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처강

나오지 말았어야 될 전투기, 슈페르 에탕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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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래 영상의 스크립트를 게시글로 변환한
글입니다.

https://youtu.be/jJ7WNYu5u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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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군은 저성능의 전투기인 에탕다르 4에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규어 M을
도입해서 이것들을 다 치워버리려고 했는데요.
자사의 전투기들이 브레게사의 전투기인
재규어 M으로 대체당하는 꼴을 볼 수가
없었던 닷쏘는 아예 브레게사를 인수해버리면서
이 계획을 저지하고 나섰죠. 프랑스 해군은
재규어 M을 돌려달라고 절규했지만,
닷쏘사의 오너였던 마르셀 블로흐는
이미 유력정치인이자 프랑스 대통령의
비밀금고를 관리해줄 정도로 거물로 성장한
뒤였습니다. 결국 블로흐와 연계된 정치권이
프랑스 해군에 재규어 M을 포기하라고
압력을 넣으면서 재규어 M은 무산되게 되었죠.
대신 닷쏘사는 프랑스 해군에게 새로운
전투기를 개발해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바로 에탕다르 4의 개량형을 말이죠.
프랑스 해군은 에탕다르의 에자만 봐도
치를 떠는 상황이라서 제발 그것만큼은
안된다고 절규했지만, 닷쏘사는 프랑스 해군의
입을 강제로 열고 이 전투기를 숟가락으로
퍼서 넣어주게 되었죠.

그 전투기는 바로 슈페르 에탕다르입니다.
자체중량은 에탕다르 4보다 약간 더 커진
6.5톤이었는데요. 왜 그러냐면 이 전투기는
에탕다르 4에다가 에탕다르 4보다 더 큰
전투기인 미라주 3의 설계를 적당하게 쓰까쓰까
해가지고 만든 전투기였기 때문이죠. 이때문에
동체형상은 미라주 3에 더 가까워졌는데
날개는 삼각날개가 아니라 에탕다르 4의
후퇴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삼각날개는 이착륙속도가 빠르고 저공에서의
안정성이 떨어져가지고 항공모함에서 쓰기에는
곤란했기 때문이죠. 대신 엔진 추력은
에탕다르 4의 것에 비해서 천파운드 이상
증가된 아타 08K50 엔진이었습니다.
이게 뭐냐면 미라주 F1에 달리는 아타 09K50
엔진에서 애프터버너만 뗀 버전이었어요.
함재기용으로 작게 설계된 슈페르 에탕다르에
애프터버너까지 달면 기체길이가 너무 길어져가지고
단거리 이착함을 못하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어쨋든 추력이 늘었으니까 속도는 마하 1.3까지
증가해서 드디어 초음속을 돌파했는데요.
슈페르 에탕다르가 나왔을 시절은 197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그저 에휴죠 에휴...
참고로 프랑스 정치권은 프랑스 해군의
재규어 M 프로젝트가 엔진추력 부족문제로
좌초되었다고 겉으로는 발표하게끔 했는데요.
참고로 재규어 M의 엔진추력은 8500파운드짜리
엔진 쌍발이라서 1만 7천 파운드였습니다.
아타 08K50 하나 단 것에 비해서 6천파운드나
추력이 높죠. 게다가 저바이패스
터보팬엔진이라서 연비도 더 좋습니다. 물론
당시 저바이패스 터보팬 엔진이 가속력에 문제가
있어서 항모에서 쓰기 난감했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비슷한 문제를 미국제 TF-30 엔진도
경험하고 있었죠. 그러나 아타 08K50을
장착한 슈페르 에탕다르는 추중비 0.5로
프롭기만도 못한 초기 가속력을 보여주는데
이것보다는 낫지 않았을까요?

폭장량도 에탕다르 4보다야 좋아졌다지만,
2.1톤밖에 안되어가지고 1950년대에 나온 함상
경공격기였던 A-4 스카이호크의 반토막 수준이었구요.
당시 프랑스 해군이 함대방공전투기로 쓰던
F-8 크루세이더보다 떨어졌으니 진짜
똥같은 수준의 폭장량이죠. 그나마 위안이라면
레이더가 제대로 달렸다는 것인데요.
미라주 F1에서 달리는 시라노 4 레이더에서
해상탐지능력을 강화시킨 아가베 레이더가
장비된 것입니다. 해상탐지거리가 74km
수준으로 일반적인 시라노 4 레이더보다
길었구요. 해상에서 난반사되는 전파나
클러터처리능력도 개선되어가지고 적함을
제대로 구분할 수가 있었죠. 이 레이더와
연동되어져서 당시 프랑스에서 최초로 개발된
대함미사일인 엑조세 대함미사일을
사용하는것이 가능했습니다.

엑조세 대함미사일의 공중발사형인 AM-39형은
사거리 70km를 자랑합니다. 고체로켓모터를
달고 있어서 사거리는 그렇게 길지는 않죠.
고체로켓 추진방식이다 보니까 로켓모터
작동시간이 끝나면 관성돌입해야하구요.
동시기에 나왔던 미국제 하푼 미사일은
터보제트 엔진이라서 공중발사형은 사거리가
120km씩 나왔으니까요. 게다가 시커먼 매연이
뿜어져나와가지고 육안으로 탐지가 쉽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당시로서 이정도 성능이면
적함으로서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왜냐하면
종말유도방식으로 자체 레이더시커로 적함을
탐색해서 돌입하구요. 따라서 전투기가 끝까지
유도해줄 필요가 없이 쏘고 이탈해주면
됩니다. 이때문에 전투기의 생존성도 올라갔죠.
또한 적의 레이더가 탐지하기 어려운
초저공으로 비행하니 요격이 어렵죠.
육안으로 탐지가 가능하다고 해도 어쨋든
초저공을 날아오니까 수평선을 넘어야만
눈에 간신히 보입니다. 따라서 대응할 시간도 촉박했죠.

그러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전투기 자체
성능이 너무 구렸어요. 떨어지는 폭장량이랑
저열한 추력 때문에 슈페르 에탕다르의
자랑이라고 떠벌려놓은 엑조세 대함미사일도
꼴랑 한 발 밖에 탑재를 못합니다. 프랑스
정부와 정치권은 해군에게 예산을 팍팍
줄테니 100대를 사서 쓰라고 강매했는데요.
해군에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맞서면서
결국 71대를 도입해서 쓰는 것으로 타협을
봤습니다. 그러자 닷쏘사가 반발하고
나섰죠. 닷쏘는 개발비와 생산설비투자비를
건져야한다고 정부에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슈페르 에탕다르의 가격을
올려버려가지고 기어코 기존 가격으로 100대를
사서 쓰는것과 같은 사업비를 지출하게
만들었죠. 참 이게 정경유착이 이래서
안좋은거에요... 프랑스 해군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 폐급전투기를 71대나 강매당하고 보니
1980년대였고 도무지 쓸곳이 없었습니다.

전투기로 납품받았지만, 이건 1980년대 기준
공격기로도 못써먹을 물건이었어요.
프랑스 해군은 분노한 나머지 정부에 미국에서
A-7 콜세어를 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콜세어 공격기는 미해군의 함상 경공격기인데요.
경공격기 치고는 무장탑재량이 6톤 이상이라서
엄청난 수준이었죠. 물론 실질폭장량은
4.5톤이지만, 이정도만 해도 슈페르 에탕다르의
두 배가 넘구요. 롤스로이스 스페이 터보팬
엔진을 장비한 버전은 항속거리도 4600km
입니다. 슈페르 에탕다르 따위와는 비교가
불가하죠. 게다가 저공침투폭격이나 정밀
유도무기를 운영할 수 있는 항전장비도
갖추고 있었죠. 그래서 베트남전에서 가장
활약했던 공격기 중 하나였습니다.

프랑스 해군은 A-7을 도입해서 1990년 이전에
에탕다르 4와 슈페르 에탕다르를 모두 다
치워버리려고 했는데요. 그러나 역시 정부와
정치권은 닷쏘사의 편이었고 국산 전투기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할당해주는 시스템이다
보니까 A-7 도입사업은 나가리를 먹었구요.
해군에서는 그럼 F-18 호넷을 사달라고 요구했지만,
역시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강제로 해공군
통합전투기 사업을 진행하게끔 했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라팔 M 입니다. 근데 문제는
라팔 M은 2000년에서야 실전배치가 되었고
그마저도 완전한 성능이 확보된 것은
2010년대 중반에서야 가능했으니 그 사이에
프랑스 해군은 어떻게 지냈냐구요?

단거리 공대공미사일만 운영 가능한
크루세이더 전투기를 함대방공전투기랍시고
진짜 썩어 문드러질때까지 운영하다가
1998년에서야 퇴역시켰구요. 슈페르
에탕다르는 라팔 M의 완전한 성능이
완성될때까지 노인학대를 당한 끝에
2016년에서야 퇴역했습니다.
그동안 프랑스 해군은 뭐 재규어 M도 나가리맞고
호넷도 날아가고 해서 대안이 없다보니까
슈페르 에탕다르를 굉장히 중요하게 굴릴 수
밖에 없었는데요. 어느정도였냐면 프랑스
해군의 핵투사 플랫폼으로서도 임무를
맡았습니다. 1986년에 개발된 ASMP
전술핵순항미사일을 슈페르 에탕다르에
인티시켰는데요. 램제트 엔진을 장착해서 무려
마하 3의 초음속 순항능력을 자랑합니다.
사거리는 300km에 300kt짜리 핵탄두를
장비하고 있는데요. 300kt이면 전략핵탄두지만,
쨋든 프랑스에서는 사용목적으로 핵탄두를
구분하기로 해서 전술핵무기로 분류되죠.
국지적인 핵전쟁이 발발했을때 사용되구요.
본격적인 핵전쟁이 발발되어서 전략핵잠에
장비된 SLBM을 쏘기 전에 핵위기상황을
De-Escalate 시키기 위해서 사용되는 일종의
경고용 핵무기입니다.

오랜기간 운영되다보니까 여러 전쟁에도
참전했는데요. 1983년에 레바논 내전이 터지자
프랑스도 평화유지군을 파병했습니다. 근데
시리아군이 프랑스 평화유지군에게 포격을
가한 사건이 터지자 시리아군을 공습하려고
긴급출격했었죠. 이때 스트렐라 휴대용
대공미사일의 공격을 받게 되었는데요.
다행히도 동시기에 투입되었던 에탕다르 4와는
달리 회피에 성공했죠. 그리고 1990년대,
유고내전에 투입되어져서 역시 공습임무를
수행는데요. 프랑스 해군에서는 도저히 슈페르 에탕다르를 못써먹겠다 싶어가지고
전자광학추적장비와 레이저거리측정기가
통합된 타겟팅포드를 인티 시켜줬습니다.
그래서 911테러로 촉발된 아프간 전쟁에도
투입이 되었을때 쏠쏠하게 써먹었죠.

왜냐하면 그때까지도 라팔 M형은 공대지 무장을
운영할 수가 없는 초기형이었었거든요.
그래서 라팔 M이 레이저유도폭탄을 떨구면
옆에서 슈페르 에탕다르가 타겟팅 포드로
대신 유도해주는 아주 덜떨어진 방식으로
운영했던 것이죠. 이때 한국 밀덕들은
레이저유도폭탄도 운영 못하는
최신전투기라면서 라팔을 까내렸구요.
라팔최고동무는 그저 따흐흑이었죠.
마지막으로는 2015년 파리테러 당시에 보복공격을
하는데에 노구를 이끌고 참전하는 것을
끝으로 드디어 이 폐급 공격기를 항모에서
치워버릴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폐급 전투기인데도 불구하고 해외판매가
딱 한 번 이루어졌는데요. 사간 나라는
아르헨티나였습니다. 근데 아르헨티나가 슈페르
에탕다르를 산 것은 성능이 좋아서 산게 아니라
살게 그거 밖에 없어서 산 겁니다. 1976년부터
쿠데타로 집권하기 시작한 아르헨티나 군부는
민중을 잔인하게 억압하는 더티 워를 벌이고
있었는데요. 이때 당시 인권외교를 진행하던
미국의 카터 대통령의 눈밖에 나버린거죠.
그래서 원래 무기구입선이던 미국에게
무기금수조치를 먹고 기존에 도입한 함상기인 A-4
스카이호크도 부품을 구할 수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함상기인 슈페르 에탕다르를 14대나
사온 것입니다. 다만 도입하면서 엑조세
대함미사일도 세트로 도입을 했다는게
그나마 위안이죠. 아르헨티나군의
슈페르 에탕다르들은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이
터지자 엑조세 대함미사일을 달고 출격해서
영국군을 공포로 몰아넣었는데요. 자세한 것은
추가적인 영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때 포클랜드 전역에서 슈페르
에탕다르들이 활약을 해가지고 한때
슈페르 에탕다르 구매문의전화가 닷쏘사에
빗발쳤다고 하는데요. 정작 실제로 가서
성능을 보니까 1950년대에나 나올법한
성능이라가지고 바이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하네요. 이때문에 많은 나라들에서
수많은 구매상담을 해왔지만, 실제 성능과
제원표를 보고 다 절레절레하고 나갔다고
하구요. 결국 추가적인 수출 없이 1983년,
슈페르 에탕다르는 단종되었습니다.

이라크에는 5대가 임대 되었었습니다.
1980년, 이라크가 신정제 정책으로 약화된
이란을 전면침공하면서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는데요. 이라크의 후세인은 전광석화로
전쟁을 끝내려고 하였지만, 그럴 실력이 없던
이라크군은 거대한 이란을 패배시키는데에
실패했죠. 결국 전쟁이 수렁으로 빠지게
되었는데요. 이란과 이라크 모두 세계에서
2~3위 다투는 산유국입니다. 결국 국가간의
총력전에서 상대를 이기려면 상대의 돈줄을
끊어야겠죠. 그래서 양국은 서로간의 유조선을
격침시키고 석유플랜트를 공격하는 등
하여간 진흙탕 싸움을 전개했는데요.
이때 이라크군은 이란에게 해군력과
공군력이 열세였어서 큰 피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세인은 이란에게
보복을 해주려고 엑조세 대함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미라주 F1EQ-5와 6의 주문을
넣었는데요. 빨리 달라고 닥달은 했지만,
뭐 전투기가 주문한다고 내일 바로 새벽배송으로
오는건 아니잖아요? 생산하고 넘겨주는데에
시간이 걸리다보니까 후세인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죠.

그래서 보다못한 프랑스 해군에서 이거라도
임대해가서 쓰겠냐고 물어봤는데 후세인이
오케이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슈페르
에탕다르 5대가 임대되었구요. 엑조세로
이란의 유조선을 격침시키는데에 활약했죠.
물론 이란 공군에는 F-14 알리캣 같은
흉악한 물건도 많아가지고 이 성능이 저열한
슈페르 에탕다르들이 멀쩡히 다 살아돌아올 수는
없었구요. 이 중 한 대는 격추당했고
두 대는 손상당한 상태로 프랑스 해군에 반환되었습니다.

총평하자면 나와서는 안될 험한 것이
나와버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미 사망하신
에탕다르 4를 파묘해다가 어거지로 개조해서
만든 기괴한 전투기였구요. 이게 1980년대에
주로 배치가 된 전투기다보니까 전투기는
고사하고 공격기로도 못써먹을 성능이었습니다.
유일한 장점이 빨라서 쏘고 튀기 좋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비슷한 컨셉으로 운영되는
재규어가 훨씬 더 빨라서 장점이라고 부르기도
뭐합니다. 결국은 닷쏘와 프랑스의 정경유착이
불러낸 대참사가 바로 슈페르 에탕다르고
여기에 희생당해서 해방이래부터 지금까지
고통받게된 프랑스 해군만 불쌍하게 되었습니다.

1 day ago | [YT] |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