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소울영어

제가 부러운 사람들의 유형이 있어요.
먹고 예쁜 그릇 설거지할 때가 행복하다는 사람,
십 년째 저녁 먹고 나면 산책을 한다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바람이 불어서 휘청한다고 해도,
다음 날 또 일어나 산책을 하고, 기분 좋게 설거지를 하고,
영어 단어 하나를 외우고, 그냥 자신의 하루를 살아갈 것 같은 아우라 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데 지난번 게시글에 댓글들을 읽으면서,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분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구나 반가웠습니다.

🔖 신기한 수강생
처음 이런 고민이 시작된 건 한 여자분 때문이었어요. 오래전에 강남역 근처에서 회화 수업을 할 때 늘 새벽 7시 반, 창가 자리에서 수업을 듣는 20대 여자분이 계셨어요. 어느 날, 제가 출근 전 새벽에 고생스러울 텐데 꾸준히 영어 공부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어요. 성실한 걸 보니 대단한 목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그냥 아침에 여유롭게 나와서 영어 배우는 게 좋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퇴근길에는 요가 학원에 갔다가 집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 그렇게 살더니 결국 요가 선생님이 되었다거나, 원어민처럼 유창해졌다는 이야기의 전개가 아닙니다. 다만, 회사생활의 연차가 쌓여도 늘 한결같이 생기 있고 건강해 보이는 분이었습니다.

💰 럭셔리한 삶
그런데 그렇게 요가는 6년, 저의 수업은 2년째 듣던 어느 날, 우연히 드디어 직장생활하며 학자금 대출을 다 갚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 이분은 학자금을 갚아 나가면서도, 하루의 조금을 떼내어 공부를 하고, 또 조금 떼어 운동을 했구나.’
그 수강생의 하루하루가 뭔가 럭셔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어려운 걸 + 열심히 해야 한다는 착각
심리학자 앤젤라 덕워스는 사람들이 ‘어려운 것이 좋은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고 말해요. 심지어 자신이 가르치는 명문 유펜대의 학생들을 보며 더 명료하게 이 문제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죠.
예를 들어, 의사 되기가 어렵고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니까, 나에게 맞는지를 고민하기 전에 의사가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식입니다. 반대로 그게 안될거라고 생각하면, 아예 포기하고 의욕을 잃기도 하죠. 운동이나 공부를 할 때도, ‘좀 버겁고 힘들어야 운동이 되고 있는 거다’, ‘좀 어려워야 공부가 된다’라는 강박으로 애초에 지속할 수 없는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자기 수준에 안맞는 공부, 억지스러운 독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처음에 선택할 땐 쉬운 걸 고르고,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에서는 계속해서 자기 한계를 넘어서려 노력해야 하는 거죠.

🌿 쉽게, 열심히 하세요.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요즘 우리 책 후기에 자꾸 등장해서 가장 감사한 말
‘영어 공부를 편하게, 쉽게 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그 분들이 대충 공부하고 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닐꺼에요. 만만하지는 않지만 ‘실천하기에 왠지 쉽게 느껴지는 것’을 계속해서 찾아야 오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하루 안에 영어 공부도 들어가고, 운동도 있고, 집안일 할 여유도 생기고, 좋은 대화도 나누고, 꾸준히 자기가 좋아하는 루틴을 지켜 나갈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조금씩 실력을 쌓다가, 진짜 여유가 생기면, 하루에 3시간씩 영어공부하는 삶을 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당장 죽을💩, 살💩 열심히 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 제가 생각하는 ‘좋은 하루’란, 성과에 쫓겨 정신없이 보낸 하루보다는
그 와중에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조금씩 지켜 나가는 일상입니다.

☀️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전 아직도 운전이 무서워 시동을 걸면서 심호흡을 해요. 어쩔 수 없이, 늘 스트레스가 따라다니죠. 업무 이메일을 쓸 때 내가 상대를 귀찮게 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합니다. 남들 눈엔 뉴질랜드에서의 제 삶이 여유로워만 보이겠지만, 불안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잔고를 들여다보며 계산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 하루가 꽤 괜찮을 수 있다면, 그건 제가 ‘완벽한 하루’ 대신 ‘좋은 하루’를 선택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 나는 오늘도 산책을 했고, 2) 아침에 일어나 아이와 건강한 식사를 먹었고, 3) 누군가와 좋은 대화를 나눴고, 4) 자기 전에 폼롤러로 뭉친 근육을 풀어줬다는 사실이 하루를 충분히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오늘 촘촘하게 일상을 가꾸며, 꼭 좋은 하루 되세요!

📖 앤젤라 덕워스 유튜브 내용 발췌 정리
First, choose easy. Then, work hard. We get a little confused because to us it’s all one thing, when it’s really two stages. There are probably a lot of people who chose the wrong thing by mistake. They chose suffering. And then spend decades.
선택할 때는 쉬운 걸 고르고,
일할 때는 힘들게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둘을 자주 혼동합니다.
하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 단계예요.
많은 사람들이 선택의 순간에 실수합니다.
고통스러운 길을 택하고, 그렇게 수십 년을 보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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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ago (edited) | [YT] | 1,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