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팬튜브_큰바위얼굴 준스톤

연휴 동안 짬을 내어 외신을 보니 프랑스 정치가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총리가 연이어 사임하고, 국가부채는 GDP의 115.6%, 재정적자는 5.8%까지 치솟았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감세와 복지확대라는 모순된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고, 결국 재정이 흔들리자 정치가 무너졌습니다. "더 내고 더 받기" 식의 모수조정을 연금개혁이라 포장하는 우리 정치의 비겁함과 다르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위기는 대한민국에 보내는 경고장입니다.
한국은 더 취약합니다. 국가채무가 GDP의 50%를 넘어섰습니다. 수치상 프랑스보다 낮지만,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닙니다. 위기 때 통화를 찍어낼 수도, 달러를 즉각 확보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속도라면 40년 뒤 부채비율이 150%를 넘어설 것입니다. 아직 불이 붙지 않았을 뿐, 우리는 더 바짝 마른 장작더미 위에 서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나라가 빚을 지면 안 된다는 건 무식한 소리"라 했습니다. "가을에 한 가마 수확할 수 있다면 씨를 빌려서라도 뿌려야 한다"며 국채 발행을 농사에 빗댔습니다. 그러나 그 씨앗이 국민의 세금이고, 그 가마니를 거둘 사람도 결국 국민입니다.

국민에게는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왜 국가부채는 시원하게 늘려도 된다고 하십니까? 대통령의 경제관은 이제 호텔경제학을 넘어 '공유지의 비극'이 체질화된 것입니까? 개인은 빚을 못 내니 국가 빚으로 매표하겠다는 것입니까? 공중화장실에서 전기와 물을 끌어다 캠핑카에 채우고, 코스트코 양파를 한가득 퍼가고, 이케아 연필을 다 가져가는 방식으로 나라 경제가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매표철학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명백했습니다. 세 차례 재난기본소득으로 2조 원가까운 채무부담을 남겼고, 그 부담은 여전히 경기도민의 몫입니다. 경기도의 국회의원이 되어보니 동탄을 포함한 경기 남부 전역에서 광역버스, 도로망 확충, 학교 신설 민원이 빗발치지만 텅 빈 재정이 발목을 잡습니다.

이제 소상공인들도 압니다. 쿠폰이나 지원금으로는 진짜 경쟁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쿠폰 주도 성장'은 언발에 오줌 누기일 뿐, 결국 소상공인 간 부익부 빈익빈만 심화시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못 했고, 이재명 지사도 실패한 쿠폰경제학을 국민에게 또 떠먹이지 마십시오.

이제는 '매표 재정'이 아니라 '투자승수를 높일 수 있는 재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중복 복지와 선심성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그 재원을 교육·기술·산업 효율화에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노동자와 청년들이 기술 전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전환훈련 기회를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이 재정위기는 진영의 승패가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입니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자기 지지층을 설득해야 합니다. 다가오는 예산국회에서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배짱이가 아니라 개미 300마리가 되어야 할 판입니다.

대통령이 먼저 재정에 대한 철학을 바꿔주십시오.
지금 멈추지 않으면 프랑스의 오늘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됩니다.

3 days ago | [YT] |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