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민촌장(공주통기타캠프촌)

어젯 밤늦게 통기타 상담차 전화가 왔다.
1994년에 한국으로 온 흑룡강출신 조선족으로 1964년생이셨다. 전화너머 말투가 아주 온건하고 정이 들어가있다. 그동안 기타를 독학으로 쳐온 과정을 얘기하며 조촌장의 유튜브영상을 몇년전부터 봐오며 수강을 받고싶다는 생각만 가지다가 이번에는 결정을 짓고자 전화를 했다 하였다.

그러면서 혈액암 초기진단을 받아 항암투병중이라며 운전하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공주를 찾아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내일 바로 오세요. 오전 일찍 집을 나서 강남터미널에서 공주행 버스를 타고 점심시각전에 도착토록 하세요. 제가 마중 나갈께요"

토요일 정오무렵 공주터미널에서 픽업 통캠에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국이랑 김치랑 계란후라이랑 풋고추랑 간소한 통캠점심을 양은 적게들지만 맛있게 드셨다. 항암을 1차례 맞고나서 밥맛도 잃었고 머리숱도 다 빠졌지만 억지로라도 맛있게 밥을 먹으려 애쓰고 웃음기를 잃지않는 긍정적 마인드가 돋보여 좋았다. "초기증세이고 누구에게나 닥칠수 있는 일이고 4번정도의 항암치료만 하면 완치됩니다. 전혀 걱정마세요" 구로고대병원 담당의사님의 말을 전해줄 때 나도 모르게 '야호!' 박수를 쳐드렸다.

피로감을 덜고자 최대한 개인지도를 서둘러 진행했다. 이미 제법 오랜기간 기타를 쳐왔기에 빨리 알아듣고 숙지도 빨랐다. 그동안 독학을 하며 한번도 펼쳐보지도 않은 교재와 악보도 있었고 한국대중가요를 습득하느라 남들보다 추가의 시간과 애를 먹었다. 그런데 악보를 들여다보니 본인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않는 타브악보를 유료로 구매하여 치고 있었다.

"핑거링도 아닌 스트럼 위주의 반주를 하면서 뭣 때문에 타브악보를 구매한거죠?" 자신은 처음부터 잘 모르는 상태에서 유튜브를 보다가 어느분이 타브악보를 그려서 팔기에 그걸 가지고 코드반주하며 노래 부르다보니 어느덧 타브악보가 편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스트럼의 리듬반주가 전혀 자리잡혀 있질 못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유튜브속의 조촌장 기타스타일을 흠모하며 멜로디를 치고싶었지만 맨날 마음만 앞섰다고 했다.

기타를 독학으로 수준 향상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중요한건 제대로 된 기초과정이다. 대부분의 기타치는 독학자들은 스스로에게 혹독치 못해 기초를 다지는 일은 거의 전무하다. 조금만 칠 줄알면 바로 자신의 수준이상의 유튜브영상을 보며 따라치면 된다고 여긴다. 그리고 기초라는 것을 그저 코드 몇개 알고 스트럼과 아르페지오 칠줄 알면 기초가 되어 있는걸로 착각을 한다. 기타를 치는 요령 몇가지 아는것과 잘치기위해 갖춰야 할 과정을 수련하는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먼저 피킹 스트럼이 부드러워야하고 멜로디 다운업 습관이 완벽히 잡혀있어야 한다.그리고 주요3화음을 비롯 코드에 대한 개념정리가 되어있어야 하며 기본적 리듬주법 최소 10개정도는 스스럼없이 칠수 있어야한다. 그게 기초다. 다시 말해 기타를 대충 다룰줄 아는것과 기초는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경험자는 알지만 악기, 특히 기타처럼 고난이도의 메카니즘을 가진 악기는 단계를 밟지않으면 곤란하다. 될듯 보이지만 정작 도달치 못하고 눈으로 보고 될것같은 세월만 흘러보낸다. 그나마 오늘 조촌장을 찾아온 이런 분은 행운이고 다행이다.

내가 강조하는것도 기초과정이다. 정작 제대로 된 길을 안내하고 이끌어주는 단계는 기초과정이다. 내가 지금까지 수많은 회원들을 지켜봐도 거의 기초과정만 확실히 마스터해주면 그 다음부터는 본인몫이다. 절대적으로 스승이 필요한 시기가 기초과정일때다. 때로는 혹독해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기초과정을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 사실 대학은 졸업치 않아도 개인 독학으로 사시또는 행시등 합격할수 있다. 그것은 이미 기초과정이 수련된 고수들의 경쟁이기에 누가 더 열심히 공부하느냐에 달려있다. 교수를 잘 만나 성공하는건 아니다. 그러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삶과 지식의 기초과정 훈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것이다. 초등학교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되는거다.

안타깝게도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달며 수많은 곳에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대부분의 기타초심자들은 불나방처럼 날아다닌다. 그 시간에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기초를 다질 생각은 추호도 하지못한다. 어느 고수가 올려놓은 '기타스케일 쉽게 터득하는법' 을 보며 뭔가 희망을 본듯 막 들여다 보지만 실제로 현실적 꿈을 이루지 못한다.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절대 안된다. 절대로 기초단계의 혹독한 수련없이 중수 고수를 넘보는가?

암튼 그렇게 기초과정의 개인지도가 시작되었다. 잘 받아들이며 본인의 잘못된 습관에 대하여 재빠른 반성을 곁들인다. 조촌장의 개인지도 방식에 절대적 찬사를 보내준다. 홈페이지영상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며 서둘러 공부하고픈 마음에 들떠있다. 항암치료의 고통을 기타연습의 행군으로 즐거움으로 승화시키자고 둘은 합의했다.

그동안 수많은 방문자와 상담자와 수제자들의 기타를 지도하며 첫 면담에서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독학하신분들은 멜로디를 치든 스트럼을 하던 소리가 좀 지저분하다. 깔끔하지 않다. 대충 근처에만 다다르는 정도의 수준으로 지내온걸 느낀다. 누군가를 통해 관리받고 검사받는 행위없이 지내왔기에 중간중간 불협화음이 있거나 멜로디가 틀려도 스스로 지나쳐버리는 스스로에 대한 관대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한테 과제물 지정을 받고 이행하고 검사를받은 사람들의 기타소리는 멜로디가 정확하다. 바로 이런 차이다. 공주터미널에 다시 환송을 해드리며 "건강이 최고에요. 완치 완쾌를 기원드리며 이제 저를 만났으니 기타는 무조건 성공입니다" 기분좋게 귀가하셨다.

그 짧은 만남속에서도 책 한권 엮을만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조촌장의 문하생이 되고 통캠회원이 되는게 그저 돈으로만 치부하지 말지어라. 삶은 價値(value)의 함수다.

1 week ago (edited) | [Y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