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까지 조동사(must, may, can, will, would, could 등)는 단순히 “가능하다”, “해야 한다”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 보조 장치로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조동사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조동사는 화자가 사건을 어떤 세계에 놓고 바라보는가를 결정하는 장치, 즉 현실과 가능성을 연결하는 창입니다.
1. 문장은 ‘내용’과 ‘태도’의 결합이다
모든 문장은 두 가지 층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내용입니다. “누가 무엇을 한다”라는 사건의 중심이죠. 둘째는 태도, 즉 화자가 그 내용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입니다.
조동사와 시제는 바로 이 두 번째 층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He is at home. → 화자는 이 사실을 현실로 봅니다. He may be at home. → 화자는 가능성의 세계에서 판단합니다. He must be at home. → 화자는 확신을 가지고 결론을 내립니다.
문장은 모두 같은 “그가 집에 있다”라는 내용을 말하지만, 조동사가 바뀌면 화자의 현실 인식이 바뀝니다. 이처럼 시제와 조동사는 문장의 내용을 현실에 고정하거나, 혹은 가능성의 세계로 띄워 놓는 장치입니다. 이 기능을 인지언어학에서는 grounding이라고 부릅니다.
2. 우리의 머릿속에는 ‘작은 세계들’이 있다
우리는 '현실'만을 대상으로 말을 하지 않습니다. 기억, 상상, 추측, 가정처럼 수많은 정신공간(mental spaces) 을 엽니다. 그리고 언어 표현은 이런 공간 중 하나에 사건을 배치하는 장치와 같습니다.
예를 들면
If I had a car, I would travel a lot. 이 문장은 현실이 아니라 “차가 있는 상상의 세계” 속에서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동사는 그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3. 조동사가 여는 두 가지 창: 사실 판단과 규범 판단
조동사의 의미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사실에 대한 화자의 판단
He may be at home. → “그럴 수도 있다.” (가능성) He must be at home. → “그럴 게 틀림없다.” (확신)
2. 행동에 대한 규범이나 필요의 판단
You must submit the form. → “그 양식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의무) You don’t have to submit the form. → “그 양식을 제출할 필요는 없다.” (불필요)
형태는 같아도 관점이 다릅니다. “must”는 한쪽에서는 논리적 추론, 다른 쪽에서는 규범적 명령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조동사를 해석할 때는 단어 뜻보다 화자의 관점이 어느 세계에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4. 시제와 조동사
조동사의 과거형인 would, could, might는 단순히 과거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이들은 현실과의 심리적 거리를 만들어냅니다.
Would you help me? → “도와주시겠어요?” (정중하고 부드럽게 요청) If I were you, I would quit. → “내가 너라면 그만둘 거야.” (현재의 반사실) If I had left earlier, I would have caught the bus. → “일찍 나갔더라면 버스를 탔을 텐데.” (과거의 반사실)
이럴 때 시제와 조동사는 ‘시간적 거리’가 아니라 '심리적 거리'를 조정하는 장치가 됩니다. 이 덕분에 우리는 현실·가능·가정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5. 결국 조동사는 “현실을 보는 시선”이다
조동사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화자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will → 화자가 현실의 연속으로 미래를 본다. would → 현실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가능 세계를 본다. must → 강한 판단이나 논리적 확신을 담는다. may →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연다. can / could → 능력이나 여지를 말하지만, could는 한 걸음 물러난 태도를 보여준다.
조동사를 공부할 때 중요한 것은 “시선”입니다. 그 문장을 말하는 사람이 현실을 바라보는가, 아니면 가능성을 바라보는가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251107 호모 사피엔스 주지후
(공지) 안녕하세요 주지후입니다 ^^ 이렇게 뭔가 인사로 글을 시작하는 건 처음인 것 같네요 ㅎㅎ 이제 2025년이 끝나면 저는 새로운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동안 판매하던 전자책을 모두 절판하고, 더 이상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세 권의 전자책 중 아직 구매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링크로 들어가셔서 올해 안에 꼭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지후영어 (언어학 커뮤니케이터)
우리는 지금까지 조동사(must, may, can, will, would, could 등)는 단순히 “가능하다”, “해야 한다”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 보조 장치로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조동사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조동사는 화자가 사건을 어떤 세계에 놓고 바라보는가를 결정하는 장치, 즉 현실과 가능성을 연결하는 창입니다.
1. 문장은 ‘내용’과 ‘태도’의 결합이다
모든 문장은 두 가지 층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내용입니다. “누가 무엇을 한다”라는 사건의 중심이죠.
둘째는 태도, 즉 화자가 그 내용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입니다.
조동사와 시제는 바로 이 두 번째 층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He is at home. → 화자는 이 사실을 현실로 봅니다.
He may be at home. → 화자는 가능성의 세계에서 판단합니다.
He must be at home. → 화자는 확신을 가지고 결론을 내립니다.
문장은 모두 같은 “그가 집에 있다”라는 내용을 말하지만, 조동사가 바뀌면 화자의 현실 인식이 바뀝니다. 이처럼 시제와 조동사는 문장의 내용을 현실에 고정하거나, 혹은 가능성의 세계로 띄워 놓는 장치입니다. 이 기능을 인지언어학에서는 grounding이라고 부릅니다.
2. 우리의 머릿속에는 ‘작은 세계들’이 있다
우리는 '현실'만을 대상으로 말을 하지 않습니다. 기억, 상상, 추측, 가정처럼 수많은 정신공간(mental spaces) 을 엽니다. 그리고 언어 표현은 이런 공간 중 하나에 사건을 배치하는 장치와 같습니다.
예를 들면
If I had a car, I would travel a lot.
이 문장은 현실이 아니라 “차가 있는 상상의 세계” 속에서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동사는 그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3. 조동사가 여는 두 가지 창: 사실 판단과 규범 판단
조동사의 의미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사실에 대한 화자의 판단
He may be at home. → “그럴 수도 있다.” (가능성)
He must be at home. → “그럴 게 틀림없다.” (확신)
2. 행동에 대한 규범이나 필요의 판단
You must submit the form. → “그 양식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의무)
You don’t have to submit the form. → “그 양식을 제출할 필요는 없다.” (불필요)
형태는 같아도 관점이 다릅니다. “must”는 한쪽에서는 논리적 추론, 다른 쪽에서는 규범적 명령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조동사를 해석할 때는 단어 뜻보다 화자의 관점이 어느 세계에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4. 시제와 조동사
조동사의 과거형인 would, could, might는 단순히 과거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이들은 현실과의 심리적 거리를 만들어냅니다.
Would you help me? → “도와주시겠어요?” (정중하고 부드럽게 요청)
If I were you, I would quit. → “내가 너라면 그만둘 거야.” (현재의 반사실)
If I had left earlier, I would have caught the bus. → “일찍 나갔더라면 버스를 탔을 텐데.” (과거의 반사실)
이럴 때 시제와 조동사는 ‘시간적 거리’가 아니라 '심리적 거리'를 조정하는 장치가 됩니다. 이 덕분에 우리는 현실·가능·가정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5. 결국 조동사는 “현실을 보는 시선”이다
조동사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화자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will → 화자가 현실의 연속으로 미래를 본다.
would → 현실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가능 세계를 본다.
must → 강한 판단이나 논리적 확신을 담는다.
may →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연다.
can / could → 능력이나 여지를 말하지만, could는 한 걸음 물러난 태도를 보여준다.
조동사를 공부할 때 중요한 것은 “시선”입니다. 그 문장을 말하는 사람이 현실을 바라보는가, 아니면 가능성을 바라보는가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251107
호모 사피엔스 주지후
(공지) 안녕하세요 주지후입니다 ^^ 이렇게 뭔가 인사로 글을 시작하는 건 처음인 것 같네요 ㅎㅎ
이제 2025년이 끝나면 저는 새로운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동안 판매하던 전자책을 모두 절판하고, 더 이상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세 권의 전자책 중 아직 구매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링크로 들어가셔서 올해 안에 꼭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기적의 영어 뇌 트레이닝: jihubrother.imweb.me/shop_view/?idx=30
주지후 어원보카 제1권: jihubrother.imweb.me/?idx=14
주지후 어원보카 제2권: jihubrother.imweb.me/?idx=18
2026년부터 새로운 일에 집중하면서, 더 스스로를 발전시켜서 여러분들께 어떤 식으로든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지후 올림.
6 days ago (edited) | [YT] |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