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요1830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필리피 2,7)



그렇게 겸손하시기에 우리는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세상사에서 이런 경우 속된 말로 '호구된다.'라고 합니다.
또 "배려가 당연해지네.",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가 되네." 라면서 씁쓸해 하거나 분노를 느낍니다.

주님께서는 사랑이 넘치시고 겸손하시기에
우리에게 끊임없이 소위 바람 맞으시면서도 애타게 부르시고
주님의 잔치로 오기를 기다리십니다.

주님의 사랑을 권리로 여기면서
기도 중 응답으로
미사 중 강론 중에
고해성사 중 사제의 훈계에
내가 원하는 말을 해달라고
아픈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들어 힐링을 시켜달라고 요구합니다.
다 내 마음 안에
오늘 복음에 나온 초대를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이들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지금 바라는 것, 내가 지금 우선순위에 놓은 것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하느님 나라에 초대는
그 초대에 맞는 영적 의복을 준비해서 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11 months ago | [YT]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