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아뜰리에ARTISTSNIM

연꽃이 피어나려는 이 순간
진흙의 기억은 아직 지워지지 않고
바람은 상처처럼 스며들어
꽃잎 끝을 떨리게 한다

빛은 가까이 오지만
그 빛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차가운 어둠은 다시 번져와
연약한 숨결을 덮어버린다

세상은 언제나 무겁고
꽃은 잠시 피었다 사라지고
남겨진 것은 잿빛 고요와
허공에 흩어진 향기뿐

나는 묻는다
왜 아름다움은 늘 이토록 짧고
왜 피어남은 곧 사라짐의 이름이 되는가

연꽃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슬픔을 품은 채
고요히 피어
고요히 지려한다

3 weeks ago (edited) | [Y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