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의 스토리캠프

👻납량특집 괴담 낭독회 사연 모집👻

공포 사연 낭독을 위해 성우로부터 특훈까지 받은
괴담 낭독의 권위자 이종범이 공포 사연을 읽어드립니다.

내가 직접 겪었거나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괴담 낭독회 때 사연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1 month ago | [YT] | 363



@김추복-q2l

어린시절 명절에 할머니댁에 놀러갔다가 듣게 된 이야기입니다. 명절이라 온 식구들이 모여서 옛 추억들을 이야기하다가 우연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경험담으로, 아직 어렸던 저는 자는척을 하며 그 이야기를 옅듣게 되었습니다. ​ 할머니께서 아직 젊으셨던 시절, 산중턱에 있던 고구마 밭에서 일을 하고 계셨답니다. 곧 점심 무렵이라 마을의 다른 분들은 미리 산을 내려갔고, 할머니는 좀 더 일을 하다 내려갈 심산으로 밭에 혼자 남아 계셨었죠.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이였습니다. 그래서 였는지 고구마밭 뒷편의 작은 대나무 숲 그늘이 유독 짙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슬슬 뒷정리를 하며 바구니에 호미와 소지품들을 담고 계시던 그때, 갑자기 대나무숲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할머니께 흙을 뿌리더랍니다. 할머니께서는 누군가가 장난을 치는줄 알고 물었습니다. " 뉘시요? " 그러자 다시 한번 대나무숲에서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소리를 내며 흙을 뿌렸습니다. " 뉘신데 왜 이러오? " 너무도 맑은 날씨, 아무도 없는 산 중턱의 고요함은 오히려 할머니를 더욱 두렵게 만들었고 할머니는 즉시 손에 들고 있던 바구니를 주변에 내팽개치고 산을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오후가 되서야 할머니는 일하러 가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다시 밭으로 올라오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내팽개쳤던 바구니와 소지품들이 그 자리에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 그 일이 있은지 얼마 후, 흐린 날씨의 밤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읍내에 나가셨다가 돌아오는 길이셨습니다. 할머니는 아직 아기였던 큰 이모를 등에 업고 앞장서서 걷고 계신 할아버지를 따라 걷고 계셨습니다. 가로등도 없는 시골의 밤길이라 두분의 걸음은 유독 느리고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할머니의 양옆으로 키가 크고 깡마른 사람 둘이 나란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그들의 키가 할아버지보다 머리 네다섯은 컸으며 마치 장승이나 커다란 비석같은 느낌이였는데 그들이 무엇이든 너무도 무서워서 고개를 돌려볼 생각도 못하셨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도 그들을 인식했으나 앞만보고 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고, 할머니는 혹시나 등뒤의 아기에게 해라도 끼칠까봐 조마조마하며 할아버지만 쫓아 걸었습니다. 평소 30분이면 도착했을 마을 어귀가 몇시간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 동행은 계속되었고 드디어 마을 입구의 양갈래 길에 도달했을때였습니다. 갈래길의 정면에는 대나무숲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며칠전 할머니께서 들었던 그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그 소리가 두어번 들리자 양 옆에서 나란히 걷던 그것들이 빠르게 왼쪽 길로 사라졌고 덕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오른쪽 길을 따라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 두 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왔던, 그 이상한 소리를 내던 존재가 혹시 도깨비는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할머니께 장난을 친게 미안해서 바구니를 정리해두고, 또 며칠뒤 두분이 알수없는 존재들에게 쫓기자 그것들을 쫓아내준 것은 아니였을까요? ​ 혹은 두분의 양옆을 나란히 걷던 존재들도 혹시 나쁜 존재는 아니였을지도 모릅니다. 더 사악한 위험으로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를 호위해 준 장승들이 마을 어귀에 도착하자 도깨비에게 바톤을 넘기고 떠났을지도요.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이제 도깨비와 장승, 산신령과 수호신의 개념이 많이 사라져버린 요즘 시대에 가끔씩 그 시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1 month ago (edited) | 0

@sungname1004

쿵쿵쿵 병 저 형철인데요

1 month ago | 10

@김추복-q2l

고등학생때 일입니다. 학교까지 집이 너무 멀어 첫차를 타야 했던 전, 항상 가장 먼저 등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학교 바로 앞 아파트에 살던 친구가 먼저 와서 책상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무슨 일로 벌써 와서 자고 있냐고 묻자 친구는 어제 한숨도 제대로 못잤다고 대답하더군요. "또 게임하느라 날샜구먼?" 저의 물음에 친구의 대답은 전혀 달랐습니다. ​ 어젯밤 친구가 자기 방에서 곤히 자고 있는데 자꾸 발에 차가운 느낌이 들더랍니다. 잠이 좀 더 깨자 그 차가운 느낌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살짝 눈을 떴을때 친구의 눈에 믿을 수 없는 것이 보였답니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천장에 누워서 떠있었는데 머리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고 그 물방울이 자신의 발과 다리를 적시고 있었답니다. 놀란 마음에 방을 뛰쳐나와 가족을 찾았지만, 그날 가족들은 모두 출타중이였고 결국 친구는 거실 쇼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 "가위 눌린거 아니야? 원래 가위 눌리면 헛것 많이 봐" 친구는 가위일수도 있지만 물방울 떨어지는 느낌이 너무도 현실적이였다면서 그럼에도 실제로 발이 젖지는 않았으니 개꿈꾼게 맞는것 같다며 웃어 넘겼습니다. ​ 그렇게 학교가 끝나고 친구는 저를 자기집에 초대했습니다. 말이 초대이지 아직 무서움이 남아있기에 가족들이 돌아오는 저녁때까지만 놀다가기로 한 것이죠. 그렇게 친구네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때 무슨일인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친구의 집은 꼭대기층에서 바로 한층 아래였는데, 경찰까지 와서 옥상으로 가는 계단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 있어요?" 저의 물음에 사람들이 살인사건이 났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친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고, 그런 친구를 본 영감님 두분께서 말했습니다. "맞네 맞어. 쟤도 어제 봤구만!" "너 여기살아? 너도 어제 귀신 봤지?" 그 영감님들은 아파트의 같은 라인에 사는 이웃들이였는데, 어젯밤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잠을 설치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노인정에서 어제 본 귀신이야기를 하던 중 서로 같은 귀신을 본 것을 알게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혹시 옥상에 누수 있는지, 물탱크에 균열 생겼는지 확인하라고 그리 말했는데 안듣더만." 영감님들은 꿈이 너무 생생하여 아파트 옥상에 무슨 일이 있을까봐 관리사무소에 말을 했지만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저녁무렵이 되자 갑자기 경찰들이 출동했고, 이렇게 옥상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 결국 그날 친구네집 아파트 옥상에서는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며칠전 범인이 여성을 살해하고 옥상 물탱크에 유기하려다가 물탱크가 잠겨있어서 실패하고 물탱크 뒷쪽에 시체를 놔두고 도망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범인은 그날 오후에 경찰에 자수를 하였고 그렇게 경찰들이 출동하게 된 것이였죠. ​ 저는 그제서야 귀신을 봤다는 친구의 말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혼자서 본 것이 아니라 같은 라인에 사는 다른 영감님과, 귀신은 보지 못하였지만 물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잠을 설쳤다는 또 다른 영감님까지... 아마도 고인께서 자신의 시신이 훼손되기 전에 발견해 달라는 소망으로 친구와 다른 영감님들의 꿈에 나타난 건 아닐까요? 그리고 범인 역시 비슷한 이유로 시달리다가 두려움에 자수를 선택한 것은 아닐까요? 아무쪼록 제가 올린 세가지 이야기는 비록 무섭지 않은 덤덤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아직까지도 제가 사후세계를 믿게 만드는 생생한 실화임을 밝힙니다.

1 month ago (edited) | 0

@골든아워-l8m

이영도작가님 설명회 유입으로써 즐거운 시간 주신것에 보답드리고자 ㅎㅎ... 제가 살면서 들었던 소리 중에 가장 잊을 수 없는 소리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람은 원래 어릴때 경험은 대부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그게 5살 유치원때의 기억이면 더 기억하기 힘들 것이고, 그게 하물며 소리라면 더욱 기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근데 저는 서른이 훌쩍 넘은 지금도 5살 어느 봄날에 들은 소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장 방금 들은것처럼 생생하게. 때는 바야흐로 제가 5살이었던 때, 어느 봄날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고, 그 유치원에서는 아파트 단지 정문의 슈퍼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유치원 버스가 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는 했습니다. 그날 아침도 어머니가 저를 정문에 데려다 주셨고, 친구들과 만난 저는 어제 봤던 스폰지밥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머니는 일이 있으셔서 친구의 학부모님께 저를 부탁하고는 떠나셨고, 저는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노란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죠. 저희 아파트단지 근처에는 유치원이 여러 개 있었기 때문에, 아침에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면 다른 유치원에서도 차가 와서 아이들을 데려가곤 했는데요, 그 중에 XX 어학유치원이라고, 영어유치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 유치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유치원은 그 당시 전국에 여러 개가 있었던 이른바 브랜드 유치원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서 엄청 큰 버스를 유치원 버스로 썼습니다. 제 유치원 버스는 스타렉스보다도 작은 차였기 때문에, 항상 큰 버스를 어린 마음에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도 그 버스가 왔고, 아파트 정문 앞은 등원하는 아이들과 그들을 태우러 온 버스들로 북적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제 바로 뒤쪽에서 아이를 부르는 어머니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북새통 사이에서 그 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명확히 들렸다고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뒤에서 아이를 부르는 어머니의 소리에 홀린듯이 뒤를 돌아봤습니다. 어머니의 부름에 응하고 있는 제 또래의 여자아이가 있었죠. 저희 아파트 정문에는 작은 횡단보도가 있었는데, 여자아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듯 했습니다. 저는 대수롭지 않게 친구들과 장난을 다시 치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습니다. 버스의 띠-  띠 - 띠- 하는 후진음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펑---" 마치 큰 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리였습니다. 그 소리가 들리고 나서 바로, 제 뒤통수와 옷에는 무언지 모를 것이 치덕, 하면서 들러붙었고 저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본 것은 앞서 말씀드렸던 커다란 버스였습니다. 원래 그 버스는 통째로 노란색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 것은 뒤쪽 상당 부분이 빨갛게 칠해져 있는 어학원의 커다란 버스였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제 시선이 향한 곳은 버스의 뒤쪽이였고, 저는 펑 소리가 어디서 난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넘어진 아이, 멀쩡한 몸체, 버스의 빨간색 후열 타이어, 웅덩이 그리고 제 바로 뒤에서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이긴 한건가 싶은 괴성이 들렸고 그 직후 저는 근처의 어른들의 손에 휘감겨 현장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들어날라졌습니다. 저는 그날 유치원에 등원하지 않고 소식을 듣고 달려오신 어머니에 손에 붙들려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나중에 어머니께 들은 바로는 그 때 제가 뭔가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이후로 삐-삐-하는 후진음과 풍선 터지는 소리를 들으면 손발 말단이 저려오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심인성인지 뭔지 원인도 찾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사건 이후 제 동네에서 그 어학유치원은 폐업을 했는지, 더 이상 아침마다 아파트 정문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횡단보도는 몇 일 지나지 않아 자국이 모두 지워지고 깨끗하게 아무 일도 없던 양 정비되었습니다. 아이의 가족은 이사를 갔다고 나중에 전해들었습니다.

1 month ago (edited) | 0

@zzz04864

야밤에 지나가다 괴담사연을 올려달라는 글을 보고 잊지못할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이니까 10년도 더 지났군요 그날도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그때는 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 제도가 있어서 오후10시까지 학교에 남아있어야 했었죠 당시 3학년 교실은 학교 맨 윗층에 있었고 아랫층을 쓰던1,2학년들은 한시간 일찍 마쳤기에 저희가 집에 갈때는 맨윗층만빼고 학교불이 다 꺼져있어서 내려갈때 분위기가 상당히 으스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 정문을 빠져나오면 긴 내리막길이 있고 주변에 공장 하나를 제외하면 건물이 없어서 듬성 듬성 있는 가로등 불빛외에는 주변을 밝혀줄만한게 없었습니다 매일 아침 그길을 오르고 밤이되면 내려갔죠 한편 저희는 집에 갈때 항상 같이 다니던 무리가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4명의 친구들 이었는데요 하루는 그 멤버들중 한명이 집에 갈때 배가 아프다면서 화장실을 간다고 우리보고 먼저 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희 3명은 학교를 빠져나와 긴 내리막길을 내려와 대로변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별다를것없는 똑같은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그순간 버스를 기다리던 저희의 핸드폰에 문자가 하나씩 들어 오더라구요 '빨리 우리 반 옆에 있는 화장실로 와줘라 농담하는거 아니다 진짜 X됐다' 배아파서 화장실 간다던 친구의 문자였고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나지만 내용은 저런식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평소에 정말 장난도 많이치고 소위말하는 또라이짓을 많이 하던 친구라 처음에는 저희도 믿지 않았습니다 '이새끼 또 지랄이네ㅋㅋ' 라고 생각한거죠 그런데 저희가 돌아가면서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는겁니다. 방금 문자를 보낸 사람이요. 그때부터 저희는 뭔가 잘못됐을 가능성을 느꼈고 학교로 다시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매일 불꺼진 학교 계단을 내려가면서 느낀 으스스함은 무서운 축에도 못낀다는걸요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갈때는 무섭긴해도 다같이 우르르 내려가기때문에 텅빈 학교의 공포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겁니다 그때 봤던 모든 불이 다 꺼지고 인기척이라고는 없는 고요하고 시커먼 학교복도는 정말 끔찍한 광경이었습니다 상상도 하기싫네요 공포감에 사로잡힌 저희 셋은 친구 이름을 일부러 크게 부르며 저희 교실이 있던 맨 윗층까지 올라갔고 교실 옆에 있던 화장실로 들어 갔습니다 가운데 칸이 닫혀 있었습니다 친구 이름을 부르며 문을 두드리자 잠금장치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다음순간 문을 열어서 본 장면은 절대 잊지못할 사진처럼 뇌속에 박혀버렸습니다 친구는 온몸과 얼굴이 땀에 젖어 변기에 앉아있었는데 저희를 보는 표정이 정말 기괴했습니다 이건 진짜 설명하기 어렵네요 그 친구를 중학교때부터 봐왔었는데 그런 모습은 처음 이었습니다 영혼이 나갔다는게 맞는 표현인거 같네요 그때는 다들 말하진 않았지만 대화를 시도할만한 상태가 아니라는걸 모두가 알아챘습니다 저희는 다리가 풀리고 정신을 제대로 못차리는 친구를 부축해서 학교를 빠져나왔고 그친구도 슬슬 제정신이 돌아오더라구요 버스정류장까지 도착한 저희는 정류장 의자에 앉아 그친구에게 무슨일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때 그 친구가 해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배가 아파서 교실옆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칸에 들어가서 일을 보고 있었고 애들이 우르르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고 곧 조용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화장실의 불이 꺼졌다 (저희 학교는 당시 화장실 불이 센서를 이용해서 사람이 들어가면 켜지고 다 나오면 꺼지는 형태였습니다) 친구는 당황했지만 야자가 끝나서 일괄적으로 화장실불이 꺼진거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쥐죽은듯이 고요하던 그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다는겁니다 그리고 점점 소리가 가까워져서  친구는 설마 설마 여기로 들어오진 않겠지 했는데  그 발자국소리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는것 같더랍니다 화장실 불은 켜지지 않았구요 직접 보이진 않아도 소리를 들으면 어디쯤 있다는게 느껴 지잖아요? 정말 소름끼치게도 그 소리가 화장실 한가운데 까지 걸어 들어왔다는겁니다 가운데 칸에 앉아있던 친구가 있던 바로 앞 위치 까지요,, 더 무서운건 사람이 들어온거면 소변을 보든 좌변기 칸으로 들어가든 뭐 세면대에서 물을 틀어서 씻든 뭔가를 하는 소리가 들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화장실 가운데 까지 걸어온 소리 이후로는 아무런 기척이 없더라는겁니다 그때부터 친구는 정신을 놓기 시작했고 저희에게 문자를 다급하게 보내고 소리를 낼수없어서 전화도 못받았다는겁니다 그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문을 열면 뭔가를 마주칠까봐 무서워 움직이지도 못하고 웅크려서 한참을 땀만 쏟아내고있는데 저희가 저~ 밑에서 이름을 부르면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그 이후로는 앞에서 말한대로 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건 저희가 친구를 찾으러 화장실로 들어갈때는 센서가 작동해서 불이 켜졌다는겁니다 친구가 들은 발소리가 들어올땐 켜지지 않았는데요.. 저는 귀신이나 영적인것을 전혀 믿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건 그 친구도 마찬가지구요 그날 이후로도 여러번 이 이야기를 친구들과 해봤지만 그때의 일이 대체 뭐였는지 결론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1 month ago | 0

@ddo_negroni

어렸을 때 괴담 너무 좋아해서 사촌동생들이랑 혼숨도 하고 불도 피우고 폐가, 등산로 없는 계곡, 동굴 탐험해보고, 바닷가에서 쓸려내려온 물건 줍기(?)까지 했지만 귀신의 ㄱ자도 보지 못한 불쌍한 사람이라 남들의 괴담 듣는게 너무 즐거워요오

1 month ago (edited) | 0

@김추복-q2l

저는 04군번으로 4월말에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여 훈련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제가 훈련병이던 시절 듣게 된 흔하면서도 뻔한 군대괴담입니다. ​ 제가 훈련받은 논산훈련소는 아직 구막사여서 시설이 매우 낡았었습니다. 내무실 침상도 샤워실도 화장실까지 70년대에 지어진 그대로였고 덕분에 많은 훈련병들이 감기와 변비를 달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몇주간의 고된 훈련을 버텨내던 중 드디어 수류탄 훈련을 앞둔 전날 밤이였습니다. 일과시간이 끝난 초저녁인데도 갑자기 전원 정신교육 소집통보를 받고 한 내무실에 모이게 되었죠. 중대장님은 내일 있을 수류탄 훈련은 실전과 다름 없이 위험하니 훈련에 자신이 없거나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언제든 말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혹시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무언가가 보이는 사람도 미리 말을 하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게 정신교육이 끝나고 다른 훈련병들은 저마다 "열외를 가장한 얼차려를 주려는 함정이다." 라며 절대로 속지 않겠다고 수다를 떨때 저는 문득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수류탄 훈련이 위험하니 조심스러운 것은 이해가 가는데, 남들이 보지 못하는 무언가가 보이는 사람도 열외시킨다는건 무슨 의미일까? 그렇게 저는 당시 기간병였던 조교님께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무언가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조교님께서 짧게 대답했습니다. "귀신" 제가 멍한 얼굴로 쳐다보자 다시 말해주었습니다. "평소에 귀신 보이는 사람도 열외라고." 이해할 수 없었던 저는 조교님께 되물었습니다. "그거 관심병사되서 편하게 군생활 하려고 거짓말로 요령 피우는거 아닙니까?" "나도 그런줄 알았다." 그렇게 조교님은 바로 몇기수 전 3월 군번의 어느 훈련병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 이 훈련병은 처음부터 요주의 대상이였다고 합니다. 평소 귀신을 볼 수 있다며 훈련소의 이곳 저곳을 다닐때마다 저 지붕위에 귀신, 저 공중전화 박스 위에 귀신, 저 나무뒤에 귀신은 꾀 무서운 귀신 이라며 덤덤하게 말을 하더랍니다. 정말로 귀신이 보인다면 너는 왜 전혀 놀라지 않느냐는 물음에 자기는 평소에 자주 봐와서 적응이 되었고, 또 대부분 죽은지 오래된 귀신들이라 형체만 보인다거나 그냥 하얀 빛으로 보이되 느낌만 남자여자, 어른아이 구분이 된다고 하더랍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 훈련병도 수류탄 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모의훈련까지 자신감이 넘쳐흐르던 훈련병이 이제 본격적으로 수류탄 훈련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줄을 섰을때였습니다. 갑자기 그 훈련병이 옆에 있는 조교를 잡고 덜덜 떨며 열외를 시켜달라고 하더랍니다.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열외시켜 주십시오." 조교가 그 훈련병을 진정시키며 왜그러냐 어디가 아프냐 묻자 그 훈련병이 주저앉으며 훈련장을 가르켰습니다. "저기 3사로에 배가 없는 군인이 수류탄을 계속 던지고 있습니다...!" ​ 이야기를 마친 조교님께서는 저를 놀리듯 한마디를 더 남기셨습니다. "3사로야 3사로. 3사로에 귀신이 있어" 저는 웃어넘기고 다음날 열심히 수류탄 훈련을 완수하였습니다. 저희 내무실의 훈련병 전원, 단 한명의 열외없이 수류탄 훈련을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람찬 군생활을 마치고 몇년 후, 우연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논산훈련소 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2004년 2월 논산훈련소의 훈련병 한명이 옷속에 수류탄을 넣어 목숨을 잃었던 사건에 대해서요. ​ 세월이 많이 흐른 저에게는 이제 덤덤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가끔은 정말 귀신을 보는 사람이 실제하는건 아닐까 궁금해집니다.

1 month ago (edited) | 0

@elyshajeneld3209

몇 년 전, 언니랑 둘이서 자취를 했어요. 각자 방이 있었고, 작은 화장실 하나, 부엌과 붙어있는 거실 하나 있는 구조였어요. 2층이 온전히 우리 집이었고, 1층에는 주인집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 반지하엔 공실인 방 두 개가 있는 집이었죠. 나는 막 20대에 들어선 대학생이었고, 언니는 외국계 회사에 다녀서 새벽 5시쯤 출근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어느 여름 자정 조금 넘은 시간쯤, 저는 제 방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과제를 하고 있었어요. 방은 너무 더웠지만, 사춘기가 덜 끝난 상태여서, 방 문을 열고있다는 상태가 너무 싫었어요. 사생활 침해같고. 거실에만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려면 그게 효율적이었을텐데도 말이에요. 대신 창문을 열었어요. 그날따라 바람이 좀 선선해서 괜찮겠다 싶었죠. 그때, 벽 너머에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샤워기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 같은 거요. 우리 화장실 위치가 제 방이랑 벽 하나 사이인데, 소리가 너무 또렷하게 들리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언니가 샤워하나 보다 싶었어요. 근데 바람을 타고 제 쪽으로 샴푸 냄새가 들어오는데, 그게 제가 쓰던 해외 직구 샴푸 향이었어요. 꿀이랑 세이지, 과일, 이런게 섞인 착각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향이었고, 저 말고는 그걸 쓰는 사람이 없었어요. 아랫집 할머니나 할아버지께서 쓰실 그런 향은 더 아니니까요. 그래서 ‘샤워하고 나오기만 해봐라, 내 거 쓴 거 다시 사오라고 해야지’ 하고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는데, 그 순간 거실 쪽에서 ‘빠드득—’ 하고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언니가 피곤하면 진짜 심하게 이를 가는데, 딱 그 소리였어요. 유리 가는 것처럼 들리는. 언니가 종종 침대보다 편하다면서 거실 소파에서 자니까 ‘아, 지금 거기서 자고 있구나’ 싶었죠. 그럼, 화장실에서 씻고 있는 건 대체 누구지? 하는 생각이 딱 드는거에요. 보통 이럴때면 내 착각이구나 싶도록 물소리가 멈춰주거나, 냄새라도 안나야하는데, 그런겄도 아니었어요. 저는 겁이 많은 편이라, 직접 확인해보진 못하고 한참을 가만히 있었어요.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핸드폰으로 영상 녹화를 시작했어요.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긴 했지만, 소리는 확실히 녹음됐거든요. 물소리. 샤워기 소리. 전부 녹음되었고, 그 사이로 거실에서 들리는 언니의 이가는 소리마저도 다 남아있어요. 그리고 여전히 제 샴푸 향도 창문 너머로 들어오고 있었고요. 겨우 용기를 내서 침대에서 내려와 방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는 순간, 물소리가 ‘뚝’ 끊겼어요. 동시에 바람을 타고 오던 샴푸 향도 딱 멈췄고요. 소름이 쫙 돋아서 다시 얌전히 침대로 기어들어갔어요. 결국 뭐… 그러고 있다가 기절하듯 잠이 들었고, 다음날에는 늦잠을 자버렸고, 눈 떴을 땐 언니는 이미 출근한 뒤였어요. 그날 저녁에 퇴근한 언니한테 “언니 혹시 어젯밤에 샤워했어?”라고 물어봤는데, 언니는 어제 회식 있어서 11시 반쯤에 집에 들어와서 소파에서 곯아떨어졌고, 새벽 4시 반에 출근했다고 하더라고요. 샤워는 전혀 안 했다고. 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아직도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사람이었는지, 귀신이었는지. 바로 다음날 들려온 이상한 방울소리도 있었지만, 너무 길어지니까 여기서 줄일게요. 그럼 이만.

1 month ago | 0

@blueping1938

외 미쵸따 정말 기대됩니다

1 month ago | 2

@ぱんにはむはさむにだ-v5w

병원에서 근무하는 남간호사입니다 한10년도 전에 일인데 지방에 알콜중독치료로 유명한종합병원(전직장)인데 입원환자분들이 반정도는 알콜치료목적으로 입원하세요 그날도 야간당직이였는데 담당병실 돌아다니면서 근무서고 있는데 입원한지 얼만된(1-2일)환자분 개인실에서 뭔가 소리가나는거에요 그래서 후레시들고 들어가보니깐 온 바닥이 물범벅이 되있길래 깜짝놀래서 병실전등을 켜니깐 환자분은 뭔가 입에 넣고 쪽쪽빨고있고 옆에보니 링거줄이 도중에 끊겨있고 링거액이 바닥에 다 흘러있던거에요 "김땡땡씨,지금뭐하시는거에요?"하고 환자분을 자세히 보니깐 팔뚝에 꼳혀있는 링거줄을 쪽쪽 빨고있는겁니다 네 그분은 자기 피를 빨고있던거에요 그러면서 "와인마있쪄 와인!!" 쪽쪽 그후로는 당직의사부르고 난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1 month ago | 1

@맛난망개

와 이거 너무 기대됩니다!! 살면서 겪은 무서운일은 단 하나. 애가 3살쯤. 같이 자려고 누워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중이였지요. 애가 갑자기 엄마 안경벗어 이랬어요.왜? 라고 물으니까 엄마뒤에 서 있는 언니줘야 한대요. 집에는 저랑 애 단 둘뿐이였는데 말이죠. 처음으로 팔에 털이 쭈뼛 섰었어요.

1 month ago (edited) | 1

@jopocky4361

괴담이라고 할 것까진 없네요. 그냥 기억에 남은, 별 내용도 없는 짤막한 꿈이였으니까요. 그 꿈이 왜 인상깊었냐먼...제 가위눌림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야겠어요. 저는 고등학생 시절, 거의 1년동안 정말 하루걸러 한번씩은 가위에 눌렸던 기간이 있어요. 단순히 몸을 못 움직이는 상태 뿐만이 아니라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인식과 함께 다양한 악몽을 꾸어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이 시절의 저는 심지어 꿈에서 이런저런 감각이 살아있어서 가끔은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크림도 먹는다던지, 뺨도 맞아 얼얼해진 볼이 느껴진다던지 오감을 체험할 수 있었어요. 이 공식은 금방 익숙해져 오히려 이 오감의 유무가 당장 이 꿈이 악몽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게 해주더라고요. 평범한 꿈에서는 웬만해선 향이든 통증이든 느끼지 않았으니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매번 잠들고 나서 의식이 남아있으먼 이게 악몽일지 그냥 꿈일지 성급하게 구분을 하는 게 필수적인 습관이 되더라고요. 말이 악몽이지 제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징그러운 것들을 너무 많이 봐서 지긋지긋했으니까요. 기억나는 것들 중 예를 들자면...새빨간 하늘과 하얀 모래사장 위에 내가 무력하게 누워 있고, 손부터 얼굴까지 새카만 여자 셋이 수녀같은 옷을 입고 제 주변에 둘러앉아 분주하게 물레를 돌리면서 제 손목과 발목에서 핏줄을 뽑고, 실타래처럼 감아낸 핏줄로 천 위에 수를 놓는...그런 괴랄한 악몽도 있었구요. 실제로 사람 핏줄을 그렇게 뽑아낸다는 게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지만 꿈에서는 너무 아팠어요ㅋㅋ 그래서 가위에 눌린다, 악몽을 꿀 거 같다 싶으면 일단 당장 손가락도 움직이고 목소리도 내보고 하면서 가위 상태에서 급하게 벗어나는 게 루틴이 되었었지요. 그때는 그렇게 깨고나면 너무 불안해서 다시 못 잠들고 화장실애서 불 켜놓고 버티다 비몽사몽 간신히 등교를 했었어요. 그만큼 잠이 너무너무 간절했고요. 그때 낮잠이든 밤잠이든 가위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아서 악몽이 아닌 그냥 꿈이다, 싶으면 무조건 달게 받아들이고 잠든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한낮에 하교 후 너무 피곤해서 '가위개새끼야 오려면 와라' 하는 마음으로 침대에 대자로 누워서 낮잠을 청한 때가 있었어요. 근데 어라, 놀랍게도 가위가 걸릴때 늘 오는 괜시리 어질어질 쨍한 기분이 하나도 안 드는 거에요. 나 분명 땀 뻘뻘인 상태로 누웠던거 같은데, 에어컨도 없이 덥지가 않고. 근데 그 기분이 되게 깊고 길었어요. 선풍기 소리도 안 들리고. 덥지도 않고. 불쾌함은 다 가셨는데 딱히 유쾌하지도 않고. 이쯤 되어 이건 악몽은 아니구나 싶어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근데, 평소처럼 오감이 가득한 악몽이 아닌 오히려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느껴지고 안 들리는 기이한 상태였던 게 조금 이상했어요. '내가 의식이 있나? 응. 의식이 있는거같은데. 왜 감각은 없지?' 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 조금씩 귀가 트이듯 소리가 들렸어요. 바스락 바스락. 계속. 바스락 바스락. 이게 이렇게 시끄러운데 지금까지 어떻게 못 들었지? 싶더라고요. 마치 기분 나쁘라고 누가 바로 내 귀 옆에 비닐봉지 같은거를 팽팽하게 붙여놓고 소리를 내는 거 같았어요. 설마 친오빠가 이런 유치한 장난을 할 리는 없는데, 평온한 상태에서 시끄러운 불쾌감이 불쑥 올라오니 짜증이 나서 들리는 것에 집중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소리들도 들리더라고요. 바삭바삭 슥슥. 나뭇잎이 쌓인 길을 스치고 밟고 지나가는듯한 리드미컬힌 소리. 바스락거리는 봉투 소리와도 같은 패턴으로 들리더라고요. 이거 이상하네. 그제서야 이것도 가위눌림이겠다 싶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습니다. 지겹다 지겨워. 매번 하던 것처럼 발가락 한번. 손가락 한번. 힘을 주려 했는데 그날따라 유독 힘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느낌이 평소랑 다르긴 했어요. 어떻게 보면 손발에 힘이 안 들어간다기 보다는 내 손이랑 발의 거리감이 애매한 듯 어딨는지 모르겠는 이 어색함. 대신 이를 악물어 보았습니다. 잘 되진 않지만 제 턱이 어딨는지는 알겠어요. 집중하여 열심히 감각을 되살려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마치 물구나무를 선 듯 얼굴 근육이 아래로 처진달까요.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물구나무 하듯 제 팔이 몸을 지탱하는 거 같지는 않구요. 그 대신 느껴지는 건, 오히려 중력을 거스르듯 위아래로 덩실덩실 앞으로 나아가는 제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해보는 코 찡긋. 내 코 여깄네. 피냄새 난다. 피냄새.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빨갛고 하얗습니다. 눈이 부셔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피범벅인듯한 반투명한 하얀 봉투가 눈 앞에 찰싹 붙어 아른거리는 이미지의 움직임을 간신히 보여줍니다. 초록색과 갈색의 천장. 하얀듯 파란 바닥. 바스락거리는 봉투. 위아래의 움직임. 눈과 코에 바싹 말라붙은 피. 목 아래로 느껴지는 상실감. 저는 어쩌면 쾌청한 맑은 여름날에 잘린 머리만 남아 봉투에 담겨진 채로 산 속으로 옮겨지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때 비명을 지르려 목에 힘을 주자마자 잠에서 깼습니다. 돌아가는 선풍기, 뜨거운 공기. 땀 범벅인 몸 그대로...인게 너무 다행이어서 침대에서 내려와 팔다리를 한참 두들기면서 울었어요. 소름끼친다느니 하는 그런 감상도 없고...이때는 그냥 억울했어요. 내가 뭘 어쨌다고 나한테 그러냐고. 꿈이 너무 리얼해서 정말 저게 원통함에 구천을 떠도는 귀신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니까요. 요즘도 목만 남아있을 때의 그 무심무감함과 깨어났을 때 현실에서 느꼈던 감정의 괴리가 충격적이었는지 가끔 이 꿈이 불쑥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절대 원한을 사서 살해당하거나 사고로 예기치 못하게 죽지 않도록 평소에 행실을 바르게 하고 기도 열심히 하려고요. ㅋㅋ 그리고 악몽을 하도 많이 꾸다보니 그 메커니즘이 대충 파악이 되어서 이제 악몽을 잘 안 꾸는 멋진 다 큰 성인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평소에 스트레스와 진심을 숨기지 않고 자기전에 잘 털어놓는 솔직함을 갖추시길, 그리고 멜라토닌과 마그네슘을 멀리하시길 추천드리겠습니다.

1 month ago (edited) | 0

@___autumn

우와아! 무서운 영화랑 게임은 절대 못보지만 듣기/읽기는 좋아하는 사람인데 캠장님의 괴담 낭독회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사실 엄청나게 무서운 이야기는 아닌데 왠지 캠장님께서 읽어주시면 다를까 싶어서 사연 적어봅니다:

전 초등학교시절 안산에 있는 15층 아파트의 15층에 꽤 오래 살았습니다. 이 일이 일어난 때가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초등학교 3-4학년쯤 이었던것 같습니다. 어느날 대낮에 전 혼자 집을 보고 있었고, 아파트 모서리쪽에 있는 작은방 천장쪽에서 여자분 2-3명이 수다떠는것 같은 소리가 화이트 노이즈처럼 들려왔어요. 자세한 내용은 들리지 않았고 카페에 있다면 아주 먼 테이블에서 대화하는 소리만 듣는듯한? 먼 방에 티비나 라디오가 틀어져있는듯한? 그 정도의 소리와 데시벨이었는데, 제가 살던 아파트는 납작한 옥상이 있는 모양이 아니라 흔히 ‘집’ 하면 생각나는 ㅅ 모양의 지붕이 덮혀있는 아파트였어요. 그래서 옥상에 누군가 올라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전 그 방향에서 사람이 대화하는 소리가 날 리 없다는걸 깨닫고 살짝 무서워졌습니다. 그런데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방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문이 열려있는 상태로 방문 앞 한 1미터 떨어진 자리에서ㅋㅋ “시끄러워!!!!” 혹은 “조용히 해!!!!” 라고 제가 낼 수 있는 한 제일 크게 빼액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리 지르자마자 그 소리가 뚝. 끊기는게 아니겠어요? ..그러다 그 정적이 한 1-2초 지나서 빵 터진듯이 해맑게 꺄르륵 하는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린애가 귀신에게 소리지른게 웃겼던걸까요? 2n년이 넘었는데 그 사건은 아직도 꽤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고 그분들은 누구였는지, 전 무슨 일을 겪은건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국어교육이 초등학교때 끊긴 사람이라 글이 부자연스러운것 같은데 만약에 사연이 채택된다면 캠장님/제작진분들께서 내용을 다듬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1 month ago | 0

@sev.enseven.

이거 반응 좋아서 나중에 파생되서 무슨 공포영화 설명회 같은거도 해주면 좋겠다

1 month ago | 1

@suju1635

높은 곳에서 사람이 추락하여 떨어지면,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굉음이 들리는 걸 아시나요? 이건 대략 10년 전 즈음, 방학을 만끽하고 있었던 제가 겪은 일입니다. 방학이 되고, 학기 중에는 열심히 하기 힘들었던 온라인 게임을 낮부터 밤까지 열심히 즐기던 중이었어요. 간만에 과몰입해서 시간가는 줄도 몰랐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오랜만에 접속한 게임 친구와 파티를 맺고 일반 매칭을 돌리던 중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랑 플레이스타일이 잘 맞고, 포지션 또한 겹치지 않아 자주 파티를 맺곤 했었어요. 그 친구가 게임을 장기미접하기 전까지는요. 게임에 필요한 대화 외에는 나눈 대화도 없고, 알고 있는 연락처도 딱히 없으니, 로그인 텀 또한 쉬이 맞춰지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가끔 보이는 그 친구의 접속 기록을 보아하니 그쪽도 바쁜 모양이었어요. 그렇게 아쉬워하던 찰나에 만난 터라 너무 반가웠습니다. 둘 다 게임은 오랜만이고, 파티는 더더욱 간만인 터라 랭킹전보다 일반전으로 먼저 손을 풀자며 곧장 매칭을 넣었습니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딜 교환을 마치고 무난한 상황으로 진행되는 게임 초중반 즈음이었어요. 저는 친구의 백업을 가던 도중 엄청난 굉음을 듣게 됩니다. 그 굉음이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너무 놀란 나머지 몸까지 화들짝 튀어올라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볼 정도였거든요. 이후 들려오는 차 경고음 소리를 보아하니, 근처에서 커다란 사고가 났던 것 같았습니다. 추측이었고 실제론 무슨 일인지 너무나도 궁금했지만, 창문을 열고 확인하지는 못했어요. 때마침 적과 격차를 벌릴만한 한타가 벌어졌거든요. 당시 게임에 미쳐있던 저는 미지의 굉음을 뒤로한채 열심히 한타에 참여했고, 저희 팀이 그 난투를 이겨 우세해졌어요. 이대로 휘말리지 않고 적당히 간만 보면 이길 수 있을 상태였죠. 하지만 저는 한타가 끝나고, 이후로 코인을 수급하며 레벨업을 하던 도중에도 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컸던 그 굉음이 몹시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뭐였을까? 무슨 일이었을까? 생각도 잠깐, 저는 결국 [너무 커다란 소리가 나서 창 밖좀 확인해 보고 오겠다.]고 채팅을 보냈어요. 승기를 쥔 팀원들은 너그러웠습니다. 흔쾌히 그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승낙의 채팅을 보자마자 곧장 창문을 열었어요. 깜빡하고 말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저는 1층에 살아요. 복도식 아파트이고, 복도는 창이 없어 뚫린 상태입니다. 복도 바로 앞에는 화단이 있고, 화단은 너비가 좁습니다. 그리고 화단 앞에는 차를 댈 수 있는 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까 그랬었죠. 밤까지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창을 여니 바깥은 몹시 어두웠어요. 너무 칠흑같았습니다. 시간이 새벽 한시 반 즈음이었는데, 시간을 감안해도 이상했어요. 평소에는 가로등이 켜져 그렇게까지 어두운 광경을 보기는 어려웠거든요. 창을 연 보람도 없이 복도 너머에는 차에서 나는 경고음만이 삐삐삐삐 울렸습니다. 그리고 너무 어두워 뒤늦게 깨달았는데, 가로등은 켜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가로등 불빛 때문에 역광으로 거멓게 보이는 세 사람이 한 차 앞에 머무르고 있었어요. 경고음은 그들이 보는 그 차에서 들렸습니다. 차와 제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밝은 곳에 있었던 탓인지 너무 어두워 바깥의 상황을 자세히는 보지 못했고... 대충 모인 편린으로 파악해보자니,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사고가 난 모양이었습니다. 가만히 셋이 서 있길래 보험처리라도 하려나보다... 싶어 창문을 닫고 저는 다시 지독한 게임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몇 번의 만족스러운 승리 후에야 게임을 종료하고는 잠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다음날, 외출을 준비하는 제 옆에 동생이 미묘한 얼굴로 다가왔습니다. 어렵사리 말문을 튼 동생은, 혹시 어제 사람이 떨어져 죽은 걸 아냐고 물었어요. 심지어 사망자는 아는 동생의 친구였고, 사유는 자살이라고 했습니다. 그 사실도 기함할 노릇인데, 더욱 섬뜩했던 건 그 친구가 제 방 창문 바로 앞에 떨어졌다는 거예요. 정확하게는 제 방 창문 앞에 주차된 차 위로. 아, 그러면 어제 그 귀를 찢는 굉음은 사람이 떨어져서 난 소리구나. 이해하자마자 말을 잇기가 어려웠습니다. 어제 큰 소리를 듣고 창문을 열긴 했는데,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못 봤다. 고 말하자, 안 보일 거리가 아닌데 이상하다고 했어요. 그래도 끔찍한 광경이었다니까 못 봤으면 다행이라고 덧붙이면서요. 조금 충격이긴 했지만 동생 말대로 못 봤으니 문제가 될 건 없었어요. 저는 그 일을 잊고 지내다, 몇 년 전 본인이 겪은 가장 무서운 경험을 들려달라는 친구의 말에 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공포까지는 아니어도, 적당히 섬뜩한 일인 터라 이야기를 흔쾌히 들려주었는데, 그 이야기를 다 들은 친구가 예상 밖의 이야기를 꺼냈어요. '네가 본 세 사람 말인데...' '저승사자가 셋이 다니지 않아?' 저는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어요. 기이한 어둠, 보이지 않을 거리도 아니었고 가로등 빛이 있음에도 인지하기 어려웠던 창 밖 광경, 경고음만이 울리는 공간에서 미동 없이 차만 바라보던 세 인영, 성별도 체형도 불분명하나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다는 것만 느껴지는....... 저는 지금도 여전히 그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요. 별 일은 없습니다. 아직까지는요.

1 month ago (edited) | 2

@0.0-g4x

두근두근 설레네요

1 month ago | 0

@le_decard

가위눌림썰은 무조건 쳐내고 시작하시죠..!!!

1 month ago | 2

@곽두필공포라디오

곽두필이 제일 존경하는 사람의 무서운 이야기 라니.. 세상에 👻❤

1 month ago | 3

@메탈빌런

제가 이제 막 취업하고 원룸 사택에서 혼자 살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성문제와 회사 적응 등 여러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어느샌가 공포라는 감정을 잊어버렸고 두려움을 느낀다는게 기억이 나지 않던 저는 문득, 그 당시 무섭다고 소문난 영화 '컨저링'을 오밤중에 혼자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하여 귀신이 나온다는 새벽 2시에 원룸에서 홀로 컨저링을 시청하기 시작했죠. 영화가 중반까지는 확실히 무섭긴 하더군요 특히 '언니 문 뒤에 누가 있어' 하는 장면은 그동안 감정을 잃었던 저의 피부에 오랜만에 소름이 돋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창 영화에 몰입하여 시청하던 중 갑자기 화장실에서 우당탕 소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당시 그 화장실에서는 매끄럽지 않은 타일에 붙여놓은 흡착식 선반이 종종 떨어졌기 때문이죠. 컨저링의 후반부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귀신이 등장하면서부터 공포심이 팍 식었고, 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영화를 끝까지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떨어진 선반을 다시 붙여야지 하는 귀찮음에 화장실에 들어선 순간 저는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반이 멀쩡히 벽에 붙어있었기 때문이죠. '옆집 소리였나? 다른곳 소리였나? 아닌데, 분명 화장실에서 난 소리였는데!' 저는 그렇게 늦은 밤 쉽게 잠에 들지 못했고 뜬 눈으로 몇 시간 동안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그리고 날이 밝아 다시 들어간 화장실에서 깨달았습니다. 변기 옆 청소솔이 넘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1 month ago | 0

@센과치히로의의식불명

야심한 새벽... 4시 44분만 되면 어김없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의문의 휘파람 소리...

1 month ago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