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목덜미 아래쪽에 쥐젖이 생겼다. 좁쌀만 한 게 두 개 돋아났다. 세수하다가 발견했다. 그 이후 수시로 손길이 간다. 잡아뗄까 하다가 그대로 방치하기로 했다. 덧나면 곤란하지 않은가. 무슨 이유일까. 곱던 피부에 원치 않는 쥐젖이 돋아났을까. 미용에도 좋지 않고 자꾸만 신경 쓰이는 쥐젖을 어찌하면 좋을까. 레이저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없애 버릴까. 생각은 또 생각을 만들어낸다. 세수할 때마다 자연적으로 손이 가는 쥐젖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무용지물을 달고 다녀야 하나, 고것이 문제로다.
노화의 현상이란 말인가. 지난겨울 얼굴에 난 주근깨 검버섯을 제거하기 위해 거금을 투자했다. 레이저 시술받았다. 얼굴에 마취약을 바르고 난 후 잠시 대기하는 사이 안면 근육이 당겨지는 느낌이면서 얼얼하다. 잠시 후 의사의 부름을 받고 시술실로 들어가 보니 이발소에서 본 것 같은 의자가 있었다. 앉으라 한다. 뒤로 젖혀졌다. 찌직 살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아프다. 따끔하다. 눈 주위를 지질 때는 눈물이 찔끔했다. 채 5분 정도 했을까. 일어나 나가라 한다.
5년 전에 생에 첫 로터리를 쳤는데 그 이후 또 돋아나는 검버섯이 눈에 거슬렸다. 미용에 별 관심은 없지만 매일 드러내놓고 다니는 얼굴이기에 어쩔 수 없게 시술하게 되었다. 그녀 역시 레이저로 팔까지 시술했다. 그녀는 검버섯 제거 전문 피부과를 소개했다. 더군다나 딸내미 결혼식을 앞두고는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넣었다. 머리 염색도 다시 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것만은 거절했다. 잠잘 때 염색을 바른다고 협박까지 했지만, 백발의 청춘이 더 좋다. 건강에도 좋지 않은 화공약품을 그것도 보름에 한 번씩 머리에 바를 수는 없는 것이다.
얼굴이 깨끗해졌다. 보는 사람마다 “피부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비결이 뭐냐고 물어본다. “어쩜 주름살도 없냐.” 부러운 모습을 한다. 그러고는 “얄미워 죽겠네.”라며 투정을 부린다. 기분 좋다. 피부 좋고 주름살도 없다는 소리를 듣고 나니 갑자기 젊어진 기분이다. 속은 썩었다. 그놈의 알코올을 날마다 마시고 또 마시고 하니 속이 성할 리가 없다. 고혈압, 고지혈, 비만, 등등 건강 검진하면 정상 수치가 없다. 나름,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노화의 현상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던 식습관 멈추고 싶지는 않다. 그 좋아하는 담배도 끊고 다시 알코올까지 끊어버린다면 무슨 재미로 산단 말인가.
나이 60이면 생각하는 것이, 매우 성숙할 것으로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엄숙한 분위기로 얘기하다가 친구만 만나면 거의 동심으로 돌아가 말과 행동이 아이들과 다름없다. 어른들은 참으로 근엄하게만 느껴졌는데, 특히, 선생님은 하늘이었다. 화장실도 가지 않는 신선처럼 여기기도 했다. 시골 산골에 여교사가 전근해 왔을 때 첫인상은 천사였다. 인형처럼 예쁜 여선생은 엄마들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우주에서 온 것처럼 신통방통 늘 새롭게 느껴졌다.
육신은 늙어 검버섯, 주름, 이제 쥐젖까지 돋아나 심기가 불편하다. 생로병사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다.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 재수 없는 사람은 불타 죽고 물에 빠져 죽고 차에 치여 죽고 등등, 억울하게 죽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언제 어떻게 비명횡사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쥐젖이 돋아나건 검버섯이 영역을 넓혀도 하던 대로 살고 싶다. 그 대신 절제는 반드시 실천해야지 싶다.
말까시TV
나도 모르게 돋아난 쥐젖
오른쪽 목덜미 아래쪽에 쥐젖이 생겼다. 좁쌀만 한 게 두 개 돋아났다. 세수하다가 발견했다. 그 이후 수시로 손길이 간다. 잡아뗄까 하다가 그대로 방치하기로 했다. 덧나면 곤란하지 않은가. 무슨 이유일까. 곱던 피부에 원치 않는 쥐젖이 돋아났을까. 미용에도 좋지 않고 자꾸만 신경 쓰이는 쥐젖을 어찌하면 좋을까. 레이저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없애 버릴까. 생각은 또 생각을 만들어낸다. 세수할 때마다 자연적으로 손이 가는 쥐젖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무용지물을 달고 다녀야 하나, 고것이 문제로다.
노화의 현상이란 말인가. 지난겨울 얼굴에 난 주근깨 검버섯을 제거하기 위해 거금을 투자했다. 레이저 시술받았다. 얼굴에 마취약을 바르고 난 후 잠시 대기하는 사이 안면 근육이 당겨지는 느낌이면서 얼얼하다. 잠시 후 의사의 부름을 받고 시술실로 들어가 보니 이발소에서 본 것 같은 의자가 있었다. 앉으라 한다. 뒤로 젖혀졌다. 찌직 살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아프다. 따끔하다. 눈 주위를 지질 때는 눈물이 찔끔했다. 채 5분 정도 했을까. 일어나 나가라 한다.
5년 전에 생에 첫 로터리를 쳤는데 그 이후 또 돋아나는 검버섯이 눈에 거슬렸다. 미용에 별 관심은 없지만 매일 드러내놓고 다니는 얼굴이기에 어쩔 수 없게 시술하게 되었다. 그녀 역시 레이저로 팔까지 시술했다. 그녀는 검버섯 제거 전문 피부과를 소개했다. 더군다나 딸내미 결혼식을 앞두고는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넣었다. 머리 염색도 다시 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것만은 거절했다. 잠잘 때 염색을 바른다고 협박까지 했지만, 백발의 청춘이 더 좋다. 건강에도 좋지 않은 화공약품을 그것도 보름에 한 번씩 머리에 바를 수는 없는 것이다.
얼굴이 깨끗해졌다. 보는 사람마다 “피부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비결이 뭐냐고 물어본다. “어쩜 주름살도 없냐.” 부러운 모습을 한다. 그러고는 “얄미워 죽겠네.”라며 투정을 부린다. 기분 좋다. 피부 좋고 주름살도 없다는 소리를 듣고 나니 갑자기 젊어진 기분이다. 속은 썩었다. 그놈의 알코올을 날마다 마시고 또 마시고 하니 속이 성할 리가 없다. 고혈압, 고지혈, 비만, 등등 건강 검진하면 정상 수치가 없다. 나름,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노화의 현상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던 식습관 멈추고 싶지는 않다. 그 좋아하는 담배도 끊고 다시 알코올까지 끊어버린다면 무슨 재미로 산단 말인가.
나이 60이면 생각하는 것이, 매우 성숙할 것으로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엄숙한 분위기로 얘기하다가 친구만 만나면 거의 동심으로 돌아가 말과 행동이 아이들과 다름없다. 어른들은 참으로 근엄하게만 느껴졌는데, 특히, 선생님은 하늘이었다. 화장실도 가지 않는 신선처럼 여기기도 했다. 시골 산골에 여교사가 전근해 왔을 때 첫인상은 천사였다. 인형처럼 예쁜 여선생은 엄마들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우주에서 온 것처럼 신통방통 늘 새롭게 느껴졌다.
육신은 늙어 검버섯, 주름, 이제 쥐젖까지 돋아나 심기가 불편하다. 생로병사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다.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 재수 없는 사람은 불타 죽고 물에 빠져 죽고 차에 치여 죽고 등등, 억울하게 죽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언제 어떻게 비명횡사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쥐젖이 돋아나건 검버섯이 영역을 넓혀도 하던 대로 살고 싶다. 그 대신 절제는 반드시 실천해야지 싶다.
1 year ago | [Y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