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학

푸른 가지를 품으면

마음속에
푸른 가지 하나 품고 있으면,
어느 날
지저귀는 새 한 마리
그곳에 날아와 앉는다.

세상은 여전히 거칠고
바람은 매섭게 불어오지만,
그 가지 끝엔
작은 숨결이,
작은 빛이 머문다.

겨울을 건너온 이 마음에도
아직 푸른 결이 남아 있다면
그건 희망이
완전히 지지 않았다는 뜻.

나는 오늘도
보이지 않는 숲을 가꾼다.
침묵 속에서도
가지 하나, 잎 하나
조용히 자라난다.

햇살은 다시 돌아오고,
그늘 속에서도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
그 푸른 가지 위에
새 한 마리 다시 찾아와
노래하리라 —

“잊지 마라,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도
푸른 가지는 자라고 있다.”

1 week ago | [Y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