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벌써 12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가 이렇게나 빨리 와버렸네요. 여러분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아마 지옥과 천당을 오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2025년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4월을 지나고 한국 증시는 재평가가 시작되었고 코스피는 4000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까지 밟았습니다. 시장의 변화가 있다 보니 저도 개인적으로 가을부터는 정말 바빴습니다. 강연회도 많고, 방송 요청도 많고, 공부도 해야 하고, 회사에서 투혼투게더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고, 11월 대규모 부산 강연회도 준비해야 하고... 적어 놓고 보니 제가 로봇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ㅎ
3)여하튼 변화가 많았던 25년이었네요. 그런데 마무리를 잘 해야 할 주식시장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11월들어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요. 바로 금리인하 중단과 AI 버블론입니다. 이 때문에 나스닥 일부 기술주는 고점대비 반토막이 나버렸고, 코스피는 고점에서 -8.8% 급락했습니다.
4)금리인하 중요합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불확실성의 연속입니다. 금리인하를 할 건지, 동결할 건지 명확해야 하는데 하루는 "금리인하 한다!", 하루는 "아니야, 동결이야!"로 방향이 왔다 갔다 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5)여러분도 회사에서 상사가 아침엔 "PPT 만들어", 점심엔 "아니야 엑셀로 작업해"라고 하면 스트레스 받으시잖아요? 시장도 지금 그 상태입니다.
6)이 모든 범인은 미국 셧다운입니다. 43일간 정부가 멈췄습니다. 그동안 데이터를 수집하고 발표하는 게 대부분 불가능했어요. 아폴로의 수석 경제학자 토르스텐 슬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매우 어둡고 안개 낀 곳에 있었다. 안개는 걷히고 있지만, 밤에서 낮으로 10분 만에 바뀌지는 않는다."
7)10월 고용보고서는 아마 발표되지 않을 겁니다. 소비자물가는 더 큰 문제입니다. 소비자물가 항목의 3분의 2는 직원들이 직접 매장에 가서 가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맥엔터퍼 전 노동통계국 국장의 말이 정확합니다. "11월 중순에 코스트코에 가서 10월 상품 가격을 확인할 수는 없다. 10월 소비자물가 지수 산출은 불가능하다."고 말이죠.
8)데이터가 없으면 연준의 금리 결정은 어렵습니다.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낮아졌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10월 지표는 확인이 불가능하고, 11월 지표는 FOMC가 끝난 후에나 볼 수 있습니다. 메뉴판 없이 주문하라는 것과 같죠. 그럼 언제 할까요? 1월 FOMC는 28일입니다. 여기서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12월 10일 FOMC에서 나올 점도표입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9)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 경로를 보여줍니다. 현재 시장은 2026년 금리인하 횟수를 1번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런데 점도표에서 2번으로 나오면요? 12월에 할 걸 1월로 미룬 것뿐이니 기존 경로와 같은 겁니다. 만약 3번으로 나오면? 그건 호재입니다. 생각보다 경제가 안 좋다는 뜻이고, 연준이 더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릴 거라는 신호거든요.
10)그래서 12월 10일까지 시장은 이랬다 저랬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답을 명확히 모르니까요. 여러분도 시험 전날 밤에 답을 못 찾으면 불안하잖아요? 시장도 지금 그래요. 하지만 방향은 명확합니다. 금리인하 사이클은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기조가 무기한 동결이나 인상 기조로 전환되면 약세장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는 최근 안정적이고, 미국 고용은 좋지 않아요. 금리인하 사이클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겁니다.
11)회사에서 프로젝트 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중간중간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는 이유가 뭔가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방향이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그건 엄청난 비효율을 초래하죠. 통화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가 없으니 연준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12월에 금리인하를 못 한다고 해도 실망하지 마세요. 안개 속 운전이지만 방향은 맞습니다. 속도가 조금 느릴 뿐이에요. 늦어도 내년 1월에는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입니다.
12)안개는 결국 걷힐 겁니다. 밤에서 낮으로 10분 만에 바뀌지는 않지만, 해는 분명 떠오르고 있어요.
13)이제 AI 버블론으로 가보겠습니다. 여기저기서 "AI가 버블이다", "AI가 일자리를 다 없앨 것이다"라는 걱정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는 이미 비슷한 혁명을 한 번 겪었습니다. 바로 1990년대 후반 인터넷 혁명을 말이죠.
14)1998년으로 잠시 한 번 돌아가 볼까요? 그때는 PC에 CD를 꽂아서 돌리던 시기였습니다. 미국에서는 AOL이라는 기업이 만든 CD가 우편함마다 꽂혀 있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엔 인터넷 접속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암호같았습니다. ISP 설정, 모뎀 연결, TCP/IP 같은 용어들... 복잡했죠. AOL은 "CD만 넣으면 끝!"이라는 초간단 솔루션을 제공했습니다. 지금은 앱을 몇 초만 지나면 다운받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56k 모뎀을 사용하던 시절(전화선을 연결해서 썼음)이라 소프트웨어 하나 받는 데 몇 시간씩 걸렸습니다. 그래서 물리적 CD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빨랐습니다.
15)AOL은 1990년대에 수십억 장의 CD를 배포했습니다. 우편함, 잡지 부록, 식료품점, 심지어 피자 박스 안에도 들어있었어요. 한때 미국에서 만들어진 CD의 절반이 AOL CD였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AOL CD가 미국을 점령하던 시기, 사람들은 지금 우리와 똑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인터넷이 모든 일자리를 없앨 것이다!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며 한쪽에서는 혁명을 이야기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냥 거품이야"라며 냉소했습니다.
16)그런데 돌이켜보니 양쪽 다 반만 맞았습니다. 인터넷은 회의론자들 생각보다 훨씬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낙관론자들이 예상한 것처럼 빠르게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변화가 우리가 예상한 곳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는 겁니다.
17)혹시 VHS 비디오를 아시나요? 아마 MZ 세대에 속한 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저는 X세대라서 비디오 대여점에서 VHS 비디오로 된 홍콩 느와르 영화를 정말 미친 듯이 봤었습니다.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그런데 한 번 상상해보세요. 1998년에 VHS 비디오 가게 주인에게 "25년 후엔 당신 가게가 없어질 거예요"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말도 안 돼! 사람들은 항상 영화를 볼 거야!"라고 했겠죠. 맞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영화를 봅니다. 다만 넷플릭스로 보게 된 거죠.
18)비디오 가게는 사라졌습니다. 영화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1998년 영화에 나오던 배우들도 나이만 들었지 지금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디오 가게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영화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영화관 사업은 자꾸 줄어들고 있습니다. 산업이 작아지면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19)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숫자로 볼까요? 여행사 직원은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 밀려 감소했고, 계량기 검침원은 미국에서 디지털화로 사라졌습니다.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카운터 직원 채용은 -30% 감소했고, 텔레마케터 일자리는 무려 -75%나 줄어들었습니다. "봐라, 내 말이 맞았잖아! 인터넷이 일자리를 없앴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20)하지만 인터넷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났습니다. 인터넷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SNS 매니저는 6만 5천명이나 됩니다. 정보 보안 분석가는 20만 명에 달합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일자리가 폭발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물류와 배송입니다.
21)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배송 일자리가 수십만 개 생겨났습니다. 1998년 당시 "인터넷 일자리"라고 하면 코딩하는 프로그래머와 웹 디자이너를 떠올렸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늘어난 일자리는 창고 관리자, 포장 담당자, 배송 기사였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실리콘밸리를 비췄지만, 진짜 일자리는 물류센터에서 만들어진 거죠.
22)일자리도 새로 생겼지만, 인터넷은 업무도 변화시켰습니다. 오늘날 직장에서 인터넷을 최소한으로만 사용하는 근로자는 고작 10%에 불과합니다.대부분 인터넷을 활용해 생산성을 올렸습니다. 치과 기공사는 수동 성형에서 디지털 스캐닝과 CAD/CAM으로 전환했습니다. 조각 작업자들은 수공구에서 디지털 조각 기술로 옮겨갔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직업"이 아니지만, 인터넷 없이는 일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23)인터넷은 버블이 맞습니다. 한국의 새롬기술이나 돈도 벌지 못하는데 시가총액만 조단위였던 기업들은 명백히 버블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자체가 버블인가요? 여러분, 인터넷 연결 없이 단 하루도 사실 수 있나요? 인터넷 산업 자체는 버블과 무관하게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24)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제 AI를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또다시 "AI가 모든 일자리를 없앨 것이다"는 공포와 "AI는 그냥 거품이다"는 냉소 사이에 서 있습니다. 인터넷 혁명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을 기억한다면, 답은 어디에 있을까요?
25)AI도 일부 직업을 없앨 겁니다. 콜센터 상담원 중 일부는 챗봇에게 자리를 내줄 겁니다. 기초 데이터 입력 작업은 줄어들 거예요. 단순 번역이나 초벌 원고 작성 같은 일도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는 앞으로 대졸자를 채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대졸 신입 직원이 할 일은 이제 AI가 다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충격적인 발언이지만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26)하지만 너무 비관하지 마세요. 인터넷 시대가 어떻게 우리 직업과 삶을 변화시키고 진화시켰는지를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직업은 AI로 인해 진화할 겁니다. 의사를 생각해보세요. AI가 X-ray를 판독하고 초기 진단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의사가 사라질까요? 아닙니다. 의사는 환자와 공감하고, 복잡한 케이스를 판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 가족을 상담합니다. AI는 의사의 진단을 도와주는 도구가 될 뿐, 의사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의사는 AI 덕에 더 많은 환자를 더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7)식당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AI가 주문을 받고 요리법을 제안하고 로봇이 요리까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요리사는 사라지고, 홀을 담당하는 서빙 직원도 사라지게 될까요? 아닐 겁니다. 오히려 요리사는 AI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 좋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메뉴와 레시피를 연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빙 로봇이 음식을 나를 수는 있지만, 손님과 대화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감성과 공감은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니까요
28)팔란티어의 CFO 샴 산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AI는 단순히 코드를 쓰는 기술이 아닙니다. AI는 미국 노동자에게 초능력을 부여하는 도구입니다. 즉, 한 명의 근로자가 50배의 생산성을 낼 수 있게 만드는 거죠. 이게 바로 AI가 만드는 재산업화의 본질입니다."
29)AI 버블 논쟁으로 주식시장이 매일 시끄럽습니다. 여러분도 매일 피곤하시죠? 소음이 너무 많습니다. 투자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수가 오르면 'AI 버블은 이제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지수가 급락하면 '맞아 AI는 버블이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소음에 휩쓸리면 나의 소중한 계좌만 녹아 버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그 중심은 AI가 가져올 변화가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하는 것입니다.
30)AI 기업들의 주가가 버블이다, AI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공포가 시작될 것이다에만 초점을 맞추면 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1970년대에 컴퓨터가 나왔을 때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급여를 수기로 처리했던 직원들은 1970년부터 1980년 사이 -70% 급감했고, 비서직도 -60% 감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컴퓨터로 인해 전문직과 관리직의 생산성은 크게 증가했고, 대부분의 직종은 컴퓨터에 의존하게 되었음에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31)AI도 그럴 겁니다. 일부 직업은 사라지지만, 대부분의 직업은 진화하고, 우리가 상상도 못 한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투자 기회가 만들어질 거예요.
32)그리고 이 점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투자할 때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하나 있는데요. 너무 그림을 좁게 보는 겁니다. AI의 단점 중의 하나가 좁게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다릅니다. 좁게 보지 않고 그림을 한 번에 넓게 보는 탁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물관에 걸려있는 그림을 한 번씩은 보셨을 거에요.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을 검색해서 한 번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처음엔 넓게 봅니다. 해가 저 멀리 떠 있고, 바다에는 배들이 흩어져 있고, 가운데에 있는 나룻배에서 한 사람이 열심히 노를 젓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은 먼저 넓게 보고 그리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봅니다. AI는 넓게 보질 못합니다.
33)그런데 우리는 왜 투자할 때 매일매일 소음에만 집중할까요? 넓게 보지 않고 왜 좁게만 볼까요? 투자를 할 때는 왜 우리는 AI처럼 볼까요? 넓게 보셔야 합니다. 투자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그 안에서 작은 점들을 찾아 선으로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AI = 엔비디아" 라고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큰 그림을 놓치게 됩니다. 1998년에 "인터넷 = 야후와 AOL"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처럼요. 물론 현재까지 승자는 엔비디아가 맞습니다. 엔비디아 혼자서 막대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대체 다른 회사들은 언제 돈 벌거냐에 대한 의심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버블론도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34)AI에 투자한 기업들이 언제 돈을 벌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AI=엔비디아'가 아닙니다. 이제 엔비디아의 GPU로 인해 변화될 기업, 이를 선도할 기업, 변화될 세상에 주목해야 합니다. 모네의 해돋이라는 그림의 가운데에서 노를 젓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적인 해돋이의 분위기를 살펴볼 시점입니다. 최근 급락장에서 알파벳이 질주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미래를 누구보다 잘 예측합니다. 워렌버핏도 알파벳에 투자했습니다. AI 시대의 다음 주인공은 알파벳이 될까요? 저도 알 수 없지만 주가는 그렇게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35)이번 조정장에서 눈에 들어오는 2개의 기업이 있습니다. 알파벳과 일라이릴리입니다. M7 기업들의 주가가 후퇴하고 있는데도 알파벳 주가는 고공행진 중입니다. 올해 들어 50% 이상, 여름 이후로는 60% 이상 상승했습니다. 시가총액은 3조 6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섰습니다. 일라이릴리는 제약사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습니다
36)알파벳의 나홀로 상승, 일라이릴의 시총 1조달러 돌파는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단순히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답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37)알파벳은 AI 버블 논쟁 속에서 막강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과 더불어 제미나이 3을 출시하면서 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주었습니다. AI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데 오픈AI는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약점이 있습니다. 반면, 알파벳은 구글, 유튜브, 클라우드라는 막강한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체 TPU(AI 반도체)도 있습니다.
38)젠슨황이 말했습니다. AI를 이끌 3가지를 제공하는 업체는 엔비디아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 3가지는 1)비용을 줄여줄 반도체, 2)기존 사업을 확장시켜줄 기술, 3)신규 사업을 성공시킬 기술입니다. 알파벳은 이 3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들은 자체 반도체와 확장이 가능한 무한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39)일라이릴리는 건강, 노화방지, 아름답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해결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뛰어난 효능으로 경쟁사를 제치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미인대회입니다. 경쟁의 장입니다. 한 번 이기기 시작하면 계속 이기고 지면 계속 지게됩니다. 그래서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일라이릴리가 계속 이길지 모르지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승자가 되고 있는 점은 현재로서는 명확해 보입니다.
40)많이 오른 주가만 봐서는 안 됩니다. 시가총액 상승의 의미를, 이 어려운 장에서 왜 이들은 질주하는 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답은 의외로 멀리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AI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이제 진짜 AI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함께 고민하시죠~
41)추신: 아래 그림은 젠슨 황의 배경으로 쓴 '생각하는 기계'에 나오는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교 글을 그림을 만든 것입니다. 물론 제가 그린 게 아닙니다. 저는 글을 인용만 했고 그림은 구글의 제미나이 3가 알아서 다 그려준 것입니다. 이래도 AI가 맥주 거품인가요? (원래는 가로로 긴데 유튜브 게시글 정책상 자를 수밖에 없어 일부 그림을 자른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염블리와 함께 [LS증권]
편지 "1998년의 교훈 - AI는 진짜 맥주 거품인가요?"
1)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벌써 12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가 이렇게나 빨리 와버렸네요. 여러분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아마 지옥과 천당을 오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2025년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4월을 지나고 한국 증시는 재평가가 시작되었고 코스피는 4000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까지 밟았습니다. 시장의 변화가 있다 보니 저도 개인적으로 가을부터는 정말 바빴습니다. 강연회도 많고, 방송 요청도 많고, 공부도 해야 하고, 회사에서 투혼투게더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고, 11월 대규모 부산 강연회도 준비해야 하고... 적어 놓고 보니 제가 로봇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ㅎ
3)여하튼 변화가 많았던 25년이었네요. 그런데 마무리를 잘 해야 할 주식시장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11월들어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요. 바로 금리인하 중단과 AI 버블론입니다. 이 때문에 나스닥 일부 기술주는 고점대비 반토막이 나버렸고, 코스피는 고점에서 -8.8% 급락했습니다.
4)금리인하 중요합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불확실성의 연속입니다. 금리인하를 할 건지, 동결할 건지 명확해야 하는데 하루는 "금리인하 한다!", 하루는 "아니야, 동결이야!"로 방향이 왔다 갔다 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5)여러분도 회사에서 상사가 아침엔 "PPT 만들어", 점심엔 "아니야 엑셀로 작업해"라고 하면 스트레스 받으시잖아요? 시장도 지금 그 상태입니다.
6)이 모든 범인은 미국 셧다운입니다. 43일간 정부가 멈췄습니다. 그동안 데이터를 수집하고 발표하는 게 대부분 불가능했어요. 아폴로의 수석 경제학자 토르스텐 슬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매우 어둡고 안개 낀 곳에 있었다. 안개는 걷히고 있지만, 밤에서 낮으로 10분 만에 바뀌지는 않는다."
7)10월 고용보고서는 아마 발표되지 않을 겁니다. 소비자물가는 더 큰 문제입니다. 소비자물가 항목의 3분의 2는 직원들이 직접 매장에 가서 가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맥엔터퍼 전 노동통계국 국장의 말이 정확합니다. "11월 중순에 코스트코에 가서 10월 상품 가격을 확인할 수는 없다. 10월 소비자물가 지수 산출은 불가능하다."고 말이죠.
8)데이터가 없으면 연준의 금리 결정은 어렵습니다.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낮아졌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10월 지표는 확인이 불가능하고, 11월 지표는 FOMC가 끝난 후에나 볼 수 있습니다. 메뉴판 없이 주문하라는 것과 같죠. 그럼 언제 할까요? 1월 FOMC는 28일입니다. 여기서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12월 10일 FOMC에서 나올 점도표입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9)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 경로를 보여줍니다. 현재 시장은 2026년 금리인하 횟수를 1번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런데 점도표에서 2번으로 나오면요? 12월에 할 걸 1월로 미룬 것뿐이니 기존 경로와 같은 겁니다. 만약 3번으로 나오면? 그건 호재입니다. 생각보다 경제가 안 좋다는 뜻이고, 연준이 더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릴 거라는 신호거든요.
10)그래서 12월 10일까지 시장은 이랬다 저랬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답을 명확히 모르니까요. 여러분도 시험 전날 밤에 답을 못 찾으면 불안하잖아요? 시장도 지금 그래요. 하지만 방향은 명확합니다. 금리인하 사이클은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기조가 무기한 동결이나 인상 기조로 전환되면 약세장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는 최근 안정적이고, 미국 고용은 좋지 않아요. 금리인하 사이클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겁니다.
11)회사에서 프로젝트 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중간중간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는 이유가 뭔가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방향이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그건 엄청난 비효율을 초래하죠. 통화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가 없으니 연준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12월에 금리인하를 못 한다고 해도 실망하지 마세요. 안개 속 운전이지만 방향은 맞습니다. 속도가 조금 느릴 뿐이에요. 늦어도 내년 1월에는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입니다.
12)안개는 결국 걷힐 겁니다. 밤에서 낮으로 10분 만에 바뀌지는 않지만, 해는 분명 떠오르고 있어요.
13)이제 AI 버블론으로 가보겠습니다. 여기저기서 "AI가 버블이다", "AI가 일자리를 다 없앨 것이다"라는 걱정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는 이미 비슷한 혁명을 한 번 겪었습니다. 바로 1990년대 후반 인터넷 혁명을 말이죠.
14)1998년으로 잠시 한 번 돌아가 볼까요? 그때는 PC에 CD를 꽂아서 돌리던 시기였습니다. 미국에서는 AOL이라는 기업이 만든 CD가 우편함마다 꽂혀 있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엔 인터넷 접속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암호같았습니다. ISP 설정, 모뎀 연결, TCP/IP 같은 용어들... 복잡했죠. AOL은 "CD만 넣으면 끝!"이라는 초간단 솔루션을 제공했습니다. 지금은 앱을 몇 초만 지나면 다운받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56k 모뎀을 사용하던 시절(전화선을 연결해서 썼음)이라 소프트웨어 하나 받는 데 몇 시간씩 걸렸습니다. 그래서 물리적 CD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빨랐습니다.
15)AOL은 1990년대에 수십억 장의 CD를 배포했습니다. 우편함, 잡지 부록, 식료품점, 심지어 피자 박스 안에도 들어있었어요. 한때 미국에서 만들어진 CD의 절반이 AOL CD였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AOL CD가 미국을 점령하던 시기, 사람들은 지금 우리와 똑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인터넷이 모든 일자리를 없앨 것이다!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며 한쪽에서는 혁명을 이야기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냥 거품이야"라며 냉소했습니다.
16)그런데 돌이켜보니 양쪽 다 반만 맞았습니다. 인터넷은 회의론자들 생각보다 훨씬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낙관론자들이 예상한 것처럼 빠르게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변화가 우리가 예상한 곳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는 겁니다.
17)혹시 VHS 비디오를 아시나요? 아마 MZ 세대에 속한 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저는 X세대라서 비디오 대여점에서 VHS 비디오로 된 홍콩 느와르 영화를 정말 미친 듯이 봤었습니다.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그런데 한 번 상상해보세요. 1998년에 VHS 비디오 가게 주인에게 "25년 후엔 당신 가게가 없어질 거예요"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말도 안 돼! 사람들은 항상 영화를 볼 거야!"라고 했겠죠. 맞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영화를 봅니다. 다만 넷플릭스로 보게 된 거죠.
18)비디오 가게는 사라졌습니다. 영화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1998년 영화에 나오던 배우들도 나이만 들었지 지금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디오 가게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영화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영화관 사업은 자꾸 줄어들고 있습니다. 산업이 작아지면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19)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숫자로 볼까요? 여행사 직원은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 밀려 감소했고, 계량기 검침원은 미국에서 디지털화로 사라졌습니다.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카운터 직원 채용은 -30% 감소했고, 텔레마케터 일자리는 무려 -75%나 줄어들었습니다. "봐라, 내 말이 맞았잖아! 인터넷이 일자리를 없앴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20)하지만 인터넷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났습니다. 인터넷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SNS 매니저는 6만 5천명이나 됩니다. 정보 보안 분석가는 20만 명에 달합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일자리가 폭발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물류와 배송입니다.
21)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배송 일자리가 수십만 개 생겨났습니다. 1998년 당시 "인터넷 일자리"라고 하면 코딩하는 프로그래머와 웹 디자이너를 떠올렸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늘어난 일자리는 창고 관리자, 포장 담당자, 배송 기사였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실리콘밸리를 비췄지만, 진짜 일자리는 물류센터에서 만들어진 거죠.
22)일자리도 새로 생겼지만, 인터넷은 업무도 변화시켰습니다. 오늘날 직장에서 인터넷을 최소한으로만 사용하는 근로자는 고작 10%에 불과합니다.대부분 인터넷을 활용해 생산성을 올렸습니다. 치과 기공사는 수동 성형에서 디지털 스캐닝과 CAD/CAM으로 전환했습니다. 조각 작업자들은 수공구에서 디지털 조각 기술로 옮겨갔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직업"이 아니지만, 인터넷 없이는 일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23)인터넷은 버블이 맞습니다. 한국의 새롬기술이나 돈도 벌지 못하는데 시가총액만 조단위였던 기업들은 명백히 버블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자체가 버블인가요? 여러분, 인터넷 연결 없이 단 하루도 사실 수 있나요? 인터넷 산업 자체는 버블과 무관하게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24)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제 AI를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또다시 "AI가 모든 일자리를 없앨 것이다"는 공포와 "AI는 그냥 거품이다"는 냉소 사이에 서 있습니다. 인터넷 혁명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을 기억한다면, 답은 어디에 있을까요?
25)AI도 일부 직업을 없앨 겁니다. 콜센터 상담원 중 일부는 챗봇에게 자리를 내줄 겁니다. 기초 데이터 입력 작업은 줄어들 거예요. 단순 번역이나 초벌 원고 작성 같은 일도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는 앞으로 대졸자를 채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대졸 신입 직원이 할 일은 이제 AI가 다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충격적인 발언이지만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26)하지만 너무 비관하지 마세요. 인터넷 시대가 어떻게 우리 직업과 삶을 변화시키고 진화시켰는지를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직업은 AI로 인해 진화할 겁니다. 의사를 생각해보세요. AI가 X-ray를 판독하고 초기 진단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의사가 사라질까요? 아닙니다. 의사는 환자와 공감하고, 복잡한 케이스를 판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 가족을 상담합니다. AI는 의사의 진단을 도와주는 도구가 될 뿐, 의사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의사는 AI 덕에 더 많은 환자를 더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7)식당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AI가 주문을 받고 요리법을 제안하고 로봇이 요리까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요리사는 사라지고, 홀을 담당하는 서빙 직원도 사라지게 될까요? 아닐 겁니다. 오히려 요리사는 AI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 좋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메뉴와 레시피를 연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빙 로봇이 음식을 나를 수는 있지만, 손님과 대화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감성과 공감은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니까요
28)팔란티어의 CFO 샴 산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AI는 단순히 코드를 쓰는 기술이 아닙니다. AI는 미국 노동자에게 초능력을 부여하는 도구입니다. 즉, 한 명의 근로자가 50배의 생산성을 낼 수 있게 만드는 거죠. 이게 바로 AI가 만드는 재산업화의 본질입니다."
29)AI 버블 논쟁으로 주식시장이 매일 시끄럽습니다. 여러분도 매일 피곤하시죠? 소음이 너무 많습니다. 투자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수가 오르면 'AI 버블은 이제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지수가 급락하면 '맞아 AI는 버블이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소음에 휩쓸리면 나의 소중한 계좌만 녹아 버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그 중심은 AI가 가져올 변화가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하는 것입니다.
30)AI 기업들의 주가가 버블이다, AI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공포가 시작될 것이다에만 초점을 맞추면 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1970년대에 컴퓨터가 나왔을 때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급여를 수기로 처리했던 직원들은 1970년부터 1980년 사이 -70% 급감했고, 비서직도 -60% 감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컴퓨터로 인해 전문직과 관리직의 생산성은 크게 증가했고, 대부분의 직종은 컴퓨터에 의존하게 되었음에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31)AI도 그럴 겁니다. 일부 직업은 사라지지만, 대부분의 직업은 진화하고, 우리가 상상도 못 한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투자 기회가 만들어질 거예요.
32)그리고 이 점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투자할 때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하나 있는데요. 너무 그림을 좁게 보는 겁니다. AI의 단점 중의 하나가 좁게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다릅니다. 좁게 보지 않고 그림을 한 번에 넓게 보는 탁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물관에 걸려있는 그림을 한 번씩은 보셨을 거에요.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을 검색해서 한 번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처음엔 넓게 봅니다. 해가 저 멀리 떠 있고, 바다에는 배들이 흩어져 있고, 가운데에 있는 나룻배에서 한 사람이 열심히 노를 젓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은 먼저 넓게 보고 그리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봅니다. AI는 넓게 보질 못합니다.
33)그런데 우리는 왜 투자할 때 매일매일 소음에만 집중할까요? 넓게 보지 않고 왜 좁게만 볼까요? 투자를 할 때는 왜 우리는 AI처럼 볼까요? 넓게 보셔야 합니다. 투자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그 안에서 작은 점들을 찾아 선으로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AI = 엔비디아" 라고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큰 그림을 놓치게 됩니다. 1998년에 "인터넷 = 야후와 AOL"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처럼요. 물론 현재까지 승자는 엔비디아가 맞습니다. 엔비디아 혼자서 막대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대체 다른 회사들은 언제 돈 벌거냐에 대한 의심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버블론도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34)AI에 투자한 기업들이 언제 돈을 벌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AI=엔비디아'가 아닙니다. 이제 엔비디아의 GPU로 인해 변화될 기업, 이를 선도할 기업, 변화될 세상에 주목해야 합니다. 모네의 해돋이라는 그림의 가운데에서 노를 젓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적인 해돋이의 분위기를 살펴볼 시점입니다. 최근 급락장에서 알파벳이 질주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미래를 누구보다 잘 예측합니다. 워렌버핏도 알파벳에 투자했습니다. AI 시대의 다음 주인공은 알파벳이 될까요? 저도 알 수 없지만 주가는 그렇게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35)이번 조정장에서 눈에 들어오는 2개의 기업이 있습니다. 알파벳과 일라이릴리입니다. M7 기업들의 주가가 후퇴하고 있는데도 알파벳 주가는 고공행진 중입니다. 올해 들어 50% 이상, 여름 이후로는 60% 이상 상승했습니다. 시가총액은 3조 6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섰습니다. 일라이릴리는 제약사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습니다
36)알파벳의 나홀로 상승, 일라이릴의 시총 1조달러 돌파는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단순히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답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37)알파벳은 AI 버블 논쟁 속에서 막강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과 더불어 제미나이 3을 출시하면서 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주었습니다. AI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데 오픈AI는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약점이 있습니다. 반면, 알파벳은 구글, 유튜브, 클라우드라는 막강한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체 TPU(AI 반도체)도 있습니다.
38)젠슨황이 말했습니다. AI를 이끌 3가지를 제공하는 업체는 엔비디아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 3가지는 1)비용을 줄여줄 반도체, 2)기존 사업을 확장시켜줄 기술, 3)신규 사업을 성공시킬 기술입니다. 알파벳은 이 3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들은 자체 반도체와 확장이 가능한 무한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39)일라이릴리는 건강, 노화방지, 아름답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해결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뛰어난 효능으로 경쟁사를 제치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미인대회입니다. 경쟁의 장입니다. 한 번 이기기 시작하면 계속 이기고 지면 계속 지게됩니다. 그래서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일라이릴리가 계속 이길지 모르지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승자가 되고 있는 점은 현재로서는 명확해 보입니다.
40)많이 오른 주가만 봐서는 안 됩니다. 시가총액 상승의 의미를, 이 어려운 장에서 왜 이들은 질주하는 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답은 의외로 멀리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AI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이제 진짜 AI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함께 고민하시죠~
41)추신: 아래 그림은 젠슨 황의 배경으로 쓴 '생각하는 기계'에 나오는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교 글을 그림을 만든 것입니다. 물론 제가 그린 게 아닙니다. 저는 글을 인용만 했고 그림은 구글의 제미나이 3가 알아서 다 그려준 것입니다. 이래도 AI가 맥주 거품인가요?
(원래는 가로로 긴데 유튜브 게시글 정책상 자를 수밖에 없어 일부 그림을 자른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2025년 11월 23일 염승환 이사 드림
3 weeks ago (edited) | [YT] | 307