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을 잘 치고 싶다면, 단순히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실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들은 “연습 많이 했어요”라고 말하지만, 본인의 손과 발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 연습을 통해 무엇이 정확히 달라졌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시간은 성장의 시간이 아니라 소모의 시간일 가능성이 크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연습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연습의 깊이다. 드럼은 반복 동작을 통해 신체가 기억하는 악기이고, 이 과정은 단순 체력 훈련이 아니라 정확한 움직임과 사운드를 신경 체계에 설계하는 과정이다. 잘못된 동작과 애매한 감각이 반복되면, 나중에 그것을 교정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빨리”가 아니라 정확하게, “많이”가 아니라 명확하게, “감각적으로”가 아니라 원리 기반으로 연습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대표적인 예가 4-way independence 같은 연습이다. 손과 발이 어느 정도 분리되는 느낌이 오면, 많은 학생들이 “되는 것 같다”는 안도감과 함께 바로 속도부터 올리려 한다. 메트로놈 템포를 확 올려 놓고, 손발이 대략 맞아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올라간 속도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그루브가 없고,
사운드가 거칠고 일정하지 않으며,
다이내믹이 모두 뭉개지고,
본인은 버티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음악이 아닌 “운동”에 가깝다.
4-way independence 같은 고난도 패턴일수록, 감각적으로 겨우 돌아가는 수준에서 속도만 올리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이런 연습은 “동작이 된다”는 착각만 남기고, 정작 중요한 그루브와 사운드, 타임의 퀄리티는 전혀 올라가지 않는다.
우리가 해야 할 Deep Practice는 그 반대 방향이다. 충분히 느린 템포에서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각 손·발의 소리가 균일한지
패턴이 그루브 안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지
악보만 맞는 것이 아니라, 음악처럼 들리는지
클릭과의 관계가 앞서거나 쳐지지 않는지
소리의 세기, 톤, 뉘앙스를 내가 의도하고 있는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템포를 올리는 것이 “깊게 연습한다”는 의미다. 속도는 결과물이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다. 퀄리티 없는 속도는 실전에서 항상 무너진다.
취미생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취미로 배우는 사람도 소리의 차이를 알고, 그루브의 느낌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음악의 즐거움이 완전히 달라진다. 입시생이라면 더 분명하다. 테크닉은 출발점일 뿐이고, 타임, 사운드, 다이내믹, 스타일, 리듬 해석력, 그루브 퀄리티가 함께 따라와야 상위권에서 경쟁할 수 있다.
“빨리 잘 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같다. 하지만 빨리 가는 유일한 길은 깊이 가는 것이다. 감각적으로 되는 것 같다고 속도만 올리지 말고, 그루브와 사운드를 점검하면서, 퀄리티를 올리면서 속도를 높여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속도만이 시험장에서, 무대에서, 녹음실에서 끝까지 버텨 주는 진짜 속도다.
정리하자면, 깊이 연습하는 사람은 결국 ‘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된다. 자기 손과 발, 자기 사운드, 자기 그루브를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지는 연주자로 성장한다.
Kim Ji Hoon
■ Deep 하게 연습해야 하는 이유 : 드러머 김지훈의 드럼칼럼
드럼을 잘 치고 싶다면, 단순히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실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들은 “연습 많이 했어요”라고 말하지만, 본인의 손과 발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 연습을 통해 무엇이 정확히 달라졌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시간은 성장의 시간이 아니라 소모의 시간일 가능성이 크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연습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연습의 깊이다.
드럼은 반복 동작을 통해 신체가 기억하는 악기이고, 이 과정은 단순 체력 훈련이 아니라 정확한 움직임과 사운드를 신경 체계에 설계하는 과정이다.
잘못된 동작과 애매한 감각이 반복되면, 나중에 그것을 교정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빨리”가 아니라 정확하게, “많이”가 아니라 명확하게, “감각적으로”가 아니라 원리 기반으로 연습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대표적인 예가 4-way independence 같은 연습이다.
손과 발이 어느 정도 분리되는 느낌이 오면, 많은 학생들이 “되는 것 같다”는 안도감과 함께 바로 속도부터 올리려 한다.
메트로놈 템포를 확 올려 놓고, 손발이 대략 맞아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올라간 속도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그루브가 없고,
사운드가 거칠고 일정하지 않으며,
다이내믹이 모두 뭉개지고,
본인은 버티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음악이 아닌 “운동”에 가깝다.
4-way independence 같은 고난도 패턴일수록, 감각적으로 겨우 돌아가는 수준에서 속도만 올리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이런 연습은 “동작이 된다”는 착각만 남기고, 정작 중요한 그루브와 사운드, 타임의 퀄리티는 전혀 올라가지 않는다.
우리가 해야 할 Deep Practice는 그 반대 방향이다.
충분히 느린 템포에서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각 손·발의 소리가 균일한지
패턴이 그루브 안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지
악보만 맞는 것이 아니라, 음악처럼 들리는지
클릭과의 관계가 앞서거나 쳐지지 않는지
소리의 세기, 톤, 뉘앙스를 내가 의도하고 있는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템포를 올리는 것이 “깊게 연습한다”는 의미다.
속도는 결과물이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다.
퀄리티 없는 속도는 실전에서 항상 무너진다.
취미생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취미로 배우는 사람도 소리의 차이를 알고, 그루브의 느낌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음악의 즐거움이 완전히 달라진다.
입시생이라면 더 분명하다.
테크닉은 출발점일 뿐이고, 타임, 사운드, 다이내믹, 스타일, 리듬 해석력, 그루브 퀄리티가 함께 따라와야 상위권에서 경쟁할 수 있다.
“빨리 잘 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같다.
하지만 빨리 가는 유일한 길은 깊이 가는 것이다.
감각적으로 되는 것 같다고 속도만 올리지 말고, 그루브와 사운드를 점검하면서, 퀄리티를 올리면서 속도를 높여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속도만이 시험장에서, 무대에서, 녹음실에서 끝까지 버텨 주는 진짜 속도다.
정리하자면, 깊이 연습하는 사람은 결국 ‘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된다.
자기 손과 발, 자기 사운드, 자기 그루브를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지는 연주자로 성장한다.
3 weeks ago | [Y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