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천국의 영화 및 음악공간Mental Heaven

멘탈천국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감상한 개봉작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총 15 작품)

본문에 앞서 좋은 소식은 최근 영상 편집 공부와 장비도 새로 맞출 준비를 하고 있어 올해 안에는 꼭 채널을 다시 활성화 시키려고 합니다. 긴 휴식기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만큼 마음을 다시 바로잡고 열심히 활동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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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OT와 포스터를 많이 놓쳐서 매우 슬프네요..ㅠ



마인크래프트 무비 ★ 5 / 10 ★ -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느껴지는 재미

완성도나 밈 측면에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작품이었죠. 나름 마인크래프트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있는 입장이라 기대...는 절대 안 했고 그냥 나름 각오는 하고 감상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오프닝부터 펼쳐지는 저열한 스토리 텔링을 보자마자 뇌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보자는 보호본능이 발휘 되어 놀랍게도 재미는 있게 관람했습니다. 그만큼 최악의 팬서비스와 작품성을 자랑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잭 블랙' 배우의 원맨쇼 만큼은 여전히 빛이 난다는게 놀랍웠다는 것이 그나마 강점인 것 같네요.

사실 보면서 상상력에 대한 주제가 강조 되는 만큼 <레고 무비> 생각도 꽤 많이 났습니다. 레고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을 자연스레 녹여냈던 것처럼 마인크래프트가 가지고 있던 철학이 담겨는 있을까? 싶었는데...겉 핥기 수준으로 캐릭터들 비중 분배를 엉망으로 만들어 얼렁뚱땅 넘겨서 그나마 품어봤던 희망도 사라졌습니다. (캐릭터별로 전투, 채광, 사육, 건축 등등 다양한 설정과 컨셉을 가져왔으나 그 어떠한 정의도 없이 끝내버리는...)

네...뭐 아무튼 졸지는 않았으니 재밌게는 보고 나왔습니다 ㅎㅎ;;



썬더볼츠* ★ 8.5 / 10 ★ - 진흙 속의 다이아몬드였던 한 편의 훌륭한 드라마

극장에서만 무려 5회차를 하며 올해 가장 많이 재관람한 영화였습니다. 워낙 결함있는 캐릭터들이 모여 서로의 상처를 치료한다는 주제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눈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디테일한 심리 묘사 덕분이었습니다.

미드...는 어쩌다 가끔은 보지만 그냥 드라마 자체를 잘 안 보는 입장인데 그럼에도 제게 인생 작을 안겨준 <비프(성난 사람들)> 의 연출, 제작자 '제이크 슈라이어' 감독의 이름을 뒤늦게 발견하니 그제서야 왜이렇게 디테일이 좋았는지를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전 작품들을 안 봤다면 누군지도 모르겠는 인지도 없는 캐릭터들 때문에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냐에 따라서 감상이 달라지겠지만 각 인물들의 트라우마와 결핍을 바탕으로 인간의 공허함은 무엇으로부터 실체화 되고 어떠한 방식으로 치유 될 수 있는가를 그들의 사소한 시선처리 같은 몸동작, 가벼운 대사들로 가득 채워 단순히 캐릭터에게 개성을 불어넣는데 그치지 않고 히어로물 그 이상의 가치를 담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점은 진입장벽이나 그 외의 단점들을 충분히 상쇄 시키는 치밀함이었기에 제 심금을 더욱 울렸던 것 같네요.

확실한 것은 엉망진창이었던 MCU의 서사를 이 작품 하나만으로 성공적인 서사 정리는 물론 어벤져스로 멱살잡고 끌고 가도록 각본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 7.5 / 10 ★ - 드디어 개봉했다는 반가움 보다 씁쓸함이 더욱 강했던 최종장

미임파 시리즈에 깊은 애정을 가지진 않았으나 개봉한 작품은 전부 챙겨봤을 정도로 관심은 있는 편이었습니다.

마지막이니 만큼 전작들에 대한 오마주와 여전히 온 몸을 불사르는 '톰 크루즈' 의 액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엔티티라는 핵심 주제와 적절히 조합해 풀이해낸 메세지들이 마치 양날의 검을 이루듯 기준을 어떻게 두고 보냐에 따라 꽤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 느꼈습니다.

약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정도로 굉장한 몰입감을 선보였지만 한편으로는 3시간이나 잡아먹으면서 유의미한 스토리 풀이 대신 스케일을 과하게 키우기 급급한 조연들의 대사, 에단 헌트를 초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과도한 설정에 종지부를 찍는 수준으로 꽉꽉 채워놓으니 후반부로 갈 수록 긴박감이 저하 되기도 하더군요. 물론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아날로그를 강조한답시고 너무 심심하게 만들었던게 결정적인 원인이겠지만요ㅠ

그래도 여운을 남기는 깔끔한 엔딩과 긴 시리즈를 무사히 끝낸 모든 배우, 제작진들에게 충분히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지막 작품으로써 완성도에 대한 씁쓸함이 더욱 강하게 남는군요.



페니키안 스킴 ★ 8 / 10 ★ - '웨스 앤더슨' 감독의 기상천외한 시도가 돋보이는 첩보물

개인적으로 예고편이 공개 될 때마다 행복수치 MAX를 찍을 정도로 굉장히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허나 이번에는 최근 단편 영화였던 <기상천외한 헨리슈거 이야기> 처럼 굉장히 속도감 있는 전개에다 소재가 안겨주는 재미에 초점을 둔 영화라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한껏 대중성?을 가득 장착하고 돌아 온 만큼 감독의 스타일을 적극 활용하는 괴상한 유머는 이전보다 더욱 과감해졌기에 때때로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했으며 늘 결말에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게 되던 것과는 달리 따뜻한 미소가 피어나오는 가족 영화로서 기능하기에 이미 색이 뚜렷한 감독의 커리어들 사이에서 또 전혀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던 것 같네요.

그렇다고 이게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게 관람을 마치면 분명 여운도 있고 재밌게 봤다는 뿌듯함도 있으나 깔끔한 첩보물, 드라마 한 편 봤다는 것 외에는 더욱 깊게 생각하게 될 만한 것들이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기다리는 입장에서 기대치를 충족 시켜주었지만 곱씹어 볼 수록 늘 먹던 맛이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씨너스: 죄인들 ★ 9 / 10 ★ - 식상한 것들이 '혼합장르' 라는 뷔페로 환골탈태 되는 마법

그동안 개봉작을 보면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오펜하이머> 이후로 전율이 흐르는 경험을 했던 작품이 아예 없었는데 정말 간만에 이 기분을 느끼게 되어 영광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히 흑인들을 위한 대체 역사물을 넘어, 뱀파이어 슬래셔라는 장르를 넘어, 흥겨운 음악을 넘어...우리가 지켜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재밌게 담아냈고 민족성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짜릿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물론 굳이 이러한 생각들로 머리를 쥐어짜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아는 만큼 보이는 역사적 디테일과 한물 간 장르들을 훌륭하게 조합해 혼합장르의 오락적인 기능을 발휘하여 꼭 올해의 영화 중 하나로 꼽고 싶더군요. 그래도 모든 장면에 뭔가 의미가 깊다는 느낌이 과해 간단하게 보기에 지칠 수는 있지만 분명 가치있는 시간이 될 것임은 틀림 없습니다.

커리어가 쌓일 때마다 점점 발전하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대되네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 ★ 7 / 10 ★ - 미친 듯한 한류 열풍이 실감 되는 최강의 캐릭터성

공개 전부터 <스파이더버스> 를 연상케 하는 소니 특유의 작화와 매력적인 디자인 덕분에 꽤나 기대중이었고 공개 후에도 완성 높은 OST와 세심한 한국 문화 반영들이 좋아 나름 만족스럽게 본 작품이었습니다.

뭐 사실 아이돌 음악이 취향은 아니라 Golden 만 듣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취향은 거두절미 하고 여러가지를 섞어놓아 짬뽕에 가까운 구성임에도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임팩트 강한 개성, 여기에 과감한 얼굴 개그까지 더해져 작품을 끝까지 감상하게 만드는 기가막힌 원동력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나 각본 자체는 아쉬움이 꽤 컸습니다. 초반부터 반전 요소가 들어가 내용 예측이 너무 쉬워 최소한의 긴장감 조차 존재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드라마적인 이야기가 관객들의 공감에 의존하여 개성이 강했던 것도 아니라 훌륭한 캐릭터성과 디테일에 비해 대부분의 진행이 편의적으로 느껴져 약간의 지루함 또한 공존했던게 참 아쉽더군요ㅠ

소재 자체가 90분으로 담백하게 담아내기엔 너무 한계가 있다보니 러닝타임이 더 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간만에 정말 재밌고 의미있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참고로 제 최애는 '미라' 입니다 ^^)



슈퍼맨 ★ 8 / 10 ★ - 탄생을 덜어내고 진정한 코믹스 실사화를 실현 시키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 '제임스 건' 감독의 히어로물, 결론부터 말 하자면 딱 기대한 만큼은 해주었다고 느껴지며 최근 들어서 주인공 어필하기에만 급급한 히어로물 시장에서 우리가 원하는 진짜 히어로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캐치했다고 느껴집니다.

탄생 이야기에서 소모 해야하는 과정을 덜어내니 드라마에 집중 할 여유가 생기고 감초를 더해주는 조연들까지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등 슈퍼맨의 솔로 영화인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방대한 세계관을 영리하게 연출하여 마치 진짜 코믹스를 읽는 듯 한 독특한 구성에 감탄이 느껴졌습니다. 첫 작품부터 이런 진행 방식? 저는 찬성입니다.

허나 늘 타율 좋던 '제임스 건' 식 개그가 이번에는 몰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들쑥날쑥 합니다. 종종 맥빠지는 연출까지 섞이니 재미는 있는데...뭔가 이질감 드는 괴상한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도 솔직히 없지는 않습니다.

또 이번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때처럼 조금 막장스럽긴 해도 가상의 국가를 응용하여 도덕이나 여론, 정치적인 면들에 의해 갈등하는 서사 빌드업을 정말 잘 살려낸다고 느껴지더군요. 앞으로의 스토리가 이런 느낌이 아닐 수도 있지만 DCU의 시작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 6.5 / 10 ★ - 특색은 없지만 볼 만은 했던 둠스데이 발사대

개봉 전부터 액션이 적다고 듣기도 했고 빌런이 범우주적인 존재라 치고받고 싸울 수도 없어서 그냥저냥 캐릭터 데뷔 및 어벤져스 발사대 정도의 작품이라 느꼈습니다. 그래도 액션이 집중 되어있는 오프닝 만큼은 역대 MCU 최고의 오프닝 중 하나로 뽑고 싶더군요.

영화 자체는 이전 MCU 서사와 연결점이 없기에 마침 진입장벽도 낮아 철저하게 캐릭터 어필용으로 짜여져 있는 각본이며 진행도 굉장히 빨라서 납득이 조금 어려운 막장 전개가 아쉬움을 남깁니다. <슈퍼맨> 과 똑같이 탄생 이야기를 덜어냈지만 스토리 진행량이 너무 헤비해서 어쩔 수 없어 보이기도 하네요.

게다가 '조니' 와 '벤' 의 서사는 어떻게든 존재감을 주려고 감정선을 억지로 끼워맞추는 느낌이라 비중 분배에 미흡함도 느껴지더군요. 필요 없는 스토리였다는게 아니라 전체적인 각본 구성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짜여져 있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과 부족함 없는 연출, '갤럭투스' 의 압도적 존재감 덕에 긴장감은 충분 했으나 코스믹 호러 느낌을 끝까지 끌고 가지 못 한 점이 아쉬움에 쐐기를 박더군요...솔직히 볼 때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곱씹어 볼 수록 탁월한 레트로 질감 외에는 특색 없는 영화로 기억에 남습니다.



F1 더 무비 ★ 7.5 / 10 ★ - 클리셰 범벅이지만 그래서 맛있는 레이싱 영화

사실 저는 자동차에 그닥 흥미가 없고 스포츠에는 더욱 흥미가 없어서 유일하게 머뭇 거리게 되는 장르가 바로 레이싱 관련 스포츠랍니다...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겠다 싶어 관람했고 결과는 꽤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극장을 나왔습니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인물 서사의 형태이기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클리셰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시점의 레이싱 연출, 기가막힌 OST 선곡 덕분에 진부함이 오히려 낭만 치사량 한도초과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진짜 취향에 맞는게 하나도 없었어서 클리셰들이 양날의 검으로 발목 잡히기 쉬웠는데도 불구하고 끝내주는 몰입력과 간만에 새로운 장르 시도했다는 뿌듯함 덕에 후회는 없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고증 오류 이슈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F1을 아예 모르니 뭐라고 말을 꺼내기는 어렵네요ㅎㅎ;)



배드 가이즈 2 ★ 7 / 10 ★ - 시작은 독특함 뿐이었지만 끝은 창대했던 드림웍스식 첩보물

소니의 <스파이더버스> 의 성공을 의식한 듯 훌륭한 2.5D를 선보였던 전작에 이어 본작은 한 층 더 발전 되어 쏠쏠한 눈요깃거리를 보여 준 작품이었습니다.

전작의 스토리 자체가 가볍게 즐기는 아동용 가족 영화의 형태라 유치함이 느껴질 때도 있으나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주제의식을 야만적인 이미지의 동물 의인화를 통해 재치있게 풀어냈고 마무리도 깔끔했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려나 싶었는데 꽤나 설득력 있고 현실적(?)인 빌드업으로 컨셉을 잃지 않는 센스가 돋보이더군요.

그래도 이런 것 외에는 딱히 더 흥미롭다거나 반전 부분에서 기대되는 것이 없어서 말 그대로 무난함의 연속이었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며 드림웍스 애니 역대 최고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데...이게 진짜 마지막 20분을 보기 위해서라도 2회차를 하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전작은 메세지까지 깔끔한 케이퍼 무비로서, 본작은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계승하여 액션을 강화시킨 부분에서 드림웍스가 나름 새로운 IP 잘 들고 왔다고 느낍니다. (다만 여전히 전작을 약간 더 높게 평가하고 싶어요.)



좀비딸 ★ 6.5 / 10 ★ - 모든 요소가 양날의 검이지만 확실히 따뜻했던 온기

영화 시작 직전에 원작의 존재를 알게 됐어서 무슨 장면이 나오든 납득하며 보려고 한 덕분에 시큰둥 한 것 없이 무난하게 보고 나온 것 같습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원작에 있겠거니 싶은 잔잔한 웃음과 오글거림의 어중간한 행진이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대사가 너무 국어책처럼 느껴져서 그런지 '조정석' 배우의 차력쇼에도 오글거림을 떨쳐내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원작의 수 많은 분량을 단편 에피소드로 축약해 짜집기 해놓은 형태라 이번 에피소드에선 별로지만 다음 에피소드는 마음에 들고 하는 식으로 반복 되어 계속 밥을 떠먹여주니 인물들의 여정과 감정선에 애정을 가지고 동화 되기에 충분한 시간을 마련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면 볼 수록 따뜻함과 소소한 웃음들이 오글거림을 어느정도 상쇄 시켜주는 괜찮은 전략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여정을 최대한 담백하게 담으려 하다보니 오히려 결말에 다다랐을 때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들을 얼렁뚱땅 넘기는 경향이 있으며 나름 적절한 타이밍에 신파도 잘 넣었다 생각하는데 여운을 이어갈 다른 무언가가 없어 신파 하나만 믿고 이렇게 빨리 결말부로 가버린 것이었나 싶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족 영화로써 훈훈하게 즐길 수 있었기에 나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노바디 2 ★ 7 / 10 ★ - 반복만 해도 여전히 짜릿한 감정선 폭발 액션

막 터트리기만 하는 액션들을 선호하진 않는 편인데 그럼에도 전작 <노바디> 는 개연성을 창조해 버리는 감정선, 사소한 도구들도 절대 빼먹지 않고 복선 회수로 가져와 활용하는 센스, 서사에 걸맞는 짜릿한 가사의 선곡이 어우러져 B급 감성의 맛있는 액션 코미디였기에 꽤나 애정을 가지고 있던 작품이었고 본작은 이러한 설정들과 스토리 진행 방식을 그대로 계승하는데 성공합니다.

오히려 전작은 잊었던 감각을 되찾기 위한 진득한 액션이 포인트였다면 본작은 완전히 복귀한 상태이기에 깔끔하고 속도감 있는 액션이라 보는 맛이 배가 되었죠. 다만 사건의 발달이 충분히 납득은 되나 전작에 비해 너무 과한 설정...이라고 하기엔 거기서 거기긴 하네요 ㅋㅋㅋ;;

사실 뭐 후속작으로 넘어가면서 인물들의 마인드가 럭키 심슨 가족처럼 보이기에 나름 참신하기도 했고 그땐 그랬지~ 같은 대사만 가득했던 전작 보다 대화 주제도 풍성해져서 다 좋았는데...빌런의 설정과 임팩트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 것과 더불어 심하게 표현하자면 영화에서 가장 지루하고 형편 없었던 장면이 후반부 하이라이트에 전부 쏠려있었다는게 너무나 치명적인 단점이었습니다.

만약 속편이 또 나온다고 하면 앞서 상술했던 장점 덕분에 여전히 그 맛을 느끼려 찾아가겠지만 더 이상 완성도 면에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 8 / 10 ★ - 원작을 몰라도 자연스레 박수가 터져 나오는 기술력

네, 원작도 잘 모르고 일본애니 보다는 미국애니를 많이 보지만 예전에 반강제로 <무한열차> 를 보긴 했어서 자연스레 지인과 함께 경험삼아 관람하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 하자면 취향만 빼놓고 보면 정말 잘 만든 작품임을 강조하고 싶더군요.

우선적으로 기술력이 강조 된 만큼 눈요깃거리 하나는 최강이었습니다. 이렇게나 독특한 작화에 과감하게 흩날리는 기술 효과들이 즐비하는데도 한 눈에 들어오는 움직임의 동선, 액션의 흐름을 센스있게 묘사하는 슬로우, 대사가 너무 많긴 해도 하나하나에 정성스럽게 의미를 담아 설명해주는 것들이 제 이목을 사로잡았다고 표현해 볼 수 있겠네요. 다만 개인적인 취향 이슈 때문에 반복 되는 화려함이 종종 루즈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의외로 작중 핵심 드라마 서사를 담당하는 '아카자' 의 이야기가 앞서 빼곡하게 담겨있던 액션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원작 팬들은 이미 아는 내용이라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다지만 모르는 입장에서는 이 매력적인 서사를 극장에서 최고급 작화로 처음 접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심금을 울렸던 것 같네요.

사실 취향도 취향인데 영화 구성이 총 3장으로 나누어진다는 각본인 것도 알고 있었고 작품 자체의 고질적인 한계점도 없진 않았을 거라 영화 자체의 완성도 면에서 뭐라 건드릴 것 없이 고평가 받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느낍니다.



얼굴 ★ 7.5 / 10 ★ - 헝그리 정신과 초심으로 무장한 '연상호' 감독의 한 방

2억이라는 제작비로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였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지난 행적 때문에 그동안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 주제선정과 연출 면에서 만큼은 잠재력이 매우 높으신 분이라 새로운 고점을 저예산으로만 이뤄냈다는 쾌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대극을 인터뷰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진행시켜 저예산이라는 한계를 매우 영리하게 극복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느린 호흡으로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스킬이 상당히 일품이었습니다.

또한 저널리즘에 대한 사회 비판적인 고찰을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 <돼지의 왕> 같은 초기작 스타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각본부터 메시지까지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모든 요소가 깔끔하게 어우러지더군요.

다만 결정적인 부분에서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생각의 여지를 크게 남겨주지 못 했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마이너스였습니다. 다만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봐서 느껴지는 그런 아쉬움 정도로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어쩔수가없다 ★ 8.5 / 10 ★ - '박찬욱' 감독이 전혀 새롭게 말아주는 <기생충>

미국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기술력 발전으로 대체되는 인력, 하루가 지날 수록 가속화 되는 무한 경쟁 사회를 은유하며 단순 살인(실업)이라는 거부감 가득한 소재를 넘어 더 이상 픽션으로만 바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들의 삶과 가까워졌다는...이 불쾌함을 아주 기가막히게 긁어대는 작품이었습니다.

현실과 막장 드라마를 줄타기 하듯 오가는 사건의 발달은 끊임없이 비참하게 발버둥 치듯 부조리극의 유쾌한 면을 강조하지만 극이 진행 될 수록 심리적인 불안함과 대비 될 정도로 단호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주인공의 모습들 때문에 도덕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울지언정 '어쩔수가없다' 라는 표현 하나만으로 모든 상황이 설명 되는 아이러니함 또한 매우 돋보이더군요.

다만 이번 작품은 확실히 '박찬욱' 감독의 이전 스타일이 옅어지고 시각적인 충격과 재미에 좀 더 집중한 것이 느껴져 느낌 만큼은 <기생충> 이 떠오르지만 사실 작년 개봉작인 <보통의 가족> 에 더 가까워 보이긴 했습니다. 분명 소름돋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으나 작품 전반에 걸쳐 깔아놓은 복선의 양이 수두룩한 것 치고는 중후반부까지 힌트를 전혀 던져주지 않았던게 너무 양날의 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분명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현 시대에 끊임없이 주목해야 할 주제라는 부분에서 '박찬욱' 감독의 사회 비판과 인류, 종이에게 보내는 찬사가 동시에 느껴져 만족스럽게 본 작품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활동 복귀에 대해 새로운 소식이 생기면 새로운 게시글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1 month ago (edited) | [Y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