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세상과 현실 세상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1) 시간(엔트로피의 흐름)이 멈추지 않는다, 2) 물질이 (자원의 소비 없이) 무한정 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실물)'의 특징이라고 봅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반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2)를 중시하는 분들입니다.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특유의 가치를 가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의 시작은 모두 2)입니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에서 '실물성'(실물과 같은 성질을 가짐, 편의상 쓰는 용어이고 공식용어 아님)을 구현한 최초의 '프로그램'입니다. 그 '실물성'을 구현한 기술적 기반은 '블록체인''이구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a를 통해 ctrl+c,v가 불가능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가치 식별'되는 최초의 무언가로 탄생하였습니다.
써놓고 보니 비트코인의 '실물성'은 블록체인 기술에 함축된 '시간 관념'을 통해 1)조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네요. 앞의 '블록'과 약 10분 후의 '다음 블록'의 '선후'가 분별됨으로써 '실물성'을 획득하니까요. 우리는 가끔 해가 서쪽에서 뜬다던지, 시간이 뒤죽박죽이 되어 미래로 과거로 간다던지, 순간이동을 하는 판타지에 빠지지만, 그런 일은 현실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지요. 그 '결코 일어나지 않음'이 현실의 '물건'이 '실물'임을 인정하는 공리(公理, universal truth)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가진 '24K 금송아지'(주실 분 미리 감사합니다^^;)가 왜 '실물'인지에 생각해보면, 그 금을 땅 속에서 발견하고 제련하고 송아지 모양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그 '금'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연속성을 이탈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송아지 모양으로 만들다가 갑자기 다른 차원에서 금이 튀어나오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ctrl+c,v로 대표되는 완전한 무한정 복제가 가능하였고 '시간적 제약'을 담을 방도가 없었습니다. 모나리자 그림파일이 동시간대에 수천, 수만, 수십만개가 존재할 수 있었지요. 그런 인터넷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모나리자 그림파일'의 데이터(정보)만이 유용할 뿐 '가치'는 없다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동시간대에 단 하나의 '파일'이 존재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 '파일 안의 정보'가 아니라 '파일' 자체가 온 인터넷에 단 하나만 존재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파일'이라고 칭했지만 컴퓨터공학에선 뭐라고 불러야 정확할지 모르겠네요). 조금 더 나아가면, 비트코인은 '블록 생성과 연결'을 통해 시간적 특유성을 획득하고, 특정 시간대에 특정 '주소'에 그 '파일'이 담겨있음을 인터넷에 접속된 모든 사람(존재)가 확인할 수 있는 데서 '실물성'을 구현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위대함은 인터넷 상에 '무한정 복제되지 않는 것으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파일'을 구현하였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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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은 반드시 비트코인이 아니라도 기술적 구현이 가능합니다. 이미 이더리움을 포함한 수많은 코인 프로젝트가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블록체인 기술을 온전히 구현해낸 모든 프로젝트가 '실물성'을 확보하였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은 '현실 세계(실물성)'의 요소 중 하나를 구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실물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시간이 되돌아 가거나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앞서 예를 든 것처럼, 금송아지를 만드는 도중에 갑자기 그 금이 시간적으로 역행하여 이전 소유자나 땅 속으로 돌아간다면? 결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우시겠지만, 신이 아무 때나 시간을 되돌린다면? 여러분은 손에 쥔 금송아지에 가치를 두기 어렵게 될 겁니다.
즉 '시간'의 요소를 완전히 구현해야만 '실물'이 되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절대 되돌아가지 않는 '시간'의 요소는 어떻게 구현할까요? 바로 '신'을 없애는 겁니다. 신은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누구도 비트코인의 시간을 정할 권한을 '특정인(단체)'에 부여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 방법이 바로 '탈중앙화'입니다. 누구도 블록으로 연결된 체인을 되감거나 끊을 수 없어야 합니다. 결코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됩니다. 현실에 대입하면, 누구도 현실의 시간을 되돌리거나 공간이동을 하거나 염력으로 금을 만들어낼 수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은 비트코인이 왜 크립토세계의 유일한 근본이 되고, 비트코인의 탈중앙화가 왜 근본적인 이슈인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비트코인이 51% 공격을 받거나 특정 세력에 의해 단 한 번이라도 시간이 되돌려진다면, 비트코인은 그저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비트코인은 현재 유일무이한 크립토세계 가치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만약 비트코인만큼 완전히 탈중앙화된 프로젝트가 나온다면 '근본가치'의 세계에서의 경쟁자가 될 수 있겠지요, 저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p.s. 2100만개 수량에 관한 이슈는 근본적 이슈이지만, 탈중앙화의 하위 이슈라는 의견입니다. 탈중앙화된 상태에서 수량을 변경하는 업그레이드는 시스템적, 경제적인 이유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기 떄문입니다. --------------------------------------------------
NFT와 블록체인의 관계에 대한 공상입니다.
오늘 페친이 올린 딥페이크 영상을 보았습니다. 본인 얼굴을 합성한 것인데 굉장히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딥페이크 기술이 완벽해지는 시대가 오면 우린 '온라인'에서의 '내 신원'을 어떻게 밝혀야 할까요?(얼굴의 관점에서요) 저는 눈으로 인식하는 방법으로는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얼굴의 털 움직임 하나까지도 자연스럽게 만드는 수준의 딥페이크로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기준으론) 화상회의, 안면인식 같이 '얼굴 이미지'에 의존하는 신원확인이나 대화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 질문에 대한 지금의 실제상황이 NFT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림(영상) NFT는 복제가능한 이미지파일을 블록체인에 박아넣어, 즉 파일과 체인을 결합하여 non-fungible을 구현합니다. 현재 기술로는 파일 자체가 아니라 그 파일이 담겨진 URI(주소)를 블록체인에 새기는 방법을 쓰고 있죠(아래 논의는 파일 자체를 블록체인에 새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1) 누군가가 그 이미지파일을 도용해서 다른 블록체인에 NFT를 만든다면? 이더리움 기반으로 NFT를 발행했는데 누군가가 폴리곤, klay 기반으로 동일한 이미지파일로 NFT를 만드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2) 누군가가 URI에 담긴 이미지 파일을 '모나리자'에서 '클림트 키스'로 바꾼다면?
이는 모두 크립토 세계에서 무엇이 진짜 '실물'인지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1)의 경우 실제 작가들이 '내 작품을 도용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도용당한 걸까요? 1)의 경우는 미술시장의 '위작'과 같은 개념입니다. 이더리움 기반 '모나리자' NFT는 민팅(minting, 최초발행?) 단계에서 권리자가 정품으로 발행하는 순간 '정품'입니다. 그 뒤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서 연속적으로 이전되어도 그 이전 기록(체인)을 따라 '정품'이 순식간에 확인됩니다. 그럼 폴리곤 기반의 '모나리자' NFT는? 이미지 파일 자체는 완전히 100% 동일하지만, 이건 위작입니다. 왜냐면 '정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눈으로 보는 파일 그림은 완전히 똑같은데 그게 왜 위작이냐?", "가치에 무슨 차이가 있냐?"라고 묻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문제이기는 한데... 제가 답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롤렉스 시계의 예를 들며 넘어가겠습니다. 롤렉스 시계를 제작하는 하청업체가 본사 몰래 물건을 빼돌려서 판매한다면 그건 '정품'인가요? SSS급 짝퉁도 정품이 아닙니다. 롤렉스가 발행하는 보증서가 있어야 '정품'입니다. 하나 질문만 남기겠습니다. 그럼 '정품'의 근본표지는 롤렉스 시계인가요, 보증서인가요?
메타버스 세상에서 나의 신원은 무엇으로 확인하게 될까요? 아마 '얼굴 이미지'는 아닐 겁니다. 그 블록체인에 새겨진 'URI(주소)"나 그 블록체인의 개인주소로 신원을 확인할 겁니다. 딥페이크로 오바마 얼굴의 중대연설을 해도, 메타버스가 정착된 세상에선 그 '얼굴'의 주소를 클릭하면 가짜란 걸 바로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실 메타버스가 아니라 현실세계도 같습니다. 얼굴이 완전히 바뀐 사람의 신원도 확인가능합니다. 우리는 공인신분증(공적 주소) 또는 상대방과의 추억(사적 주소)으로 그 사람의 신원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현실세계에서의 주된 신원확인 수단이 맞지만, 근본적이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남편한세상TV-남중구
자려다가 생각난 게 있어 공유합니다(근거가 있다기보단 아이디어 차원입니다).
온라인 세상과 현실 세상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1) 시간(엔트로피의 흐름)이 멈추지 않는다, 2) 물질이 (자원의 소비 없이) 무한정 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실물)'의 특징이라고 봅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반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2)를 중시하는 분들입니다.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특유의 가치를 가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의 시작은 모두 2)입니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에서 '실물성'(실물과 같은 성질을 가짐, 편의상 쓰는 용어이고 공식용어 아님)을 구현한 최초의 '프로그램'입니다. 그 '실물성'을 구현한 기술적 기반은 '블록체인''이구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a를 통해 ctrl+c,v가 불가능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가치 식별'되는 최초의 무언가로 탄생하였습니다.
써놓고 보니 비트코인의 '실물성'은 블록체인 기술에 함축된 '시간 관념'을 통해 1)조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네요. 앞의 '블록'과 약 10분 후의 '다음 블록'의 '선후'가 분별됨으로써 '실물성'을 획득하니까요.
우리는 가끔 해가 서쪽에서 뜬다던지, 시간이 뒤죽박죽이 되어 미래로 과거로 간다던지, 순간이동을 하는 판타지에 빠지지만, 그런 일은 현실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지요. 그 '결코 일어나지 않음'이 현실의 '물건'이 '실물'임을 인정하는 공리(公理, universal truth)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가진 '24K 금송아지'(주실 분 미리 감사합니다^^;)가 왜 '실물'인지에 생각해보면, 그 금을 땅 속에서 발견하고 제련하고 송아지 모양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그 '금'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연속성을 이탈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송아지 모양으로 만들다가 갑자기 다른 차원에서 금이 튀어나오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ctrl+c,v로 대표되는 완전한 무한정 복제가 가능하였고 '시간적 제약'을 담을 방도가 없었습니다. 모나리자 그림파일이 동시간대에 수천, 수만, 수십만개가 존재할 수 있었지요. 그런 인터넷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모나리자 그림파일'의 데이터(정보)만이 유용할 뿐 '가치'는 없다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동시간대에 단 하나의 '파일'이 존재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 '파일 안의 정보'가 아니라 '파일' 자체가 온 인터넷에 단 하나만 존재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파일'이라고 칭했지만 컴퓨터공학에선 뭐라고 불러야 정확할지 모르겠네요).
조금 더 나아가면, 비트코인은 '블록 생성과 연결'을 통해 시간적 특유성을 획득하고, 특정 시간대에 특정 '주소'에 그 '파일'이 담겨있음을 인터넷에 접속된 모든 사람(존재)가 확인할 수 있는 데서 '실물성'을 구현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위대함은 인터넷 상에 '무한정 복제되지 않는 것으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파일'을 구현하였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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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은 반드시 비트코인이 아니라도 기술적 구현이 가능합니다. 이미 이더리움을 포함한 수많은 코인 프로젝트가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블록체인 기술을 온전히 구현해낸 모든 프로젝트가 '실물성'을 확보하였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은 '현실 세계(실물성)'의 요소 중 하나를 구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실물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시간이 되돌아 가거나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앞서 예를 든 것처럼, 금송아지를 만드는 도중에 갑자기 그 금이 시간적으로 역행하여 이전 소유자나 땅 속으로 돌아간다면? 결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우시겠지만, 신이 아무 때나 시간을 되돌린다면? 여러분은 손에 쥔 금송아지에 가치를 두기 어렵게 될 겁니다.
즉 '시간'의 요소를 완전히 구현해야만 '실물'이 되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절대 되돌아가지 않는 '시간'의 요소는 어떻게 구현할까요? 바로 '신'을 없애는 겁니다. 신은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누구도 비트코인의 시간을 정할 권한을 '특정인(단체)'에 부여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 방법이 바로 '탈중앙화'입니다.
누구도 블록으로 연결된 체인을 되감거나 끊을 수 없어야 합니다. 결코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됩니다. 현실에 대입하면, 누구도 현실의 시간을 되돌리거나 공간이동을 하거나 염력으로 금을 만들어낼 수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은 비트코인이 왜 크립토세계의 유일한 근본이 되고, 비트코인의 탈중앙화가 왜 근본적인 이슈인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비트코인이 51% 공격을 받거나 특정 세력에 의해 단 한 번이라도 시간이 되돌려진다면, 비트코인은 그저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비트코인은 현재 유일무이한 크립토세계 가치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만약 비트코인만큼 완전히 탈중앙화된 프로젝트가 나온다면 '근본가치'의 세계에서의 경쟁자가 될 수 있겠지요, 저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p.s. 2100만개 수량에 관한 이슈는 근본적 이슈이지만, 탈중앙화의 하위 이슈라는 의견입니다. 탈중앙화된 상태에서 수량을 변경하는 업그레이드는 시스템적, 경제적인 이유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기 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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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와 블록체인의 관계에 대한 공상입니다.
오늘 페친이 올린 딥페이크 영상을 보았습니다. 본인 얼굴을 합성한 것인데 굉장히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딥페이크 기술이 완벽해지는 시대가 오면 우린 '온라인'에서의 '내 신원'을 어떻게 밝혀야 할까요?(얼굴의 관점에서요) 저는 눈으로 인식하는 방법으로는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얼굴의 털 움직임 하나까지도 자연스럽게 만드는 수준의 딥페이크로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기준으론) 화상회의, 안면인식 같이 '얼굴 이미지'에 의존하는 신원확인이나 대화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 질문에 대한 지금의 실제상황이 NFT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림(영상) NFT는 복제가능한 이미지파일을 블록체인에 박아넣어, 즉 파일과 체인을 결합하여 non-fungible을 구현합니다. 현재 기술로는 파일 자체가 아니라 그 파일이 담겨진 URI(주소)를 블록체인에 새기는 방법을 쓰고 있죠(아래 논의는 파일 자체를 블록체인에 새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1) 누군가가 그 이미지파일을 도용해서 다른 블록체인에 NFT를 만든다면? 이더리움 기반으로 NFT를 발행했는데 누군가가 폴리곤, klay 기반으로 동일한 이미지파일로 NFT를 만드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2) 누군가가 URI에 담긴 이미지 파일을 '모나리자'에서 '클림트 키스'로 바꾼다면?
이는 모두 크립토 세계에서 무엇이 진짜 '실물'인지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1)의 경우 실제 작가들이 '내 작품을 도용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도용당한 걸까요? 1)의 경우는 미술시장의 '위작'과 같은 개념입니다. 이더리움 기반 '모나리자' NFT는 민팅(minting, 최초발행?) 단계에서 권리자가 정품으로 발행하는 순간 '정품'입니다. 그 뒤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서 연속적으로 이전되어도 그 이전 기록(체인)을 따라 '정품'이 순식간에 확인됩니다. 그럼 폴리곤 기반의 '모나리자' NFT는? 이미지 파일 자체는 완전히 100% 동일하지만, 이건 위작입니다. 왜냐면 '정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눈으로 보는 파일 그림은 완전히 똑같은데 그게 왜 위작이냐?", "가치에 무슨 차이가 있냐?"라고 묻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문제이기는 한데... 제가 답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롤렉스 시계의 예를 들며 넘어가겠습니다. 롤렉스 시계를 제작하는 하청업체가 본사 몰래 물건을 빼돌려서 판매한다면 그건 '정품'인가요? SSS급 짝퉁도 정품이 아닙니다. 롤렉스가 발행하는 보증서가 있어야 '정품'입니다.
하나 질문만 남기겠습니다. 그럼 '정품'의 근본표지는 롤렉스 시계인가요, 보증서인가요?
메타버스 세상에서 나의 신원은 무엇으로 확인하게 될까요? 아마 '얼굴 이미지'는 아닐 겁니다. 그 블록체인에 새겨진 'URI(주소)"나 그 블록체인의 개인주소로 신원을 확인할 겁니다. 딥페이크로 오바마 얼굴의 중대연설을 해도, 메타버스가 정착된 세상에선 그 '얼굴'의 주소를 클릭하면 가짜란 걸 바로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실 메타버스가 아니라 현실세계도 같습니다. 얼굴이 완전히 바뀐 사람의 신원도 확인가능합니다. 우리는 공인신분증(공적 주소) 또는 상대방과의 추억(사적 주소)으로 그 사람의 신원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현실세계에서의 주된 신원확인 수단이 맞지만, 근본적이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정리 안된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이 정리되면 영상으로도 만들어보겠습니다.
즐거운 연말되세요^^
3 years ago (edited) | [Y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