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이틀 간격으로 같은 레퍼토리. 하겐 콰르텟과 파벨 하스 콰르텟은 공교롭게도 연주 곡목이 같았다. 사실상 고별 무대였던 전자가 작별 인사였다면, 1년만의 내한인 후자는 반가운 재회 같았다. 과연 연주 단체가 달라지면 같은 곡도 다르게 들릴까.
첫곡인 슈베르트 사중주 12번은 단악장의 곡. 단조의 불안감과 장조의 화사함이 불과 몇 마디 사이로 연신 교차했다. 작곡가의 미완성 걸작이 교향곡만이 아님을 비로소 깨달았다. 간간이 발구름을 곁들이면서 타악적 효과를 더하는 첼리스트의 모습도 흥미로웠다.
베토벤 현악 사중주 16번은 이틀 전 하겐 콰르텟의 연주곡이기도 했다. 하겐이 아기자기한 대화 같았다면, 파벨 하스는 리듬감과 강약 대비를 통해서 생생함과 입체감을 더했다. 절창은 역설적으로 가장 조용한 3악장이었다. 한껏 숨죽여 노래하는데도 오히려 설득력이 커지는 역설적 감동의 순간이었다.
후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이 힘든 건 초장부터 곧바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표정이나 정교한 앙상블도 좋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숨죽이는 순간들이었다. 명배우는 조용한 읊조림으로도 관객들을 사로잡듯이, 이들은 피아노(여리게)가 포르테(강하게)만킁이나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자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실내악 무대였다. 아울러 실내악의 세대 교체를 보여준 주간이 됐다. #파벨하스콰르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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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파벨 하스 콰르텟
불과 이틀 간격으로 같은 레퍼토리. 하겐 콰르텟과 파벨 하스 콰르텟은 공교롭게도 연주 곡목이 같았다. 사실상 고별 무대였던 전자가 작별 인사였다면, 1년만의 내한인 후자는 반가운 재회 같았다. 과연 연주 단체가 달라지면 같은 곡도 다르게 들릴까.
첫곡인 슈베르트 사중주 12번은 단악장의 곡. 단조의 불안감과 장조의 화사함이 불과 몇 마디 사이로 연신 교차했다. 작곡가의 미완성 걸작이 교향곡만이 아님을 비로소 깨달았다. 간간이 발구름을 곁들이면서 타악적 효과를 더하는 첼리스트의 모습도 흥미로웠다.
베토벤 현악 사중주 16번은 이틀 전 하겐 콰르텟의 연주곡이기도 했다. 하겐이 아기자기한 대화 같았다면, 파벨 하스는 리듬감과 강약 대비를 통해서 생생함과 입체감을 더했다. 절창은 역설적으로 가장 조용한 3악장이었다. 한껏 숨죽여 노래하는데도 오히려 설득력이 커지는 역설적 감동의 순간이었다.
후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이 힘든 건 초장부터 곧바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표정이나 정교한 앙상블도 좋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숨죽이는 순간들이었다. 명배우는 조용한 읊조림으로도 관객들을 사로잡듯이, 이들은 피아노(여리게)가 포르테(강하게)만킁이나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자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실내악 무대였다. 아울러 실내악의 세대 교체를 보여준 주간이 됐다. #파벨하스콰르텟
3 weeks ago | [Y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