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봄-나도기타잘치고싶다

2024. 마지막 날. 평범한 하루가 감사하다고 느껴지는 요즘.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피크가 잡히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연습하다 줄이 툭 끊어져 버릴 때도 기분이 좋습니다.
기타 메고 가다가 빙판길에 엉덩방아를 찧어도 손바닥에 피가 맺히는건 아랑곳하지 않고 기타 안위부터 걱정하는 제가 좋습니다.


2024년은 정말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생애 첫 그리고 두번째 공연을 했고, (망하기도 하고)
쥐뿔도 모르면서 사람들 앞에서 특강도 하고,
아등바등 인공지능 작곡 공부해서 예술교육학술지에 게재도 하고,
어쩌다보니 학위 논문도 완성하고,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알게 되었고,
기타도 열심히 쳤고...


첫 시작은 그냥 기타나 쳐볼까~ 였는데
이렇게나 멀리 왔네요.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이 문득 가슴에 들어 옵니다.

매 순간 따뜻한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그 손길은 연인이기도, 동료이기도, 때론 낯선 사람이기도 했는데
한 방향의 조력이라기보다 서로 맞잡고 서로 의지함으로써 견디고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 전체의 맥락 속에서 지금 찬찬히 돌이켜 보면
한낱 스쳐가는 인연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그 시절에는 진심이었고
그렇게 나의 전부였던 시간들을 지나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내년엔 또 무슨 일들이 준비되어 있을지 감히 알지 못해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 기대되고
또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다가오는 매 순간 행복한 점을 찍다보면
인생이라는 멋진 점묘화를 완성 할 수 있을 거라 생각 합니다.



꾸준하지도 볼 것도 없는 영상들인데
소중한 시간과 따뜻함 나눠주고 가실 때 마다
주머니 속 피크를 발견한 것 같은 작은 행복이 스며듭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해요.
지금껏 늘 그래왔던 것 처럼
2025년에도 무탈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내 첫기타🩵

11 months ago (edited) | [Y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