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팬튜브_큰바위얼굴 준스톤

조지아주 국내기업 진출 현장에서 300여 명의 우리 국민이 체포·구금되었습니다. 한미 양국 간의 외교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걱정이 커져 갑니다.

우선, 우방국에게 할 수 있는 처분이 아닙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목도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현안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한다기보다는 “젤렌스키처럼 안 되기”만을 목표로 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으로 한국 진출 기업들이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주지의 사실이었습니다. 이번 한미 외교의 목적이 한미 간의 통상 분쟁이나 투자 문제를 제대로 다루기보다는 사실상의 책봉식을 바라고 칭신하고 온 것이 아닙니까?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투자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투자를 위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논의되고 그에 대한 답을 얻었다면 우리 정부는 아마 이번 사태에 조금 더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일례로, 싱가포르나 다른 미국의 우방국들이 제공받는 H-1B 비자 수량을 보장받았다면 훨씬 당당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외교는 각자의 결과를 가져와서 마지막에 각각의 구미에 맞는 토핑을 얹어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과자가 80%이면서 20%를 무엇으로 채워 내놓을지 고민이 아니라, 10%의 과자를 가져와 90%를 질소 충전해 국민에게 내놓으려 한다면 곤란합니다.

우선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웠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합니다. 외교를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적어도 한미 외교에 있어서 양국 간의 신뢰를 받던 외교관들을 두루 불러 쓰십시오.

원래 지난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했어야 할 조태용 전 국정원장은 한국 외교 라인에서 손꼽히는 미국통입니다. 지금 내란 특검에 불려다니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조현동 전 주미 대사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금방 교체될 인사도 아니었습니다.

미국을 연구하고, 미국과의 인맥을 깊게 구축하고, 적어도 여러 가지 일을 함께 이뤄내 본 사람들을 적대시하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혜안을 구하겠습니까?

권력이 외교·안보에 실력주의 외에 붕당을 끌어들이면 그 결과는 칠천량입니다.

지난 미국 방문에서 결국 공개 회담에서는 칭신하고, 비공개 회담에서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광우병 시위 사진 보여주며 농축산물 개방을 막았다는 따위의, 외교가에서는 웃지도 못할 영웅 만들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장군님 솔방울 수준의 그런 이야기가 어떻게 이번 외교에서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의 전부입니까?

지금이라도 어려운 부분은 어렵다고 해야 하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도움이 필요하다. 국민에게 솔직히 말해야 기업도 혼란스럽지 않고 시장에도 교란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역대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은 몇백조 원을 미국에 투자하는 것만큼이나 뼈아픈 선택들을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그 와중에도 보장받을 것은 확실히 보장받고 이끌어내려고 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베트남에 우리 군이 파병될 때 주한미군 감축을 막고, 한국군의 파병 비용을 모두 외화로 받아내며,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건설 특수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최신 장비들을 지원받기로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우리 군을 파견해야 했을 때 그에 동참하면서도 의료·공병 중심의 파병과 재건 사업 참여 등 양해를 받아내기 위해 끝없이 협상하고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9.11로 눈이 뒤집힌 부시 행정부를 상대하는 것이 지금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는 것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지만, 그걸 해낸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장비와 시스템의 통합·연동 작업을 주로 하기 위해 미국에 가서 발생한 일이라면 우리 기업을 타박해 여론전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 정확히 항변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일인데, 그걸 비자도 안 내주면서 하라고 하는 것은 당당히 지적해야 될 일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돌발성과 이례성을 언급하기에는 조금 더 성과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외교 결과에 대해서도 훨씬 더 투명해야 합니다.

4 days ago | [YT] | 1,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