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심리전문가협회

슬그머니 책 한 권을 세상에 내 놓았는데...

책 쓸 때보다, 다 쓴 이후가 더 힘들고 땀나는 일입니다. 따뜻한 밥 한 공기보다 더 든든할 거라는 확신은 있지만... 그래도 불안합니다.^^

치킨 가격이 1만 5천 원 넘고... 피자 가격은 2만원이 넘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허기는 하루 세 번 삼시세끼를 지키게 하고, 마음은 아무리 허기져도 그냥 굶으려 하니... TV만 틀면 장사의 신들이 쏟아지고 식당으로 대박 났다고 나오지만, 책 써서 대박 났다는 뉴스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도 찾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입보다 가슴에 두어야 할 말들을 끝내 책으로 엮어서 냈습니다.

인간이어서 지고 갈 수밖에 없는 불안과 고독 그리고 우울 앞에서 자주 서성이게 됩니다. 오랜 기간 우물 속 같은 우울에 푹 잠겨 있다 보면, 그런 마음들은 시간만큼 발효와 농축의 밀도가 높아져서 회복하려고 하면 발목을 잡고 희망을 가지려고 시도하면 목덜미를 잡아 땅이 꺼지도록 슬픔 속으로 다시 빠져들게 만들어버립니다.

그곳에서 나를 건져낼 수 있는 것은 오직 '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뿐입니다.

그곳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열쇠도 내 손에 이미 쥐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좋은 글귀를 무한복제하는 것입니다. 희망의 글자를 소나기처럼 맞는 것입니다. 고운 시어들 앞에 무릎 꿇는 것입니다. 향기나는 글자를 마음에 물들이는 것입니다. 글자를 읽으며 내 삶을 읽는 것입니다.

힘들 때 아플 때 고통스러울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겠다는 결심보다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라는 단호함입니다.

이 책도 그런 책이길 바랍니다.

1 year ago | [YT] |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