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이 달라지면 경기 내용도 변할까. 실은 지난주 베를린에서 내한공연 둘째날과 같은 레퍼토리를 보았다. 운동장(필하모니)과 팀(베를린 필), 경기 내용(레퍼토리)이 서로 최적화된 듯했다. 과연 예술의전당으로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 개인적인 관전 포인트였다.
전반 버르토크는 사납고도 맹렬했고, 퇴폐적이면서도 끈적끈적했다. 곡목은 달랐지만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버르토크가 넉넉하게 풀어주는 편이었다면 베를린 필의 버르토크는 매섭게 다잡는 쪽에 가까웠다. 19~20세기의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것도 페트렌코의 장기 가운데 하나다.
전반의 버르토크와 후반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모음곡 모두 다이내믹이 중요하고 일종의 이야기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놀랍도록 생기 넘치는 도입부의 총주 이후에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실내악처럼 해석한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지휘자도 간간이 두 손을 내리고 단원들의 '자율 주행'에 내맡기는 듯했다.
독주와 합주가 어우러진 이 모음곡이야말로 스타 단원들이 즐비한 이 악단에 최적의 선곡인 듯했다. 역설적으로 이 대목들에서 페트렌코 체제의 순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친 김에 스트라빈스키 초기 3부작을 이들의 조합으로 모두 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다시 올 가을 오케스트라 대전에서 단연 선두. #키릴페트렌코#베를린필하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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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베를린 필하모닉 둘째날
운동장이 달라지면 경기 내용도 변할까. 실은 지난주 베를린에서 내한공연 둘째날과 같은 레퍼토리를 보았다. 운동장(필하모니)과 팀(베를린 필), 경기 내용(레퍼토리)이 서로 최적화된 듯했다. 과연 예술의전당으로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 개인적인 관전 포인트였다.
전반 버르토크는 사납고도 맹렬했고, 퇴폐적이면서도 끈적끈적했다. 곡목은 달랐지만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버르토크가 넉넉하게 풀어주는 편이었다면 베를린 필의 버르토크는 매섭게 다잡는 쪽에 가까웠다. 19~20세기의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것도 페트렌코의 장기 가운데 하나다.
전반의 버르토크와 후반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모음곡 모두 다이내믹이 중요하고 일종의 이야기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놀랍도록 생기 넘치는 도입부의 총주 이후에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실내악처럼 해석한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지휘자도 간간이 두 손을 내리고 단원들의 '자율 주행'에 내맡기는 듯했다.
독주와 합주가 어우러진 이 모음곡이야말로 스타 단원들이 즐비한 이 악단에 최적의 선곡인 듯했다. 역설적으로 이 대목들에서 페트렌코 체제의 순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친 김에 스트라빈스키 초기 3부작을 이들의 조합으로 모두 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다시 올 가을 오케스트라 대전에서 단연 선두. #키릴페트렌코 #베를린필하모닉
1 day ago (edited) | [YT] |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