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누림교회

2025년 10월 5일 <설교요약>

갈등 속에서 빛나는 믿음 (창세기 13장)

들어가는 글: 명절과 갈등
내일은 민족의 대명절, 풍요로운 한가위 추석입니다. 추석은 가족 간의 사랑을 나누는 기쁜 날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이 가족과 친지들의 참견, 간섭에서 오는 명절 스트레스와 갈등으로 마음의 고통을 겪습니다. 유태인 속담처럼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는 지혜가 필요하듯, 우리의 갈등은 결국 언어, 대화의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관계를 망치는 충고, 탐색, 해석, 판단(충탐해판)이나 비난, 비판, 부정, 불평(비비부불) 같은 교정반사 본능을 조심해야 합니다. 바른 말이라도 때로는 칼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추석은 살리는 말을 많이 하시기를 바라며,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1. 믿음에도 피할 수 없는 갈등이 있습니다.

아브람과 조카 롯이 애굽에서 나와 가축과 은금이 풍부해지자, 그들이 동거하기에 땅이 넉넉하지 못하게 되면서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창 13:1-6). 이처럼 기도를 열심히 해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도 갈등은 있습니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신앙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상이며, 중요한 것은 그 갈등을 어떻게 이겨나가느냐입니다. 하나님은 환경을 바꾸시기보다 때로는 우리의 마음을 바꾸시며, 갈등은 주로 가장 가까운 사람, 즉 명절에 만나는 가족처럼 얼굴을 보고 만나는 사람에게서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이 갈등 속에서 우리의 성숙한 신앙이 빛나야 합니다.

2. 갈등 속에서 빛나는 믿음: 평화와 양보를 선택하다.

아브라함은 갈등 앞에서 가장 먼저 평화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혈기나 분노에 사로잡히지 않고 롯에게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고 선언했습니다 (창 13:8). 그는 어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선택권을 조카 롯에게 먼저 주며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고 양보했습니다 (창 13:9). 아브라함은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대신, 진리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면 양보했습니다. 이러한 양보는 애굽에서의 실패를 통해 '하나님이 내 인생을 책임져 주신다'는 약속을 더욱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는 갈등 속에서 이기려고 하기보다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3. 안목의 정욕을 조심해야 합니다. (롯의 실수)

롯은 삼촌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자신 역시 양보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가장 좋은 땅을 먼저 선택했습니다. 롯이 눈을 들어 바라본 요단 지역은 물이 넉넉하여 마치 여호와의 동산 같고 최고의 땅으로 불리던 애굽 땅과 같았습니다 (창 13:10). 그러나 롯의 실수는 그 땅이 곧 죄악이 가득한 소돔과 가까웠다는 점입니다. 롯은 결국 장막을 옮겨 소돔까지 이르렀습니다 (창 13:12). 돈이 되느냐, 이익이 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곳에 하나님이 계시는가'입니다. 하나님 없는 성공은 진정한 축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롯은 안목의 정욕에 이끌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쫓았고 (요일 2:16), 이는 결국 어리석은 부자의 비극(눅 12:20)처럼, 끝이 있는 인생을 잊고 세상 것만 바라보는 욕심에 끌린 결과였습니다.

4. 아브람은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롯이 스스로 눈을 들어 당장의 이익과 번영을 바라본 것과 달리 (창 13:10), 롯이 떠난 후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하셨습니다 (창 13:14).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하나님께 맡기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의 시선은 땅의 풍요가 아닌, 보이지 않는 언약을 주신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좌를 선택하느냐 우를 선택하느냐보다 '내가 하나님 편에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도 에덴처럼 변화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는 양보와 희생의 영성을 통해 자손의 복과 땅의 복이라는 신적인 축복을 약속받았습니다 (창 13:16-17).

결론: 지혜로운 후퇴는 전진입니다.
아브람과 롯의 다툼에서, 아브라함은 평화를 선택하고 먼저 양보했습니다. 롯은 눈에 보이는 좋은 곳을 선택해 전진한 것 같았지만, 그 전진은 결국 후퇴였고, 아브라함의 후퇴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는 전진이었습니다. 지혜로운 후퇴는 전진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 선생님과 성도님들 모두 갈등 속에서 혈기와 자기주장을 내려놓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삼아 영적 안목을 가지고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게 있는 갈등을 통해 보석 같은 신앙으로 세워지는 축복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 months ago | [Y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