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같은 대목에서 바이올린 현이 멈췄다. 하겐 콰르텟의 마지막 내한 무대. 전반 베베른의 곡을 연주하던 중이었다. 팽팽하던 현이 격렬한 피치카토 탓에 순간적으로 끊어진 것이다. 제1바이올린 루카스 하겐이 무대 뒤를 다녀오자 청중은 따뜻한 박수로 맞았다.
공교롭게 두 번째에도 같은 대목에서 또다시 풀렸다. 이번에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현을 맸다. 똑같은 대목을 세 번째 연주할 때는 아예 피치카토를 덜 세게 하는 방법으로 함정을 피했다. 순전히 물리적 현상일 뿐인데도 자꾸만 헤어지기 싫다는 뜻으로 들렸다.
전반 첫곡 베토벤 현악 4중주 16번은 작곡가의 마지막 실내악 작품. 비올라에서 첼로를 거쳐 바이올린으로 번지는 첫 악장 도입부부터 두런두런 나누는 남매들의 대화 같았다. 반대로 후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에서는 간간이 미묘한 음정 불안이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했다. 18년 전 알반 베르크 4중주단의 마지막 내한 이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고별 무대가 될 듯했다. #하겐콰르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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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하겐 콰르텟
두 번이나 같은 대목에서 바이올린 현이 멈췄다. 하겐 콰르텟의 마지막 내한 무대. 전반 베베른의 곡을 연주하던 중이었다. 팽팽하던 현이 격렬한 피치카토 탓에 순간적으로 끊어진 것이다. 제1바이올린 루카스 하겐이 무대 뒤를 다녀오자 청중은 따뜻한 박수로 맞았다.
공교롭게 두 번째에도 같은 대목에서 또다시 풀렸다. 이번에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현을 맸다. 똑같은 대목을 세 번째 연주할 때는 아예 피치카토를 덜 세게 하는 방법으로 함정을 피했다. 순전히 물리적 현상일 뿐인데도 자꾸만 헤어지기 싫다는 뜻으로 들렸다.
전반 첫곡 베토벤 현악 4중주 16번은 작곡가의 마지막 실내악 작품. 비올라에서 첼로를 거쳐 바이올린으로 번지는 첫 악장 도입부부터 두런두런 나누는 남매들의 대화 같았다. 반대로 후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에서는 간간이 미묘한 음정 불안이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했다. 18년 전 알반 베르크 4중주단의 마지막 내한 이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고별 무대가 될 듯했다. #하겐콰르텟
3 weeks ago | [Y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