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LIVE

친애하는 사정단 여러분,

조진웅 건은 여러모로 공부과 사유의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과 영상을 보고 토론을 하며 계속 입장이 교정되고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바뀔 수도 있고요.

그 경과를 함께 나누고 수다를 해보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어 방금 올린 제 페북글을 복붙합니다. 모쪼록 가급적 진영의 편에 서지 않기로 택한 사정단 분들이라면 차분하게 이런저런 의견을 나눠볼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댓글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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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건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연예인이라는 인화성에, 정치가 엮였고, 그마저도 익숙한 진영구도가 아니다. 그리고 어렵다. 귀한 선생님들의 말씀과 여러 토론 및 수다를 거치며 입장은 계속 교정되고 쌓여간다.

나는 조진웅이 무언가를 함에 있어 자격과 기회를 박탈하는 데에 반대한다. 그건 차별이다. 그런데 이번 건의 특수성은 여기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대개는 어느 직위에서 내려오게 하거나 팀에서 탈퇴시키거나 기회를 봉쇄하는 등 자격 박탈 관련한 요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 건에는 그것이 모호하다. 정확히는 그 요구가 명확해지기전에 은퇴 선언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옹호론자들은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비판론자들은 자신들의 비판과 공분을 '함부로 매도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구체적 안건이 없기 때문에 개별적으로는 모두 합당한 두 주장이 공전한다.

나는 조진웅이 조용히 살아야(살았어야) 한다는 점에도 반대한다. 어느 범죄는 되고 어느 범죄는 안되고의 기준이 정해진 바가 없다. 스무살 조진웅이 이를 선제적으로 가늠하고 본인 삶의 최상선을 섬세하게 제한하며 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특별 규정을 양산해야하는 기준은 기준이 되기도 어렵다.

그러나 나는 동시에 그에 대해 비판하는 것, (특히 강력범죄 가능성에 대해) 불쾌한 도덕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존중하며 시장의 소비자주의가 발동되는 것을 인정한다. 그 공분과 비판이, 앞서 말했듯 조진웅의 어떠한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면, 함부로 사적제재나 집단 린치라고 규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업데이트 되었음을, 듣보라서 아무도 뭐라 안했지만 혼자 송구&머쓱한 마음으로 인정한다)

나는 누군가의 의견을 규정하는 대신, 조진웅 혹은 유사 사례에 대해 보다 관용적 태도를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내 입장을 설득해 나갈 뿐이다. 이는 큰 틀에서의 기질적 지향성이다. 덧붙여 진보진영이 이 기회에 자신들의 기준을 최신버전으로 확정하고 타 진영의 사례에도 일관되게 적용하길 간곡히 바란다. 과거 사례에 대한 얼마간의 회고적 논의도 곁들여주신다면 이 전쟁의 온도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주: 입장이 또 바뀔수 있음. 정말 어렵다)

5 days ago (edited) | [YT] |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