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공 [영화&드라마] 리뷰

[고려 거란전쟁] 13화 리뷰


1.박진이라는 인물

이번 13화 초반에 등장한 박진이라는 인물 기억하시나요?

현종이 쉬고 있을 때 현종을 습격했고 나라에 의해 자식을 잃었다며 현종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찼던 인물이죠.

우선 제가 알기론 박진이라는 인물은 실존인물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려사절요]를 살펴보면 모티프를 얻은 것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癸酉. 至積城縣丹棗驛, 武卒堅英與驛人張弓矢, 將犯行宮, 蔡文馳射之. 賊徒奔潰, 復自西南山突出遮道, 蔡文又射却之. 晡時, 王至昌化縣,有吏告曰, “王識吾名面乎.”
고려사절요 권3 > 현종(顯宗) 1년 > 12월, '창화현의 이속들이 왕의 일행을 해하려 하였으나, 지채문이 물리치다' 기사 중 발췌

계유. 적성현(積城縣) 단조역(丹棗驛)에 이르자 무졸(武卒)인 견영(堅英)이 역인(驛人)들과 함께 활시위를 당겨 장차 행궁을 범하려고 하니, 지채문이 말을 몰면서 활을 쏘았다. 적도가 달아나 흩어졌다가 다시 서남쪽의 산으로부터 갑자기 튀어나와 길을 막자 지채문은 또다시 활을 쏘아 그들을 물리쳤다. 날이 저물어서야 왕이 창화현(昌化縣)에 이르렀는데, 어떤 아전이 말하기를, “왕께서는 저의 이름과 얼굴을 아십니까.”라고 하였다. (이후 생략, 창화현의 아전이 왕을 습격했다는 이야기)

드라마에서는 현종의
"누구냐고 물었다!" 라는 대사에

"남쪽 어느 고을의 백성입니다" 라는 대사로 답했죠.

아마 실제 역사 속 아전의 대사를 살짝 각색하여 박진의 스토리를 만드신 것 같습니다.


2.대도수라는 인물

12화부터 등장했던 대도수라는 인물 기억하시나요?

오늘 13화에서 강조의 수하였지만 거란의 편에선 이현운이라는 인물을 죽인 사람이죠.

그의 성씨는 대씨로 굉장히 특이한데요.

벌써 감을 잡으신 분들이 계실 수 있지만 대도수라는 인물은 최수종의 본캐, 즉 대조영의 나라인 발해의 왕족입니다.

그래서 대씨인 것이죠.

끝까지 거란에 저항하다가 최후를 맞이하는 인물이며

비록 짧게 지나가는 인물이지만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3.고려의 행정체제

중.고등학생 때, 우리는 고려의 행정체제에 대해 5도 양계라고 배웠습니다.(기억하실거라 믿습니다ㅎㅎ)

5도는 행정구역으로 '안찰사'라는 관리를 양계는 군사지역으로 '병마사'라는 군사 지휘자를 파견했다고 배웠죠.

하지만 사실 고려는 초창기부터 이러한 행정체계를 갖고 있던게 아니었습니다.

6대왕 성종대에는 최승로의 건의를 참고하여 12목이라는 행정명칭으로 지방을 다스렸고

이후 성종 14년에는 10도라는 명칭으로 행정구역의 명칭을 바꿨으며 드라마에 나왔듯

현 시대의 시장 혹은 도지사와 같은 역할의 절도사를 파견하여 지방을 다스렸습니다.

절도사 아래 다양한 관리가 있었지만 카톡도 없고 자동차도 없던 시절에 절도사가 한 지방 전체를 살펴보긴 어려웠고

이러한 사정으로 드라마 속 창화현 부부의 신세 한탄이 나온 것입니다.

2차 거란전쟁 이후, 8대왕 현종은 기존 10도 체계를 변화시켜 5도 양계로 행정 구역을 바꿔 운영하여 우리가 아는 고려 행정체계의 기틀이 마련되게 됩니다.

5도 양계의 행정체제는 군사적 기능이 강화된 행정 체계로 전시를 몸소 겪은 현종이 군사 시설의 확충 및 군사 지휘체계의 강화 목적으로 마련한 행정체제로 이해하시면 편하실 겁니다.


(참고로 2차 전쟁을 겪은 현종은 5도 양계를 포함하여 군사적인 부분에서 고려의 많은 부분을 개혁하게 되는데 이러한 노력들이 훗날 3차 고려 거란전쟁을 승리로 이끈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4.강감찬의 트로이 목마?

甲戌. 王次楊州. 河拱辰奏曰, “契丹本以討賊爲名, 今已得康兆, 若遣使請和, 彼必班師.” 王筮得吉卦, 遂遣拱辰及高英起奉表狀往丹營.
고려사절요 권3 > 현종원문대왕(顯宗元文大王) > 현종(顯宗) 1년 > 12월 > 하공진을 거란 진영에 보내어 강화를 요청하다 중 발췌

○갑술. 왕이 양주(楊州)에 머물렀다. 하공진(河拱辰)이 아뢰기를, “거란(契丹)이 본래 역적을 토벌하겠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아 지금 이미 강조(康兆)를 붙잡았으니, 만약 사신을 보내어 강화를 청한다면 저들이 반드시 군사를 돌릴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점을 쳐서 길한 괘를 얻자 마침내 하공진과 고영기(高英起)를 보내어 표문[表狀]을 받들고 거란의 진영으로 가게 하였다.


음..제가 알기론 거란 진영으로 들어가 강화를 청하며 거란군을 철수시킨 인물은 하공진이라는 인물로 알고 있습니다.

드라마 중반 요 성종과 소배압의 대화에 나왔듯 당시 거란은 고려의 남쪽 지리에 무지한 상태였습니다.

하공진은 이를 이용했습니다.

거란 성종 앞에서 현종이 피난간 나주는 엄청 아래쪽에 있는 지역이라는 말을 하며 성종의 남진 의지를 꺽었던 것이죠.

거란군이 철수를 결정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직 다음 회차를 안봐서 어떻게 내용이 전개되는지 모르겠지만

강감찬이 하공진의 역할을 대신 하는 식으로 각색이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살아 돌아온 박진이 또 현종을 위협하는 걸로 봐서 지금까지의 전개를 다르게 실제 역사에서

쫌 많이 각색을 한 것 같은 느낌인데 어떻게 흘러갈지 벌써 다음주가 기대되네요 ㅎㅎ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

개인적인 사정으로 11화를 먼저 보고 오늘 본방 전에 12화를 보고 13화를 내리 시청했습니다.

역시나 드라마 한 회차가 너무 짧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고 이번 13화도 주말 중에 하루만 해서 그런가 싸다 끊는 느낌이 있었지만

점점 스토리의 밀도가 더해지며 재미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역시 이런 대하 드라마는 좀 보다보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음...딱히 11~13화까지 드라마 내적으로 할 이야기는 없는 것 같아서 이번주 회차 리뷰는

드라마를 보시며 알아두시면 좋을 역사적인 이야기를 위주로 말씀드려봤습니다.

드라마에 대해 아쉽거나 좋았던, 혹은 궁금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소통 부탁드립니다~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1 year ago (edited) | [Y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