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토) 서울 조계사 법회 :
-장소는 대웅전이며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조계사 측 요청에 따라 생활 법문으로 진행하며, 법회 주제는 ‘마음 세계를 여행하는 방법’입니다.
7월 13일(일) 서울 상도동 보문선원 법회
-선원 법당에서 오전 10시 40분에 법문이 시작됩니다.
-선원에서 진행하는 법회이니만큼 선(禪) 법문이 될 것이며, 이번 법문은 벽암록(碧巖錄) 제 11칙 ‘황벽당주조한(黃蘗噇酒糟漢, 황벽의 술찌개미 먹는 놈)’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법회에 앞서 공안의 본칙과 평창 내용 일부를 같이 업로드합니다. 한번 잘 참구해보시고, 보문선원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본칙]
황벽스님이 대중에게 법문을 하였다.
“너희들은 모두 다 술찌개미나 받아먹는 놈들이다. 그렇게 행각(行腳)해서야 어느 곳에 오늘(今日)이 있겠느냐?”
“대당(大唐)나라 안에 선사(禪師)가 없다는 것을 아느냐?”
그러자 어떤 중이 나서서 물었다.
“그렇다면 제방(諸方)의 학도(學徒)를 바로잡고 대중을 영도하는 분들은 또 무엇입니까?” 황벽스님은 말했다.
“선(禪)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스승이 없다고 하였다.”
[평창]
황벽스님이 주지된 이후 기봉(機鋒)이 매우 높았다. 임제(臨濟)스님이 황벽스님의 회하에 있을 때 목주(睦州)스님이 수좌로 있었는데, 목주스님이 임제스님에게 물었다.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으면서도 왜 법을 물으러 가지 않는가?”
“제가 무슨 말을 물었으면 되었겠습니까?”
“왜 가서 ‘어떤 것이 불법의 뚜렷한 대의(大意)입니까?’하고 묻지 않는가?”
임제스님은 바로 가서 이를 물었으나, 세 차례나 두들겨 맞기만 하고 나왔다. 임제스님은 수좌를 하직하면서 말하였다.
“수좌께서 시키신 대로 세 번씩이나 가서 질문하였다가 두들겨 맞고 쫓겨나니, 아마 여기에 인연이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잠시 하산할까 합니다”
“그대가 가려면 꼭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떠나는 게 좋겠네.”
그리고 수좌는 미리 가서 황벽스님에게 말하였다.
“질문했던 상좌는 매우 얻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땅을 파서 한 그루의 나무를 길러 후인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게 하질 않으십니까?”
“나도 알고 있다.”
임제스님이 찾아와 하직을 하자, 황벽스님은 말하였다.
“그대는 다른 곳으로 가서는 안 된다. 곧바로 고안(高安) 여울가의 대우(大愚)스님을 뵙도록 하여라.”
임제스님이 대우스님에게 이르러 드디어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 말하면서 “저의 허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대우스님은 “황벽스님이 그처럼 노파심이 간절하여 그대를 위하여 사무치게 수고를 했는데도 다시 무슨 허물이 있고 없는 것을 말하느냐?”하고 말하였다.
임제스님은 홀연히 크게 깨치고 말하였다.
“황벽스님의 불법이란 참으로 핵심을 찌르는〔無多子〕것이구나.”
대우스님은 멱살을 움켜쥐고 말하였다.
“네가 아까는 허물이 있다 없다 말하더니만 이제는 도리어 불법이 단적이다라고…….”
임제스님이 대우스님의 갈비 아래를 주먹으로 세 번 치자, 대우스님이 밀리면서 말하였다.
“네 스승은 황벽스님이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하루는 황벽스님이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우두 법융(牛頭法融)스님이 자유자재하게 이리저리 말하지만 아직도 향상(向上)의 핵심을 모르고 있다.”
당시에 석두(石頭) 마조(馬祖)스님의 제자들이 너저분하게 선을 말하고 도를 말하였는데, 그는 무엇 때문에 이처럼 말하였을까? 그러므로 대중 법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가 술찌꺼기나 먹고 만족하는 놈들이다. 이처럼 행각하였다가는 사람들에게 비웃음이나 당할 것이다. 다만 팔백 명 또는 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만을 보고서 (그곳에 유명한 선사가 있는 줄 알고) 모여 있으니, 시끌 법석대는 곳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 만일 모두가 그대들처럼 이렇게 쉽게 생각한다면 어느 세월에 깨칠 날이 있겠는가?”
당나라 시대에는 사람을 꾸짖을 때 ‘술지게미나 먹고 만족하는 놈’이라는 말을 즐겨 썼다. 사람들은 흔히들 황벽스님이 사람을 꾸짖었다고 말하지만 안목을 갖춘 자는 그 핵심을 스스로 볼 것이다. 분명한 의도는 낚시를 드리워 대중들의 질문을 낚으려는 것이다. 대중 가운데에 목숨을 돌보지 않는 선객이 있어, 이처럼 대중 가운데서 나와 그에게 질문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여러 총림에서 대중을 지도하고 있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했다. 그것 참 한 차례 잘 내질렀다. 이 늙은이는 생각했던 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도리어 속셈을 드러내며 “선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선사가 없다고 했다”고 하였다. 말해보라, 그 뜻이 어디에 있는가? 그의 위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종지는 때로는 사로잡고 때로는 놓아주며, 때로는 죽이고 때로는 살리며, 때로는 놓고 때로는 거두기도 한다. 감히 여러분에게 묻노니, 무엇이 선(禪)에서 스승인가? 산승이 이처럼 말한 것도 이미 머리까지 흠뻑 빠진 것이다. 여러분의 콧구멍은 어디에 있는가?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7월에 두 차례의 법회가 예정되어 있어 공지합니다.
7월 5일(토) 서울 조계사 법회 :
-장소는 대웅전이며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조계사 측 요청에 따라 생활 법문으로 진행하며, 법회 주제는 ‘마음 세계를 여행하는 방법’입니다.
7월 13일(일) 서울 상도동 보문선원 법회
-선원 법당에서 오전 10시 40분에 법문이 시작됩니다.
-선원에서 진행하는 법회이니만큼 선(禪) 법문이 될 것이며, 이번 법문은 벽암록(碧巖錄) 제 11칙 ‘황벽당주조한(黃蘗噇酒糟漢, 황벽의 술찌개미 먹는 놈)’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법회에 앞서 공안의 본칙과 평창 내용 일부를 같이 업로드합니다. 한번 잘 참구해보시고, 보문선원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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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칙]
황벽스님이 대중에게 법문을 하였다.
“너희들은 모두 다 술찌개미나 받아먹는 놈들이다. 그렇게 행각(行腳)해서야 어느 곳에 오늘(今日)이 있겠느냐?”
“대당(大唐)나라 안에 선사(禪師)가 없다는 것을 아느냐?”
그러자 어떤 중이 나서서 물었다.
“그렇다면 제방(諸方)의 학도(學徒)를 바로잡고 대중을 영도하는 분들은 또 무엇입니까?” 황벽스님은 말했다.
“선(禪)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스승이 없다고 하였다.”
[평창]
황벽스님이 주지된 이후 기봉(機鋒)이 매우 높았다. 임제(臨濟)스님이 황벽스님의 회하에 있을 때 목주(睦州)스님이 수좌로 있었는데, 목주스님이 임제스님에게 물었다.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으면서도 왜 법을 물으러 가지 않는가?”
“제가 무슨 말을 물었으면 되었겠습니까?”
“왜 가서 ‘어떤 것이 불법의 뚜렷한 대의(大意)입니까?’하고 묻지 않는가?”
임제스님은 바로 가서 이를 물었으나, 세 차례나 두들겨 맞기만 하고 나왔다. 임제스님은 수좌를 하직하면서 말하였다.
“수좌께서 시키신 대로 세 번씩이나 가서 질문하였다가 두들겨 맞고 쫓겨나니, 아마 여기에 인연이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잠시 하산할까 합니다”
“그대가 가려면 꼭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떠나는 게 좋겠네.”
그리고 수좌는 미리 가서 황벽스님에게 말하였다.
“질문했던 상좌는 매우 얻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땅을 파서 한 그루의 나무를 길러 후인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게 하질 않으십니까?”
“나도 알고 있다.”
임제스님이 찾아와 하직을 하자, 황벽스님은 말하였다.
“그대는 다른 곳으로 가서는 안 된다. 곧바로 고안(高安) 여울가의 대우(大愚)스님을 뵙도록 하여라.”
임제스님이 대우스님에게 이르러 드디어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 말하면서 “저의 허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대우스님은 “황벽스님이 그처럼 노파심이 간절하여 그대를 위하여 사무치게 수고를 했는데도 다시 무슨 허물이 있고 없는 것을 말하느냐?”하고 말하였다.
임제스님은 홀연히 크게 깨치고 말하였다.
“황벽스님의 불법이란 참으로 핵심을 찌르는〔無多子〕것이구나.”
대우스님은 멱살을 움켜쥐고 말하였다.
“네가 아까는 허물이 있다 없다 말하더니만 이제는 도리어 불법이 단적이다라고…….”
임제스님이 대우스님의 갈비 아래를 주먹으로 세 번 치자, 대우스님이 밀리면서 말하였다.
“네 스승은 황벽스님이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하루는 황벽스님이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우두 법융(牛頭法融)스님이 자유자재하게 이리저리 말하지만 아직도 향상(向上)의 핵심을 모르고 있다.”
당시에 석두(石頭) 마조(馬祖)스님의 제자들이 너저분하게 선을 말하고 도를 말하였는데, 그는 무엇 때문에 이처럼 말하였을까? 그러므로 대중 법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가 술찌꺼기나 먹고 만족하는 놈들이다. 이처럼 행각하였다가는 사람들에게 비웃음이나 당할 것이다. 다만 팔백 명 또는 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만을 보고서 (그곳에 유명한 선사가 있는 줄 알고) 모여 있으니, 시끌 법석대는 곳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 만일 모두가 그대들처럼 이렇게 쉽게 생각한다면 어느 세월에 깨칠 날이 있겠는가?”
당나라 시대에는 사람을 꾸짖을 때 ‘술지게미나 먹고 만족하는 놈’이라는 말을 즐겨 썼다. 사람들은 흔히들 황벽스님이 사람을 꾸짖었다고 말하지만 안목을 갖춘 자는 그 핵심을 스스로 볼 것이다. 분명한 의도는 낚시를 드리워 대중들의 질문을 낚으려는 것이다. 대중 가운데에 목숨을 돌보지 않는 선객이 있어, 이처럼 대중 가운데서 나와 그에게 질문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여러 총림에서 대중을 지도하고 있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했다. 그것 참 한 차례 잘 내질렀다. 이 늙은이는 생각했던 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도리어 속셈을 드러내며 “선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선사가 없다고 했다”고 하였다. 말해보라, 그 뜻이 어디에 있는가? 그의 위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종지는 때로는 사로잡고 때로는 놓아주며, 때로는 죽이고 때로는 살리며, 때로는 놓고 때로는 거두기도 한다. 감히 여러분에게 묻노니, 무엇이 선(禪)에서 스승인가? 산승이 이처럼 말한 것도 이미 머리까지 흠뻑 빠진 것이다. 여러분의 콧구멍은 어디에 있는가?
한참 동안 잠잠히 있다가 (원오스님은) 말하였다. “코뚜레를 뚫려버렸느니라.”
#조계사 #보문선원 #선불교 #법문
2 months ago | [YT] |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