

저희 형편에 엄두를 못냈을 재활과 수업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덕에 윤호가 조금씩 더 성장하고 발달하는것 같아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리고 저에게도요.
요즘 몸이 많이 약해져 한번씩 마음이 꺼질때가 있는데
희망의 불꽃을 피워주시는 분들 덕에
이렇게 삶에 대한 마음을 늘 다 잡습니다.
감사인사를 더 자주 드리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윤호네 가족을 지켜봐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곧 추석이 다가옵니다.
이번 추석에는 연휴가 길어
윤호와 저를 너무 보고싶어하시는
남해 할머니께 다녀올까 합니다.
올해 구순이신데 구순잔치도 못갔어서
마음이 더 에입니다.
시간이 될때, 보고싶은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싶습니다.

보고싶은 사람과 사랑하는 함께하는
행복한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오늘은 윤호의 800일사진과
어린이집 사진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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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 후원계좌는
신한 110-569-820014 오윤호 입니다.
보내주신 후원은 윤호를 위해 아껴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week ago (edited) | [YT]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