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주tv (매주 월 오전10시)

#Daily_텃밭story_수용

손바닥만한 내 텃밭에
듬직한 내친구 사과나무에게
할 말이 참 많은 주말이다.

새어나갈 걱정이 없어서
나를 수다쟁이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내 사과나무 아래
2년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자야가
묻히고 올해는 사과나무에 자야꽃이
더 우아하게 피었다.

"그럴줄 알았다"는 듯 사과나무의
표정은 "이리와 안아줄께"의 표정으로
두팔을 최대한 크게 벌렸다.

그래ᆢ 그거면 난 됐다.
텃밭으로 향할땐 사과나무에게
숨도 쉬지않고 고자질 할 요량으로
서둘렀던 발걸음이 그 여유있는
표정을 보는 순간 사르르~~
그거면 된게 돼 버렸다.

그때서야 텃밭에 심은 갖가지
채소들이 눈에 들어오고 뒷 켠에
심어둔 몇그루에 내민 두릅나무와
자연발화 해 올라오는 담쟁이 넝쿨의
생명력에도 사소한 감탄을 해본다.

텃밭 켠 딸기꽃과 꽃잔듸, 으름꽃이
보내는 사랑스러움에 고자질 하려던
노여움까지도 사르르~ 녹아 버렸다.

그렇지~
예쁘게 보려면 모든게 예쁘고
밉게 보려고 하면 뭐든 미운게지~

#그래~ 그거였어
#그래의_철학
#수용의_철학

6 days ago | [Y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