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dious

2025. 5. 1. 🏃🏻‍♀️🌧️ 69분, 10.5km
북한산 등산 피로를 풀자. 아침에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부랴부랴 나간다. 소중한 사람과의 약속이라도 있듯이. 나를 보살피는 일. 달려야 몸도 기분도 맑아진다. 빗속을 달린다. 지나간 것들이 떠오른다. 덮어놓은 기억일까, 바래진 기억일까. 희미해졌든 사라졌든 파묻혔든 어쨌든, 꼭 스쳐야 했을까. 은유는 말했다. 우리가 쓰는 언어는, 우리를 지나쳐간 것들의 총합이라고. 그렇다면 무엇을 남겼나. 어느새 원점으로 돌아왔다. 몸은 여느 때처럼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달리면서 생각은 흐른다.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