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을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바야흐로 5~6월, ‘장미의 계절’이다.
"신은 인간에게 🍇포도를 선물했고
인간은 그 선물로 와인을 만들었다."
는 말을 인용하자면,
"신은 인간에게 🌹장미를 선물했고,
인간은 그 장미를 교배하여 2만5천여종의 장미를 만들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18세기 프랑스나 영국에서 정원조경으로 꽃의 육종과 향수가 발달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거리 곳곳이 악취로 진동을 했고, 귀족이나 서민이나 잘씻지않아 몸에서 나는 냄새를 가리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 《향수》의 주인공은 썩은생선 대가리와 비늘들이 나뒹굴며 비린내와 악취가 진동하는 진흙바닥에서 태어난다. 그런 주인공이 천부적으로 타고난 후각으로 당시 귀족부인들과 처녀들이 환장하는 향수를 요즘말로 연속으로 메가 히트시킨다. 결국, 주인공은 자연에서 얻은 꽃을 배합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장미 꽃봉오리가 막 피기 직전같은 나이 때의 매혹적인 체취가 나는 어린 여성들을 살해하여 향수를 만들어 향기가 피어올랐다 사라지듯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향수의 향기처럼 몇분간 머물다 소멸되어 버린다.

“영국 장미의 아버지(The Father of English Roses)”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스틴은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 까지 240종이 넘는 장미 품종을 개발하고 이름을 짓는 장미에 미친 인생을 살다간 사람이다.
(행복하게 미친사람 그가 미치도록 부럽다.)
그는 한편, 문학애호가이자 저술가였으며 또한, 시인이었다.
점점 사라져가는 영국 고전장미를 안타까워했던 젊은 농부 데이비드 오스틴(David Austin)은 마침내 첫 번째 오스틴 장미인 '콘스탄스 스프리(Constance Spry)'를 1961년에 육종하게 된다. 데이비드 오스틴은 1969년까지 고전장미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형대장미의 반복 개화 특성을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장미 육종을 확립하여 그의 장미를 ‘영국장미(English Roses)’로 명명하여 출범을 하게 된다. 지속적인 그의 노력은 1983년 첼시 플라워 쇼(RHS Chelsea Flower Show)에서『메리 로즈』, 『그레이엄 토마스』, 『헤리티지』세 품종의 오스틴 장미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연이어 계속적으로 골드 메달을 수상한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는 이후 각종 플라워 쇼의 하이라이트가 되어 성공의 가도를 달리게 된다.
2003년 왕립원예협회로부터 빅토리아 명예훈장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원예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현재는 1990년부터 그의 둘째 아들 데이비드 오스틴 주니어(David Austin Jr.)가 사업에 참여하면서 David Austin Roses Company는 국제적인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장미유(rose oil) 1그램(g)을 얻는데 장미꽃 1500송이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전세계의 여성들을 후각으로 마비시켜 불과 50~100ml 한 병에 10~30만원까지 하는데도 30초에 한 병 씩 팔려나간다는 샤넬(CHANEL) No.5도 장미꽃이 한창 필 무렵인 1924년 5월 5일에 탄생했으니 올해로 이 향수도 99세를 맞는다.

여담이지만, 지금까지도 "영원한 패션계의 아이콘"인 디자이너 코코 샤넬(Coco Chanel, 1883~1971)은 나치에 부역하였다는 이유로 2차대전 종전후 전범재판에 회부되어 1급 부역혐의로 체포되어 구속되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의 도움으로 풀려나긴 했으나 결국 스위스에 도피하여 죽을 때까지 프랑스땅을 밟지 못했고, 지금도 여전히 스위스 로잔에 묻혀있다. (♣ 지위고하를 막론한 역사 앞의 단죄! 한 나라의 “국격(國格)”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이번 주말 “작은 참새”라 불렸던 ‘프랑스의 목소리’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 1915~1963)가 장미에 빗대어 영화배우 이브 몽땅(Yves Montand, 1921~1991)에 대한 연정의 마음을 담아 직접 만들어 부른 ≪라 비앙 로즈(La Vie En Rose, 장밋빛인생)≫를 들으며 반드시 장미축제를 못 가더라도 가까운 공원의 장미 몇 송이를 만나보면 어떨까?

2023년 5월의 마지막날
트레킹컬처큐레이터 단상

Edith Piaf - 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
https://youtu.be/B-xnAlKZ2OY

영화『라 비앙 로즈(La Vie En Rose)』 - "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 난 후회하지 않아!)" 장면
https://youtu.be/0F1Vbwt60qk

2 years ago (edited) | [Y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