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저씨

안녕하십니까?
2023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13명의 구독자 여러분 잘 지내셨습니까?
정말 감사하게도 구독자가 한 분 늘었습니다.

그리고 구독 취소를 누르지 않고 기다려 주시는 분들에게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나가다 대충 읽으면 140만 구독자가 있는 초대형 울트라 나이스 채널인 줄 알겠습니다.
ㅡ ,. ㅡ

저는 지난 11월 24일에 다시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출근 이틀 만에 독감에 걸려서 열흘 정도 쉬었습니다.
허.. 허허...

항상 감기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독감에...
ㅡ ,. ㅡ;

독감이 왜 독감인지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독감에 처음 걸린 건 아니었는데, 이번엔 정말 지독했습니다.
보통 2~3일 정도면 털어내는데, 링거를 맞고 약을 먹었는데도 3일을 가만히 누워있었습니다.
그리고 6일을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광합성만 하고 있는데 숨을 쉬는 게 힘들어서 병원에 다시 갔더니, 독감이 폐렴으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여전히 기침하고 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처음 증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지금도 목소리는 기어가 갈려버린 14세 미만 전동건의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챔버에 비비탄이 걸린 것처럼 여전히 호흡이 힘듭니다.

그래도 다시 출근했습니다.
여전히 무릎은 아프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잘 안되지만, 그럭저럭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어야 하는 아빠니까 괜찮습니다.
다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도 다시 할 겁니다.

사실 긴 영상 한편을 거의 완성했습니다.
정확히 설명해 드리면 완성했“었”습니다.

녹음도 하고, 영상 편집도 끝냈고, 자막도 거의 다 됐는데 조금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편집 프로그램으로 곰믹스 프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편집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처음에는 초보자인 제가 이 정도 프로그램이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전에는 정말 관심이 0.1도 없던 “곰믹스 프로 사용자는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는 팝업을 보고 마지막 할인이라는 문구에 홈쇼핑 마감 같은 조급함으로 일단 구매했습니다.

조금 더 다양한 기능이 있다고 해서 궁금하기도 하고, 생각해 보니 곰믹스 프로는 뭔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설치하고 실행을 했는데 생각보다 뭐가 잘 안됩니다.

사실 곰믹스 프로를 처음 사용할 때 문제가 발생해서 곰 랩 측에 문의했고, 몇 번의 메일을 주고받은 후에도 해결이 되지 않아서 원격 지원을 받았는데도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트북을 포맷하고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설치해 가면서 곰믹스 프로와 충돌되는 프로그램을 찾아봤습니다.

이번에도 곰 랩 측에 문의 메일을 보냈는데, 제가 마음이 급해서 곰믹스 프로 때의 경험으로 일단 노트북 포맷을 해버렸습니다.

저는 외장하드에 백업을 받은 줄 알았는데, 제 착각으로 인해 작업 중이던 파일을 삭제했습니다.
정말 시은~허게 밀어버렸습니다.

네.
그랬습니다.

며칠 동안 고생한 시간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 없어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출근 전에 긴 영상을 단 한 개라도 올려보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멍청한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출근했고, 독감에 걸리고, 폐렴 합병증이 시작되고, 열흘 정도 시간을 허비하고, 다시 출근하고, 천천히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시 시작할 겁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저는 할 겁니다.
엄청난 기교로 인해 화려함은 없겠지만 묵묵히, 꾸준히 할 겁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 굉장히 건방진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후진 영상을 몇만 번씩 봤다고?”

정말 죄송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은 영상을 설명과 자막, 편집, 하다못해 배경 음악도 없이 올리는 허접한 영상이 많았습니다.

물론 제 쇼츠를 보시는 분 중에 정말 후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적어도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을 하고, 자막을 넣고, 사실이 검증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채널에 대한 설명을 보시면 알겠지만, 제품 설명을 가장한 추억 팔이나 하는 그딴 채널입니다.
뭐 어떻게 보면 박찬호 빙의 된 엄청난 이빨의 양을, 어린 시절의 추억과 제품 설명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넘어가려는 수작으로 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본인의 목소리로 녹음을 하고, 적당한 설명을 자막으로 처리하고, 배경 음악이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저는 유튜브 꼰대일 수 있습니다.
“에헴~ 자고로 유두부라 하는 것은 노력과 정성이 기본이 되어야 함을!”

꼰대라고 놀리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정말, 최소한의 노력과 정성은 있어야지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이 만든 영상을 적당하게 편집해서, TTS를 이용해서 쇼츠로 다시 올리는 영상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건 재가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노력에 대한 도둑질과 영상을 보는 사람들에 대한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넌 뭘 얼마나 대단한 영상을 만들려고 그렇게 짖어대냐?”라고 하신다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

저도 누군가에는 엄청나게 후진 영상일 겁니다.

실력은 너무 부족한데,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정된 각도와 배경의 한계가, 좋은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과 충돌하면서 항상 아쉬움이 있습니다.

목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컨디션이 올라오면 다시 쇼츠부터 시작해서 긴 영상을 준비하겠습니다.

날씨가 엄청 춥습니다.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감기 조심하십시오.

2023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4년 모두 건강하시고, 기분 좋은 일만 있기를 소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year ago (edited) | [Y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