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voice actor Woojin

세달마다 주기적으로 나가는 모델 자리에서 여자 매니저분이 꽤나 말을 많이 시켰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됐다. 본래 이런 자리에서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데…

그러고보니 그 여자분은 꽤나 적극적으로 말을 시켰던 듯,., 내가 재밌어 보였던지, 자기가 해온 일들까지 얘기하는 걸 듣게 됐는데 결국 독서회에 나간다는 얘기까지.

그리고 채식주의자 얘기가 나왔다.

“작품이 좀 이상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일반인이 보기엔 그렇죠. 그래도 국가의 경사잖아요.”

“하긴 뭐,..”

더 나가면 뭐 정치적 수사로 빠질 수도 있고.

서로 조심하는 차원에서 얘기를 깊게는 안했는데,

요는 뭐 채식주의자 같은 이상한 작품이 어떻게 노벨상이냐는거지.

나야 뭐 국가의 경사죠 정도로 받아치는거고. (띄워주지도 깎아내리지도 않음)

난 이 작품을 꽤나 오래전에 읽었고 그래서 노벨상 발표가 나자마자,
sns상에 일반인을 위한 짧은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결국 주위에서 하도 난리를 치니 카페에서 한번 더 읽었다. 그리고, 생각나는 것들을 내 맘대로 적어 본다.

채식주의자는 남편의 시선에서 작품을 끌어간다.

아내의 문제점을 알았으면 무리해서 회식 자리에 데려가는 것을 피하지 않았을까. 개연성이 많이 부족하다.

문학이라는 커버를 씌우면 해결이 되는 것일까나.

주저를 가장한 경멸의 눈초리.

몹시도 많은 겉껍데기를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이것이 필수적일터.

그만큼 스스로를 옥죄면서 살아가는 것이니,

그녀의 사상에는 나도 동화되거나 감정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젖꼭지를 드러낸다.

육식을 하지 않는다. 이런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도 있었다.

야후코리아에 반바지만 입고 면접을 보러 갔을 때.

비가 몹시도 오던 날이었다.

담당자의 어이 없다는 표정.

“면접인데 반바지 입고 오세요?”

옷이 비에 젖는 것이 싫다는 말에 그들의 아연실색한 모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너무도 잘 나타나 있다.

나는 이미 30년전에도 그녀에 빙의되어 있었던 걸까.

거의 모든 업계에서 엘리트 클라스에 진입 할 수 있었지만,

일련의 연기적인 행위들은 나를 비주류의 바운더리에 묶었다,

햇살이 잘드는 카페에서 한나절 동안 읽었는데 확실히 이런 류의 글을 읽으면 사람이 그쪽으로 편향 된다.

집에서는 온갖 테크노 클라트한 장비들과 그리고 판타지, 애들틱한 것으로 채워 놓았으니 이런 무거운 것을 떠올릴 순간은 없었다.

그녀의 도토리 만한 유두라니, 작가는 작은 젖꼭지에 몹시도 집착하는 듯.

그런 듯 아닌 듯,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여성의 패배주의적이고 수동적이고 그로인해 항상 시달리는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 이런것들이 여성을 힘들게 하니까 결국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아니겠나.

여성을 중심으로, 하지만 페미니즘 외에도 사회의 온갖 소수자들의 설움과 공포, 두려움, 고통을 표현하고자 애썼다.

책 자체는 정말 끝까지 읽기 힘들었다. 그만큼 내가 여주에 이입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 같은 사람을 대변하고자 애써 준 작품인데도 불쾌했다.

내내 애써서 억지로 고통을 자극하고 강조하는 것이 싫었다.

나 역시 오랜 세월동안 이 편향된 사회에서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그것을 보상받고 싶어서 인공적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 역시 싫었다.

하지만 이런 여주의 고통과 좌절, 그리고 아무리 부숴도 없어지지 않는 유리 천장에 대한 저항과 외침이 유럽의 위원들에게는 와 닿았을 것이다.

기생충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불쾌하지만 납득은 가는 작품


ps.

이건 진짜 궁금해서 남기는 건데 대체 이 소설 어디에 작가의 삐뚤어진 역사 인식이 들어 있다는건지..??

걍 궁금해서 사족으로

1 year ago | [Y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