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첫 소절부터 호연의 느낌이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체코 필하모닉(지휘 세묜 비치코프)의 첫날 무대가 그랬다. 이날 연주곡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이 전부. 협연자도 중간 휴식도 심지어 앙코르도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것들이 있었다.
두 대의 하프에서 목관과 하프를 거쳐 악단 전체로 번져나가는 첫 곡 '비셰흐라드' 도입부부터 인상적이었다. 상투적 표현이겠지만 '블타바(몰다우)'에서도 아기자기한 목관부터 현악까지 자연스럽게 물길을 터주듯 사운드가 흘러갔다. 무리하게 힘을 주거나 작위적이지 않은데도 충분히 감정 표현을 했고, 절정에서도 쉽게 흥분하거나 들뜨는 법이 없었다.
'정통 체코 사운드' 같은 말이 떠오르지만 사정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지휘자 비치코프가 유대계 러시아 지휘자이기 때문이다. 이 곡도 체코 필 취임 이후 연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날도 정성스럽게 악보를 넘기며 지휘했다.
세월이 갈수록 존경스럽게 보이는 음악인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치코프가 그런 경우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누구보다 먼저 항의 표현을 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완성된 음악에는 어떤 수식도 불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시간이었다. 올 가을 내한 공연 가운데 일단 다시 선두.#세묜비치코프#체코필하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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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체코 필하모닉
간혹 첫 소절부터 호연의 느낌이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체코 필하모닉(지휘 세묜 비치코프)의 첫날 무대가 그랬다. 이날 연주곡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이 전부. 협연자도 중간 휴식도 심지어 앙코르도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것들이 있었다.
두 대의 하프에서 목관과 하프를 거쳐 악단 전체로 번져나가는 첫 곡 '비셰흐라드' 도입부부터 인상적이었다. 상투적 표현이겠지만 '블타바(몰다우)'에서도 아기자기한 목관부터 현악까지 자연스럽게 물길을 터주듯 사운드가 흘러갔다. 무리하게 힘을 주거나 작위적이지 않은데도 충분히 감정 표현을 했고, 절정에서도 쉽게 흥분하거나 들뜨는 법이 없었다.
'정통 체코 사운드' 같은 말이 떠오르지만 사정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지휘자 비치코프가 유대계 러시아 지휘자이기 때문이다. 이 곡도 체코 필 취임 이후 연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날도 정성스럽게 악보를 넘기며 지휘했다.
세월이 갈수록 존경스럽게 보이는 음악인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치코프가 그런 경우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누구보다 먼저 항의 표현을 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완성된 음악에는 어떤 수식도 불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시간이었다. 올 가을 내한 공연 가운데 일단 다시 선두.#세묜비치코프 #체코필하모닉
1 week ago | [YT] |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